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께서 바리새인들과 율법교사를 향해 책망하시면서 말씀을 전하고 있는데,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습니다(1절). 아마 사람들은 그 당시의 종교지도자인 바리새인들과 율법교사들이 예수님과 나누는 대화가 매우 신기하고 놀라웠을 것입니다. 감히 그들을 향해 비난하거나 책망하기 어려웠을 텐데, 예수님께서 그들을 향해 일갈(一喝)하시자 호기심으로 모여든 사람들도 있었을 것 같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바리새인들의 누룩, 즉 외식(外飾, Hypocrisy)을 주의하라고 말씀하십니다(1절). 바리새인들의 외식을 누룩에 비교하신 것은 그만큼 파급력과 영향력이 크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렇지만 주님은 그 모든 외식은 잘 포장되어 감추어져 있어도 언젠가는 모두 밝히 드러나게 될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2절, 3절). 우리나라 속담에 “밤말은 쥐가 듣고, 낮말은 새가 듣는다”는 말이 있는데, 속마음을 감추고 교묘하게 겉으로만 꾸며서 행하는 위선(僞善)은 결국 드러나게 될 것이란 말씀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모든 것이 그대로 드러나게 되는 것은 바로 하나님께서 밝히 비춰서 모든 어둠이 드러나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을 친구라고 부르시면서, 정말 두려워해야 할 분은 오직 하나님이시라고 말씀하십니다(4절~7절). 예수님은 아마도 자신이 제사장들과 바리새인들에게 붙잡혀 고난을 받으시고 십자가에 못 박혀 죽게 될 것을 염두에 두고 제자들에게 이 말씀을 하셨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바리새인들과 율법교사들의 외식과 위선을 책망하셨기에 그들은 더욱 분노하여 예수님을 어떻게든 트집잡아서 죽이려고 할 것을 아셨기에 제자들에게 그러한 상황에서 예수님을 고통스럽게 하고 죽이는 자들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당부하신 것입니다. 몸을 죽이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영혼인데, 그 영혼을 지옥에 넣으시는 분은 오직 하나님이시라고 말씀하십니다. 이 세상의 권세자들은 단지 몸만 죽일 뿐, 그 영혼은 건드리지 못한다는 것을 말씀하신 것입니다. 그렇기에 우리가 오직 하나님만 의지하고 따른다면 하나님께서 우리 영혼을 하나님의 나라에서 영원토록 살게 하실 것에 대해 말씀하시며, 예수님을 대적하는 자들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그 당시 참새 다섯 마리가 두 앗사리온(Assarion)에 팔린다는 것을 말씀하시면서 그런 참새도 하나님께서 허락하시지 않으면 그 참새 한 마리도 함부로 할 수 없다고 말씀하십니다(5절). 앗사리온은 드라크마의 1/10, 데나리온의 1/16에 해당하는 금액입니다. 요즘 가치로 말하면 약 6,000원 정도라고 할 수 있는데, 참새 다섯 마리가 6천 원이라면 한 마리에는 천 원 안팎의 금액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주 작은 가치의 존재라도 하나님의 허락 없이는 어떻게 하기 어렵다고 말씀하시면서, 심지어 하나님의 자녀들이라면 얼마나 귀히 여기시겠느냐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하나님은 그의 자녀들의 머리털까지도 세신 바 되었다고 말씀하십니다(7절). 그만큼 하나님께서는 세밀히 살피시고 보호하실 것이라고 말씀한 것입니다.
그러면서 사람들 앞에서 예수님을 부인하거나 거역하지 말고 담대하라고 말씀하십니다(8절). 그렇기에 사람 앞에서 예수님이 그리스도시라는 것을 부인하지 말고 담대히 증거할 것을 당부하십니다(9절). 그런데 10절 말씀에서는 “누구든지 말로 인자를 거역하면 사하심을 받으려니와”라고 말씀하시는데, 9절은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따르는 자들을 전제하여 하신 말씀이고, 10절은 아직 예수님을 믿기 전의 상황을 전제하신 말씀입니다. 예를 들어 나중에 사도 바울이 된 사울도 그 이전에는 예수 그리스도를 부인했었지만, 나중에 회개하여 사도까지 되었다는 것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성령을 모독하는 자는 사하심을 받지 못하리라”(10절)라고 말씀하십니다. 이 구절에서 모독한다는 단어는 헬라어 성경에서 “블라스페메산티”(βλασφημήσαντι)란 단어를 사용하고 있는데, 이 단어의 원형은 “블라스페메오”(βλασφημέω)로 “신성모독하다”, “모욕하다”, “중상모략(中傷謀略)하다”, “악담하다” 등의 의미를 가진 단어입니다. 즉 성령의 역사(役事)를 거부하고, 오히려 욕되게 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러니 이런 자들은 예수님을 구세주와 주님으로 받아들일 수도 없고, 결국 구원받을 수 없게 됩니다. 그래서 그런 자들은 사하심을 받지 못한다고 말씀한 것입니다.
그리고 나중에 혹시 예수 그리스도 때문에 끌려가더라도 어떻게 대답할 것인지 두려워하지 말라고 말씀하시면서(11절), 마땅히 할 말을 성령께서 가르쳐 주실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12절). 성령 충만하여 성령의 인도하심을 받으면 그 모든 상황에서 성령께서 지혜도 주시고, 어떻게 행동하며, 어떻게 반응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가르쳐 주실 것이라는 말씀입니다. 그렇기에 두려워하지 말고 하나님께서 보내주시는 성령을 온전히 의지하라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예수님은 자신이 곧 붙잡혀 고난을 받으시고 십자가에서 죽게 되실 것을 아셨기 때문에 미리 제자들에게 말씀하시면서 준비시키신 것입니다.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따른다는 것 때문에 때로는 불이익을 당하기도 하고, 억압을 받기도 하고, 압력을 받기도 할 것입니다. 때로는 매우 고통스러운 상황을 겪게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러나 끝까지 예수 그리스도가 하나님의 아들이시며, 우리의 구세주와 주님이시라는 것을 시인하면서 성령을 의지하면, 성령께서 가장 선하게 인도해 주실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세상을 두려워해서는 안 됩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따른다는 것 때문에 찾아오는 억압과 고통을 두려워해서는 안 됩니다. 성령을 온전히 의지하며 담대히 나서야 할 것입니다. 오늘도 주님만 의지하며, 예수 그리스도의 주님 되심을 고백하고, 담대히 주님의 말씀에 따라 행하는 삶을 살아갈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안창국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