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산토리니 김은지(여행지 <뚜르드몽드> 기자) 투명한 푸른빛 환상과의 조우 결혼을 앞둔 커플이 마음껏 품을 수 있는 환상, 두 말할 필요 없이 허니문이다. 아직 싱글인 내게도 그런 설렘을 불러일으킨 곳이 있으니 바로 그리스 키클라데스 제도의 작은 섬, 산토리니. 그곳에 발을 내딛는 순간 “아, 이런 곳에는 사랑하는 사람과 같이 와야 하는데…”라는 혼잣말이 나도 모르게 터져 나와버렸다. 거대한 화산 폭발로 하루아침에 탄생했다는 섬에는 땅 위를 온통 뒤덮고 있는 새하얀 집들과 바다 빛을 머금은 듯 강렬한 파란색의 지붕이 거친 원석에 박힌 보석과 같이 반짝반짝 빛나고 있다. 마치 평온함과 고요함 속에 보드라운 공기와 반짝이는 햇살만이 존재하는 것처럼. 배를 타고 도착해 가장 처음 만나는 산토리니의 모습은 해발 260m 높이 벼랑 끝에 앉아 있는 피라Fira 마을이다. 계단 하나하나에 숫자(번지수로 쓰이기도 한다)가 붙은 마을의 좁은 골목길은 지붕이 둥근 키클라딕Cycladic 스타일의 건축물과 타베르나(Taverna, 그리스 전통 식당), 사람들이 모여 있는 바Bar나 상점이 빼곡히 들어서 있어 천천히 걷다 보면 눈요깃거리에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더위에 지치면 바다를 향해 늘어선 카페테리아에 앉아 시원한 아이스커피나 샴페인 한 잔을 시켜놓고 사랑하는 사람과 여유를 만끽하면 그만이다.
게다가 이곳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석양’을 볼 수 있다니 축복받은 섬임에 틀림없다. 하얀 건물에 반사되어 그 찬란함을 더하는 오렌지 빛 노을을 구경하기 위해 휴가철이면 전 세계에서 관광객이 몰려든다. ‘명당자리’를 잡기 위해 해가 지기 몇 시간 전부터 줄을 서서 기다리는 인파는 이곳 주민에게 그리 놀랄 일도 아닌 일상적인 풍경이 되었다. 뜨겁던 태양이 바다 아래로 사라지면 절벽 위의 집들이 하나 둘 불을 밝히며 또 하나의 장관을 연출하고, 카페테리아와 레스토랑은 바와 클럽으로 얼굴을 바꾼다. 낮에 걸었던 똑같은 길도 밤에 다시 보면 ‘이곳이 정말 같은 곳이 맞나’ 싶을 정도로 전혀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신화 속 낮과 밤의 여신처럼 완벽하게 다른 이미지로 변하는 매력적인 곳이 바로 피라다 .
스카로스Skaros로 향하는 길을 따라 이메로비글리 광장을 거쳐 계속 걸어가면 이아Ia 마을에 도착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머릿속으로 그리는 산토리니의 이미지는 이아 마을의 풍경에서 나온 것일 듯. 동화 속에 들어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이곳에는 신혼 여행객을 위한 럭셔리한 호텔들이 즐비하다. 절벽에 하얀 동굴을 파놓은 듯한 볼케이노 뷰의 객실은 에게해의 깊고 푸른 바다를 향해 시원하게 열려 있고, 독립적인 형태여서 개개인의 프라이버시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유럽인에게 특히 인기가 높다. 결혼을 하는 모든 이들에게 가장 행복한 시간인 허니문. 그 기간이 짧든 길든 둘만의 신화를 쓰기에도 모자란 시간이겠지만 푸른 빛깔의 옷에 투영되는 산토리니의 환상적인 이미지는 두 사람의 기억에 오래도록 잊히지 않을 것이다.
1,3 깎아지른 듯한 절벽 위에 들어서 있는 온통 새하얀 집들이 장관을 이루는 이아 마을. 2 이아 마을의 최고급 호텔로 손꼽히는 페리볼라스. 4 피라 마을 곳곳에는 바다 전망을 선사하는 아름다운 테라스 카페가 많다.
