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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세르비아 몬테네그로 출신의 케빈 로마노비치다.
1970년생이고 잉글랜드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의 유소년팀과 세르비아의 레드스타 베오그라드 유소년팀을 거쳐 4년간 프로선수생활을 했다. 잉글랜드인인 어머니와 세르비아인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나는 심각한 십자인대부상으로 인해 23살에 은퇴했다.
7년가까이 방황을했다. 폐인처럼......
94년 미국월드컵 준비하던 세르비아의 국가대표로 발탁을 앞두고 무릎 부상을 당했기 때문에 상심은 더욱컸다.
하지만 축구에 미련을 버리지 못한 나는 파르티잔 베오그라드의 유소년팀 기술코치 자리에 29살이 되서 사인을 할수 있었고 그렇게 2003년 33세가 내게서 편지가 왔다.
To. 로마노비치
안녕하시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알렉스 퍼거슨이오.
이번 맨체스터 이사회에서는 은퇴한 스카우터 해럴드 우드 대신에 귀하를 스카우터로 임명하려하오. 우리 구단의 사정상 저나 이사회의 임원들이 세르비아에 가지못하게 되었으니 존경하는 로마노비치씨가 잉글랜드까지 와주셨으면 합니다. 계약금이나 기간, 연봉협상은 맨체스터에서 하려고 합니다. 오시는데 드는 비용은 물론 숙식을 저희가 부담하도록 하겠으니 부디 거절치 마시고 저희의 부탁을 들어주시기 바랍니다.
P.s 저의 전화번호입니다. 0873-XXXX-XXXX
From. Sir.퍼거슨
기가막힌 노릇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나한테?
어머니가 잉글랜드 출신인 관계로 잉글랜드 국적도 가지고있었고 또 어머니의 고향이 맨체스터 였기 때문에 구미가 당기는 일이었다. 사실 이 말을 배부른 소리다. 맨체스터가 나에게 관심을 갖는다는 것 조차가 믿겨지지 않을 정도였으니...
나는 곧 전화를 걸게 되었다.
수화음이 울린지 얼마 안돼서 전화를 받는 소리가 들렸다.
“알렉스입니다. 누구십니까?”
“아... 저... 케빈 로마노비치입니다.”
“아 로마노비치씨? 편지를 받으셨군요?”
“아.. 네..”
“3일내로 맨체스터 이사회 사무실로 와주실수 있겠습니까? 다시 드리는 말씀이지만 정말 죄송합니다.”
“아... 그러도록 하죠.”
평소에 동경하던 알렉스 퍼거슨이 내게 와달라고 부탁했다. 이거 정말 탑뉴스가 아닐수 없다. 하지만 구단의 승낙이 필요했다.
난 마테우스를 찾아갔다. 퍼거슨에게서 온 편지와 나의 정황을 세세히 알려줬다.
“음... 알았네.. 우선 이사회에 말은 해보겠네. 알다시피 구단의 현상황은 좋지 않네. 자네는 구단과 아직 계약기간이 4년이나 남아있어. 구단은 아마 맨체스터에 이적료를 요구할거야.”
설마... 이적료 때문에 내가 맨체스터에 가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걱정에
잠을 설쳤다.
다음날 오전11시
어김없이 케빈은 파르티잔의 유소년들을 가르치고있었다.
“어이 케빈 구단주실에 올라가봐”
물품창고지기 하나비치가 내게 말했다.
드디어 운명의 순간이었다.
- 구단주실 -
“어 왔군 케빈! 이사회에서는 결정을 내렸네.”
“제게서는 어쩌면 마지막 기회일런지도 모릅니다. 폐인이 된 저를 거두어 준점 아직도 감사드립니다. 하지만... 항상 좌절만 했던 저에게서 인생 최대의 기회입니다.”
“자네를 맨체스터에 보내겠다고 이사회는 결정을 내렸어. 대신 맨체스터가 이적료 120만달러를 우리에게 줄 경우지만 말이야.”
120만달러... 맨체스터가 나같은 녀석을 영입하기위해 120만달러나 투자할 리가 없어.. 이건 억지야..
이때 마테우스가 말한다.
“구단주님 정말 케빈에게는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릅니다.”
“마테우스! 자네도 우리구단의 사정을 잘 알거네. 이사회에선 모두 같은 의견이야 120만달러에서 단 한발짝도 물러설수 없어.”
“잘 알겠습니다. 지금 당장 맨체스터에 가서 협상을 하고 오겠습니다.”
“우리 협상인원이 안가더라도 잘 처리하고 오게.”
차가운 구단주의 한마디였다.
잉글랜드로 가기위해 공항에 가던 내게 마테우스가 배웅해 주었다.
선수로써도 또 감독으로써도 나와는 비교할수 없는 인물이었다.
선수시절에 마테우스는 월드컵까지 들었던 인물이 아닌가. 독일 전차군단의 최대전성기를 이끈 사람이다. 그런사람과 함께 일을 했었다는 것만으로도 내게는 영광이었다.
마음속으로 다짐했다. 선수시절에 난 마테우스와 비교할수 없었지만 훌륭한 매니저가 되어서 반드시 그 아성또한 무너뜨려 주겠다고 비장한각오로 비행기에 몸을 실었고 두근거리는 마음에 비행기안에서 안절부절이었다.
- 맨체스터 공항 -
멀리에서 퍼거슨경이 마중을 나와있었다.
퍼거슨경... 다혈질로도 유명하지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지금 세계 제일의 명문구단이 된것도 전부 퍼거슨경 때문이다는 것은 전 세계가 아는 사실이다.
그런 사람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니... 나를...
“처음뵙겠습니다. 케빈 로마노비치라고 합니다.”
“아! 그렇군요. 알렉스 퍼거슨이라 하오. 자 차를 준비해 두었으니 타시오.”
차안에서 나와 퍼거슨경은 단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 그에게서 중압감을 느껴서인지 입을 뗄수조차 없었다. 이미 나하고는 격이 틀린인물이었다.
드디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구단에 도착했다. 말로만 듣던 올드 트래포트!
파르티잔의 홈구장과는 비교할수 없을만큼 웅장했다. 이사회실 입구에서 난 숨조차 쉴수가 없었다.
- 이사회실 -
이사회실의 문을 열자 수많은 이사들이 자리를 잡고 앉아있었다. 난 퍼거슨이 안내해준 자리에 앉았다. 퍼거슨이 말을 하기 시작했다.
“세르비아에서 오신 케빈 로마노비치씨입니다.”
난 모두에게 정중히 인사했고 갑자기 지극한 노인이 내게 물었다.
“잉글랜드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유소년 출신이군요?”
“네. 그렇습니다.”
“프로선수생활은?”
“무릎부상 때문에 23살되던해에 그만두었습니다.”
“당시 소속팀은 레드스타 베오그라드로 되었는데 사실입니까?”
“네.”
“현직은 파르티잔 베오그라드의 유소년팀 기술코치로군요?”
“그렇습니다.”
“스카우터에 관한 일을 해본적이 있습니까?
잠시 당황했다. 난 계약서에 사인만하면 되는줄 알았다. 파르티잔에서도 그러하였기 때문이다. 이러다가는 이적료 요구도 못하게 되었으니 말이다.
“해본적이 없습니다...”
모두들 놀라는 눈치다. 어떻게 스카우터 일을 해본적이 없는 사내가 세계 최고클럽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스카우터가 되겠다고 나서느냐는듯한 눈치였다. 창피해서 견딜수가 없었다. 그때 퍼거슨경이 한마디했다.
“존경하는 이사여러분 아직도 저의 눈을 의심하는 겁니까?”
그렇게 술렁이던 이사들이 모두들 서로의 눈치를 살피며 조용해지는것이었다. 나는 놀라지 않을수가 없었다.
“전 성공할 가능성이 있는사람만 뽑아왔습니다. 잘 아시지 않습니까?”
“알겠소 퍼거슨경 그럼 경의 뜻대로 여기 로마노비치씨와 계약을 하기로 합시다.”
강경한 태도를 보였던 이사회의 사람들의 태도가 180도로 바뀌었다.
그가 유나이티드에서 어떠한 존재인지를 보여주는 사례였다.
“제 요구는 또 있습니다. 파르티잔에서는 이적료 120만달러를 요구하고있습니다. 이 이적료도 지불해 주십쇼.”
