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중 칼럼세상>
‘승부조작 게임’ 숨기는 문철수 단일화
기도 안 찬다! 문재인·안철수가 ‘룰의 게임’이라고 그럴듯하게 포장해 ‘문철수 단일화’ 좌판 벌려 장사 하고 있는 걸 보면.
야당 대통령 후보를 ‘여론조사’ 방식으로 결정한다는 발상? 결국 여론조사 방식이 아니면 두 명중 한 사람을 무슨 재주로 뽑겠는가? 담판? 웃기는 소리 말아라.
세계 어느 나라에서 대선 후보를 여론조사로 결정하나! 미국 민주당에서 버락 오바마를 대선 후보로 뽑고, 일본 민주당이 총리 뽑는데 여론조사 비율이 단 1%도 반영되지 않고 있는 진정한 이유?
그건 미국이나 일본의 여론조사 기관들이 대한민국 여론조사 기관과는 비교할 수도 없는 신뢰도(credibility)를 갖고 있지만
첫째, 당원들의 결정권을 존중해야 정당 민주주의 체제가 흔들리지 않고
둘째, 여론조사란 기본적으로 정부 기관도 아니고 사설(私設) 기관에 불과해 ‘조작’이 얼마든지 가능하기 때문!
조작한 사실이 밝혀지더라도, 밝혀지기도 어렵지만 아무런 법적 책임이 없고, 나중에 틀린 것으로 최종 판단되는 상황이 와도 신뢰도만 추락할 뿐 어떤 법적 책임도 지지 않는 게 여론조사기관!
말하자면 여론조사기관이든, 여론조사 대상의 조직이나 개인이든 얼마든지 ‘승부조작’이 가능하기 때문에 대통령 후보를 뽑는 국가 대사(大事)에서 여론조사 방식을 동원한다는 건 상상도 할 수 없는 것.
그래서 단지 ‘참고적 데이터’로만 들여다보기 위해 하는 게 여론조사! 그런데 유독 대한민국에서만 여론조사가 결정짓기 어려운 문제만 나타나면 깨끗하게 해결 지을 수 있는 ‘단골 손님’이 되고 있다.
이게 대한민국 정치의 수준이고, 결국 국민 전반의 수준!
문재인·안철수가 대권을 얻을 욕심에서 정략결혼을 하자고 일단 결정해 놓고 누가 ‘신랑’이 돼야하고, 신랑에서 떨어진 사람에게 ‘신부’ 역할 맡기기로 결정하려하는데, 이걸 여론조사로 선정하겠다는 것! 정말 웃기는 일이 지금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다!
여론조사에서 ‘승부조작’이 가능한 이유는 널려있다.
예컨대, 가두리 양식장 안에 있는 1000마리의 물고기를 샘플로 정해 조사하면서 다른 데에서 가져온 10마리만 집어넣으면 1%가 조작되는 결과가 나온다. 20마리 집어넣으면 2%. 간단한 것! 그러나 엄청난 조사 샘플 조작! 엄청난 승부조작이 가능!
2002년 정몽준이 여론조사에서 노무현한테 패배하고서도 결국 승복하지 못해 단일화를 폐기한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런 ‘승부조작’에 당했다는 심리적 억울함이 작용했기 때문.
2007년 이명박·박근혜 대선 후보 경선에서도 박근혜가 당심(黨心)에서 이기고 여론조사에서 패한 결과가 나오자 박근혜 진영에서는 ‘승부조작’ 의심을 갖게 됐고, 이게 결국 친이·친박계 불화의 단초가 됐던 것!
MB의 최측근이었던 최시중이 대선 전 경선 때 거액의 검은돈을 받은데 대해 “여론조사에 썼다”고 실토하자 친박계 쪽에서는 “그것 봐라, 사기 당했다”고 한 것도 같은 맥락.
경제적 자립을 하고 있고 그나마 공신력이 좀 있는 여론조사 기관들은 정치적 구설에 휩싸이는 게 싫어 대선 후보를 결정하는 여론조사에는 참여하지 않기 때문에 결국 이름 내려는 영세한 여론조사 기관만 참가함으로써 ‘공신력’ 자체를 인정한다는 것도 웃기는 얘기!
더 웃기는 건 ‘문철수’ 단일후보를 뽑는 여론조사에 여론조사 기관들이 과연 몇 명이나 샘플로 동원하느냐 하는 문제. 한 여론조사 기관이 통상적으로 1000명이나 1500명을 샘플로 한다면 이런 숫자가 4000만 명의 유권자 중 도대체 얼마를 대변할 수 있느냐하는 근본적인 문제가 제기되는 건 너무나 당연하다.
연령, 지역, 성별, 어느 것 하나 객관적으로 대변할 수 있다고 장담할 수 없다.
한강에다 잉크 몇 방울 떨어뜨리고, 그 잉크를 샘플로 조사하고선 그 잉크 방울이 한강물 전체를 대변한다고 우기는 것과 똑같은 이치! 이건 상식의 문제에 불과한데도, 대한민국은 여론조사가 만병통치약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벌써 문재인과 안철수 쪽에서 여론조사 문항을 만드는 데 샅바싸움 벌이고 것도 ‘승부조작’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점을 스스로 인정하고 있는 것!
야당 단일후보로 누가 적합한가, 이른바 적합도를 묻는 조사에선 문재인 승(勝). 박근혜를 이길 수 있는 후보로는 누가 경쟁력이 있는가, 이른바 경쟁력 조사에선 안철수 승. 장난들치고 있다! 장난을!
이게 새 정치? ‘룰의 전쟁’? 웃기는 소리하고 있네.
어떡하면 이길까 온갖 술수 찾아내는 ‘승부조작의 전쟁’ 하고 있으면서.
더 가관인 건 문재인 쪽에서 또 ‘국민참여’ ‘국민경선’ 내세워 여론조사에 모바일 투표 덧붙이자고 나오는 것. 정체불명의 유령들 모아다가 조작하려고?
지금 문재인과 안철수는 물밑에선 사람 모으고 조직 만드는데 혈안이 되고 있다.
민주당은 이번에 또 ‘국민참여’ ‘국민경선’ 하자고 나올 것 같았으면 올 여름엔 왜 ‘완전국민경선’ 한다고 광고하면서 전국 돌아다녔는가?
이렇게 국민의 눈과 귀를 현혹시키는 ‘승부조작’의 끝없는 사기극에 그야말로 넌더리난다.
사기극 제1편, 사기극 제2편…그 놈의 ‘국민’ 팔아. 아, 대한민국의 천박한 민주주의여!
윤창중 칼럼세상 대표/정치 칼럼니스트/전 문화일보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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