태국 코사멧 이주연(여행지 기자) 너와 나를 몰라보는 그곳으로 <섹스 앤 더 시티>의 드라마 편에서 에이든과 뉴욕 외곽의 서펀Suffern으로 놀러간 캐리는 맨해튼을 몹시도 그리워한다. 그런데 이처럼 도시를 벗어난 생활을 감당할 수 없었던 그녀조차도 영화에서 허니문 장소로 멕시코의 한적한 섬을 선택한다. 도시 지향적인 사람일지라도 결혼 서약을 하기까지의 그 복잡한 과정을 거치고 나면 인적 드문 심심한 풍경 속으로 들어가고 싶어질 것이다. 태국 코사멧Koh Samet과 같은 휴양 섬으로 말이다.
태국 코사멧. 낯선 이름만큼이나 가는 방법도 쉽지 않다. 푸켓 공항에서 차량으로 2시간 이동한 후 보트로 갈아타고 15분을 더 가야 비로소 목적지에 도달한다. 예식 전날 밤에는 분명 잠을 설쳤을 것이고, 이른 새벽부터 화장에 머리를 만지기 위해 미용실로 향했을 것이다. 몸을 꼭 감싸는 웨딩드레스를 입고 몇 시간을 긴장한 상태로 서 있으면 탈진 직전이 된다. 이런 절정의 피곤 상태에서 비행기로 6시간을 이동한 후 버스에 보트까지 타야 한다니 굳이 왜 코사멧인가 싶지만, 조금 더 고생하더라도 나는 외딴 섬으로 가고 싶다. 너와 나를 몰라보는 그런 이국의 땅으로! 이곳은 태국 중부의 유일한 국립공원 섬으로, 개발이 제한된 만큼 천혜의 자연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이런 특별함을 먼저 알아본 유럽인이 한적한 섬을 내 집처럼 즐기고 있을 뿐 동양인은 좀처럼 찾아볼 수 없다. 동양인이라고는 얼굴 마주치기가 무섭게 얼굴 가득 미소 짓는 친절한 태국인뿐이다.
신혼 여행객을 위한 최적의 휴식처는 단연 섬에서 유일한 4성급 리조트인 파라디Paradee Resort다. 전용 보트를 타고 코사멧 바다를 달리면, 요트를 하나쯤 소유하고 있는 부호가 된 것 같은 착각에 빠져든다. 드디어 도착한 파라디의 전용 선착장에는 벌써부터 직원들이 나와서 일렬로 선 채 신혼부부를 환영한다. 환대를 받으며 들어선 리조트의 바닥과 벽은 울퉁불퉁하고 구멍이 숭숭 뚫린 재질로 산호를 연상케 한다. 사람의 손이 닿지 않는 자연 속, 인위적인 느낌을 배제한 이 리조트의 빌라는 흙과 나뭇가지로 만든 새둥지처럼 포근한 인상을 준다. 실내는 누워서 조곤조곤 사랑의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거실 공간과 ‘로맨스’ 하면 빠질 수 없는 캐노피를 늘어뜨린 키 큰 마호가니 원목 침대가 놓인 침실로 나뉜다. 낮은 울타리 너머로 옆 빌라에 묵는 사람들이 보이지만 국적도 알 수 없는 낯선 사람들일 뿐. 최초의 둘만의 공간에 익숙해지자 파라디는 담을 칠 필요도 없을 정도로 평온한 이국의 작은 마을이고, 그들이 오랜 이웃인 것처럼 정겹다.
자, 이제 온전한 우리만의 세상이다. CD 플레이에서 이 한적함에 평화로움을 더해줄 잭 존슨의 음악이 흐르면, 온수가 콸콸 흘러나오는 작은 핫텁Hot Tub에 들어가 앉아 시원한 샴페인으로 건배를 하자. 핫텁 앞 수영장의 푸른 물과 태초부터 주인이 없었을 푸른 바다가 일체가 되는 풍경도 지금 이 순간엔 나와 너의 눈 속에만 담긴다.
1, 2 코사멧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아오키우 비치가 한눈에 보이도록 설계된 파라디 리조트. 한가롭게 휴식을 즐기기에 제격인 곳이다. 3 자연 속의 새둥지처럼 포근하고 정겨운 느낌으로 지은 파라디 리조트의 야경. 4 파라디 리조트는 특히 신혼여행객을 위한 풀 빌라가 잘 갖춰져 있다.
