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 정리와 인생 정리
우리 집의 현관은 늘 질서정연하다.
나는 신발이 이리저리 흐트러져 있는 것을 그냥 두지 못한다. 그래서 아내나 아이가 신발을 벗고 들어간 후 늘 마지막 정리를 다시 한다. 물론 아내나 아이도 신발을 가지런히 벗어 두지만, 가끔 아이가 급히 들어간다며 툭 벗어던지는 경우가 있다. 이때는 빠짐없이 내 손이 쉬지 않고 비뚤어진 신발을 가지런히 정리한다.
아이가 다니는 피아노 학원의 신발은 전쟁터이다. 유치원 아이부터 때론 어른까지 피아노를 배우는 곳이어서 신발들이 비뚤비뚤 놓여 있기도 하고 심지어 뒤집힌 것들도 있는데 내가 정리를 한다.
교회 식당도 마찬가지이다. 비뚤어진 신발들은 늘 내 손을 기다린다.
옛말에 이런 말이 있다.
노련한 도둑들은 어느 집이건 도적질하러 들어갔다가 현관의 신발이 가지런히 정돈되어 있으면 뒤도 돌아보지 않고 돌아서 나온다고 한다. 정리된 집은 모든 게 잘 단속되어 있어서 들어가 봤자 훔칠 게 없기 때문이란다. 사실 그렇다. 주변 정리가 잘 된 사람은 집의 안과 밖이 다 잘 단속되어 있어서 빈틈을 찾으려야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신발을 가지런히 잘 정리하는 사람의 마음 역시 잘 다듬어져 있기 마련이다. 그리고 마음이 정갈한 사람은 그의 인생 여정도 잘 정돈되어 있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알 수 있다는 말이 있다. 그러하니 오늘 당신이 벗어 둔 신발이 잘 정돈되어 있기를 바란다. 한 짝은 동쪽에, 나머지는 서쪽 끝에 뒤집혀 나뒹굴고 있지는 아니한가 살펴보시기 바란다.
당신의 신발이 뒤집히기 전에 이미 당신의 마음이 온통 무너진 성벽의 돌무더기가 되어버린 것은 아닐지 말이다.
창조주 하나님 앞에서 정결한 영으로 질서정연하게 살아간다는 것은 하나님의 크신 축복이요 대단히 아름다운 삶이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