“이봐요~! 퍼거슨경! 지금 120만달러라고 하였소?”
“그렇습니다!”
“로마노비치씨! 그게 사실입니까? 120만달러의 이적료 말입니다!!!”
“저... 저기...”
나는 또한번 놀랐다. 퍼거슨경이 어떻게 그것을 알고있는지 말이다.
“이건 도저히 용납할수 없소! 퍼거슨경! 당신을 존경하고 또 당신의 눈을 믿어 의심치 않소! 하지만 우린 120만달러라는 거금을 들이는데는 동의할수 없소!”
“존경하는 이사회의 모든 어르신들! 여지껏 그래왔고 지금도 그러할꺼라 믿습니다. 저는 이사회가 저를 지지하고 또 저에게 많은 것을 기대하는 것을 압니다. 이번에 이 로마노비치씨를 영입하는데 허락을 해주십쇼.”
“퍼거슨경이 그렇게 나온다고 해서 움직일 이사회가 아니라는 것을 잘 알것이오!”
“그럼 저도 어쩔수 없군요! 120만달러를 택하시던지 아니면 저를 택하시던지 선택하십쇼. 저는 케빈 로마노비치씨를 영입하지 못한다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스카우터를 영입하는 동시에 새 감독도 다시 뽑아야 할것입니다.”
퍼거슨경의 폭탄선언이었다. 나 때문에 퍼거슨경이 사퇴한다고? 이런... 대체 머가 어찌 되가는건지 모르겠다. 하여튼 나 때문에 쑥대밭이 되가는 것은 사실이다.
이사회의 모든 사람들이 눈을 휘둥그래 뜨고 놀라고있다. 그렇게 그날은 지나고 난 맨체스터의 한 호텔에 묵게 되었다.
기자들은 이 사실을 어떻게 알았는지 그다음날 신문에 이소식은 잉글랜드 뉴스나 신문의 톱으로 알려졌다. 당연히 내가 묵고있는 호텔에 기자들이 침투한 것은 보나마나한 사실이었다.
나는 기자들을 피해 도망쳤다. 그러다가 신문의 내용이 궁금해 읽어보았더니 퍼거슨경 사퇴?, 파르티잔의 코치 맨체스터로 오는데 이적료 300만달러 요구?, 케빈 로마노비치는 누구인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새 감독 물색? 등등 뻥튀기된 사실들 뿐이었다.
난 다음날 맨체스터 이사회의 한 사람에게 편지를 받았고 다시 이사회실에 들어섰다.
“로마노비치씨! 우리는 파르티잔 구단과 협의 끝에 85만달러의 이적료로 당신을 영입했소. 그 때문에 우리의 손해가 막막한 것이 사실이오. 고로 이번 연봉협상에서는 시끄러운 일이 없도록 했으면 좋겠소.”
입단도 하기전에 완전히 찍힌 상태인 것 같았다.
“로마노비치씨는 파르티잔에서 연봉 3만달러를 받았군요?”
“네.. 그렇습니다.”
“귀하는 이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스카우터 입니다. 고로 좀더 많은 연봉을 받게 될것입니다. 저희 맨체스터는 다른구단과는 달리 성과급제인 것을 알아두셨으면 합니다. 저희의 계약조건입니다. 물론 로마노비치씨는 계약금도 있고 더 많은 연봉을 받으실수 있었을겁니다. 하지만 우리가 파르티잔에게 85만달러의 이적료를 부과했기때문에 연봉이 비교적 만족스럽지 못할수도 있습니다.'
계약금없이 계약기간4년 연봉4만8천달러....
비교적 만족스러운 조건이기에 나는 사인을 했다.
- 첫 임무 -
스카우터가 된지 2개월!! 맨체스터는 항상 다음상대팀에 스카우터를 내보낸다. 어느클럽이나 하는 일이지만 1명의 스카우터가 파견되는것이 아니라 11명의 스카우터를 파견한다. 아마 세계 모든클럽중 최다일것이다. 2개월간 퍼거슨경은 아무 지시도 내리지않았다. 그동안 난 8000달러나 되는 돈만 받았다. 나도 염치가 있는 사람인지라 퍼거슨경을 찾아갔다.
정중히 감독실 앞에서 노크를 하고 들어갔다.
“저 감독님 케빈입니다.”
“들어와요.”
그냥 뻘쭘하게 퍼거슨경을 바라보았다.
“그래 잉글랜드 생활을 어떤지? 만족스러운가?”
“어렸을적에 살아서 그런지 이타감은 들지 않습니다.”
“음 그래 용건은?”
“2개월동안 아무일도 하지 않았습니다. 무슨일을 할수있게..”
“아! 말을 안해주었군 그래. 아마 올시즌도 리그우승을 할수 있을껄세. 리그우승이 확정되는 동시에 나와 함께 스페인을 거쳐 남미쪽을 같이 가주어야 할걸게. 그동안 마음에 준비를 단단히 해주게. 올시즌이 끝나면 첫 임무가 있을테니 말일세.”
“네 알겠습니다.”
그렇게 그냥 퍼거슨경과의 면담을 끝냈다.
그동안 주급을 계속 받을수있어 좋지만 솔직히 아무일도 하지 않고 있을수는 없었다. 명색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스카우터인데 말이다. 대체 남미나 스페인 파견스카우터는 원래 경험많은 사람이 가는것이 관례인데 아직 타팀 조사도 하지않은 내가..... 젠장... 머리만 아파올 뿐이었다.
아직 맨체스터 홈구장 올드 트래포트의 벤치자리에도 앉아보지 못한게 한이기는
했다.
감독실을 빠져나가는데 캡틴 킨과 긱스가 같이 지나가며 이야기를 하고있었다.
킨과 눈이 마주쳤다. 그가 다가와서는 인사를 하는것이었다. 나는 기분좋게 받아주었다.
“아! 이번에 새로오신 스카우터로군요?”
“아...그렇습니다.”
“그럼 수고하십쇼.”
킨과 긱스는 감독실로 들어갔다.
맨체스터의 주전맴버를 본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캡틴 킨과 아이콘 긱스를 말이다.
아직 집을 구하지 못한관계로 구단 사무실에서 지낸다. 나도 스카우터인지라 사무실도있고 컴퓨터를 비롯 TV등.... 역시 빅클럽은 다르다. 파르티잔 시절 이런시절은 1군코치들만 누릴수있는 특권이었기 때문이다.
냉장고를 열어봤다. 어제와 다른것들이 더 많이 들어있었다. 사무실청소부도 있다니 모든것이 생소할뿐이다. 2개월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익숙하지 않았다.
책상에 앉아있으면서 항상 생각하는것은 나의 미래다. 헛생각을 많이 하다보면 나는 어떻게 될까? 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듯이 나 또한 그렇다.
목표는 세르비아 몬테네그로의 국가대표 감독? 꿈만 같은 일이다.
A매치도 치뤄보지 못한 내가 어떻게.... 그 무릎부상만 아니었어도.... 그것만.... 이럴때면 항상 눈물이 나온다. 12년전 유고축구의 희망이었던 나! 지금 내이름을 기억하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언젠가는....
프리미어리그 36라운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Vs 토튼햄 핫스퍼
반 니스텔루이의 해트트릭과 폴 스콜스의 골로 토튼햄을 홈에서 4:0으로 완파하고 36경기만에 프리미어리그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챔피언스리그에서는 아쉽게 바이에른 뮌헨에게 결승행 티켓을 내주고 말았다.
소화해야 할 경기들이 모두 끝나고 퍼거슨의 말대로 케빈은 스페인에 갔다.
“감독님 대체 스페인에는 무슨일로?”
“탐나는 놈이있지. 많이 들어봤을걸세 호세 안토니오 레에스!!”
“레에스라면 세비야의...”
“그렇네. 아마 아르센도 그녀석을 노리고있을거야.”
“아스날의 스카우터도 이곳에 있습니까?”
“아르센은 녀석에게 3년간 관심을 두었어. 나는 최근에 그에게 관심을 갖고있지. 레에스는 프리미어리그 진출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있고 또 맨체스터를 가장 좋아한다고 공식석상에서 밝힌바 있지. 긱스의 후계자 감으로 쓸생각이야. 그럴려면 많이 다듬어야 하지만 말일세.”
긱스의 후계자! 곧 맨체스터의 차기 아이콘이라는 증거다.
