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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서울 마포에 사는 녹색당원 / 청년녹색당원 변규홍입니다. 대전에서 학교를 다니다가 주변 친구들의 권유로 녹색당 창당발기인으로 인연을 맺은 지도 어느새 2년째로 접어들어가네요. 당비를 납부한 지는 오래 되었지만 정작 당 일에는 큰 관심 없이 지내온, 시쳇말로 "유령"당원입니다. :)
저 밑에 "인천개나리"님이 올려주신 글을 읽으면서 저는 아, 내가 당비만 그냥 내고 있으면 안 되겠다, 하는 생각이 번뜩 들었답니다. 짧게 줄이면 요즘 청년녹색당의 운영에 다양한 문제가 있다는 내용이었는데요, 여기에 대해 청년녹색당을 대표하는 여러분의 글을 읽고 많은 생각이 겹치고 겹친 끝에, 결국 생각을 좀 정리하여 토해 보았습니다.
원문은 http://kgreens.org/79637 에 올라와 있고, 아래 내용은 이곳 카페의 규칙(글을 올릴 때 12포인트 이상)에 맞추었습니다.
이하의 글을 쓰면서 제 자신도 몇 가지 잘못(당직에 계신 당원분과의 사적인 대화를 임의로 공개)을 하였습니다만, 글을 쓰면서 심경을 토로하다 보니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이 점 읽으시기 전에 미리 사과드립니다. 22일 00시 00분을 기해 한 차례 대대적으로 수정하였는데, 여전히 남아있는 기운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글이 몹시 깁니다. ^^; 10포인트로 인쇄하니 18쪽 정도 나옵니다. 여유있게 읽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모든 의사결정과정이 투명하게 공개되고 당원들이 함께하는 직접ㆍ참여 민주주의는 어디 있습니까?
- 청년당원 공동성명에 대한 운영위원회 성명에 대한 녹색당 및 청년녹색당 유령당원 1인의 입장 -
변규홍 ( combacsa@sparcs.org )
I. 들어가며 - 녹색당은 논의의 효율성보다는 소통과 과정을 중시하지요, 그렇지요.
안녕하세요. 서울 마포에 살면서 학교는 대전에서 다니는 녹색당 및 청년녹색당 유령당원 변규홍입니다. 당비만 낼 뿐 당에 대해 별 관심 없이 살아가던 저는 엊그제 진달래 당원이 게시한 “청년당원 공동성명"과 청년녹색당 이안홍빈 공동운영위원장님(이하 이안홍빈님) 및 청년녹색당 운영위원회의 “청년당원 공동 성명서에 답하는 공동성명서”를 읽고, 몇 가지 말씀드릴 것이 있어 펜을 들었습니다.
며칠 전 “청년당원 공동성명"을 읽고, 문득 떠오른 저만의 감상 몇 가지를 정리하여 청년녹색당 페이스북 그룹에 적은 것이 계기가 되어, 저는 “청년당원 공동성명"에 관해 이안홍빈님과 사적인 대화를 나누고 또한 페이스북 친구의 연을 맺게 되었습니다. 대화가 오가는 과정에서 적잖은 감정의 소모가 있었고, 또한 대화 중에 제가 제기한 여러 의문에 대해 자세히 정리해 답변해 주신다고 말씀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이안홍빈님과 운영위원회의 답변에 대해 다서 무리한 기대를 걸었습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아무래도 제가 너무 과도한 기대를 걸었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이 글을 통해 그게 어떤 기대였는지, 몇 자 적을까 합니다.
시작에 앞서 당 강령과 당헌을 들춰봅니다. “모든 의사결정과정이 투명하게 공개되고 시민들이 참여하는 직접ㆍ참여 민주주의가 필요합니다.” “녹색당은 논의의 효율성보다는 소통과 과정을 중시하며, 다수결에 의한 결정이 불가피하더라도 소수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저는 이런 강령과 당헌으로 무장한 녹색당이라면 평소 당에 별 관심이 없던 유령당원도 언제든 의지만 생기면 당 활동을 충분히 파악하고 참여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는 모습을 그려봅니다. 그래서 오늘 하루는 이 유령당원, 이 글을 위해 녹색당 공부에 한껏 노력해 보겠습니다.
II. 전국사무처 상근 활동가에 대해 알 수 있는 건 투명하게 공개된 그들의 비밀스런 휴가일정 뿐?
지난 15일 올라온 청년당원 공동성명은 최근 청년녹색당에서 일어나는 몇 가지 문제에 대해 운영위원회에 공개 질의했습니다. 이중 이안홍빈님의 상근 문제 부분만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1) 청년녹색당 규약 제15조에 따라 공동운영위원장은 당내 다른 공직을 겸직할 수 없다
(2)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공동운영위원장인 이안홍빈이 청년녹색당 상근자를 겸직하고 있다
(3) 더욱이 상근자로서 이안홍빈이 받는 급여가 청년녹색당 회계보고를 통해 공개되고 있지 않다
이에 대해 청년녹색당 운영위원회(이하 운영위원회)에서는 이렇게 설명하셨습니다.
(1) 청년녹색당 제1회 전국총회에서 청년녹색당 업무처리를 위한 상근자를 두기로 결정을 내렸다
(2) 청년녹색당 예산이 없고 수수료 발생 등의 문제로 전국사무처 반상근자가 청년녹색당 일을 하기로 했다
(3) 공동운영위원장 간의 구두 협의로 이안홍빈이 임시로 그 자리를 3월 전까지 맡기로 하였다
(4) 3월 이후에는 다시 청년담당 반상근자를 뽑아야 했지만 운영위원회 구성 실패로 잊었다
(5) 청년녹색당이 배분받은 당비가 없어 전국사무처가 회계를 관리하며 매월 1차례 투명하게 보고하고 있다
좋습니다. 사실 학생회에서 오래 일하다보니 겸직 금지 조항을 양심의 가책을 느끼며 어기는 모습은 자주 봤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런 문제보다는, 회계 일체를 투명하게 공개한다는 그 말씀으로부터 이안홍빈님과 나눴던 사적인 대화가 머릿속을 빠르게 스쳐 지나가며 다른 문제에 좀더 마음이 쓰였습니다.
감정적인 면을 최대한 거세하고 논의된 내용 - 들은 말씀 - 을 옮기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청년담당 반상근자의 급여는 매월 게시되는 녹색당 재정보고와 녹색당 사무처 규약을 통해 알 수 있다.
(2) 전국운영위원회, 사무처 활동가들 등의 회의에서 녹색당 회계에 필요한 투명성을 함께 논의했다.
(3) 사무처 활동가 사이의 논의를 통해, 당원들의 신뢰 수준에서 공개내역의 상세화의 정도를 결정했다.
(4) 모든 지출 영수증을 모든 당원에게 공개해야만 투명하고 올바른 회계라고 보는 건 무리가 있다.
(5) 투명성의 기준에 대한 논의가 아직 부족했고, 앞으로도 계속 논의를 해 나가야 한다.
마지막 (5) 의 말씀대로, 투명성에 대한 논의가 부족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 자리를 빌어 지금의 청년녹색당 회계가 투명하지 않다는 판단에 이르게 된 경위를 설명하겠습니다.
