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 주석
히브리서 1장: 그리스도의 정체.
1. 짜임새와 간단한 풀이.
1. 1-4절: 굳이 제목을 붙이자면 ‘발제’(發題)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내용상으로는 “말씀-사건으로서의 (선재와) 창조와 구속(救贖)”이라고 제목을 붙여야 하지 않겠는가 생각한다. 이것을 보더라도 형식상으로는 1-4절이 발제 부분에 해당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왜냐하면 우리 히브리서가 이제부터 다루게 될 주제들이 거의 빠짐없이 이 발제 부분에 망라되어 나오기 때문이다.
1-2절: 가장 놀라운 것은, 필자가 구원의 역사를 말씀-사건으로 파악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하느님께서 말씀하셨다”는 사건은 구원사에 이어온 모든 개별 사건들을 포괄하는 개념이라고 할 것이다. 개념상으로는 아드님을 통한 말씀-사건까지도 여기에 포함된다. 이 말씀-사건을 두 단계로 나누어 ‘과거’의 구원사와 ‘마지막날’의 구원사를 대조한다. 필자는 이 대조를 여러 측면에서 비춰준다: 예전과 마지막날, 아드님과 예언자들, 조상들과 우리 자신(편지의 독자)들을 대조시키면서 아드님을 통한 우리 시대의 구원 사건=말씀 사건의 결정적-궁극적 성격을 부각시키려 했다고 할 것이다.
2절: 아드님을 통한 말씀-사건을 하나의 역사적인 기정 사실로 진술한다. 그러나 2절b에서 아드님의 미래를 열어주는 과거 사건을 거론한다: 하느님은 예수 부활을 계기로 아드님을 미래 세계의 상속자로 삼으셨다는 사실이다. 동시에 2절c에서는 과거를 다시 그 첫 시작에서 되돌아보면서 하느님의 창조 사업에 있어서 아드님의 창조 중보직을 말해준다. 이렇게 놓고 볼 때 아드님의 정체가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다. 이 정체를 밝혀주는 것이 3절이다.
3절: 아드님의 정체.
3절a: -우선 영원 안에서 볼 때: 그분은 시간 이전에 존재하시는 분, 그러니까 영원으로부터 선재(先在)하시는 분임을 알 수 있다: 아드님은 아버지 하느님의 영광의 광채요 그 영광의 표상이시라는 것이다;
3절b: -창조 안에서 볼 때: 그분은 만물을 지탱해주시는 분이다;
3절c: -구원사 안에서 볼 때: 그분은 (1)아드님은 이 세상에서 비하(卑下)와 현양(顯揚)의 두 단계를 거치셨는데 비하의 단계에서는 십자가의 죽음으로 죄를 속죄하시는 구속주(救贖主로)서의 정체가 밝혀졌고 현양의 단계에서는 하느님 아버지의 오른편에 착좌하심으로써 당신의 메시아 왕으로서의 정체, 곧 하느님 아버지의 양자로서의 정체가 밝혀졌다.
4절: 2절b에서 아드님을 상속자로 삼으셨다는 사실을 이미 언급했다: 아드님은 미래 세계의 상속자, 곧 미래는 그의 것이라는 것이다. 여기에 비해 ‘이름을 상속받았다’는 표현은 어떤 차이가 있는가? 아마 우리는 여기서 필립 2, 9를 연상해야 할 것이다: 십자가에 이르기까지 순종하신 아드님을 지극히 높이시어 어느 이름보다도 빼어난 이름을 내리셨다는 것이다. 우리 2절b도 같은 뜻으로 알아들어야 할 것이다. 다만 그리스도가 받은 이름이 필립피서에서는 ‘주님’이라고 할 때 여기 히브리서에서는 ‘아드님’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즉 현양으로 드높여진 아드님의 탁월한 지위를 말해주는 하나의 표상이라고 할 것이다. 이렇게 놓고 볼 때 아드님이 천사들보다 출중하시고 탁월하시다 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하다. 그러나 필자는 이런 원론적인 긍정에 만족하지 않고 5절부터 14절에 이르기까지 천사들과의 비교를 통해 그리스도의 탁월성을 성서 논증 방식으로 장황하게 개진한다. 여기서 한 가지 궁금한 것은 필자가 그리스도의 탁월성을 왜 천사들과의 비교를 통해서 성서적으로 논증하려 했는지 그 역사적 배경과 직접적인 동기라고 할 것이다. 이 배경과 동기를 알면 그의 의도를 더 잘 파악할 수 있을 것이고 따라서 히브리서 전체의 좀더 나은 이해를 위해서도 보탬이 될 것이다.
2. 5-14: 그리스도의 탁월성. 성서 논증 방식으로 천사들과의 비교를 통해서 그리스도의 탁월성을 입증하려 한다. 논증 방법은 매우 설득력 있다. 다음과 같은 몇 가지 논증을 제시한다:
(1) 1, 5aβ: 시편 2, 7.의 이 구절은 예루살렘의 신왕(新王)이 즉위할 때 즉위식에서 사제 또는 신왕 자신이 하느님의 이름으로 낭독하는 신왕의 임명문(任命文)라고 할 수 있다. “너야말로 내 아들이다. 그 이유는 내가 오늘 너를 낳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달리 말해 새로 왕위에 오른 왕은 동시에 하느님의 양자로 수양되었다는 뜻이다. 여기서 “너”라는 인칭 대명사가 강조되어 나오기 때문에 필자에게는 천사가 아니라 그리스도야말로 하느님의 아들이라는 사실을 힘있게 말해주는, 결정적인 성경 말씀으로 활용될 수 있었다.