- 세비야의 구단주실 -
“맨체스터가 이미 레에스에게 관심이 있다는것은 다 알고있습니다.”
세비야의 구단주 레에스의 몸값을 올리기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딱 보인다.
“하하하 레에스야 말로 스페인을 비롯하여 세비야의 아이콘이죠. 우리가 무슨목적으로 이곳에 왔는지는 잘 아실껍니다. 레에스죠!”
퍼거슨경 자신의 생각을 숨김없이 말한다.
“방금 아르센 웽거가 다녀갔소! 웽거감독이 제시한 이적료는 800만달러요”
심한 거짓말이다. 800만달러가 누구집 개이름도 아니고 레에스가 800만달러? 아마 웽거는 500만달러 안팎의 조건을 제시했을것이다.
“레에스가 이적을 한다면 그가 맡고있던 왼쪽이 비게 되지 않습니까? 트레이드를 할까 하는데 어떻습니까?”
“하하 우리는 트레이드는 관심이 없습니다. 이거 죄송하게 됐군요. 처음에 우리는 레에스의 이적료로 1200만달러를 생각했습니다만 많이 깎은것입니다. 적어도 800만 이상은 받아야 할것같습니다.”
“킨톤 포츈에 150만달러를 드리죠! 포츈은 이미 스페인에서 활약한 바 있고 레에스의 공백을 메꾸는데에 아무런 부족함이 없을거요.”
“하하하 글쎄요 포츈이라고요? 포츈의 몸값을 650만달러로 메기신겁니까?”
“포츈의 값어치가 650만달러 이하라고 생각하시는 겁니까?”
“글쎄요 잉글랜드에서는 650만달러일지 모르지만 아마 이곳에서는 650만달러짜리 선수가 될수는 없을것 같군요.”
이 구단주 프리메라리가가 프리미어리그보다 더 높은 리그라고 착각하고 있는것 같다.
어디 삼류팀주제에.... 아마 레에스는 세비야 역사상 최고의 선수이자 최고의 유망주일것이다. 젠장....
난 참을수가 없었다.
“저는 스카우터 케빈 로마노비치입니다. 끝까지 800만달러를 고집하시겠다는 겁니까?”
내가 이곳에서 처음으로 내뱉은 말이다.
“아! 그렇소 적어도 크리스티아노 로날도 정도의 수준을 바라는것이 아니잖소! 800만달러면 충분하다고 생각하오!”
“알겠소!”
퍼거슨경의 대답이다.
“800만달러면 된다는것이오? 알겠소! 우리도 사정이 있는지라 일시불을 불가능할듯 싶소!”
“우린 일시불을 원하오 우리 클럽의 사정을 그쪽에서도 알아주셨으면 좋겠소!”
세비야의 구단주 한발짝도 양보하지 않을생각이다.
“그럼 850만달러로 합시다 대신에 12개월 할부로 드리겠소.”
세비야의 구단주 한참을 생각하다가 입을연다.
“어차피 나 혼자 결정할 일이 아니니 5일간 시간을 주시오. 세비야에 지내는동안의 비용은 우리가 지불하겠소.”
세비야에서 지내는 비용까지 부담하겠다고 하는것보니 조건이 매우 만족스러운가
보다.
“아니오 됐소! 우린 남미에 가야할 일이있소. 12개월할부 850만달러에 응하겠다면 우리 구단으로 전화나 팩스를 넣으면 될것이오. 850만달러를 준비하는데 그리 긴 시간을 걸리지 않을것이오.”
서로 자신들이 원하는것들을 한가지씩 주고받은 두 사람이지만 기분은 썩 좋아 보이지는 않았다.
- 대어 카베나기 -
- 부에노스 아이레스 공항 -
“감독님 테베즈나 카베나기를 보기 위해 오신겁니까?”
퍼거슨경 한참을 웃는다.
“역시 아직 더 배워야 하겠구만 그래~ 어쨋던 내가 이렇게 타지역 선수를 찾기위한 일을 해본것도 정말 오랜만이군. 이게 다 자네 때문이라는것을 알아야 하네!”
대체 무슨소리인지.... 테베즈나 카베나기가 영입대상이 아니라면 대체 누구야?
“알다시피 테베즈나 카베나기의 몸값은 상상을 초월할걸세 레에스보다 더 많은 금액을 주어야 할것이야, 특히 그 두녀석은 각각 보카 주니어스와 리버 플레이트를 너무나 좋아하지. 그게 문제라는거야”
하긴 아르헨티나 선수들은 리버나 보카에서 선수생활을 하는것은 해외진출보다 더 좋아하니깐.. 하지만 영입대상은 누구지?
“스카우터란 말이야 말그대로 드러나지 않은 유망주를 발굴하는것이야! 테베즈나 카베나기는 이미 발굴된 녀석들이라는 거지. 이미 그녀석들은 맨체스터에 오기는 글렀어! 우리가 레알마드리드와 다른것이 무엇인지 아나?”
“글쎄요”
난 그냥 얼버무렸다.
“우리도 호나우도나 지단, 피구 등 얼마든지 영입할수 있었지. 하지만 난 그런게 싫었어! 난 네임벨류식 축구는 싫네! 베컴이나 긱스, 스콜스, 버트, 게리나 필립등 전부 우리 유소년출신들이고 현재 그리고 과거에 맨체스터에서 선수생활을 했지.”
“무슨말인지 알것같습니다. Sir의 방식을 말입니다.”
“알아주니 고맙군... 내 방식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이사들의 방식이기도 하지. 내가 오랫동안 맨체스터의 감독직을 유지할수 있었던것이 성적보다도 이사들과 뜻이 같기 때문이었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스카우터가 엄청나게 힘든일이 될것이라는게 몸으로 느껴졌다.
“하지만 우리가 영입할 선수도 바로 보카나 리버의 선수들이겠지. 아니면 다른소속의 선수들일수고 있고.”
“그렇군요.”
“우선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열리는 경기를 알아보도록 하지.”
우리는 그렇게 쉴곳을 찾았고 그렇게 날이 밝았다.
어제와는 달리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시내가 시끌벅쩍한것 이었다.
바로 보카주니어스와 리버 플레이트의 더비전이었던 것이다.
맨체스터에서 리버풀과 벌어지는 경기보다도 더 혼잡한것 같았다.
퍼기경과 나는 표를 구해보려고 했지만 표는 이미 매진이었고 암표상에서 20배가 넘는 가격에 살수밖에 없었다.
- 라봄보네라 스타디움 -
퍼기경과 나는 경기장 안에서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지금은 일하는 중이니깐....
역시 보카의 선수중 가장 주목받는 선수는 테베즈였고 리버에서는 카베나기와 살라스가 가장 돋보였다. 하지만 살라스를 영입할 일을 없었을것 같았다. 이미 세리에A에서 증명이 된 선수지만 나이가 문제였기 때문이다.
“테베즈는 이미 베켄바우어가 영입할 태세네. 영입하는데 분명 큰돈이 들게 되어있어. 어서빨리 루드의 투톱파트너를 찾아야 하는데 말이야.”
“포를란이나 솔샤르 가 있잖습니까?”
“글쎄... 분명 솔샤르는 훌륭하지. 항상 내 기대를 저버리지 않으니깐. 하지만 먼가 무게가 부족한 느낌이야. 풀타임을 계속 소화해내게 하는것도 무리일것 같고 포를란도 솔샤르와 같은 처지야. 하지만 항상 백업이어야 한다는 뜻도 아닐세.”
투톱 파트너로써 레에스도 적합치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지만 역시 테베즈나 카베나기보다 더 뛰어날것이라고 생각치는 않았다.
결국 테베즈가 2골을 넣었고 살라스가 2골을 넣어 두팀의 경기는 2:2로 비겼다.
“이봐 케빈 스카우터써 평가를 해봐야지 테베즈인가 카베나기인가?”
어떤대답을 해야할지 몰랐다.
내가볼땐 테베즈는 투톱의 한부분으로 뛰기에는 어딘가 부족한 것 같았다. 그에게는 플레이메이커가 더 어울리는 선수라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카베나기라고 말을 해야하는데....
“글쎄요. 카베나기가 유나이티드에 더 어울릴것 같습니다만....”
“그래? 그럼 루벤 로씨에게 전화를 걸어봐야 겠군.”
