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가 파놓은 함정에 베테랑 야수가 빠져버렸다...자만심이 가져온 예견된 패배...상대를 우습게 여긴 방송 강자의 수모...한국시간 2024년 9월 11일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와 트럼프 공화당 후보간의 대선 TV토론후 나온 각계의 반응입니다. 이번 TV토론은 그 의미가 남달랐습니다. 지금 초박빙의 상황에 놓인 두 후보의 지지도가 이번 TV토론으로 우열이 가려질 것으로 예측됐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 당초 예상과는 달리 해리스 후보가 상당히 선전해서 트럼프 후보를 여유있게 따돌린 것으로 평가 되고 있습니다. 아직 전체적인 지지율에서는 큰 변화는 보이지 않지만 그래도 해리스후보가 이번 TV토론에서는 확실한 우위를 점했다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해리스 후보는 초반부터 트럼프 후보의 약점을 겨냥하며 도발적인 질문을 이어갔습니다. 2016년과 2020년 그리고 2024년 지금까지 7번이나 대선 토론에 나선 트럼프후보는 다소 여유있게 토론에 임했지만 처음 대선 토론에 임한 해리스후보에게 역습을 맞은 셈입니다. 트럼프 후보는 지난번 바이든 후보와의 토론에서는 특유의 입담으로 시종 바이든 후보를 공략하면서 여유있는 승리를 거두었지만 이번 해리스후보와의 토론에서는 전혀 그렇지 못했습니다. 물론 바이든 후보와의 토론에서는 노령 리스크를 중심으로 공격할 것이 많았던 반면 이번 토론에서는 해리스후보의 핵심적 약점을 공략하는데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처음부터 흥분을 이기지 못하고 끌려다는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었습니다.
토론후 트럼프 후보는 스스로 만족할만한 토론이라고 자평했지만 언론의 평가와 캠프측 다수의 의견은 결코 그렇지 못했습니다. 트럼프후보가 이번 대선 토론에서 해리스 후보에게 판정패했다는 평가가 퍼지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 빠른 반응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가장 민감한 부분이 바로 돈의 흐름입니다. 바로 트럼프 트레이드 취소가 구체화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언론들은 대선 토론이 끝나자 투자자들은 트럼프 후보 당선 시 수혜가 예상되는 자산을 처분하는데 급급했다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특히 트럼프 후보가 대주주인 트럼프 미디어 주가는 장중 하락 폭을 18%까지 키우면서 지난 3월 말 상장한 이래 최저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비트코인이나 강경 이민 정책으로 수혜가 예상되는 민간 교도소 관련 기업 등도 자산 가격이 하락하고 있습니다.
이에 반해 해리스 후보가 당선될 때 수혜가 예상되는 태양광 주식 즉 퍼스트 솔라가 15% 인상되고 인베스코 솔라가 5% 올랐습니다. 또한 외환시장에서 트럼프 후보의 승리는 달러 강세와 연관이 있는데 현재 상황은 달러가 전반적으로 약세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베팅 사이트에서는 해리스 후보 배당률이 토론 전 53%에서 55%로, 트럼프 후보의 배당률을 52%에서 47%로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미국 대선 TV토론은 가장 효과적인 유세방법으로 통하고 있습니다. 유권자들이 90여 분간의 토론을 통해 후보자의 됨됨이를 평가하고 누가 과연 미국 대통령으로서 적합한 가를 분석하는 최적의 유세장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이번 토론을 대비해 해리스후보는 실전을 방불케하는 예행연습을 강행한데 반해 트럼프후보는 원래 공개토론에 강하다는 자신의 강점을 믿고 상대적으로 준비에 소홀했고 해리스의 전략을 잘 파악하지 못해 일격을 당한 것이 아닌가 보는 시각이 많습니다. 하여튼 트럼프후보는 대통령에 당선됐을 2016년 대선 토론때보다 훨씬 노약해 보였고 상황대처에 순발력이 뒤처진다는 평가속에 노령리스크를 소환하는 분위기까지 생기고 있는 상황입니다. 또한 이제 막말은 득보다는 실이 더 많다는 것도 드러났습니다. 트럼프 후보가 앞으로 유세 전략을 수정할 것인지 아니면 지금의 럭비공식 방식을 고수할 것인지 더 지켜봐야 할 듯 합니다.
2024년 9월 12일 화야산방에서 정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