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에 이어)
그런데요,
작년 크리스마스 즈음이었습니다.(제가 까페에 휴가를 선언한 뒤)
저는 다른 친구 S의 문자 하나를 받았는데요,
제가 한창 일에 집중하고 있을 때여서, 그 문자를 이틀인가(?) 지난 다음에 열어보았었는데...
문아,
0 00(Y) 일주일 전에 뇌경색으로 쓰러져,
극락으로 먼저 떠났다.
하는 내용이었답니다.
아,
세상에 살다 보니, 그런 일도 벌어지더군요.
'내 세상'의 어떤 한 부분이 사라져버린 기분.
혼자 사는 저에게, 그나마 '내 편'이었던 한 사람이 없어져버린 기분.
(물론, 이 세상의 그 누구라도 다 죽는다는 걸 제가 모르고 있었겠습니까? 그렇다면 Y 역시 언제라도 죽을 것이었습니다. 다만 그가 먼저가 될지, 제가 그보다 먼저가 될지를 모르고 있었을 뿐......)
더구나 살아는 있어도 그 어떤 소식조차 전해오지 않던 한 친구(사람).
그래서 어찌 보면, '이 세상에 없는 사람'이었을 수도 있는 사람.
그런데 그가 막상 죽었다고 하니, 제 마음 한 구석이 와르르... 무너져내리고 있었습니다.
그러면서도 제가 제일 먼저 한 게 뭔 줄 아십니까?
울렁거리던 마음으로, 그래선지 부들부들 떨리는 손가락으로... 저는 그에게 문자를 띄우고 있었답니다.
00아,
오늘, S 통해서 니 소식 들었다.
......
최근에 너에게 연락 자주 못해서 미안해...
아,
좋은 데로 가거라.
이게 너에게 쓰는 마지막 문자가 될 거 같다.
문이가...
그리고 문자를 보냈습니다.
그랬습니다.
제가 Y에게 보낸 '마지막 문자'였습니다.
그런 다음 확인해 보니,
(S의 문자에 나오듯) 저는 Y의 장례식이 있은지 일주일 뒤에 S로부터 문자를 받았던 거고,
그 문자 받은 뒤로부터도 이틀 정도 뒤에 그 소식을 접했던 터라...
저는 Y의 장례식에도 갈 수 없었고,
혹시 그 문자를 Y의 처가 열어볼 수도 있을 것 같아(일단 문자를 보낼 때까지는 그런 생각조차 없었는데, 나중에 생각해 보니... 그럴 가능성은 있을 것 같았는데......)... 날마다 확인을 해 보지만,
내가 보냈던 '마지막 문자' 상자 옆에는, '1'이란 노란 글짜가 사라지지 않고 있답니다.
그런 걸로 보면, 그 문자는 영원히 '열어볼 수 없는 문자'가 될 것 같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가끔씩 그 문자를 확인해보곤 한답니다.
(이제 그의 핸드폰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을 겁니다.)
(근데요, 제가 Y에게 보낸 문자 중... '최근에 너에게 연락 자주 못해서 미안해...' 하고 사과했던 대목은요,
그 전에 그에게 보냈던 끝 문자가 '추석'에 보냈던 것이드라구요. 그러니까 제가 '봉화 산골 기행' 중에는 평소에 비해 그에게 문자를 자주 보내지 못했던 걸 사과했던 건데요(다른 때 같았다면 두세 차례 정도는 더 보냈을 게 분명한데), 더구나 그 시기가 시기인지라... 제가 S의 문자를 받은 게 12월 23일이던데, 그 일주일 쯤 뒤에는... 분명 Y에게 제 '연말 인사'는 보냈을 거거든요. 그러니까 제 2024 연말 인사를 받기 전에 Y가 죽었던 것이라, 추석에서 연말까지 그에게 소식을 전하지 못했던 상황이라서...
'그 거라도 받고 죽었더라면......' 하는 아쉬움과 안타까움에... 그에게 사과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답니다. 죽은 사람에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