“루벤 로씨라면?”
“리버 플레이트 전무이사지.”
- 스카우터에 눈을 뜬 케빈 -
케빈 로씨. 리버 플레이트의 전무 이사로써 아마 리버 플레이트에서 그가 차지하는 비중은 실로 엄청나다고 할수있는 인물이다. 이런 사람과 협상을 하게 되다니...
“로씨의 경우 케빈 자네와 같네. 사실 리버 플레이트는 학교라네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말일세. 정부에서 정식허가를 받은 그런 다른 보통학교와 같은학교지. 물론 학비가 비싸서 부유층 자녀들만이 다니지만... 사실 로씨는 중학교 선생이었어. 그후에 리버 플레이트의 스카우터로써 일을했고 점점 리버 플레이트에서 자신의 영향력을 높인후에 감독자리도 거치지 않고 전무이사를 한 사내지.”
나와는 원래 그릇이 다른인물인것 같다. 젠장... 나와 같다니! 내가 무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전무 이사라도 되기를 바라는거야?
- 모누멘탈 스타디움 -
리버 플레이트의 홈구장입구에 들어서는순간 한 사람이 퍼거슨경에게 다가와 물었다.
“퍼거슨경이시죠?”
“그렇소”
“죄송하지만 오늘은 안될것같습니다. 보카 전에서의 무승부때문에 로씨 이사님은 화가 많이 나셨거든요.”
“그래서 만날수 없다는거요?”
자존심 강한 퍼기경이 신경질적으로 대답을 한다.
“저... 그런것은 아니고....”
“가서 전하지도 못한것 같군요. 가서 전래 주길 바라오. 카베나기를 영입하기 위해 왔다고.”
잠시후에 그 사내가 와서는
“제가 안내하겠습니다.”
그 사내의 안내로 우리는 로씨의 사무실까지 들어갈수 있었다. 그와 이야기만 잘되면 게임은 끝난거다. 리버 플레이트에서 실질적인 권한은 전부 그자에게 가 있으니깐.
- 리버 플레이트의 전무이사 루벤 로씨의 사무실 -
“모시고 왔습니다.”
“처음 뵙겠습니다. 알렉스 퍼거슨이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루벤 로씨입니다.”
“여기는 우리 유나이티드의 스카우터 케빈 로마노비치라고 합니다.”
“아~ 그 화제의 스카우터 이신가보군요. 반갑습니다.”
“아... 네..”
퍼기경 본격적인 심리전을 펼치려 하는것 같다. 로씨라는 사람. 우리를 여기까지 안내해준 그 사람의 말대로 정말 인상이 굳어있다.
“리버 플레이트에서 실질적인 권한은 귀하께서 다 갖고있다고 들었습니다만.”
“하하하 무슨말씀을... 퍼거슨경께서 직접 오신것을 보면 보통일은 아닐것 같은데... 무슨일이신지?”
나는 스카우터인지 아니면 꿔다놓은 보릿자루인지 그냥 가만히 보고만 있다. 저 전무이사 억지로 웃는 얼굴을 보니 더 혐오감이 치솟아 오른다. 젠장!!!
“페르난도 카베나기 말입니다. 알다시피 저희가 그 어느 유럽의 클럽보다도 더 관심을 보여왔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저희가 영입을 할려고 합니다만...”
“하하 이거 괜한 헛걸음을 한것같군요. 알다시피 많은 아르헨티나의 슈퍼스타들은 대부분 유럽에 진출을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아르헨티나 프로축구에서 정작 아르헨티나 대표팀은 거의 없습니다. 디 알레산드로가 떠난 이때 리버의 프렌차이즈스타는 카베나기입니다. 이적은 아마 없을것입니다. 본인도 아직 떠나고 싶어하지 않고요.”
“저희가 얼마의 이적료를 제시할거라고 생각하십니까?”
“글쎄요. 구단주이신 리포레스씨 또한 저와 그리고 카베나기와 생각이 같습니다. 돈이 중요하다고 생각치는 않습니다.”
“짧게 저의 의사만 말하겠습니다. 이적료 2400만달러에 옵션등을 포함해서 총액 2600만달러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 정도라면 카베나기의 몸값에는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2600만달러라는 금액을 들은 로씨가 갑자기 태도가 변한것 같다.
“글쎄요... 저혼자 결정할 문제가 아니니 우선 이사들과 구단주이신 리포레스씨의 의견을 들은후에 다시 연락을 드리겠습니다.”
“알겠소. 그럼 가보겠소.”
비교적 협상이 짧은시간에 끝난것 같았다.
나와 퍼기경은 리버 플레이트의 사무실을 빠져나와서 다시 바로 공항으로 향했다.
맨체스터로 돌아가려는 것이었다.
“아마 지금쯤이면 레에스가 맨체스터에 와있을것일세. 세비야에서 이적료 850만달러에 만족을 한게지.”
“감독님 카베나기가 분명 가능성이 있는 선수지만 과연 2600만달러짜리 선수일까요?”
“글쎄 그것도 바로 스카우터가 고민해야 할 문제지. 왜 사무실에서 아무말도 하지 않았나? 스카우터는 바로 자네인데 말이야?”
난 당연히 아무말도 할수 없었다. 솔직히 북치고 장구치고 한것은 퍼거슨경이었다. 그래놓고 나한테 왜 말을 안했냐고 하다니...
“분명 카베나기에게 2600만달러는 과분한거지. 난 이사회에 이 이적건을 통과 시켜달라고 부탁할거네. 아마 카베나기는 2600만달러의 금액에 맨체스터로 올수 있을거야 이제 스카우터가 무슨일을 하는건지 알았나?”
“네...”
“이미 발굴된것은 가격이 너무 높아져버리지! 그것을 알려주고 싶었네. 내가 하는일은 돌을 다이아몬드로 만드는거지. 자네는 말이야!! 내게 다이아몬드가 될 가능성이 있는 돌을 가져다 주는거야! 그게 자네 일이지.. 테베즈나 카베나기! 이 두 선수는 모두 거의 완성 된 다이아몬드야! 우린 그냥 다이아몬드를 사온것 뿐이란 말이지. 이번에는 솔직히 아무런 소득이 없었어...”
나하나 교육시킬려고 2600만달러라니.. 대체 내게 얼마나 기대를 하는건지.. 퍼기경의 그 기대가 내게는 부담감이 되어 머리를 짓누르는것 같았다.
“죄송합니다.”
하지만 이번에 아무런 소득이 없었던것은 아니다. 난 스카우터가 무슨일을 하는건지 알수있었다.
- 회상1 -
이곳은 독일 베를린 경기장입니다.
세르비아 몬테네그로와 아르헨티나의 2006년 독일월드컵 결승전!
아 세르비아의 케즈만 선수가 원톱으로 출전을 했네요. 로마노비치 감독은 준결승까지 케즈만과 노장 다르코 코바체비치를 기용했는데요. 결승전인 아르헨티나전에서 케즈만만 투입시켰습니다.
경기시작했습니다~~
“으헛~”
또 같은 꿈을 꾸었다. 세르비아 몬테네그로의 국가대표팀 감독이 되는 꿈...
2006년도에 감독이 된다고? 쳇... 3년의 시간가지고는 맨체스터 코치도 못하지..
젠장..
결국 레에스는 이적료 850만달러에 우리와 사인했고 카베나기는 유나이티드의 이
사회가 로씨 이사와의 협상끝에 2450만달러를 일시불로 지불하는 조건으로 영입되었다. 결국 나의 무능력함이 카베나기의 몸값을 2000만달러가 넘게 불려버린 것이다.
난 레에스와 카베나기를 영입하는데 성공했다는 명목으로 1만5천달러의 보너스를 받았다.... 역시 빅클럽은 달랐다. 성과급제라더니 거짓말이 아니었다.
시즌이 시작하려면 시간도 많이 남았고 스페인을거쳐 아르헨티나까지 갖다온 나에게 구단은 4주휴가를 주었다. 당연히 나는 세르비아의 베오그라드로 바로 돌아갔다. 1만5천달러라는 거금을 한손에 쥐어본것은 처음이었다.
베오그라드로 가는 비행기안에서 한 생각이지만 과연 나를 반겨줄 부모도 또 형제도 없었기때문에 절친했고 또 동경하는 마테우스를 제일 먼저 찾아갔다.
