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락가락 하고 있습니다.
날씨 탓인지 늦잠을 자는 아들넘이를 깨워서 아침을 먹었습니다.
방학이 되니 평일 미사시간 맞추려 아침이 분주합니다.
녀석이에게 컴터게임 하라고 하고 미사에 갔습니다.
집앞에 엎어지면 코닿을 곳에 성당이 있음에도 매일미사에 가려면 늘 여러 핑계거리가 생기곤 합니다.
벌써 입당성가소리가 계단참에서 들리기 시작합니다.
성당에 들어서니 빠알간 꽃이 핀 듯 애기들이 빨간 티셔츠를 입고서 중앙통로옆 의자에 50여명쯤 서서 미사를 시작합니다.오늘이 여름 신앙학교하는 날이랍니다.
유치부, 1학년, 2학년......애기들이 가득하니 옆통로의 할무이들도 애기들을 쳐다보시느라 성가도 못부르십니다...
신부님은 강론 시간에 " 월요일 복사단 캠프에 다녀오신후 복사어린이에게서 받으셨다는 편지를 읽어주셨습니다.
신부님~~
캠프때 레프팅 하면서 신부님께 물을 튀기니 신부님이 저를 물속에 빠뜨리셔서 화가나서
나오자 마자 신부님에게 소리를 질러댄거 정말로 정말로 정말로 잘못했습니다.
저는 화가나면 소리를 질러대고 반말하는 나쁜 버릇이 있는데 감히 신부님에게도 소리를 질러대어서
정말 죄송합니다. 다시는 다시는 안그러겠습니다.
용서해주세요......
그 편지를 읽으시고 나서 그 복사어린이가 어찌나 이뻐보이던지 모르셨다고 하십니다.
오늘 복음 말씀이 선인과 악인의 비유하신 말씀입니다.
<좋은 것들은 그릇에 담고 나쁜 것들은 밖으로 던져버렸다.....>
신부님께서 말씀하십니다.
주님께는 바르고 완벽하고 흠잡을데 없는 사람을 의인으로 판단하지는 않으시고,
비록 흠이 있고, 부족하고, 죄를 지었어도 다시는 그러지 않으려고 노력하며
부족한 부분을 채우려고 애쓰는 그런 사람을 의인으로 부르신다고,,,
묵상~~~~
우리 신부님 미사 내내 어린이들에게 눈길을 주십니다.
저절로 웃음이 번지시네요.
옆라인의 할무이들도 아줌니들도 저절로 애기들에게 눈길이 ....
영성체가 끝날무렵 신부님은 어린이들에게 안수를 주십니다.
미사가 끝나고 제일 예쁘게 미사 드린 어린이 두명이 뽑혀 곰인형을 하나씩 받았습니다.
늘 어린이 미사시간에는 시끌벅적하여 분심이 생기기 일쑤였고,
조용히 하라고 야단을 치다가도 또 얌전히 앉아 있는 모습을 보면 너무 이쁜 마음이 생기셔서
어린이들로 마음속이 천사와 마귀가 왔다갔다 할 때가 많았는데 이렇게 조용히 미사도 드릴 수 있다니 ..하십니다.
비가 오니 성당안이 미끄러워 절대로 뛰지 않겠습니다... 신부님과 어린이들 손가락 걸며 꼭꼭 약속을 하고 미사를 끝마쳤습니다.
오늘 어린이들로 인해 미사자체가 너무나 행복했습니다.
곰인형 받은 친구들이 무지하게 부러운 우리 어린이들 파견성가 부르는 시간에 모두 친구들에게로 모여듭니다...하하하
집에 돌아오니 우리 아들넘은 가방을 세개나 꺼내놓고 있습니다.
배낭에 음료수도 두어개 넣고,
놀러갈 때 쓰던 모자도 꺼내놓고,
가방에는 속옷도 넣고, 수영복도 챙겨넣고, 세면도구에 에미의 화장품 파우치도 챙겨넣었습니다.
