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이불요(光而不耀)
기원전에 살았던 한비자와 이사는 순자 밑에서 동문수학한 친구입니다.
이사는 한비자의 똑똑함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지요.
한비는 한나라의 귀족으로 태어났으나 말을 심하게 더듬어서 크게 등용되지 못하였습니다.
하지만 한비자라는 위대한 명저를 남기게 됩니다.
진시황은 한비가 지은 책을 읽고 큰 감명을 받습니다.
그리하여 한비자를 데려오기 위해 전쟁도 불사합니다.
한비자에 대한 진시황의 총애가 깊어지자
똑똑함을 따라갈 수 없었던 이사는 한비자를 모함하기에 이르렀고
결국 그는 목숨을 잃게 됩니다.
손자병법은 손무와 손빈의 작품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손빈과 방연은 귀곡선생 아래서 동문수학한 친구 사이입니다.
방연은 손빈의 똑똑함을 따라갈 수 없었습니다.
항상 이인자의 자리에 만족해야 했지요.
그런데 벼슬은 방연이 먼저 합니다.
위나라에 장군이 된 방연은 손빈을 초청합니다.
친구를 믿고 찾아간 손빈에게 방연은 분풀이를 합니다.
없는 죄를 만들어 결국 슬개골을 도려내어 장애인으로 만들어 버립니다.
한비는 한비자라는 위대한 저술이 있었지만 이사는 변변한 저술이 없습니다.
손빈은 손자병법이라는 불후의 명저가 있지만 방연 또한 변변한 작품이 없지요.
그토록 뛰어난 사람들도 자신의 앞날을 예견하지 못하고
그것도 믿었던 사람에게 화를 당했다는 것이 아이러니합니다.
노자의 도덕경에는 광이불요(光而不耀)라는 말씀이 나옵니다.
"빛이 밝지만 번쩍거리지 않는다."라고 해석할 수 있지만
우리말로 옮겨 놓으니 의미가 축소된 것 같아 통 맛이 나지 않습니다.
어찌 되었든 자신의 실력을 아무데서나 과시하지 않고
주변의 사람들과 수준을 맞추어 살아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진광불휘(眞光不輝), 화광동진(和光同塵)과 그 궤를 같이하지요.
세상은 자기 잘난 맛으로 살아간다지만 겸손의 미덕이 중요하다는 말씀일 겁니다.
첫댓글
언젠가 술자리서 누군가 했던말이 생각 나네요~~
잘나봐야...누구나 하늘 아래 사는건 다 같다고~~~ㅋㅋ
항상 좋은 글 ~~~ 감사합니다. ^^
글쵸... 산다는 것 다 그런거래요..ㅋㅋ
걍 하루하루 행복하게 사는거.. 그게 최고인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