항상 하는 생각이지만 난 마테우스가 파르티잔의 감독이 아니라 레드스타의 감독이었으면... 하는 생각을 많이 한다. 난 파르티잔의 홈 구장으로 찾아갔고 바로 마테우스를 만날수있었다.
“오랜만이군 그래... 케빈..”
“하하하 이래서 고향이 좋은가 봅니다. 반겨주는 사람도 있고...”
“최근에 소식들었네 레에스와 카베나기를 영입했다지? 850만달러 2450만달러라.. 제법 손이 커졌군 그래~”
“저야 머 한일이 있나요.... 일은 퍼기경이 다했죠..”
“역시 나와는 그릇이 다른 사람이겠지?”
“아... 아뇨~ 그렇지 않아요..”
“하하하~ 들어가지..”
마테우스의 사무실... 내 사무실보다도 못한것 같다는 기분이 들었다. 파르티잔에서 일할때는 정말 멋져 보였는데.....
“최근에 구단 사정이 좋지 않나보죠?”
“알지 않나... 리그 우승을 한다 하더라도 적자인게 바로 세르비아 리그인데...
최근 축구계는 빅리그아니면 대부분 적자일쎄. 에레디비지에의 PSV도 작년에 리그우승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1000만달러 이상이나 적자를 봤다고 하지 않나...”
“축구계만 그렇겠습니까... 세르비아도 마찬가지죠...”
“그렇게 마테우스와 시간가는줄 모르게 이야기를 했고 며칠간 베오그라드에서 머물다가 맨체스터로 돌아왔다.”
“맨체스터로 돌아오자 마자 나는 집을 알아보려 다녔다. 이번에 받은 1만5천달러라는 거금과 그동안 받아온 주급등으로 원룸 아파트를 살수있었다. 빅클럽에서 일하다보니 일을한지 3주만에 집을샀다. 기분이 좋지 않을리가 없었다”
- 집을 얻은 다음날 사무실 -
똑똑~
누가 내 사무실에 노크를 했다.
카베나기였다. 대체 무슨일이지?
“안녕하십니까. 이번에 저를 영입하는데 오셨던 스카우터가 당신이라고 들었습니다.”
“그렇네만...”
“솔직히 고맙게 생각치는 않습니다. 당신때문에 그리 좋아하지 않은 잉글랜드에 오게 되었습니깐요...”
“난 카베나기 당신이 이적을 거부할수있는 권한이 있는걸로 알았습니다만.....”
“로씨라는 작자가 리버 플레이트에서 어떤 자인지 모르니깐 하는 소리겠지요? 난 그냥 리버 플레이트에서 시작해서 그리고 시작한 그곳에서 축구선수생활을 마감하고 싶었어! 당신이 다 망쳐버린거야!”
“너 올해 몇살이냐? 83년생이니깐 21살이냐? 너만큼 그렇게 빅클럽에 주목을 받고있지는 않았지만 나도 선수였다. 지금은 아무도 기억하고있지 않아! 레드스타에서 뛰던 나를... 너 십자인대부상이라고 아냐? 그 십자인대라는곳을 다치면 말이다... 배부른 소리따위는 나오지 않을꺼다!! 난 어떻게든 축구선수를 계속 하고싶어서 발버둥을 쳤어... 그런데 니놈은 머라고? 리버에서 시작해서 리버에서 끝마치고 싶었다고??? 젠장!!! 내 앞에서 그런 배부른 소리 하지 말란 말이다!!!! 아르헨티나로 다시 돌아가고 싶다고? 그렇게 해줄테니까! 당장 꺼져!!”
난 그렇게 카베나기를 쫓아냈다. 실수를 했다고 생각했다. 그러다가.. 정말로 녀석이 아르헨티나로 돌아가버리면 어떡하지... 난 어떻게 돼는거야...
점심도 먹지 않았고 점심시간이 훨씬 넘은 시간이었지만 배가 고프지 않았다. 내가 알기에 오늘은 카베나기의 유나이티드 입성에 관한 기자회견이 있었다. 녀석이... 원해서 이곳에 온 것이 아니라고 말하지 않기만을 바랬다.
시간은 계속 흘렀고 어두워졌지만 난 사무실에서 한발자국도 나가지 않았다. 무료했던지 TV를 틀었다. 젠장… 우연하게도 스포츠채널이었고 TV브라운관 오른쪽 상단에는 특종 인터뷰 페르난도 카베나기라고 적혀 있었다.
CF가 끝나면 녀석의 인터뷰를 방영할 차례인 것 같았다.
TV를 끄려 했지만 녀석이 무어라 말하는지 내눈으로 확인하고 싶었다.
인터뷰는 시작되었고 기자들은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
“카베나기씨 BBA의 조나단 맥그리거 입니다. 귀하의 이적료는 무려 2450만달러입니다. 그것도 소문에 의하면 일시불이라고 들었습니다. 이건 정말 파격적입니다. 자신의 이적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카베나기는 내가 보았던 그 어떤때보다 밝아보였고 즐거워보였다.
“세계최강인 유나이티드가 제게 몇 년간 관심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이적료가 2000만달러가 넘을거라고는 상상할 수가 없었습니다. 저를 높게 평가해준 케빈 로마노비치 스카우터에게 감사할 뿐입니다.”
내게 감사한다고? 내게? 자신이 좋아하는 리버 플레이트에서 데려온 나에게?
카베나기는 웃는 얼굴로 말한다.
“질문 계속 해주시길 바랍니다.”
“ABD의 매튜 놀란입니다. 아시다시피 유나이티드는 세계 최강의 클럽입니다. 포를란 같은 선수와 주전경쟁을 하게 될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제가 리버 플레이트에 있을 때 포를란선수는 인디펜디엔테의 소속이었죠. 저보다도 빠르고 또 날카로운 선수입니다. 하지만 주전경쟁을 해야 한다면 피할 수는 없겠죠. 벤치에 앉아서 경기를 지켜보는 것은 제 성격상 용납할 수가 없거든요. 하지만 무작정 그런생각을 갖는 것은 아닙니다.
“MBD의 데이비드 오리코입니다. 소문에 의하면 리버 플레이트에서 이곳으로 떠나오는것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다는 루머가 돌고있습니다. 정작 본인은 어떠한지 알려주십쇼. 또 이곳생활은 적응할만 합니까?”
“사실 아르헨티나에 있을때에 전 해외이적에 대해 그다지 관심이 없었습니다. 예전에 밀란의 바레시가 그러하였고 지금에 말디니도 그러하고 또 현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긱스나 스콜스 등도 그러합니다. 리버 플레이트에서 축구를 시작하여 또 그곳에서 마감하고 싶었죠. 그래서 이곳으로 오는곳에 대해 부정적이었습니다. 사실이죠! 하지만 불과 몇시간전에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이곳에 온 것이 잘했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리고 이곳생활에 적응하는데에 문제는 없을 듯 합니다.”
이곳에 온 것이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오락가락한 녀석이군. 어린녀석이 언론플레이가 죽이는군..
그렇게 카베나기의 인터뷰는 끝났다. 갑자기 배가 고파왔다. 점심도 먹지 않았고 또 저녁을 먹을때가 된것이다. 그러고 보니 다른 스카우터들은 한명도 보지 못했다. 내가 왕따인가? 별로 할일이 없었던 나는 집에가서 밥을먹고 쉬기로 하였다. 집에 도착한 나는 냉장고를 열어보았지만 먹을것이라고 우유와 어제먹던 샌드위치 뿐이었다.
“휴.. 우유라도 먹어야겠군..”
우유를 연 순간 퍼지는 악취~ 유통기한을 보니 집을 구한날 바로 그때 사온 우유라는 것을 깜빡했다.
“제기랄~”
집은 나서려는 순간..
딩동~♪ 딩동~♪
아마 내가 이사온 후에 처음으로 울린 벨일것이다.
- 회상2 -
“누구십니까?”
“저.. 페르난도입니다.”
페르난도? 페르난도라면... 카베나기????
난 문을 열어주었다.
“아직 식전이라면 제가 밥은 사고 싶군요. 연봉을 아주 유리하게 계약했거든요. 로마노비치씨에게는 사과 드릴일도 있고 해서요.”
“그럴거 없어! 다 내 자격지심이니깐.... 이왕살려면 밥보다 술을 사는게 어떤가? 연봉을 유리하게 받았다면서?”