현재 녹색당에서는 한 달에 한 차례 전국사무처에서 재정보고를 하고 있습니다.
2013년 4월에 대한 녹색당 회계보고 내역 중 부분 인용.png
이 표를 읽으면서 저는 최소한 두 가지 문제점을 지적할 수 있습니다.
첫째, 청년담당 반상근자에게 얼마의 돈이 지급되는지 이 표와 기타 당규 문서를 봐서는 알 수 없습니다. 제19차 전국운영위원회 회의자료에서 간신히 찾을 수 있는 “사무처 상근자 급여보수 규정"에서든, “청년녹색당 사무국 규정에 관한 규정”에서든, 반상근자의 급여는 사무처 / 사무국 성원의 협의로 정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협의 내용을 알지 못하면, 구체적인 근무시간을 알지 못하면 계산은 불가능합니다.
둘째, 청년녹색당의 어떤 사업에 79,400원의 돈이 쓰였는지는 이 표와 기타 회의자료를 봐서는 알 수 없습니다. 그저 다섯 글자, 청년녹색당이라고만 적혀 있을 뿐 구체적으로 이 돈이 필요했던 사업이 무엇인지 설명하는 자리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표만 봐서는 전국사무처의 청년녹색당 회계관리가 얼마나 올바르게 이뤄지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판단도 내릴 수 없습니다.
물론, 부정이나 비리가 없는 회계를 건전한 회계라고는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투명이라는 요소는 꼭 건전과 함께 가지는 않습니다. 의지만 생기면 당 활동을 충분히 파악하고 참여할 수 있는 수준의 준비가 되어 있는가를 묻는다면, 애석하게도 지금의 청년녹색당 관련 회계는 전국사무처나 예산결산위원회의 추가적인 도움 없이는 평당원이 안심하고 판단을 내릴 정도의 정보를 확보하기는 이른 상황입니다.
또한, 방대한 영수증 더미를 평당원이 직접 열람할 수 있는지보다는 판단을 쉽게 내릴 수 있도록 정리된 정보에 직접 접근할 수 있느냐를 기준으로 투명성을 평가하는 것이 낫습니다. 낱낱의 영수증을 보는 것보다는 커피믹스를 비롯한 사무실의 각종 기호품 구매에 들어간 지출의 합, 사무용품 지출비용의 합, 이런 식으로 적당히 쪼개어진 분류에 따라 합산된 분류별 사무실 운영비를 알 때에야 비로소 평당원 또한 사무처 운영비 사용에 대한 의견을 제시할 수 있겠지요.
마찬가지로 저는 상근자 전체에 대한 비용이 합산된 금액보다는 청년녹색당 상근자만 따로 떼어내어 그가 얼마나 일하며 돈을 얼마나 받는지 상시적으로 알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특히나 그가 공동운영위원장이고, 다른 공동운영위원장은 상근자로 일하지 않는데 겸직 금지 규정에도 불구하고 그 한 사람만 그렇게 일을 한다면 궁금증이 더 커지기 마련입니다.
이러나 저러나, 평당원으로서는 그동안 녹색당은 그렇게 해왔다는, 사무처 활동가 여러분과 전국운영위원회 위원 여러분께서 그렇게 정하였다는 이안홍빈님의 말씀이 몹시 이질적으로 들렸습니다.
오히려 당헌과 당규를 되새기면서 당원마다 자신이 원하는 수준으로 회계를 열람하는 통합 시스템에 대한 상상이 떠오릅니다. 뉴스레터에는 지금처럼 대항목 수준에서, 홈페이지에는 중항목 수준에서, 그리고 대의원대회나 예산결산위원회의 활동 기간에는 굳이 열람하고자 하는 평당원이라면 자유롭게 적절한 분기 단위의 영수증 뭉치를 자료집에서 직접 볼 수 있도록 하는, 그런 모습 말입니다. 실제로 POSTECH 총학생회가 그 비슷하게 회계를 운용한다고 들은 적이 있습니다. 이런 회계운용이야말로, 아주 특별한 경우에만 평범한 당원의 참여가 제한적으로 허락되는 여타 정당과는 다른 진정한 풀뿌리 직접민주주의를 살리고자 하는 정당에서라면 실험할 수 있는 시스템일 것입니다. 녹색당이라면. 다른 정당 말고, 녹색당이라면. 가능할 텐데. 그런 회계의 투명성을 실현할 수 있을 텐데.
씁쓸함을 뒤로 하고, 다시 재정보고를 들여다 보았습니다. 청년담당 반상근자의 급여가 얼마인지는 결국 이것만으로는 알 수 없었고, 운영위원회 입장문에 첨부된 청년녹색당 상반기 결산 파일을 열었습니다. 특별한 문제제기에 따라 특별히 얻을 수 있게 된 특별한 문서였습니다. 상반기 지출 결산, 계정별 사용 내역 두 개의 워크시트에서 찾을 수 있는 한 찾아 보았습니다.
청년담당 반상근자에 대한 급여이체 기록 부분인용.png
3월 25일의 활동비는 64만원, 4월 29일의 활동비는 112만원으로 2배 가까이 차이가 납니다. 그 이유는 적혀있지 않습니다. 여전히, 이것만 봐서는 의사결정을 내리는 데 필요한 정보가 부족합니다. 전일 상근자와 달리 반상근자는 근무 시간이 얼마인지에 따라 급여가 계속 변화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비목명이 "활동비"로, 이 금액이 급여만인지, 아니면 판공비 등을 포함하는지 알 수 없습니다.
이중, 삼중의 감사체계가 있다면 그 회계는 적어도 건전할 수 있겠지만, 의사 결정 과정에 의견을 개진하는 데 필요한 정보가 정작 요청하기 전에는 평당원의 손에 닿을 수 없어 내가 지금 정보를 요청하는 게 맞는지 아닌지조차 알 수 없는 상황을 충분히 투명하다고 할 수 있는지. 그것이 평당원참여를 유도하는 당의 투명성인지.
여기서 잠시 한숨 고르다 보니, 문득 이번에 공개된 회계 파일을 제외할 때, 과연 이안홍빈님이 반상근자로 활동중이라는 정보는 투명하게 공개되어 있는지 궁금해졌습니다.
“이안홍빈 공동운영위원장이 반상근자로 인건비를 지급받고 있는지 인터넷으로 찾을 수 있는가!”
“상근/반상근으로 인건비를 지급받고 있는 전국사무처 활동가가 누구인지 명단을 구할 수 있는가!”
(1) 녹색당 재정보고 페이지
⇒ 2013년 12월까지는 “상근자 6명"과 “반상근자 1인"에게 전국사무처에서 인건비 지급
⇒ 2013년 01월부터 “상근자 5명"과 “반상근자 1인", “청년담당 반상근자" 1인에게 인건비 지급
⇒ ⇒ 하지만 어디에도 그 사람들이 누구인지는 나와 있지 않습니다.
(2) 녹색당 제1차 대의원대회 (2013년 3월)
⇒ 11쪽(조직도): 청년녹색당 반상근 활동가 1인, 전국사무처 반상근 활동가 2인 명시
⇒ 20쪽(예산안): 전국사무처 반상근 활동가 2인 명시, 이중 1인을 청년녹색당 담당으로 설명
⇒ ⇒ 하지만 어디에도(!) 그 사람들이 누구인지는 나와 있지 않습니다.
