아무거나
춘천도심재개발지역을 걷다 보니
옛 추억이 훈훈하게 서린 잔상(殘像)이 밀려들며
빈곤(貧困)과 풍요(豐饒)의 격세지감(隔世之感) 속에
어느 골목길에 들어서니 눈에 띄는
“안주” “아무거나”라는 작은 간판은
먹거리 부족으로 이것저것 골라먹을 수 없던
옛 시절이 파노라마를 이루며
가슴 먹먹해지면서
그래도 그때 그 시절이 그리워지는 것은
따뜻하고 소박한 정(情)을 함께 나누며 살아가든
삶의 숨결 때문 이였을까?
그곳을 걸으며
단상(斷想) 몇 컷 담아 올려봅니다.
(각 사진을 클릭하여 확대하여 보시면 더욱 사실적 감성으로...)
1. 아무거나
![](https://t1.daumcdn.net/cfile/cafe/991483405DD0704B0E)
2. 순교(殉敎)의 집
굳게 닫힌 낡은 철문에 “천주교 교우의집” 명패와
철문 위 설치된 철조망 사이로 밝은 태양의 빛 갈라짐 속에
희미한 빛 내림은 축복의 빛일까?
![](https://t1.daumcdn.net/cfile/cafe/990EED3C5DD06FE811)
3. 상처뿐인 영광
모든 게 부족한 가난 속에서 잘살아보겠다고
검소한 절약정신으로 미래를 향한 희망을 안고
이곳저곳 부식된 철제문을 시멘트로 덕지덕지
덧 때운 상처뿐인 영광의 저 문들이 현재의 풍요를 이룬
밑거름이 된 문(門)~ 가슴 뭉클 눈시울이 젖어드네요
![](https://t1.daumcdn.net/cfile/cafe/9925993F5DD1A7010A)
4. 빈집
![](https://t1.daumcdn.net/cfile/cafe/993BE6445DD0948824)
5. 한지 門
옛 어린 시절 가을이 되면 아버지께서 완자문에
새로운 한지(漢紙)를 발라 풀을 먹여 말려 달았던
그때 그 시절이 아련히 떠오르며....
![](https://t1.daumcdn.net/cfile/cafe/995249375DD0701110)
6. 일문(一門) 다가구(多家口)
작은방 몇 개의 작은 집
여러 가구가 살면서 하나의 출입문으로 드나들며
미래의 아름다운 꿈을 안고 살던 Home sweet home
귀한 전기료 분담은 필수로 출입문 밖에 설치된 전기계량기의 숫자로 가구 수를....
![](https://t1.daumcdn.net/cfile/cafe/99EBA3495DD0936D25)
![](https://t1.daumcdn.net/cfile/cafe/992724455DD0940C25)
5. 아뿔싸!!
망루(望樓)대 같은 저 집은 도심 재개발로 산등성이 깎여
토사유출 방지천막으로 가린 위험천만에 아찔한 상황은
이웃을 배려하지 않는 난개발 인가?
![](https://t1.daumcdn.net/cfile/cafe/99D8143A5DD070350E)
첫댓글 잘 보았습니다.이웃동네의 색다른 풍경을.
늘 다녀가신 걸음 남겨주셔서
감사 드립니다.
이런세상을 기억하기도 하기싫은데 이런세상을 살아보지도 못한자들이 이런세상으로 운전대를 돌리려 하네요
새벽종이 울렸네~새마을 노래를 부르며 현재의 풍요를 이룬
同시대의 세대들을 뜰닦이니, 꼰대니 하며 폄훼하는 젊은세대들과
민주화가 어쩌니 저쩌니하는 요설(妖說)꾼들을 보면 울화가 치밀지만....
감사합니다.
사진과 글에서 정서적인 느낌을 받았습니다.잘 표현된 작품 잘 보았습니다.
감성이 풍부한 님이 남겨주신 걸음
감사드립니다.
천주교 교우의 집도, 다가구가 살 던 집들도 곧 이세상에 존재하지 않게 되는거지요?
네~추억의 잔상으로 사라지겠죠
역시 여류 작가님의 감성적 시각은 남다르네요....thank you
도시의 중첩된 시간과 묵은 흔적의 표현이 참 좋습니다~
감사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