“그러시죠~”
나와 카베나기는 웃으면서 술집으로 향했다.
술집에서 우린 술을 거의 마시지는 않았다. 나와 카베나기는 서로의 어릴적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역시 어렸을적 이야기는 내가 먼저했다.
“난 베오그라드에서 태어났지. 아버지는 그다지 유명하지는 않은 F-1경주선수였고 그다지 주목받지 못하다가 피나는 노력으로 몇몇 작은대회에서 우승을 하기도 하셨다더군 한창 주목을 받고 계실 때 경기도중 사고로 돌아가셨어 그때 난 3살이었지. 어머니는 날 데리고 고향인 맨체스터로 오게 되셨어. 나 때문에 어머니는 재혼도 하지 않으셨고 아버지의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다른 부모들보다 두배 더 힘을었지. 하지만 난 그걸 알았어. 그래서 큰돈을 벌수있는 사람이 되어야만 했어. 그래서 좋아하는 축구를 더 하게 되었고 나의 꿈은 축구선수로 더 확고해졌지. 그래서 난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의 유소년 팀에 들어갔어.”
“엄마 오늘은 슛에 대해 배웠어요. 코치님이 하는 말이 폼을 많이 교정해야 된데요~”
“그래 항상 열심히해라. 아버지처럼...”
“어머니는 항상 아버지처럼 최선을 다하라고 말씀 하셨지.”
“사실 어머니의 고향은 맨체스터였어. 내가 처음 어린나이에 축구를 배울때에 맨체스터에서 배우려했지만 주위에서는 웨스트햄이 더 잘가르친다는 말에 어머니는 런던으로 이사까지 하셨지. 하지만 금전적인 문제 때문에 이사는 4년후에 했어.”
“그것 때문에 런던까지 이사를 갔단 말씀입니까?”
“아까 말했지 않나... 다른부모들보다 두배로 더 정성을 쏟았다고... 하지만 난 영어를 완전히 다 하지 못했어. 그때 내 나이가 8살이었어. 1978년이었지. 그것 때문에 처음에 놀림을 받았어. 하지만 나의 축구실력에 놀림도 첫날이 처음이었지. 하하하.. 믿거나 말거나...”
“그런데 아저씨의 이력서에보면 레드스타 베오그라드 유소년팀 소속이기도 했다고 하던데요?”
“아저씨? 훗...”
“나이차이도 10년이 훨씬 넘는데… 아저씨 아닙니까?”
“그래.. 아저씨구만.. 알다시피 내가 선수생활을 끝낸곳도 바로 레드스타네. 난 다른 어떤 세르비아의 소년들보다도 레드스타 베오그라드를 좋아했지. 난 8살때부터 15살까지 웨스트햄 소속으로 있다가 1985년에 레드스타 베오그라드의 유소년팀에 입단을 했지. 정말 꿈만 같았어. 그때 레드스타는 최강의 클럽이었지. 그때 나보다 1살많았던 시니사 미하일로비치도 나와 같은 학교출신이었어. ”
“미하일로비치라면... 그 성격더러운...”
“하하하 다들 그렇게 보더군.. 하지만 나와같이 유소년 시절때는 지금정도는 아니었어. 그냥 머라고 할까... 조금은 튀는 아이였다고 해두지. 같이 축구를했고 같이 즐거워했지만 축구인생은 정 반대였어. 내가 세르비아로 돌아온지 2년후에 녀석은 87년도 세계청소년축구대회 맴버로 뽑혔지만 난 그것도 아니었지”
“그랬군요. 축구인생이 전 반대였다는 것은 그 십자인대 말씀하시는 겁니까?”
“그렇겠지... 내가 21살때였고 시니사가 22살때였어. 그때 레드스타 베오그라드가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한 것 알고있나? 인터네셔널컵도 우리가 제패했었지. 레드스타의 최고 전성기였어.”
“아... 젠장...”
“케빈 무슨일 있어?”
“자꾸 오른쪽 무릎이 아파와... 어제경기때문인가...”
“자꾸 아프다면 팀닥터한테 가서 알아봐야지 곧있으면 대망의 마르세유전이야! 결승전이라구!”
“머 괜찮겠지. 저번에도 며칠 놔두니깐 괜찮더라구.”
“조심해. 무릎은 선수들에게 치명적이라고..”
“페르난도 자네도 조금이라도 무릎이 아플때는 주저없이 검사를 받아야 하네.. 며칠이 지나고 무릎의 통증은 괜찮아 지더군. 결승전이었어. 어쩌면 레드스타의 모든 선수들은 이번이 마지막일거라 생각하고 뛰었겠지. 시니사는 그 경기에 스타팅으로 뛰었지만 난 아니었어. 하지만 4강2차전때 좋은 모습을 보여줬었지. 그래서 교체출장은 확실한상황이었어.”
“시니사! 잘해라!”
“걱정마! 내가 프랑스놈들한테 질것같냐~!”
“점수가 나지 않고 전반전이 끝났어 난 후반전에 뛰게 되었지 몸상태는 최상이라고 생각했지만 아니었어...”
“후반10분경에 난 오른쪽을 돌파하고있었지. 내 생애에 그렇게 빨리달려본적은 없었던 것 같았어. 갑자기 수비수의 태클이 정확히 내 무릎을 가격하더군.”
“그러면 아프다던 그 오른쪽 무릎을?”
“위치상으로도 왼쪽무릎에 가격당해야 했던 것이 정상이지...” 그런데 오른쪽 무릎이 가격당한거야. 당연히 심판은 휘슬을 불어야 했지만 그냥 넘어가더군...”
“정말 참기 힘들었어.”
“난 교체해 들어간지 10분도 되지않아 밖으로 나오게 되었어. 무릎은 찟겨있었지.”
“이거 상태가 심각하군요. 무릎이 완전히 나가버린 것 같습니다.”
“우선 병원으로 옮겨!”
“그렇게 나는 병원으로 가게 되었고 가자마자 의사는 수술을 해야한다고 말하더군. 딱 보통사람이 보아도 수술을 해야할 지경이었거든 축구선수에게는 치명적이라는 십자인대였어. 그런데 수술은 다행이 성공적으로 끝났지. 다시 선수생활을 할수 있을것만 같았어. 하지만 오른쪽 다리의 감각이 전과는 매우 달랐어. 수술이 끝난후에 쉬고있는데 시니사가 문을 박차고 들어오더군!”
“하하하! 케빈! 이겼어! 우리가 이겼다고!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우리가 했다고!! 아하하하하”
“정말이냐! 정말이야? 야! 이렇게 부상을 당했는데 우승을 못했다면 네놈얼굴에 주먹을 날렸을게다!”
“그래... 무릎은 괜찮은거냐!”
“그럼! 물론이지! 의사도 수술이 성공적이었다고 했어!”
“난 그때 시니사에게 거짓말을 했어. 분명 오른쪽 다리는 전과 감각이 달랐거든.”
“그래서요...”
“하지만 난 다시 재기하는데 어려움은 없었어. 의사는 한9개월정도 쉬어야 한다고 하더군. 시니사는 단연 레드스타 베오그라드를 챔피언스리그를 우승시키는데 가장 공이 큰 녀석이었지. 녀석은 다음해에 이탈리아 AS로마로 떠났어. 녀석과 내가 갈라진 시기가 바로 92년도 쯤이었지.”
“그랬군요.... 정말 제가 몹쓸짓을 했군요. 단지... 축구를 할수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것이었는데...”
“안드레아 포르투나토를 아나?”
“글쎄요 그런 이름은 처음 들어봅니다만...”
“유벤투스의 수비수였어. 하지만 95년 2월 유벤투스 Vs 삼프도리아 전을 마지막으로 그를 그라운드에서도 또 세상에서도 그를 볼수 없었지.”
“포르투나토라는 선수가...”
“죽었어... 94년도때 녀석은 백혈병에 걸렸지. 하지만 골수이식 수술을 받았고 멋지게 재기를 했어. 하지만 94/95시즌이 끝날무렵에 녀석은 사망했지. 이탈리아의 수비진에 창의적인 플레이를 주입시킨 선수로 일대 센세이션을 일으킨 인물이었어. 아마 살아있다면 말디니나 네스타 칸나바로 보다도 더 큰 선수가 되어있을꺼야. 감히 마테우스와 견줄수 있을정도로 말이야.”