(3) 녹색당 제16차 전국운영위원회 회의 (2013년 1월)
⇒ 12쪽(조직도): 청년녹색당 반상근 활동가 1인, 전국사무처 반상근 활동가 1인 명시
⇒ 20쪽(예산안): 전국사무처 반상근 활동가 2인 명시, 이중 1인을 청년녹색당 담당으로 설명
⇒ ⇒ 하지만 어디에도(!!) 그 사람들이 누구인지는 나와 있지 않습니다.
(4) 녹색당 제17차 전국운영위원회 회의 (2013년 2월)
⇒ 3월부터 공미정 활동가 상근 시작, 주현미 활동가 반상근 전환 명시 - 사무처 활동가 변동이 보고됨
분명 사무처 활동가 변동은 전국운영위원회에 보고될 정도로 녹색당 전체 운영에 있어 중요한 사안인데도 이안홍빈님의 상근 개시에 대해서는 어디서도 찾아볼 수가 없었습니다. 본인이 그 보고를 받아야 하는 전국운영위원회 재적위원이기도 한데 말입니다. 그러니 분명 어딘가에는 정보가 있을 터.
저도 명색이 대학에서 전산학과(컴퓨터과학과) 전공을 하고 있는 이상, 전산상으로 존재하는 정보인데 찾지 못하는 것만은 막고 싶었습니다. 그 결과, 다음의 자료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사무처에서_4월_29일에_청소를_한_이안홍빈_활동가님의 일정 정보.png
전국사무처에서 일하는 활동가 여러분의 휴가, 청소 당번 일정을 공개하는 캘린더에서 이안홍빈님의 이름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잠깐 헛웃음이 나왔습니다. 캘린더 주소가 private 이기도 하거니와, 휴가, 청소 일정마저 투명하게 공개하면서 정작 우리 녹색당은 그 일을 하는 사람의 명단은 공개하지 않고 있구나. 그나마 알 수 있는 건 조직도에 나오듯 김현 사무처장님께서 전국사무처에서 일하고 계시다는 것 정도구나.
물론 회계에 부정이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월요일 아침 10시에 전국사무처에 전화를 걸어 청년 담당 반상근자의 급여에 대해 여쭈니 바로 90만원이라는 답변을 얻었고, 어쨌든 무언가 정보를 요청하면 알 수 없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인지 이안홍빈님은 저와의 사적인 대화에서 자주 답답함을 토로하셨습니다. 부정 없는 회계에 대해, 많은 활동가들과 함께 투명하다는 결론을 내린 회계에 대한 저의 단편적인 문제제기, 글로 잘 정리되지는 않은 문제제기로는 구체적인 제 판단을 공유하기 어려웠던 탓일 것입니다.
하지만 평당원으로서, 잘 모르기 때문에 일견 그 궁금증 자체가 답답함을 유발할지라도 저는 계속 의문점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청년녹색당 운영위원회의 입장서에 따르면 “당비를 따로 배분받을 시에 발생하는 수수료와 고용비를 감당하기 어렵고 설명 그것까지는 배분이 된다고 한들 그 외의 사업 진행비를 쓰기가 매우 힘든 상황”이라고 하셨습니다. 사석의 대화에서 이안홍빈님은 아예 배분을 요청조차 하지 않았다고도 하셨습니다.
왜 그런가요?
저는 정당의 회계관리에 대해 잘 모릅니다. 그래서 정당에서는 지역당이나 소모임에 예산을 할당하기만 해도 막대한 수수료를 지급해야 한다고 관련법에 명시되어 있는 건 아닌가 하는 막연한 추측이 떠오릅니다. 하지만 그건 제 상상력이 만든 추측입니다. 수수료가 대체 얼마이기에? 감당하기 어렵다는 말씀이 전혀 납득이 가지 않습니다. 당비 배분의 금액이 얼마이느냐에 따라 수수료의 금액은 당연히 달라지고, 그것이 감당할 만한지 그렇지 않은지에 대한 판단도 달라지지 않습니까?
고용비가 배분된다고 해도 그 외의 사업 진행비를 쓰기가 매우 힘들다는 말씀도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전국사무처 예산에서 반상근자 인건비 1인 금액을 삭감하고 그만큼의 금액을 청년녹색당에 할당하는 식으로 예산을 잡으면 사업 진행비는 그대로 유지되는 것이 아닙니까?
이러한 의제에 대해서는 의당 2012년 11월, 12월의 전국운영위원회 회의에서 함께 토론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까? 12월에 열린 제15차 전국운영위원회에서 청년녹색당 규약이 통과되었음에도 정작 예산 문제는 다뤄지지 않은 까닭은 무엇입니까? 청년녹색당 정기회의에서 열심히 반상근 집행위원의 필요성을 논했음에도 추진하지 못한 실상은, 이것이 단순히 청년녹색당의 문제가 아니라 녹색당 전체의 예산배분 체계에 문제가 있다, 녹색당 예산은 뭘 모르는 평당원들이 무엇을 알아야 전체 시스템을 이해할 수 있는지는 버려두고 그저 효율적으로 뭘 아는 사람들끼리 일을 처리하고 있다는 것의 반증은 아닙니까?
그 밖에도, 어쩌면 사소하다고도 할 수 있겠지만 말과 개념의 엄밀성에서 비롯되는 의문도 있습니다.
이안홍빈님께서 저와의 사적 대화에서 밝히셨듯 이안홍빈님은 청년담당 반상근자이지 청년녹색당 사무국장도 아니고, 현재 청년녹색당에 사무국이라고 할 만한 조직을 갖출 수 있는 제반 여건 또한 없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이안홍빈님의 사과문에는 이안홍빈님이 청년녹색당 사무국을 사직할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런데 전국사무처에서 일하는 청년담당 반상근자에 대한 부분은 전국운영위원회와 전국사무처가 책임져야 할 부분이고, 청년녹색당 사무국에서 일하는 사람의 사직에 대한 부분은 청년녹색당 운영위원회가 책임져야 할 부분입니다. 모두가 모든 문제를 풀어갈 수는 없기 때문에, 결국 이 문제를 좀더 잘 풀어내기 위해서는 이 문제가 어떤 문제인지 범위를 한정지을 수 있어야겠습니다. 하지만 현재는 이안홍빈님 본인께서 하신 말씀이 적어도 제게는 바뀌었기 때문에 문제를 잘 한정지을 수 없습니다.
저는 이러한 상황에서는, 의사 결정의 소통 과정이 전반적으로 알려져 있지 않은 상황에서 무조건적으로 다른 평당원들께서 그동안 보이셨다는 신뢰라는 것을 충분히 갖기 어렵습니다. 더욱이 이 유령당원이 녹색당 페이스북 그룹 게시물, 청년녹색당 페이스북 그룹 게시물, 그리고 청년당원 공동성명서에 댓글로 질의했던 2012년 4사분기 청년녹색당 회계는 아예 공개되지 않았으니.
그렇습니다.
