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이 생각한 내용...
제가 한 영화를 보며 생각한 내용과 같네요.
제목이 기억이 안 나는 그영화...
아버지가 경찰이었던것 같고 병에 걸린 아이를 살리려고
범죄자의 골수를 이식하려는 내용이었는데요,
그 범죄자가 탈출하는 바람에 잡으려고 모두 뛰어다니다
많은 사람이 죽었어요.
그 아이 하나 살리려고 아무 상관도 없는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장면을 보며 님과 같은 생각을 한 기억이 나네요..
: 전 영화를 볼 때 최대한 그 내용에 몰입되려 애씁니다. 물론 그런 노력 없이도 자연스레 빨려들어갈 수 있는 작품만 만날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만 아무래도 그저 그런 작품들도 많으니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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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은 작품의 수준들도 많이 높아졌고, 또 남이 정성들여 만든 작품 무턱대고 딴지 걸고 싶은 마음은 없기 때문에 다소 황당한 면이 있더라도 좋게 좋게 넘어가자 하는 마음으로 보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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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이 영화, 버티칼 리미트는 제 고개를 끝까지 갸웃거리게 만들었습니다. 눈(雪)으로 가득찬 눈(目)이 시원해지는 화면도 좋았고, 가끔 사람 깜짝깜짝 놀라게 하는 눈사태나 크레바스 장면도 좋았지만 중반부터 스토리 전개가 이상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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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레바스에 빠진 후 곧바로 일어난 눈사태로 크레바스 안에 묻혀버린 여동생을 구하기 위해 주인공은 구조대를 모집합니다. 폭발력 강한 니트로 글리세린을 짊어지고 산을 오른다는 것만으로도 위험한데다 이미 생존가능시간과 구조지점까지의 도달시간은 상당한 차이를 보입니다. 조난지역에 간다고 해도 확실한 조난지점을 찾기도 어려운 상황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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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튼 주인공 포함 다섯명의 산악인들이 두명씩 세개조로 나누어 각기 다른 코스로 떠납니다. 그 과정에서 살아남은 사람은 단 세명, 역시나 우리의 주인공과 그 애인(?), 그리고 주인공의 여동생입니다. 결과적으로 보면 아홉명(구조대 여섯, 조난자 셋) 중 세명만이 살아남은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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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영화의 주제는 '가족애와 자기 헌신' 뭐 이쯤 되겠더군요. 확실히 그 점에서는 성공을 거둔 듯 합니다. 마지막 장면에선 그동안 소원해있던 여동생이 오빠에게 '아버지도 기뻐하실꺼야'라는 눈물나는 대사를 칩니다. 애인도 달콤한 키스로 주인공을 녹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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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 이상한 놈이다... 라고 생각하시겠지만 저는 그 때 나머지 여섯명의 얼굴이 떠올랐습니다. 어차피 구조되기 전에 죽은 한 명과 악역으로 나와 은근히 죽길 바랬던 -.- 한 사람이야 그렇다고 쳐도, 얼굴도 제대로 모르는 남의 동생 구하려다가 비명횡사한 그 사람들은 후반부에서, 아니 자막 올라가기 직전에 눈위에 사진 올려주는 정도로 마무리되고 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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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게 무슨 '라이언 일병 구하기'도 아니고 왜 그렇게 많은 희생이 뒤따라야 했을까요? 이건 단순히 영화다, 과민반응하는 니가 더 이상한 놈이다... 라고 하시면 할 말 없지만 오랫동안 산을 타지 않아 감각도 무딘 주인공이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제로에 가까운 여동생의 구조를 위해 네명이나(그들도 나름의 가족이 있을 터인데...) 희생시키고 또 그 뒤에 동생과 기쁨을 나누는 모습이 그다지 맘에 들지는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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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론 이런 전개가 없으면 영화 자체가 이어지지도 않을테고, 또 여동생을 구해야할 그만의 입장이 있다는 것도 알지만 약간은 아쉬움이 남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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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흐음, 왜 이런 식으로 영화를 보는 건지... 키위였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