“그렇게 잘했나요?”
“비디오가 있으니 내 빌려주지. 나보다 1살 어린 선수였었어. 당시에 시니사가 삼프도리아 소속이었고 또 같은또래다 보니 관심이 가는 선수였지. 머 느끼는 것 없나? 너나 그리고 나나 모두 신께 감사해야 한다는 것 말이야. 리버에서 계속 선수생활을 하지는 못하게 되었다고 해도 불평하지 말어라... 엄청난 재능을 가지고도 그것을 다 피워보지도 못한 포르투나토가 저승에서 널 저주할 테니까....”
난 더 이상 내 과거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국가대표 발탁을 앞두고 당한 부상이야기는 입에 담기도 싫었고 또 생각하고 싶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여러모로 카베나기는 내가 가장 부러워하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어렸을때의 환경이나 배경 그리고 거쳐온 삶... 질적으로 나와 차이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우리는 날짜가 바뀌는지도 모르고 이야기를했고 아침이 되어서야 난 카베나기와 헤어졌다. 난 레드스타 베오그라드에서 9개월만에 부상에서 탈출했고 10개월만에 경기에 출장을 했다. 매 경기마다 인상적인 경기를 펼쳐보인 나는 여러 클럽으로부터 제의를 받았지만 난 레드스타와 함께하기를 바랬다.
내 기억에 스파르타크 모스코바, 클럽 브뤼게 등이 내게 관심을 보였고 대표적으로 나를 부상으로 몰아간 마르세유를 비롯 네덜란드 최강 아약스가 내게 연일 영입제의를 해왔다. 당시 가장 높은 이적료를 제시했던 팀이 아약스였고 그 금액 600만달러에 달했다.아약스가 600만달러의 금액을 제시했다는 것 만으로도 내게는 기쁨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레드스타를 떠날 마음을 품은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카베나기가 그랬던 것 처럼 레드스타에서 선수생활을 계속 하려던 것은 아니었다.
시니사가 일궈놓은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내 손으로 다시 일군후에 빅리그 진출을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난 레드스타 베오그라드의 신흥 유망주로 떠올랐고 94년 월드컵을 한창 준비중이던 세르비아의 축구협회는 나를 주목하기 시작했다. 난 더욱더 열심히 경기에 임했고 반드시 세르비아 몬테네그로의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겠노라고... 당시 대표팀의 공격진은 세대교체가 필요했고 그래서 나 같은 선수에게 주목을 한것이다.
그리고 93년 8월 내게 전화가 왔다. 국가대표 발탁 통보......
기다리고 기다리던 순간...
어머니가 그렇게 웃는 모습은 생에 처음이었고 또 마지막이었다.운명의 경기...
선수로써 마지막 경기였다. 그날은 이상하게도 너무 춥게 느껴진 경기였다. 경기 시작후 상대팀은 키 플레이어인 나를 노렸다. 나의 꿈을 날려버린 그 태클...
유난히 높게 다가왔던 그 태클은 내 부상부위를 정확히... 아주 정확히... 그 예전처럼 찟어놓았다. 난 병원으로 직행했고 또 다시 생각하고 싶지 않은 수술대에 올랐다. 고통의 시간이 흐르고 깨어보니 감독과 팀 닥터 그리고 수술을 한 의사가 있었다.팀 닥터는 아쉽다는 듯 날 쳐다보더니 병실에서 나갔고 의사 또한 나갔다.
“케빈...”
“어떻게 된겁니까... 다시... 다시 뛸수 있는겁니까?”
“유감이네... 자네가 대표팀 유니폼을 입지 못하게 된 것을...”
청천벽력 같은 말이었다... 그 유니폼을 입기위해 내가... 내가... 얼마나 노력했는데...
“하하하... 저한테 대표팀이 가당키나 합니까... 그럼... 선수생활은요? 선수생활은... 선수...”
“유감이네... 정말 어쩔수가 없네...”
내가... 선수생활을 그만두게 된 계기였다. 재기의 여지조차 없었다. 이미 오른쪽 무릎은 걷는데도 무리가 있었다. 처음 십자인대 부상을 당했을 때 오른쪽 다리에 감각이 달랐을 때... 그때 이미 다시 의사를 찾아야 했다. 그것이 다시 나를 이렇게 만든 결정적인 실수였던 것이다. 상대선수를 원망 할 필요가 없었다. 전적으로 나의 실수였기 때문이다. 난 그 이후로 폐인처럼 지냈고. 그 와중에 엎친데 덮친격으로 어머니는 교통사고로 돌아가셨다. 하루하루를 술로보냈다.
- 회상3 -
선수 생활을 했었지만 그다지 많은 돈을 가지고 있지는 않던 나는 금방 돈이 바닥났다. 그럴때마나 시니사는 나를 도와주었다. 내가 재기하기를 바랬던 사람은 나보다도 오히려 시니사였다. 마음은 재기를 바랬지만 신체는 그러하지 못했다.
어느정도 시간이 흐르고 난 어느정도 오른발을 사용할수 있게되었다. 정상적으로 걷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나의 착각이었다. 겨우 정상적으로 걸을수 있다 뿐이었다.
레드스타 베오그라드의 홈구장으로 찾아가던 도중에 길가에 버려진 깡통을 보았다. 난 힘껏 차보았다. 그 깡통을 차보고서.... 난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그렇게 1999년이 다가왔다. 친구였던 시니사는 나를 파르티잔 베오그라드의 유소년팀 트레이너가 될수있게 도와주었고 난 8년계약에 사인을 했다. 그렇게해서 난 제2의 축구인생을 살수 있게 되었다. 어린이들을 가르친다는 것이 이렇게 즐겁고 재미있는 일인지 몰랐다. 하루하루가 항상 즐거웠고 재미있었다.
그렇게 시간이 가고 02/03시즌을 맞아 구단은 한 시대를 풍미한 로타르 마테우스를 감독으로 임명했다. 뜻밖에도 마테우스는 젊은 시절의 나를 기억하고 있었다. 마테우스는 부임후 내게 와서 먼저 말을 걸었다.
“자네가 이곳에 있는줄은 몰랐구만...”
자존심 강한 마테우스가 내게 먼저 말을 걸다니... 기가막힌 노릇이었다.
“아... 네... 3년전에 8년짜리 장기간 계약을 맺었습니다.”
“그렇구만... 이런말을 해서 미안하지만... 자네는 분명 세르비아에 혁명을 불어일으킬만한 플레이를 하던 선수였어. 내가 자네를 기억하고 있다는 것이 바로 그 증거지... 당시 내가 바이에른에서 뛸 때 자네를 적극적으로 추천을 했었거든... 베켄바우어도 자네에거 적지않게 관심을 갖고 있었지...”
베켄바우어와 마테우스가??? 내게??? 기쁨보다 슬픔이 밀려왔다. 만약... 내가 그 부상만 당하지 않았다면... 난 시니사를 따라 잡았을까? 아니면 그를 능가했을까?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었다.
마테우스는 클럽에 대대적인 물갈이를 단행했다. 기존의 코치들도 대부분 바꾸었지만 나는 계속 유소년팀의 기술코치로 보직을 변경했다. 창피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당시에 나는 레드스타의 팬들에 의해 “세르비아의 바죠” 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따르르릉~ 따르르릉~
“마테우스입니다.”
“안녕하시오. 알렉스 퍼거슨이라하오.”
“아니... 퍼거슨경께서 무슨일로???”
“오래전부터 관심이 있던 사람을 수색해 본 결과 현재 파르티잔에 있다는 소식을 들어서 말이오.”
“누군지... 제게 말을 해줄수 있으시겠습니까?”
“지금은 은퇴한 사람이오.”
“아하하 저를 영입하시려고 하십니까?”
“허허... 난 아직 은퇴하기에는 멀었소. 케빈 로마노비치 라는 사람이오.”
“로마노비치라.... 역시....”
“대답이나 해주시오.”
“그를 영입해 가는 것은 대 찬성입니다.”
“아마 마테우스씨께서 많이 도와주셔야 할껍니다.”
“알겠습니다. 퍼거슨경의 뜻대로 하지요.”