저는 지금, 작금의 문제는 분명 청년녹색당이 아닌, 녹색당 전체에 있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상근자 명단은 어디 있나? 전국사무처 청년담당 반상근자 개념의 도입은 어느 회의에서 결정되었으며, 그 보고는 어디에 있는가? 녹색당 예산의 할당에서 청년담당 반상근자가 청년녹색당 회계로 고려되지 않은 까닭은 무엇인가? 등등, 이 문제는 이미 청년녹색당만의 문제가 아니며, 녹색당 전체의 문제입니다.
홈페이지에 게시된 녹색당 규약 문서 PDF 파일에 아직 전국사무처 규약이 없는 건 차치해도 말입니다.
III. 청년녹색당 운영위원은 누구이고,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 걸까 … 물론 유령인 난 알 수 없지만.
저같은 유령 평당원은 그렇다 치고, 청년녹색당에서 나름 청년을 대표하며 의사 결정 과정에 참여하고 계신 운영위원 여러분은 작금의 상황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신지 몹시 궁금해졌습니다. 아무리 봐도, 현재의 상황은 다양한 녹색당 당헌, 당규, 청년녹색당 규약, 세칙을 몹시도 위반하고 있는 상황인데 이를 방치하는 것에 아무런 거리낌이 없을 리는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최소한, 운영위원 사이에서 우리가 지금 세칙을 위반하고 있다는 것에 대한 위기 의식을 가져야 한다는 논의 정도는 있었지 않겠습니까.
물론, 저는 그런 과정이 모두 절멸한 조직들을 많이 보아왔습니다. 그 중 하나는 제가 다니는 대학에서 목도한 광경입니다. 작년 여름, 우리 학교 동아리연합회의 운영위원회를 상대로 그들의 회의 내용을 공개하라는 요구가 빗발쳤던 때, 운영위원들은 몹시 독특한 답변을 내놓았던 적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회칙에_따라_회의록을_공개하지_않습니다.png
“회칙에 따라 회의록을 공개하지 않는다", “대의민주제에 따라 대표를 선출했으면 그들에 대한 신뢰를 보여야 한다" 라는 답변이었습니다. 물론 회칙에는 회의록을 공개하지 말라는 조항이 없었지만, 공개하라는 조항도 없으므로 자신들의 말이 맞다는 그 논증에 혀를 내두르며 학교 신문사는 만평을 그렸고, 운영위원회 위원장은 얼마 뒤 사퇴하고 자리를 떠나는 것으로 화답했습니다. 이후 남은 이들의 동아리연합회의 운영과 의사 결정에서도 회칙을 준수하려는 노력은 찾기 힘들었습니다.
자연스럽게 동아리연합회는 학교 내에서 가장 학생들이 싫어하는 불명예 조직이 되었습니다. 운영위원 전원이 교체된 이후 어렵게 모은 집행위원들조차 가을 개강을 앞두고 이렇게 외치고 있습니다.
“아무도 회의록을 남기지 않고 남겨도 읽지 않는데 그것에 왜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가"
“회칙의 내용을 읽어보고 지킬 필요성을 아무도 느끼지 않고 있는데 회칙이 대체 무슨 소용인가”
“의사 결정 회의에 안건으로 회칙의 규정을 지킬 지를 묻고 어기기로 결정하는데 무슨 의미가 있단 말인가”
비단 우리 학교 동아리연합회만이 이런 위기를 맞이한 것은 아닙니다. 전국적으로 많은 학교의 각종 크고 작은 학생회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특히나 우리 학교는 학생회 일을 한다고 장학금이 나오거나 하지도 않거니와, 이미 조직 전체가 지탄만 받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재건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형국이니 열심히 일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의지가 쉽게 고갈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4년만에 졸업하고 떠나야 하는 대학생의 한계점도 물론 클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정당이며 또한 공당인 녹색당은 좀 다를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당헌, 당규, 자치규약, 세칙의 준수에 대해 더 민감한 이들이 모여 서로의 신뢰를 더욱 굳건히 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그러하였기에 청년당원 공동성명에서 던져지는 다음의 문제제기를 보면서, 도대체 지금 청년녹색당의 운영위원이라는 자리에 계신 분들은 누구이기에 이런 문제들을 방치하고 계신 걸까 궁금해졌습니다. 자연스럽게, 지금 청년녹색당 운영위원의 명단을 알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도 궁금해졌습니다.
(1) 제2차, 제3차 임시운영위원회 회의에 참석한 운영위원의 수는 5인이다
(2) 이 때, 운영위원회의 재적인원은 12인이었으므로 5인은 과반수가 되지 않는다
(3) 회의 성사 요건이 되지 않았음에도 회의에서 결론을 짓고 결과를 공표하는 것은 잘못되었다
잠시 청년녹색당 회의규정에 관한 시행 세칙을 봅니다.
제2조(적용 대상)
① 이 세칙은 다음 각 호에 따르는 회의에 적용됩니다.
⇒ 1. 청년녹색당 운영위원회(임시, 정기)
⇒ 2. 청년녹색당 정기회의
② 청년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은 특별한 사유에 따라 정기회의(월 1회)를 운영위원회 혹은 임시운영위원회로 대체할 수 있습니다.
제3조(의사정족수) 회의는 재적 과반수의 참석으로 성립합니다.
제2차, 제3차의 청년녹색당 임시 운영위원회 회의에 대한 청년녹색당 블로그 공지사항, 뉴스레터 공지사항에서는 분명 다양한 종류의 의사 결정 결과에 대한 공표가 있었기 때문에, 저로서는 이 정도로 심각한 문제를 운영위원으로 계시는 분들 스스로 - 회의규정에 관한 시행 세칙을 정의한 분들 스스로 지속적으로 저지르셨다는 것이 전혀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여기에 대한 청년녹색당 운영위원회 성명서의 답변내용은 이렇습니다.
(1) 지역모임과 학교모임을 대표하는 형식으로 운영위원을 선임하고자 하였지만 잘 되지 않았다
(2) 이에 올 4월부터는 임시로 누구든 운영위원으로서의 활동을 결의한 당원들을 임명하기로 정하였다
(3) 결의한 사람의 명단: 김범일, 민철식, 박도담, 이규정, 이도연, 이환희, 임정명, 임정빈(군대), 전요은
(4) 이상의 사람으로 “임시운영위원회"라는 이름의 위원회를 구성한 것이다
(5) 관련 규정 기준이 명확치 않아 회의 성사가 실패되어도 정족수 미달 공표 없이 넘어갔다
이 답변을 보기 전까지만 해도, 저는 “임시운영위원회 회의"라는 아홉 글자가 의미하는 것이 청년녹색당 운영위원회가 정기적으로 여는 회의가 아닌 부정기적으로 여는 회의를 일컫기 위해 쓰는, “임시"로 열리는 제대로 구성된 “운영위원회”의 “회의"라는 아홉 글자의 준말일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 까닭은 2013년 3월에 열린 청년녹색당 제8차 정기회의의 다음과 같은 언급 때문이었습니다.
