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마을에서 주시는 년 말 선물을 받으며....
저희교회가 자리한 도촌리 486-2번지는 행정 구역상 위치는 참 애매한 곳입니다.
교회가 자리한 관내에는 도촌리와 창1-2리, 이렇게 3개 마을이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저희교회를 기준으로 보면 부채꼴 형태로 오른쪽에는 도촌리가 자리해 있고
왼쪽에는 창2리, 중앙에는 창1리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특히 도촌리 마을은 마을 구성 형태가 길쭉한 고구마처럼 흐릿곳과 되레지 고개 가는
골짜기를 따라 마을이 형성되어 있는, 세 마을로서는 가구수가 제일 많은 동네입니다.
그런데 저희교회는 마을회관에서도 한참 떨어진 초입에 자리하고 있어서 도촌리에서 안내 방송하는
소리는 잘 들리지 않는 반면 바로 옆에 위치한 창2리 마을회관의 방송은 명확하게 들립니다.
그래서 내심 행정구역 소속을 도촌리 보다 창리로 바뀌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몇해 전 면민 화합대회장에서 창2리 이장님께서 교회를 창2리 소속으로 해 줄 것을
도촌리 이장님께 말씀하시기에 내심 기대했지만 진척은 없습니다.
엄밀하게 말하면 창2리 마을은 이웃마을임에도 실제 교통편이나 차량통행은
창2리를 지나가야 하는 기묘한 상황입니다.
또한 몇 해 전부터 창2리 이장님께서 창2리 마을에서 주민들에게 주는 혜택이 있으면
위법이 아닌 선에서 저희교회에도 혜택을 주시곤 하셨습니다.
그런데 오늘 오후, 교회마당으로 차량이 들어왔습니다.
평일 오후에 누구일까 싶어서 창밖으로 내다보니, 마을 총무 일을 맡고 있는 교회 집사님이
손에 무엇인가를 가득 안고서 교육관으로 오시는 것입니다.
“이게 다 뭡니까?”했더니“마을 대동회를 코로나 때문에 개최하지를 못해서 가정별로
선물을 나누어 주는데 목사님 몫이라며 갖다 주시라”했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총 4가지 물품을 바닥에 내려놓고 가셨습니다.
자세히 보니 작은 “영양제 한통과 판피린 큐 한 박스와 비타씨 음료 한 박스, 쌍화탕 한 박스”입니다.
시골 마을에는 매년 연 초나 연말에 대동회라는 이름으로 마을주민들이 한 해를 시작,
결산하면서 마을의 살림살이를 결산, 보고하며 따뜻한 한 끼를 나누는 마을 공동체 행사가 있습니다.
그동안 마을별로 대동회가 있음을 알게 되면 음료수라도 교회에서 보내곤 했었지요.
그런데 올해에는 전염병으로 인하여 모든 행사들이 전면 취소되는 실정이어서
대동회는 생각조차 하고 있지 못했습니다.
그러한 순간 마을분들이 보내오신 정이 담긴 선물을 보며 먹어서 맛이 아닌
구수한 시골 인심이 온몸으로 전이됨을 느낍니다.
보내 주신 음료는 마을 어르신들이 사랑방으로 모이는 한 가정에 갖다 드리며
드시라고 흘러 보내었습니다.
마을에서 주시는 귀한 선물을 받으며, 마을 공동체의 일원으로 받아 주시는
표식으로 여겨지기에 참 기분이 좋습니다.
더불어 지역을 이롭게 하는 교회와 목회자가 되는 일에 쓰임 받아야겠다는
마음을 다시금 갖게 됩니다.
여러분 한명 한명을 주님의 이름으로 사랑합니다.
첫댓글 푸근한 마음이 느껴집니다.
교회가 지역에서 어떻게 섬기는지도 알만합니다.
목사님과 함께 하는 성도들이 행복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