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92. 5년 연속 가을야구 (준우승 4회) 시절에 저는 초등학생~중학생이었습니다.
서울 사는 빙그레팬, 게다가 초중학생이니 야구장은 1년에 한번 가는 게 고작이었고
가을야구는 전부 TV로만 봤네요
그런데, 제가 야구를 처음 본 것이 1988년입니다
포스트시즌은 <특별한 무엇>이 아니라 그냥 '당연히 하는 것'인 줄 알았습니다.
왜냐하면, 내가 야구를 처음 본 순간부터 응원팀은 늘 가을야구를 했으니까요.
그래서 플레이오프나 한국시리즈에 대해 유난히 느끼는 감정은 없었죠.
기껏해야 "해태 XXX, 선동열 XXX" 정도였지, 그거 빼면 괜찮았습니다.
어쨌든 매년 결승전(?)은 갔으니까요.
90년대 중후반에는 포스트시즌을 한두번 띄엄띄엄 갔는데
당시 저는 입시를 준비하거나 대학교 1~2학년이어서, 야구 말고도 관심 가져야 할 일이 많았죠.
99년 우승때는 군인이어서 직관을 못했고요 (다행히 최종전은 본방사수 했네요)
01년 포스트시즌에서 광탈했지만 아직 우승 '뽕'이 남아있던 시절이라 가을야구를 그렇게 갈구하지는 않았고
02~04년 야구를 좀 못했지만 그때도 '암흑기'라는 느낌은 없었습니다.
정리하면, "가을야구는 2~3년에 한번씩 하는거고 어차피 우승 한번 했으니까 한은 풀었다" 그렇게 마음이 편했던 것 같네요.
05~07 3년 동안 가을야구 할 때는
매년 전국 각지로 직관을 다녔습니다.
카페 단관이 가장 활발하던 때도 그 시절이었죠.
그때는 우승은 못했지만, 그래도 '우리들은 강하다'는 자부심은 있었던 것 같네요.
류현진-김태균 있으니까 한동안 그럭저럭 포스트시즌 단골 손님은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있었고요.
뭐랄까, <가을야구> 자체가 그렇게 특별한 무엇은 아니라는 생각? 그건 여전했습니다.
'원래 우승은 잘 못하던 팀이었지만, 이렇게 저렇게 또 열심히 하면 언젠가 기회가 오겠지' 하는 기대는 있었으니까요.
그러다 2008년 후반기에 팀이 하향곡선을 타기 시작했고 (전반기 끝날때만 해도 2위였죠)
2009년에는 정신없이 지면서 꼴찌를 하고
송구정문의 연이은 은퇴에 팀이 아무런 대응을 하지 못하고 무너지더니
어~어~ 하다가 벌써 10년이 흘렀네요.
저는 2007년 한국시리즈에서 두산을 응원했었습니다.
이유는 딱 하나, 두산이 플옵에서 우리를 꺾고 올라갔거든요.
감히 우리를 이기고 올라갔으니까, 거기서 SK도 이기라고 빌었죠.
준우승 구단한테 진 팀이 되면 쪽팔리니까, 우승팀한테 진 걸로 하자고 말입니다.
대신, 내년(08) 가을야구에서 다시 만나면 우리가 너희를 자근자근 밟아주겠다는 마음이었죠
06코시에서 우리를 울린 삼성한테 07준플옵에서 신나게 복수했는데
그 복수에 힘을 너무 많이 써서 두산한테 의외의 한 방을 맞았다고 자위하면서
내년에는 두산한테 복수하고 깔끔하게 우승하겠다는 마음이 잇었습니다.
그때는 그렇게 자신감 넘치는 팬이었는데
그렇게 멀어진 가을야구가 벌써 10년이네요.
5년 전, 그때 23살이던 카페 회원이 저한테 그런 말을 했었습니다.