호주 울룰루 정의진(내일여행 해외영업부)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호주’ 하면 떠오르는 몇 가지 이미지가 있다. 매체에서 많이 접해 이미 가본 것 같은 시드니의 오페라하우스나 금빛 모래와 파란 파도가 어우러진 서퍼들의 천국 골드코스트, 이도 아니면 양떼가 뛰어노는 푸른 목장이나 코알라가 잠자는 한가로운 숲이 그것들이다. 사막을 떠올리는 사람은 흔치 않다. 텁텁하고, 덥고, 그저 끝없기만 해서 여행지로서의 매력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인 듯하다. 그런데 최근 유럽과 북미의 신혼부부들은 가고 싶은 신혼 여행지로 주저 없이 호주의 사막을 꼽는다고 한다. 아름다운 해변과 화려한 이벤트에서 찾아볼 수 없는 순수한 자연 그대로의 낭만이 있기 때문이다.
영화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에서 여주인공 아키가 사쿠와 함께 그토록 가고 싶어 하던 곳. 믿을 수 없을 만큼 거대한 바위, 세상의 배꼽이라 불리는 울룰루(현지인은 에어즈록이라는 영어식 표현보다 원주민 언어인 울룰루라는 명칭을 더 많이 사용한다)가 사막 여행의 중심이다. 시드니, 멜버른, 브리즈번 등 직항편으로 연결되는 대도시에서 에어즈록 공항으로 바로 들어가거나, 아니면 엘리스 스프링스까지 간 후 차를 렌트하거나 현지 투어에 참가해 울룰루로 이동할 수 있다. 허니문의 다양한 경험은 추억이 되기에 두 번째 방법을 추천하고 싶다.
엘리스 스프링스는 사실 목적지로 가기 위한 허브 도시로 유명하다. 시내에 스무 개가 넘는 여행사들이 있고 규모가 큰 자동차 렌트 회사도 여럿이다. 근처 리조트에서 하룻밤을 묵고 다음 날 아침 일찍 렌터카나 현지 여행사를 이용해 사막 로드를 시작하면 된다. 허니문 상품으로는 호주산 특급 스테이크를 맛보면서 사막의 노을을 감상하거나 기구를 타고 하늘에서 금빛 모래를 내려다보는 것이 인기가 좋다. 특히 일몰 때는 붉은 모래가 더욱 붉게 물들어 그야말로 장관을 이루는데 저녁 6시쯤 시작해 10분마다 색이 변하는 울룰루의 이 장관을 감상하기 위해 수백 명의 여행객들이 성능 좋은 카메라를 들고 찾아와 여기저기 자리를 잡고 있는 진풍경이 연출된다.
그러나 굳이 이것이 아니어도 사막은 ‘하늘’과 ‘땅’만 있어도 충분히 매력적이다. 별은 말 그대로 쏟아질 것 같은 아찔함을 보여주며 바람은 여름날의 미풍처럼 여행으로 노곤해진 몸과 마음의 피로를 말끔하게 씻어준다. 이제 또 다른 볼거리를 찾아 나설 차례다. 미니 그랜드 캐니언이라 불리는 킹스 캐니언, 신이 일부러 옮겨놓은 것 같은 거대한 데블스마블 그리고 미야자키 하야오의 <바람의 계곡 나우시카>의 무대인 왈파 고지까지 호주 사막은 그 자체로 거대한 테마파크. 특히 킹스 캐니언의 깎아지를 듯한 절벽과 하늘을 찌를 것 같이 날카로운 봉우리들을 보고 있으면 인간은 단지 거대한 자연 앞에 손톱처럼 작은 존재가 되고 만다. 운이 좋으면 야생 캥거루도 만날 수 있고 또 에메랄드 빛 호수에서 수영을 즐기는 것도 특별하다. 킹스 캐니언 트레킹은 반나절 정도 걸리는데 현지 가이드의 도움으로 가파른 길을 가볍게 산책하는 기분으로 즐길 수 있다. 트레킹을 마치고 먹는 점심 식사도 꿀맛 같다. 즉석에서 고기를 굽고 샐러드를 버무려 만든 샌드위치에 향긋한 와인을 곁들여 즐기는 기분. 게다가 장소는 사막 한가운데다. 두고두고 꺼내 보고 싶은 둘만의 추억이 완성되는 순간이다.