⇒ 공동운영위원장 여성 TO가 공석이며, 진달래 당원을 추천하나 인천 운영위원장 겸직으로 인해 불투명
⇒ 지역모임에서 다음과 같은 지역모임장이 선출됨
⇒ ⇒ 경기 부천/광명- 전요은
⇒ ⇒ 경기 용인/성남- 정재호
⇒ ⇒ 경기 수원/오산/평택- 임정빈
⇒ ⇒ 경기 안양/군포- 임정명
⇒ ⇒ 경기 고양/일산- 상현호
⇒ ⇒ 대구- 유선우
⇒ ⇒ 서울 신촌- 천예지
⇒ ⇒ 서울 혜화-박도담
⇒ ⇒ 경남- 공석
⇒ ⇒ 부산- 공석
앞서 이안홍빈님에게는 적용되지 않았던 겸직금지원칙 준수가 진달래 당원에게는 적용되는 것은 차치하고, 최소한 이 내용대로라면 공동운영위원장 외에 8인의 지역모임장이 선출된 바, 운영위원회의 구성을 청년녹색당 규약대로 하는 것에 아무런 문제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청년녹색당 운영위원회 성명서에서는 무어라고 했느냐면, 지역모임을 구성하는 것이 어려우므로 자발적으로 결의한 사람을 중심으로 규약 바깥에 있는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었다고 한 것입니다. 이럴 거라면 대체 제8차 정기회의에서 결정한 것은 무엇인지, 이를 번복하는 까닭은 무엇인지라도 공지가 되었어야 할 터인데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2013년 4월 열린 청년녹색당 제1차 임시 운영위원회 회의에 대한 내용을 아무리 훑어보아도 제8차 정기회의가 엎어져야 하는 까닭은 찾을 수 없었습니다.
이런 식으로 지도부 일부 성원의 판단에 따라 앞 회의의 결론을 엎어버리고 효율적으로 진행된다면 세칙이며 규약은 무슨 소용인지. 하지만 더 무서운 건, 이러한 형식의 진행은 이미 2012년부터 반복되고 있었다는 점입니다. 11월에 열린 청년녹색당 제1차 전국총회 회의록에서는 분명 4인의 공동운영위원장을 선출했지만 불과 사나흘 뒤의 뉴스레터에서는 3인의 이름만 언급된 것입니다.
⇒ 제1차 전국총회
⇒⇒ 공동운영위원장 4인을 추첨 등의 방법을 사용하여 선출 - 안노연, 안준혁, 이안홍빈, 김대홍
⇒⇒ 남녀 성비의 불균형 선출이 당헌 당규에 따라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언급 존재
⇒ 청년녹색당 뉴스레터 “안녕하세요, 청년녹색당입니다!”
⇒⇒ 청년녹색당 총회 결과 안노연, 이안홍빈, 안준혁 이렇게 3인으로 공동운영위원장을 선출하였다
⇒⇒ 여성 1석이 공석
네, 그렇습니다. 김대홍님이 사라졌습니다. 왜 사라진 것인지, 무슨 논의를 거친 것인지는 찾을 수 없습니다. 그나마 가장 가까운 언급은 청년녹색당 제5차 정기회의 및 2012 사업평가서에서 발견된 다음의 언급입니다.
⇒ “공동운영위원장 선출과정에 있어서도 여남동수로 인하여 문제가 발생할 것은 사전에 예견하고 있었고, 당일 총회 자리에서도 논의되었지만 사전에 처리하지 못했고, 총회 이후까지 여남동수 문제가 이어져 불필요한 시간을 낭비하면서 새로 결정했다는 점에서 부정적인 평가를 내릴 수 있으며 충분히 반성할 점으로 평가된다.”
대체 왜, 그렇게 되는 것인지에 대한 정리는 없습니다. 안노연님이 공동운영위원장 직에서 8월 6일에 사퇴하였다고 적혀 있지만 8월 19일 현재도 당 조직도에는 여전히 …
건재한_안노연_공동운영위원장님과_그_이메일주소.png
여전히 안노연님의 사퇴가 반영되지 않은 채로 방치되어 있습니다.
솔직히 - 허무했습니다.
누가 청년 녹색당원들을 대표하는지는 별로 중요한 문제가 아니니까 그냥 이대로 괜찮은 건가. 어차피 중앙에서 회의하는 사람들끼리는 서로 알고 있을 테니- 딱히 그 구성원이 어떻게 변하는지, 왜 변하는지에 대해서는 기록같은 게 남지 않아도, 그냥 괜찮은 건가. 괜찮으니까, 다들 그냥 둔 건가.
이런 것을 이상하다고 생각하고, 뒤적여 보고, 홀로 고민하는 평당원이 이상한 건가. 하긴, 유령당원이니까. 당 내의 다른 중요한 사업들에 대해서는 별 관심이 없고, 일회적으로 당내 정보 투명성이라는 가치에만 잠깐 관심을 갖는 유령이나 신경쓰는 요소인가.
그런 생각이 들면서 자괴감마저 치솟습니다.
결국, 지금의 청년녹색당은, 자발적으로 운영위원으로 나선 사람들 뿐만 아니라 상근 급여를 받는 인력까지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본적인 회의에 대한 정보 정리조차 전혀 되어 있지 않은, 상근자의 중요한 업무 중 하나로 취급되지 않는 환경인 것입니다.
문득 청년녹색당 페이스북 그룹에서 본 청년녹색당 2013년 여름 MT사진이 떠오릅니다.
청년녹색당_2013년_여름_MT_사진.png
사람이 먼저다, 라는 말이 있습니다. 사람이 먼저이고, 삶이 먼저이고, 체계는 사람과 삶을 위한 도구일 것입니다. 즐겁게 시간을 함께 하고 있는 이안홍빈님과 몇몇 운영위원의 성함이 적힌 사진들을 보면서, 어쩌면 제가 갖는 문제제기에 힘이 없는 까닭은 바로 거기에 있지 않은가 싶었습니다. 적어도 아직 청년 녹색당에 더 중요한 문제는 함께 어울리는 데 있고, 평당원을 위한 의사 결정 과정 공개와 같은 체계의 문제는 아직은 정보공개청구 없이는 논의될 만하지 않은, 불필요한 사안으로 인식되고 있는 건 아닐까.
IV. 진정한 직접민주주의의 실현은 귀찮은 준비에서 비롯될 것입니다.
모든 의사 결정 과정이 투명하게 공개되고, 논의의 효율성보다는 소통과 과정을 중시한다는 당헌, 당규를 가진 녹색당. 직접민주주의가 가능한 사회를 추구하는 녹색당. 4년 내에 떠나버리는 학교의 학생회 따위와 달리 평생 삶을 살아가는 대한민국 사회의 정당으로서, 민주주의의 각종 극단적인 실험을 마음껏 진행하는 모임으로서, 전국적으로 당비를 걷고 그 당비를 통해 당의 사무를 맡아보는 상근 활동가를 운용하는 조직으로서. 녹색당 중앙은, 청년녹색당은, 진정 그런 상황을 만들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 걸까.
이 유령당원이 요 며칠 간 어렴풋이 본 그 결과는, 명백히 “죽어가는" 대학 학생회의 그것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습니다. 어느 단계에서고 자연스럽게 활동가를 “믿는", 실천으로 그 행동을 보여주는 사람들을 믿는, 그래서 굳이 만들어도 많은 사람들은 궁금해하지도 읽지도 않는 문서따위는 만들지 않는 그런 모습이 드러납니다.