"설마, 저 서른 살 되기 전에는 가을야구 가겠죠?" 라고요
그때 제가 농담반 진담반으로
"방심하지 마 그때까지 못 갈지도 몰라 ㅋㅋㅋ" 했는데
이제 2년 밖에 안 남았네요.
내년에 보자는 욕심은 부리지 않겠습니다.
다만, 그래도 몇년 후에는
저도 포스트시즌 예매를 위해서 '광클' 하면 좋겠네요.
제 컴퓨터에 1999년 한국시리즈 풀 영상이랑
2006년 한국시리즈 하이라이트 영상이 있는데
조만간 그 영상이 다른 것으로 좀 바뀌었으면 좋겠습니다.
가을야구를 <구경>하지 않고, <응원>할 수 있게 말입니다.
첫댓글 새로운 감독이와서 3년 계약 후 3년째 되는해에 가을야구 예상 혹은 기원합니다!
전 내년에 보자는 욕심을 부립니다.
불가능 아니라고 믿습니다
제가 기억하는 최고의 가을야구는 99년 우승이죠 두산과 플옵때 비도 엄청오고 데이비스 동점홈런 투런인가 쓰리런인지는 정확하게 기억이 않되네요 강석천 역전홈런 극적였죠 롯데와 한국시리즈때 한경기가 우취되었죠 그날 잠실숙소 근처 포장마차에서 부산아재들이랑 옥신각신 하다가 주먹다짐 한 기억이 ㅎ ㅎ;;
99년 고3때였는데 야자시간에 교실서 몰래 티비 틀어놓고 응원하던게 엊그제 같네요.. .ㅎ
저도 그 때 수능 한 달이 채 안남은 시점에서 야금야금 몰래 봤더랬죠ㅎㅎ 우승 버프받아서 수능도 대박나길 바라면서 ^^"
전, 여러모로 내년이 기대됩니다.(짜잔~~)
외인 3인방만 제대로 영입한다면 내년에 5강 꿈꿔도 되지 않을까요? 그나저나 남의 잔치라서인지 제 눈에 들어오는 건 승패가 아니라 손아섭, 나성범뿐이네요. 타팀 선수 탐낸 적 없었는데 저 두 명은 정말이지 볼수록 욕심이 납니다. 언감생심일까요?ㅜㅜ
처음 야구의 세계에 입문했을 때가(91년) 하필 이글스 야구가(그와 맞춰서 no.35 장 레전드의 기량이) 딱 정점을 찍고 있을 때라서 2년 연속 준우승에 아쉬워하고, 가을야구는 당연한 것으로 여기다가...
90년대 중후반의 띄엄띄엄 가을야구(99년의 영광의 순간도 있었지만^^), 2000년대 초반의 (제 표현으로 하자면) 회색기, 2000년대 중반의 (내일이 없는 오늘만을 이기기 위했던) 중흥기, 그리고 2008년 후반기 부터의 거짓말같은 암흑기(아직도 진행중T.T)
내년에 거짓말같이 정규+포스트 시즌 통합우승했으면 하는 게 팬으로서의 마음이지만 더도 덜도 말고 승률 5할+ 만 되어도 좋을 것 같아요. 재도약의 첫 단계!!
저랑 동갑이시네요. 정말 공감됩니다ㅜㅜ 99년 10월29일 잊을수없는 날이죠. 저도 군대에서 본방사수하고 다음날 아버지한테 전화해서 4개 스포츠신문 사서 보관해달라고~~ㅋ
내년엔 꼭 보고 싶네요
99년도 중3이었는데 어느덧 30중반에 한 아이의 아빠가 되어있네요ㅋㅋ 마흔 전에는 우승할수 있을지
ㅋㅋㅋㅋㅋ
마흔전에는 가을야구 볼 수 있을런지..ㅋㅋ
99년 한국시리즈 풀영상좀 구할 수 있을까요...
보고싶네요 ㅎㅎ하이라이트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