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잖아도 힘든데…태국 비상사태 ‘유탄’
-2일 오전 선포, 예약취소 등 피해 본격화 -“현지 안전” vs “불안심리 커 역부족” -외교부 ‘여행자제’ 권고, 사태추이 촉각
그러잖아도 힘겨운 여행업계가 태국 비상사태 선포라는 ‘유탄’까지 맞아 허탈해하고 있다. 태국 정부가 비상사태를 선포한 2일 현재, 여행업계는 이번 사태가 향후 어떻게 전개될 지 정확히 가늠할 수 없어 더욱 애를 태우는 답답한 상황이다.
태국내 반정부 시위대와 친정부 시위대의 충돌로 사상자가 발생하면서 태국 정부는 현지시각 2일 오전 7시(한국시각 오전 9시)를 기해 비상사태를 선포한 상태. 8월 마지막 주 푸켓공항 점거사태가 해결되면서 ‘한고비 넘겼다’고 안도하고, 여행객 이탈방지에 힘썼던 여행업계로서는 맥이 풀릴 수밖에 없다. 1일 월요일만 해도 현지 관광지에는 아무 이상이 없으며 평소와 다름없는 여행이 가능하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부각시키면서 여행객들의 불안감을 잠재우려고 노력했지만 비상사태 선포로 이마저도 여의치 않게 됐다.
외교통상부도 태국 비상사태 선포를 계기로 지난 2일 태국 여행경보단계를 기존 1단계 ‘여행유예’에서 2단계 ‘여행자제’로 상향 조정하고 태국내 정세가 안정될 때까지 태국 여행을 자제해 줄 것을 권고했다.
한진관광 김연하 팀장은 지난 2일 “비상사태 선포 소식이 많이 알려지지 않아서인지 예약취소 건수는 예상보다 적었지만 내일(3일) 이후부터는 본격화될 것 같다”고 우려했으며, 롯데관광개발 정진표 팀장도 “푸켓공항 점거사태 때만 해도 좀 더 추이를 지켜보고 결정을 내리려고 했는데, 비상사태까지 선포돼 이번주 금요일(5일)로 계획했던 방콕-파타야 상품의 홈쇼핑 방영을 보류할 수밖에 없게 됐다”고 전했다.
푸켓공항 점거 사태에 이어 비상사태까지 선포되면서 항공사들의 예약취소나 목적지 변경도 본격화되고 있으며, 하나투어 등 홀세일러들도 대리점들에게 대체상품을 제시하는 등 뒤처리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비상사태 선포에도 불구하고 현지 관광일정 진행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게 여행사들과 현지 랜드사들의 공통된 입장이다. KLT 최문창 소장은 “충돌이 발생한 지역은 웬만한 랜드사 소장들도 정확한 위치를 모를 정도로 관광코스와는 전혀 상관이 없는 지역”이라고 강조했으며, 위드투어 강순양 소장도 “현지인들도 평소와 다름없이 차분하게 생업에 임하고 있는 등 특별히 걱정하는 수준의 위험은 없는데 한국에서 과장돼 알려질까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하나투어 방콕지사도 지난 2일 “태국 싸막 총리가 비상사태를 선포한 상황이지만 시위와 관련 없는 일반 국민들이나 외국인 관광객들의 안전에는 문제가 없으며, 한국의 촛불시위처럼 시위장소 외의 지역들은 평상시와 다를 바가 없다”고 안전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향후 사태 전개방향을 가늠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푸켓공항 점거 사태에 이어 시위대 충돌 장면까지 보도됨에 따라 당분간 여행객들의 불안심리는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태국정부관광청 서울사무소도 지난 2일 “관광과 관련한 태국 본청의 공식 논평을 기다리고 있지만 아직 나오지 않았다”며 “현재로서는 방콕 지역에 대해 긴급사태가 발표됐으며, 태국정부가 최대한 유혈사태가 발생하지 않고 평화적으로 마무리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발표했다는 수준의 언급만 가능하다”고 밝혀 향후 태국 현지에서의 사태추이에 따라 여행업계가 받을 여파의 폭과 강도도 윤곽이 명확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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