유령당원은 물었습니다. 2012년 4분기 청년녹색당 회계내역 공개에 대해서. 유령당원은 물었습니다. 녹색당 홈페이지 그곳에는 어째서 청년녹색당의 각종 세칙이 게시되어 있지 않은 것인지에 대해서. 이 두 질문에 대해서는 아무런 답변도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저는 궁금했습니다. 정말로,
“모든 의사결정이 투명하게 공개되고 당원들이 참여하는 직접, 참여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한 준비”
“우리 녹색당은 철저히 진행하고 있는가?”
“서로 다른 크기의 믿음을 가진 당원들 모두가 웃으며 함께 믿음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조금은 불편하고 조금은 많이 귀찮아도 기꺼이 언제든 열람할 수 있도록"
“굳이 누가 먼저 나서 따지고 비난하고 힐난하지 않아도 항상, 평상시에”
“그 의사결정의 과정이 어떻게든 절차를 따르고 소통으로 충만하며 기록으로 남고”
“ 필요할 때 언제든 편리하게 당원 누구나 열람할 수 있도록 정리되고 있는가?”
“그 필요성과 현실, 앞으로에 대한 녹색당과 청년녹색당 구성원의 입장은 무엇인가?”
청년녹색당 운영위원회 - 임시운영위원회라고 해야 하는지, 운영위원회의 답변을 읽으며 외칩니다.
“당원 여러분께 공식적으로 알려야 한다는 생각을 미처 하지 못했습니다.”
⇒ 그러면 앞으로는 알리시겠습니까.
“비단 이 건만이 아니지만 뒤늦게 정보 공개 요구를 해주셔서 이제야 알아차립니다.”
⇒ 요구가 없는 한은 녹색당의 의사결정권자들은 굳이 공개할 필요가 없다고 느낄 뿐입니까.
“학업과 개인사정 등으로 카톡과 전화 회의가 대부분이었으며 이를 전부 기록하지 못하였습니다.”
⇒ 상근인력을 갖춘 청년녹색당에서 회의에 대한 기록은 상근업무에는 들어가지 않았습니까.
“임시운영위에 대한 규정과 기준이 명확하지 못하였습니다.”
⇒ 임시운영위에 대한 향후 규정 마련, 기준 명확화에 대한 계획은 무엇입니까.
“구두로 협의한 바 회의자료와 기록은 따로 남아 있지 않습니다.”
⇒ 앞으로도 계속 구두 협의가 이뤄지고 기록이 남지 않아도 괜찮다고 생각하십니까.
“결국엔 투명하고 건전한 회계를 갖추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 평당원이 나서서 요청하기 전엔 열람할 수 없고 보고되지 않고 정리도 안 된 회계가 투명합니까.
“정보 공개를 원할하게 하지 못하였던 것과 의혹과 실망을 안겨드린 점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 그래서 앞으로는 그러한 의혹과 실망이 없도록 구체적으로 어떤 대책이 마련된 것입니까.
귀찮은 준비를 게을리하는 녹색당과 청년녹색당이 맞이하는 결과는 결국 오늘의 사태가 아닌가 싶습니다. 남들 다 이렇게 한다고, 극히 일부의 이상한 당원을 제외하면 아무도 문제제기하지 않는다고 치부하면서 넘겨버리면, 남는 것은 오랜 기간 함께 일했던 열성 당원간의 감정 불화, 객관적인 사실 관계를 기억에 의존하지 않고는 확인할 수 없는 현실, 정리된 정보가 하나도 없는 채로 추론만 가득해야 하며 의사 결정 과정의 투명성따위 찾을 수 없는 오늘만 찾아오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이미 이 문제는 청년녹색당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적어도 제게는 그렇습니다. 중언부언 앞에서 이미 한 이야기입니다만, 제게는 이 문제는 …
(1) 전국사무처의 상근자 명단도 알 수 없고
(2) 어느 전국운영위원이 언제 취임하고 언제 사퇴했는지도 알 수 없고
(3) 그러한 모습을 청년녹색당 또한 그대로 답습하여 닮아가고
(4) 이 정도면 충분히 했다 - 정말로 실무를 진행하는 사람들끼리만 알 수 있으면 충분하다,
(5) 미리 정리해두지 않아도 그저 한 두번 물어보는 사람이 생기면 그 때 그 때 정리하는 게 훨씬 경제적이다
이렇게 이어지는 분위기의 만연으로 여겨집니다. 네, 사실 녹색당 전체 운영에 대해서는 잘 모르기 때문에 거짓말 조금 보태고 과장해서 하는 말입니다.
귀찮은 일을 미리 미리 해 두지 않으면, 투명성은 결국 보장될 수 없습니다. 귀찮은 비용을 기꺼이 부담할 때에야만이, 비로소 진정한 직접민주주의가 가능한 토대가 마련될 수 있습니다. 신뢰는 결코 값싸지 않단 말입니다.
여러분은 혹시 대한민국의 금융 앱스토어라는 웹 사이트에 대해 들어보신 적이 있습니까? 대한민국 금융결제원이 그 신뢰도를 보증하는 국내 여러 은행의 스마트폰 금융 관련 앱 일체를 배포하는 웹 사이트입니다. 그런데 … 한국 정부에서 보증하는 이 웹 사이트에 FireFox라는 웹 브라우져를 사용하여 접속하면 어떤 메시지가 뜨는지, 혹시 알고 계십니까?
대한민국_정부가_보증해도_FireFox는_그_웹사이트를_신뢰할_수_없습니다.png
FireFox 웹 브라우져는 그 웹 사이트에 접속하면 위험한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고 경고합니다. 신뢰할 수 없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대한민국 정부가 보증하는데, 일개 웹 사이트 접속 프로그램이 신뢰하지 않는 이유는, 바로 이 웹 사이트에 내장된 인증서에 있습니다. 이 “인증서"라는 것은 웹 사이트가 신뢰할 만하고 해커가 만든 가짜 사이트가 아니라는 징표로, 금융 앱스토어의 인증서는 한국인터넷진흥원이라는 정부 기관에서 만든 것입니다. 한국에서 많이 쓰이는 “인터넷" 그림의 Internet Explorer, 요즘 젊은 분이 많이 쓰는 Google Chrome, 그리고 Mac이나 아이폰에서 쓰이는 Safari 브라우저는 이 “인증서"를 신뢰할 만한 것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FireFox에서는 그러지 못합니다. FireFox를 만든 사람들이 보기에 한국인터넷진흥원이 만든 인증서는 별로 믿을만한 것이 못 된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대한민국 정부가 이미 2006년부터 FireFox 개발자들에게 이 인증서를 신뢰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으며, 한 두 달에 한 번씩 그 인증서의 문제점이 새롭게 발견되어 지속적으로 고치고 있다는 데 있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대한민국의 정부기관이니 믿어달라고 하던 한국 정부에서는 차츰 차츰 그들의 요구에 따라, 그 정부 기관이 어째서 전문성을 지니고 있는지에 대한 증명, 그 정부 기관이 만든 인증서가 인터넷 표준을 잘 준수하여 만들어 졌음에 대한 증명, 새롭게 찾아진 버그를 해결했음에 대한 증명을 지속적으로 제출하면서 7년이 넘는 세월동안 천천히 신뢰관계를 만들고 있습니다. 단순히 국가 정부니까, 일을 열심히 하니까 신뢰하는 것이 아니라, 신뢰할 수 있는 이유를 제시하면서 하나 둘씩 천천히 서로 남남이었던 관계에서 상호간에 신뢰할 수 있는지를 타진하는 관계로 발전해 가고 있는 것입니다.