(2) 1, 5b: 2 사무 7, 14의 인용으로서 앞의 인용문과 마찬가지로 다윗 가문과 왕통 영구 계승 계약을 맺는 말씀으로서 이 계약으로 야훼 하느님과 다윗 가문의 왕통을 잇는 그의 후계자는 양부자(養父子) 관계를 맺게 된다. 이로써 왕통의 정통성과 영구성이 보장된다. 필자는 메시아로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가 이런 의미에서도 하느님의 아들임을 입증하는 성경 말씀으로 이해하고 이를 인용했다.
(3) 1, 6b: 시편 97, 7(LXX 96, 7)의 인용이다. 본래 왕이신 야훼의 왕권을 기리는 노래. 우상을 섬기는 자들은 부끄러움을 당할 것이며 천사들도 그분 앞에 예배 드리겠지만 시온 그리고 유다의 딸들 곧 그 주민들은 이 소식을 듣고 기뻐하리라는 것이다. 진정한 하느님을 섬기는 자들의 기쁨과 우상 숭배자들의 부끄러움이 잘 대조되어 나타난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가 주목할 것은 야훼께 읊어드리는 이 노래를 우리 히브리서의 필자는 강생하신 말씀이신 그리스도에게 적용한다는 사실이다. 그에게 중요했던 것은 천사들이 야훼에게 못지 않게 그리스도에게 굴복한다는 사실이겠다.
(4) 1, 7b: 시편 104, 4(LXX 103, 4)를 인용한다. 이 시편은 본래 창조주 섭리자이신 하느님을 기리는 노래이다. 히브리 원문은 “바람을 당신의 심부름꾼으로 타오르는 불을 당신의 일꾼으로 삼으셨다”로 알아듣는 것이 정상이다. 우리의 필자는 칠십인역 시편 103, 4를 거의 그대로 인용하면서도 그 의미는 정반대로 알아들었다: 심부름꾼들 곧 하늘의 전령들인 천사들을 바람으로 삼으시고 당신을 섬기는 일꾼들을 불꽃으로 삼았다고 하면서 이 사실을 8절에서 아드님과 대조적으로 비교할 수 있도록 하였다.
(5)1, 8b-9: 시편 45. 7-8(칠십인역 44, 7-8)의 인용이다. 왕의 즉위식 때 부르던 노래. 새 임금을 두고 ‘하느님’(엘로힘‘이라고 부르는 대목이 주목을 끈다. 필자는 이 노래를 부 활하신 그리스도께 적용하면서 그리스도를 직접 ’하느님‘이라고 부른다(8절과 9절에 두 차례). 부활하심으로 메시아 왕으로 즉위하신 그리스도의 왕권은 이 지상의 것이 아니고 천상의 것으로 확대된다. 그 왕권의 우주적인 차원을 잘 말해준다.
(6) 1, 10-12: 필자는 여기서 시편 102, 26-28의 인용한다. 본래 이 시편은 하느님의 영구불변과 피조물의 무상함을 노래한 것이다. 그런데 필자는 부활하신 그리스도께 적용한다. 그리스도는 고난과 부활을 거쳐 영원히 죽지 않으시고 만물을 자유자재로 다스릴 수 있는 권능을 받으셨기 때문이다.
(7) 1, 13: 시편 110, 1이다. 역시 즉위식 노래이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할 것은 이 시편에서 왕위에 오르는 새 왕은 동시에 대제관이기도 하다(110, 4). 그러니까 이 시편은 필자에게 그리스도가 대제관이시라는 자신의 그리스도론을 전개하기 위한 하나의 성서적 기반을 제공한다고 할 것이다(히브 5, 6.10; 6, 20‘ 7, 11-28; 10. 12-13 참조!). 동시에 천사들과는 비교할 수 없는 그리스도의 압도적이고 초월적인 탁월성을 설득력 있게 제시하고 있다.
1, 14: 천사들이 그리스도보다 우위를 차지하기는커녕 그들은 그리스도의 심부름꾼으로 그분의 파견을 받아 장차 구원을 상속받을 사람들의 유익을 위해서 봉사하는, 그야말로 ‘사령’(使令)들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이들의 사명과 봉사가 출중하다는 것은 이들이 바로 사람들의 구원을 도와주는데 있다는 사실에서 잘 드러난다. 히브 1, 7절과 같은 맥락에 속하는 내용이라고 할 것이다. 구원을 상속받을 그리스도인들을 안중에 두고 있다. 구약에서 상속받을 사람들은 물론 이스라엘 백성으로서 그들이 받을 상속은 가나안의 약속의 땅이었다. 그러나 그리스도인이 받을 상속은 현세적인 소유가 아닌, 영적 차원에 속하는 구원이라는 데 그 차이점이 있다고 할 것이다.
첫댓글 람지님 죄송 합니다 성경을 탐독하며 이해하기 쉽게 주석을 찾아 봤습니다
차례를 맞춰서 올려야 하는데 이렇게 올리게 되어 죄송하며 저는 할수 없지만
히브리서와 같이 정리 해주시면 감사 하겠습니다
좋은자료 시간되시면 올려주세요 모두가 공유하니 좋습니다^^
넵 알겠습니다^^
블루님~!! 성경을 이해하기 쉽게 풀이해 주신다면 감사하고 고맙죠.~~ 기대해 볼께요.~~^^*
성경 한 장 읽기를 계속 올려 주십시요
2010년11월17일부터 계속 올려 주십시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