그리고는 에미를 보며 이야기합니다.
모자쓰고, 가방메고, 짐 버쩍들고 모두투어~~~가자!!!!
방학이 시작된지 일주일 되었습니다.
이거 방랑벽입니까? 역마살입니까?
하루 종일 비가 오락가락 하고 있습니다.
집중호우로 서울도 초토화가 되었습니다.
인명피해도 많아 걱정입니다. 이젠 비가 그만왔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비 그치기 기다리다가 지쳐서 결국 세탁기를 돌리고 있습니다.
비~~~~이제 그만!!!!
첫댓글 요즘 갈수록 아이들이 거칠어지고 성급해진다는 느낌이 드는데, 그 복사 아이가 뉘우치고 사죄하는 모습이 정말 예쁘네요^^
아이들 성격이 급해져서 그런가 봐요....녀석이는 캠프에서 신부님이 아무말씀도 안하셨는데 집에 온 다음날 편지를 신부님께 드리더랍니다....주님 날개밑에서 서있는 녀석이라 그런 이쁜 마음이 생겼나봅니다...
행복한 맘으로 읽었습니다 비오는날 우울하게 들어가서 화창하게 갠날 집에오니 좋네요 결과가 우야튼지 ㅎㅎ...
잘하고 오셨네요 잘 될거에요. 이제 정말 비가 그만 왔으면 좋겠습니다. 연일 뉴스에 피해지역 주민들을 보면서 괜시리 미안해지고 그러네요..
꼬마 복사도 원영이도 참 사랑스럽습니다. 저희 작은 녀석도 올해로 마지막 복사입니다.... 아이들의 순수한 믿음은 하느님 보시기엔 또 얼마나 귀하고 예쁜 것일지요.
저희 큰넘도 복사를 3년정도 했는데 지금은....냉담그래도 주 날개밑에서 시중들던 녀석이니 언젠가 돌아오리라 믿고 있어요... 미사때마다 제대위에서 예쁘게 기도손하고 서있는 복사들을 위해 화살을 쏩니다....
원영이 총각.........즐거운 여행되시게나..ㅎㅎㅎ ..성당에 가면 애들이 왜 그리 이쁜지유^^.....
어린이들과 함게하는 미사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어린이는 우리 교회의 내일이고 우리 집,우리 나라의 희망이지요.
원영이 여행 많이 좋아하나 보네요. 여행을 통해 삶을 경험하고 성장하는데 도움이 되지요.
행복한 여름방학 함께 보내시기를... 따뜻하고 좋은 글 속에 푹 빠젔다 갑니다. 감사하면서...
원영이는 여행을 통해 많이 좋아진 듯 해요...낯선 곳에 가서도 덜 위축돠고,,,모르는 사람들 사이에도 서고,,이곳저곳 식당에도 많이 가보고...그런데 이제는 너무 자주 가방을 꾸려서
원영행님 모시고 여행 잘 하고 계시나요 비가 내려서 고생은 안하는지 하긴 빗속에 노는게 젤 재밌다고 누가누가 그러긴 하더라구요 행복한 시간 보내고 오세요
참말로 빗속에서의 물놀이 환상 아들넘은 멀쩡한데 에미는 몸살이..
행복한 미사장면, 신부님의 온화한 미소와그 뒤에 계신 어린이를 사랑하시는 예수님의 흐믓하신 미소와 신자들의 행복한 미소를 보느듯 합니다. 더불어 저도 행복한 미소가 번집니다. 우리에게 어린이들이 없다면 얼마나 삭막한 세상일까요 아드님과 행복한 여행에서 많은 경험을 풀러스 하고 오시길 바랍니다. 캐더린님
감사합니다.. 여행은 언제나 삶의 보너스같습니다. 조금은 삶이 풍요로워지는 느낌말이죠...오늘도 비소식이 있다네요. 건강조심하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