제게 청년녹색당 운영위원회 명의의 성명서도, 이안홍빈님의 사과문도 몹시 불편한 까닭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충분히 고생하고 있고 현실이 어쩔 수 없으니, 최선을 다 했으니 믿음을 얻을 줄 알았는데 그러지 못했으니 더욱 쇄신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겠다, 에서 끝나기 때문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이 한국인터넷진흥원의 인증서를 그냥 믿었듯, 그 정도면 충분히 앞으로의 노력을 믿고 기대할 당원도 많을 것입니다. 하지만 마찬가지로, FireFox를 만든 모질라 재단이 그러했듯 진정으로 신뢰를 쌓아갈 수 있도록 하는 구체적인 투명성을 위한 노력, 실천 없이는 일말의 신뢰도 보일 수 없는 당원도 분명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그토록 비난받는 대한민국 정부기관조차도 신뢰를 얻기 위한 노력을 하는 상황에서, 진정 녹색당이 당헌 당규의 가치를 주장하는 정당이라면, 신뢰할 수 있는 신호를 좀더 보내달라고 말하는 소수의 당원을 불편하니까 그냥 무시하는 것이 옳은 방향성은 아닐 것입니다!
이안홍빈님이 개인적으로 페이스북에 쓴 아르바이트에 관한 글이 청년녹색당 블로그의 “논평.칼럼"란에도 게시된 것을 보면서, 저는 이안홍빈님의 신뢰에 대한 인식, 투명성에 대한 인식이 단순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녹색당 당직에 계신 여러 당직자 여러분의 평균적인 인식과 맞닿아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갖게 됩니다. 그런 만큼 더더욱, 이 문제는 이안홍빈님과 청년녹색당을 분리하여 생각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니고, 청년녹색당과 녹색당을 분리하여 생각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닙니다.
별표 찾아보면서 일일이 계산기 두들기고, 근무일자가 언제 언제일지를 추리하여 근무 시간 수를 계산하지 않고서는 해독할 수 없는 회계자료를 덜컥 제시하는 것이 투명성일지, 아니면 좀더 귀찮아도 전문적인 지식을 풀어서 설명할 수 있는 활동가가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 진정한 의미에서의 직접민주주의를 가능하게 하는 투명성일지, 그런 부분에 있어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밑도 끝도 없이 문서를 꾸역꾸역 읽다가 지치게 하는 것이 진정한 투명성일지에 대해 고민해 주셔야 합니다. 그리고 실효적인 대책을 마련해 주셔야 합니다.
청년당원 성명 말미에는 이런 언급이 있습니다.
“작년 5월, 처음 청년 녹색당을 발족하던 그 현장에서 만났던 60여명의 당원들을 기억합니다. 저희가 지금까지 만났던, 지역에서 혹은 청년의제를 가지고 활동하는 수많은 청년 당원들은 여전히 그 자리에서 더 나은 청년녹색당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모두가 즐거운 청녹을 우리 한번 다시 만들어 봅시다.”
진정으로 더 나은 청년 녹색당이 나오기 위해서는, 감히 제안하건대 그 누가 손을 대더라도 귀찮은 작업들이 이뤄져야만 합니다. 청년녹색당 페이스북 그룹에 이런 댓글이 있습니다. “11월 총회 이후 청년녹색당 운영위원회 회의에서 프린트 된 안건지가 나온 적이 한 번도 없었”고, 그것에 대해 아무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귀찮게 굳이 프린트를 해야 하는가, 미리 준비를 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결국은 아무런 문서도 남지 않았습니다. 그런 귀찮은 일에 당원 여러분이 목소리를 높이며 기꺼이 앞장서 주실 때에만이 변화가 일어날 수 있을 겁니다.
진정한 투명성은 정리에서 나온다는 말씀을 반복하여 드리고 싶습니다.
V. 이상을 바탕으로, 녹색당 내 각종 본 사안에 대한 관련자 여러분께 다음의 사항을 청합니다.
이만 긴 글을 끝낼 때가 되었습니다.
첫째. 녹색당 전국사무처에 요청합니다. 전국사무처의 상근 활동가 명단을 당원들이 알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갱신되는 것을 열람할 수 있도록 조치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전국사무처의 상근 활동가들이 언제 휴가를 가는지도 알 수 있는 곳에서 정작 그 활동가의 명단과 활동개시일, 활동종료일, 각종 당헌당규와 세칙에 따른 매월 급여를 당원들이 알 수 있도록 표의 형태로 정리하고 갱신해 나가는 것이 그렇게 큰 노력이 필요하진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 드리는 청입니다.
둘째. 녹색당 전국사무처에 요청합니다. 각종 지역모임 및 의제모임의 회의자료, 회의록을 보면 양식이 통일되어 있지 않고 게시 방법 또한 각양각색이어 당원들이 정리된 결과를 전달받지 못하고 있는 바, 진정한 투명성 실현을 위한 각자의 노력이 최소화되면서도 동시에 그 과정이 알찰 수 있도록 표준화된 방법을 마련하고 지역모임 및 의제모임에 전달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문서의 포맷, hwp를 사용하는가 pdf를 사용하는가, 이런 사소한 문제부터 속기록을 첨부하는가, 속기록을 별도로 넣는가, 녹음을 한 뒤에 전국사무처 등지에서 녹취록 문서를 만드는 작업을 보조하여 주는가, 이러한 작업을 위한 별도의 상근활동 인건비 지출을 도모하는가 등, 다루어져야 하는 내용이 많을 것입니다.
셋째. 녹색당 전국사무처에 요청합니다. 현재 홈페이지에서는 사무국 내규의 “별표"의 표를 열람하는 것이 불가능하여 당헌 당규 강령 페이지의 역할이 반쪽짜리에 불과하며, 또한 청년녹색당 등의 지역모임에 대한 규약도 세칙 등이 갱신되어 있지 않으므로, 당헌 당규 강령 페이지를 대폭 개편하여 직접 일일이 각종 회의자료 문서를 찾지 않아도 찾을 수 있도록 조치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넷째. 녹색당 전국사무처에 요청합니다. 현재 홈페이지의 조직도에는 사퇴하였다고 알려진 안노연 전 공동운영위원장님이 여전히 공동운영위원장으로 명시되어 있으며, 사퇴사실은 이미 청년녹색당 운영위원회의 성명에서 공개되었으므로 적절한 절차를 거쳐 수정될 수 있도록 먼저 나서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또한 홈페이지의 당헌 당규 강령 웹 페이지에는 사무국 내규가 등록되어 있지만 정작 PDF 파일에는 사무국 내규가 첨부되어 있지 않고, 청년녹색당 규약과 세칙도 PDF 파일로는 존재하지 않으므로 이 부분 또한 게시하여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다섯째. 청년녹색당 운영위원회 위원 여러분께 요청합니다. 앞으로 전국총회까지 남은 기간동안 청년녹색당 운영위원회의 의사 결정과 회의가 직접민주주의 원리와 투명성의 원리가 충분히 스쳐갈 수 있을 만큼 심도 있는 노력에 의해 운영될 수 있는가에 대한 답을 주시기 바랍니다. 이미 현재 방식의 운영위원회 운영으로 충분하며 그 이상의 투명성에 대한 노력은 불필요하다고 보신다면 어째서인지, 저는 그 답변을 들을 수 있었으면 합니다. 또한 2012년도 4분기 청년녹색당 회계내역에 대한 공개를 부탁드립니다.