1,2 파란 하늘과 끝도 없이 펼쳐지는 모래 사막, 그 위를 걷는 낙타만으로도 이색 풍경이 되는 호주의 사막. 3 울룰루로 가기 위해서 거쳐야 하는 엘리스 스프링스. 자동차 렌트 회사, 여행사가 모여 있다. 4 호주 사막 여행의 중심이 되는 울룰루.
베트남 사파 최갑수 <구름 그림자와 함께 시속 3km>(상상공방 동양문고) 저자 순수한 자연의 축복과 만나다 거리가 조금 멀거나 교통편을 갈아타는 다소의 불편함을 감수하더라도 보다 특별한 허니문을 경험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베트남 사파만큼 그런 바람을 충족시키는 곳도 없다. 한 번 다녀간 이들은 잊지 못해 반드시 다시 찾는다는 이곳은 1922년 베트남 북서부에 세워진 오래된 고원 도시로 베트남과 중국 국경 도시인 라오카이에서 서쪽으로 30km 거리. 타이족, 자오족, 흐몽족 등 다양한 산악 부족들이 그들의 독특한 문화를 간직한 채 살아가고 있다.
사파는 한적한 시골 마을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오토바이 택시가 만들어내는 약간의 소음을 제외하면 우물처럼 고요한 도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때 프랑스 식민지였던 까닭에 프렌치 스타일의 이국적인 건물이 계곡에 가득 들어서 있는데 오늘날에는 고급 호텔과 레스토랑으로 이용된다. 이곳에 닿기 위해서는 하노이에서 라오카이까지 야간열차를 타고 12시간 동안 이동해야 한다. 미리 겁먹지는 말 것. 조금만 부지런을 떤다면 멋진 침대칸을 예약할 수 있다. 열차는 밤에 출발해 아침이면 도착한다. 베트남의 맛있는 맥주 비아 하노이 서너 캔만 있다면 기차를 타고 가는 12시간이 로맨틱한 시간으로 바뀔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세계 각지에서 온 여행자들과 함께 신나는 열차 파티를 열 수도 있다.
새벽녘 사파에 도착하면 짙은 우윳빛 안개가 여행객을 맞는다. 고원 도시 사파는 일교차가 커 아침이면 계곡에서 안개가 스멀거리며 피어오른다. 그리고 그 너머에서 화려한 옷을 입은 소수민족들이 쏟아져 나오는, 지구 어디에서도 만날 수 없는 광경을 만나게 된다. 사파를 찾은 대부분의 여행자들은 산악 마을을 따라 트레킹을 즐기기 위해 이 먼 곳까지 찾아온다. 독특하고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감상하고, 소수민족들이 모여 사는 마을을 방문한다. 마을마다 지닌 독특한 문화와 소수민족의 다채로운 삶의 방식을 직접 보고 체험할 수 있다는 점은 베트남의 다른 곳에서는 맛볼 수 없는 매력. 하루 코스에서 10일 코스까지 다양한 일정이 가능하다. 안개 속에서 무리를 지어 전통 의상을 입고 지나가는 소수민족과 마주치게 되면 절로 미소가 떠오를 것이다.
좀 더 다이내믹한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오토바이 투어를 권한다. 영어가 능숙한 가이드를 포함해 오토바이 1대를 하루 종일 빌리는 데 25달러면 충분하다. 게다가 여기에는 점심식사까지 포함되어 있다. 사파의 가이드는 모두 베테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들은 원하는 어느 곳이라도 데려다줄 것이다. 소수민족 마을에 들어서면 수많이 아이들이 여행객을 향해 몰려든다. 사파의 소수민족은 대부분 매우 가난하지만, 최근 관광객을 상대로 장사하는 방법을 터득했다. 이들 대부분은 관광객에게 민예품이나 작은 인형, 액세서리를 판다. 수준은 천차만별. 물론 고르기 나름이다. 아이들이 몰려와 목걸이와 팔찌를 내밀며 “Tres Jolie”라고 말한다. ‘매우 예쁘다’는 뜻의 프랑스어다. 순수하고 순진한 그들의 미소와 만나면 새로운 허니문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어쩌면 그것은 사파 사람들이 당신의 미래를 위해 전하는 축복인지도 모른다.
1 새벽녁의 사파는 뿌연 안개와 뒤섞여 신비로운 분위기를 풍긴다. 2 이곳은 산비탈을 깎아만든 계단식 논으로도 유명하다. 3, 4 사파에서 만날 수 있는 다양한 소수민족. 여행자들을 만나면 환환 웃음으로 환영한다.