여섯째. 녹색당 전국운영위원회 위원 여러분께 요청합니다. 전국사무처에 청년담당 상근자가 등장하고, 그 상근자의 이름이 무엇인지 알려지지도 않고, 그 상근자가 겸직 금지 규정을 위반하는 일이 일어졌음에도 전국운영위원회가 침묵한 이유를 알려 주시기 바랍니다. 전국사무처 운영에 대한 일은 청년녹색당만의 일이 절대로 아니며, 이 부분에 대한 운영관리 책임은 분명 전국운영위원회에 있을 것입니다. 저같은 평범한 유령당원으로서는 이 문제가 진정 중요한 문제가 아닌 까닭을 찾을 수 없습니다.
일곱째. 녹색당 전국운영위원회 위원 여러분께 요청합니다. 청년녹색당 규약 등이 통과되는 일련의 과정에서 분명 청년녹색당 상근인력의 배분에 대한 논의가 있었을 것임에도 전국운영위원회 회의록 등지에서 찾을 수 없으며 수수료 문제 등에 대한 답변이 전혀 되어 있지 않은 바, 저같은 평당원 또한 그 의사결정이 합리적이라는 것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설명을 발표해 주시기 바랍니다. 청년녹색당에 배분하는 예산이 얼마여야 하는가, 그리고 그 의사 결정에서 참고되어야 하는 사안들은 무엇인가, 진정 평당원의 참여가 가능하기 위해서는 전국운영위원 여러분께서 그러한 판단에 이른 일련의 사고흐름을 따라갈 수 있도록 알려주셔야 합니다.
여덟째. 청년녹색당의 여러 뜻있는 분께 요청합니다. 나서 주십시오. 저는 어쩌다 보니 녹색당 창당발기인으로 시작하였을 뿐이고 주민등록번호를 잘못 입력해 당비를 한동안 연체하기까지 한 유령당원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지금 청년녹색당의 상황은, 그리고 녹색당의 상황은 - 기성 정당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었던 분쟁들을 그대로 닮아가기 위해 열심히 달려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될 정도입니다. 지금은 극복해야 할 때입니다. 단순히 당비만 내는 것은 저같은 유령에게 맡겨주시고, 유령이 아닌 진짜 사람으로 기계가 아닌 진짜 사람으로 녹색가치와 대안정치를 일궈내는 과정에서, 정말 한 사람 한 사람의 기여 없이는 이뤄낼 수 없는 실험적인 민주주의 시스템이 이 당 내에서만이라도 원활히 돌아갈 수 있도록, 평범한 시선으로 당 내부를 돌아보고 무엇이 좋다, 무엇이 나쁘다, 그러니 이렇게 고치자, 그러니 내가 고치겠다, 해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눈치를 채셨겠지만, 유령 유령 떠들면서도 결국 저도, 나서기 시작했습니다.
아홉째. 녹색당 당원 여러분께 요청합니다. 함께 청년모임과 녹색당을 더욱 살려 주십시오. 청년모임이 자생할 수 있으려면, 이 청년들이 좌충우돌 충돌하면서 때로는 서로 미워하고 때로는 서로 아끼며 성장통을 앓는 과정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청년 녹색당 내에서 해결해야 하는 일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결국 이번에 벌어진 문제의 본질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전국운영위원회나 대의원대회를 거치는 수준의 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관심을 갖고 지켜보시면 분명 청년녹색당만의 문제가 아닌 지점들이 보일 것입니다. 결국은 돈의 문제, 결국은 장소의 문제, 결국은 운영의 묘에 대한 전수의 문제로 이어질 것입니다. 참견도, 훈수도 아닌, 함께 문제를 고민하고 청년들 스스로의 문제를 청년들이 더욱 지혜롭게 해결할 수 있도록, 당 전체의 문제를 청년들도 함께 해결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그리하여 그 결론이 청년녹색당의 해체와 같은 극단적인 형태가 되어도 좋습니다.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청년녹색당 기획이 되어도 좋습니다. 결국 예산의 문제라는 것은 당 전체를 조망하는 통찰 없이는 해결이 완전히 불가능합니다. 이에 대한 영역을 어디까지 열어주시느냐에 따라, 청년의제에 대한 향후 녹색당의 향방은 크게 변화할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안홍빈 공동운영위원장님께 요청합니다. 이안홍빈님. 아마도 청년녹색당에는 저 말고도 많은 유령들이 있을 것입니다. 그 유령들과 이안홍빈님 사이에는 당을 떠나시지 않는 한 - 그리고 갈수록 좁아지는 이 세상에서는 - 결국 다양한 형태로 소통하게 될 것이며, 그 과정에서 많은 상처를 경험하시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분명 이안홍빈님께서는 청년녹색당을 되살리기 위하여 임기 마지막까지 정성을 다해 주시겠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부디 저를 비롯한 유령당원도, 지금 이안홍빈님에 대한 감정이 상하여 과도한 인신공격을 자행하는 사람도, 부디 청년녹색당에 대한 그들의 갓 피어나는 참여의지가 꺾이지 않도록 도움을 부탁드립니다. 저같은 유령들이 - 청년녹색당의 아웃 사이더들이 - 그 오만 가지 다른 신뢰의 방식으로 - 청년녹색당에 함께 할 수 있도록 하는, 진정 좋은 인연이 되어 주십시오. 물론 저에게도 말입니다.
VI. 맺는 말.
언제나 글이란 것은 사람을 위하여 쓰이기 마련입니다. 때로는 자신을, 때로는 당신을 위해 씁니다. 비록 이 글은 작금에 벌어지고 있는 사태에 대한 한 유령의 심경토로에 지나지 않습니다만 이런 졸문이라도 한 두 당원 동지 여러분의 마음에 무언가 긍정적인 불씨를 지필 수 있다면 그것으로도 족할 것입니다.
사실 이 글은 두 번째 쓰여졌습니다. 처음에는 이안홍빈님에 대한 제 원망과 악의가 가득 담긴 채로 대중에게 공개되었습니다. 많은 당원께서 그 점을 지적하여 주셨고, 두 번째 쓰여지면서 제 나름대로는 최대한 저의 악의를 내리기 위해 노력하였지만 여전히 부족할 것입니다. 많은 당원 여러분의 지적에 감사드리며, 늦었지만 첫 글에 의해 크게 상처받으셨을 이안홍빈님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녹색당은 제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당비를 납부하는 당입니다. 앞으로도 쭉, 그 당비가 조금도 아깝지 않았으면 합니다. 그리고, 그 당을 위해 처음으로 잡아본 펜에 흘려보낸 시간 또한 아깝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그 시간을 흘려보내 쓰여진 이 글을 읽기 위해 독자 여러분께서 보내신 시간 또한, 결코 아깝지 않기를 바랍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