상하이 황석원 <상하이 일기>(시공사) 저자, 칼럼니스트 몇 번을 만나도 다 알 수 없는 매력 신혼 여행지로 중국을 선택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허니문이라는 단어가 주는 낭만적인 이미지와 어울리지 않기 때문인 듯하다. 그러나 이런 고정관념 때문에 ‘동방의 파리’라 불리는 매력적인 도시 상하이가 목적지의 리스트에서 빠진다는 것이 몹시 아쉬워 이곳을 사랑해마지 않는 사람으로서 무수히 많은 매력을 알려주고 싶다. 이곳에서 유학하며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꼭 함께 오고 싶다’고 생각한 알짜배기 장소 몇 곳을 슬쩍 공개한다.
강을 기준으로 크게 푸둥과 푸씨로 나뉘는 상하이. 숙박은 되도록 푸씨에서 해결하길 권한다. 푸둥의 호텔은 모던한 정취와 신중국의 앞선 면모를 느끼기에는 좋으나, 이 도시가 주는 남다른 달콤함을 경험하기에 혹은 남는 시간을 이용한 관광을 하기에 여러 면에서 푸씨가 편리하다. 이곳의 수많은 숙박 시설 중 신혼부부에게는 한국에서 보기 힘든 형태의 가든식 호텔인 ‘루이진 삔관’을 추천한다. 고요한 분위기의 정원과 아담한 빌리지 형태로 구성되어 달콤한 시간을 보내기에 더없이 좋다. 위치 또한 시내 중심인지라 이동이 편리하며 숙박비 또한 부담스럽지 않다. 중국과 상하이의 오늘을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느끼고 싶다면 공장 지대를 갤러리 단지로 승화시킨 모간산루 50호나 옛 서민의 주택을 문화예술 단지로 개조한 타이캉루과 같은 예술과 문화가 공존하는 구역을 돌아보는 것도 색다른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허니문은 보통 긴 기간을 두고 계획하지 않는 만큼 짧은 시간 안에 효과적으로 상하이에서 누릴 수 있는 것을 최대한 누려야 한다. 그런 목적의 정점에 있는 곳이 바로 푸둥과 푸씨를 나누는 강의 서쪽 변을 따라 고풍스러운 유럽식 건물이 들어서 있는 와이탄 구역이다. 파리에 빗대자면 마레 지구 정도와 비슷한, 부르주아 문화와 핫 트렌드가 흐르는 곳. 또한 그 화려함 뒤에는 외세 강점기 시절 상하이의 슬픈 눈동자가 숨어 있기도 하다. 현대 건축물이 자아내는 화려한 스카이라인이 인상적인 푸둥의 야경과, 유럽식 건축물의 고풍스러운 멋을 자랑하는 푸씨의 야경을 동시에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곳에는 세계적으로 이름난 셰프들이 운영하는 레스토랑, 달콤한 칵테일을 흐르는 강 물소리와 함께 즐길 수 있는 바가 가득하다.
그중 평생 기억에 남을 멋진 추억을 선사할 만한 곳을 꼽자면 상하이의 야경이 가장 아름답게 보이는 테라스가 있는 바 뉴하이츠(www.threeonthebund.com). 그리고 이곳의 중앙 계단을 통해서만 접근할 수 있는 첨탑 속 레스토랑 쿠폴라는 톰 크루즈와 케이티 홈스가 방문한 뒤에야 세상에 드러나게 된 비밀스러운 공간이다. 세계적인 셰프 장 조지가 뉴욕에 이어 당당히 자신의 이름을 내건 레스토랑 장 조지(www.threeonthebund.com)도 꼭 들러보기를 권한다. 완벽한 프랑스 정통 디너를 맛볼 수 있다. 미슐랭 가이드에서 별 세 개를 받은 레스토랑 센스 앤 번드(www.volgroup.com.cn)에서는 프랑스식을 기본으로 세계의 음식 문화와 결합한 새로운 창작 요리를 선사한다.
1 세련된 레스토랑과 바가 모여 있는 와이탄 구역은 상하이의 핫 트렌드가 흐르는 곳이다. 2,4 일반 주택을 문화예술 단지로 개조한 타이캉루. 3 끝없는 고층 빌딩이 화려한 불을 밝히는 푸둥의 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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