케빈이 맨체스터의 스카우터가 되는데에는 두 사람의 노력이 있었던 것 이다...그 이후로 두 사람은 지속적인 전화를 주고받았고 케빈이 120만달러의 이적료가 있어야만 맨체스터의 스카우터 될수 있었다는것도 이미 마테우스를 통해 퍼거슨이 다 알고있었던 것이다. 결국엔 85만달러의 이적료에 이적을 했지만...
- 다시 아르헨티나에 파견된 케빈 -
내게 있었던 4주휴가도 나 끝났다. 사실 말이 휴가지 내가 한일은 거의 없었다. 지금도 휴가라고 해야 옳을 듯 하다.
시간은 가고 시즌은 다가왔다. 퍼거슨경의 유나이티드는 시즌초반 무서운 돈 바람을 일으킨 첼시와 함께 우승후보로 거론 되었다.
04/05시즌은 그 어느때보다도 유나이티드에게 어려운 시즌이었다. 작년시즌때 강등을 겨우 면했던 리즈 유나이티드가 바레인의 거부 세이크 압둘 빈 무바라크 알-칼리파를 만나면서 8천만파운드에 달하는 빚을 청산했고 또한 첼시처럼 엄청난 자금력을 갖게 되면서 리버풀이 리그 우승후보에서 제외된 현상도 일어났다.
리그가 시작된지 얼마 안돼서 이사회에서는 나를 찾았다.
영국황실로부터 Sir이라는 칭호를 받은 사람은 퍼거슨경 이외에 로이 가드너도 있었다. 가드너의 경우 내가 유나이티드에 온것에 대해 반대했던 사람이지만 레에스와 카베나기 영입 실적을 모두 퍼거슨경이 내 공으로 돌린덕에 점수를 따낼수 있었다.
구단의 많은 스탭들이 나를 신뢰하게된 이유에는 카베나기의 공이 컸다. 현재 프리미어리그 득점랭킹 2위를 달리고 있는 카베나기가 인터뷰에서 가장 존경하는 축구인은 누구냐는 질문에 케빈 로마노비치 라고 대답했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아마 이사회는 나를 더 신뢰하게 된 것 같았다.
- 이사회실 -
여느때와 달리 이사회실에는 가드너경 뿐이었다.
“아 왔구만...”
“혼자 계셨군요.”
“이거 로마노비치씨에겐 미안하게 됐소”
대체 머라고 말할지 전혀 몰랐기 때문에 두근거렸다.
“미안하지만 아르헨티나에 다시 한번 가주셔야 겠소. 이번처럼 테베즈나 카베나기를 데려오는 것처럼 그런 계약건이 아니라 장기간 계셔야 할 것 같소.”
“아... 장기간 이라면 어느정도...”
“한 1년정도는 가 주어야 할 것 같소. 퍼거슨경의 곁에서 일해봤으니 알것이오. 유나이티드의 방식을 말이오.”
“알고있습니다. 유나이티드의 방식이 아니라 Sir퍼거슨의 방식이라고 해야 옳을 것 같군요.”
젠장~!!!! 대체 누구한테 말대꾸를 한거야!!!! 잠시 제정신이 아닌듯 했다.
“맞소. 퍼거슨경의 방식이오. 5일내로 짐을 대충 싸서 가주시오. 그리고 지속적으로 퍼거슨경과 이사회에 연락을 취해주도록 하시오.”
가드너경이 맞다고 대답하는 것이 아닌가??? 다행이다...잘못 말대꾸했다고 정말 찍히는줄 알았기 때문이다. 아르헨티나에서 돌아오지 마시오!!! 라고 말할까봐 숨이 멎는 것 같았다.
그렇게 이사회를 나온 나는 카베나기에게 연락을 했다.
락커룸에서 카베나기를 만날수 있었다. 다른선수들은 없었고 카베나기만 있었다.
“널 보자고 한 것은 난 곧 아르헨티나에 가게 되었기 때문이다.”
“아르헨티나로요?”
“응... 이번엔 너 같은 대어를 데려오는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가능성있는 돌을 데려오는 것이지... 연금술사 퍼거슨경을 믿고 말야. 너에게 묻고 싶은건 밝혀지지 않은 유망주에 대해 알고 싶어서지.”
“글쎄요... 대부분 프로구단의 선수들은 이미 유럽구단의 표적들이죠. 밝혀지지 않은 유망주는 거의 없어요.”
“그래... 할수없군... 그런데 나를 아르헨티나에 파견할게 머람...”
그렇게 카베나기와는 헤어졌다. 5일내로 떠나가라고 하니 아직 시간은 있으렸다...”
별 달리 뾰족한 수가 없었던 나는 사무실에서 TV를 보기로 했다.
ESPN에서는 NBA를 방영하고 있었다...
LA레이커스와 휴스턴 로케츠의 경기...
레이커스에서는 오닐과 코비가 단연 돋보였고 로케츠는 만리장성이라 불리는 야오밍이 돋보였다. 사실 농구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던 나는 TV를 꺼버렸고 잠을 자려하던 순간!! 내머리에 한가지 먼가가 스쳐지나간 기분이 들었다. 난 그길로 바로 집에가서 짐을 챙겼고 공항으로 향했다.
- 부에노스 아이레스 공항-
난 부에노스 아이레스에 다시 도착했다. 아무래도 아르헨티나의 중심지이다 보니 그런것도 많은거라고 생각했다.
내가 NBA경기를 보고 생각했던 것은 바로 길거리에서 축구를 하는 아이들이었다. 집안 사정으로 인해 또는 눈에 띄지 못해 유소년팀에 들어가지 못한 재능있는 아이들이 더 많을거라 생각했다. 퍼거슨경의 도움을 받지 않고 처음으로 유망주를 발굴할 기회가 온것이다.
“옷을 입을때는 첫 단추가 중요하지...”
몹시 피곤했던 나는 다음날에 본격적으로 일을 하기로 마음을 먹고 호텔에 가서 쉬기로했다.
돌멩이를 찾는 일을 본격으로 수행한 첫날은 그렇게 지나갔다.
다음날 나는 근처 공원을 찾게 되었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축구를 하고있었다. 농구 같은 스포츠도 할만한데 대부분 축구와 족구를 즐기고 있었다.
하지만 축구나 족구를 즐기고 있던 사람들은 대부분 어른들이었고 어린이들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나는 힘겹게 제대로 하지 못하는 스페인어로 어린이들이 많이 축구를 하고있는 곳을 알아낼수 있었다.
내가 가본 그곳에는 정말 많은 아이들이 축구를 하고있었다.
- 처음으로 발견한 재능 로드리게스 -
“좋아... 수년내로 주전이 될 만한 선수를 뽑아가볼까.”
난 2명정도의 선수를 데려가기로 마음먹었다. 하지만 그날 내가 원했던 선수를 찾아볼수는 없었다. 난 그냥 아무 소득없이 호텔로 돌아왔고 퍼거슨경에게 전화를 걸었다.
수화음이 얼마 울리지 않아서 퍼거슨경이 전화를 받았다.
“알렉스 퍼거슨입니다.”
“감독님? 저 케빈입니다.”
“아~ 케빈이었나? 그래 일은 진척 되고있나?”
“쉬운일이 아니더군요. 연금술사 퍼거슨경에게 가져다줄 신비한 돌은 아직 찾지 못했습니다.”
“하하하하 천천히 하게 어차피 자네는 1년이나 그곳에 머물러야 하지 않는가?”
“네~ 천천히 하겠습니다. 이곳에 머무르는데 드는비용은 전부 구단이 부담하니깐 저야 좋죠! 1년 다 채우고 갈껍니다!”
“하하하하 알았네 그럼 꼭 후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선수가 될만한 아이를 찾아다가 이곳으로 데려와 주기를 바라네.”
“알겠습니다. 꼭 제대로 된 녀석으로 뽑아 가겠습니다.”
난 스페인어를 제대로 공부를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처음에 아르헨티나에 왔을때에는 퍼기슨경이 스페인어를 할줄 알았기 때문에 별 어려움이 없었지만 나 혼자밖에 없는 이곳에서 스페인어는 필수였기 때문이다.
우선 나는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시작하여 로사리오를 거칠 생각을 했다. 그렇게 보석이 될만한 돌을 찾기를 거듭한지 3개월이나 지났다.
그동안 많은 어린이들을 보아왔지만 그다지 가능성이 있어보이지 않았다. 나는 마지막이다는 심정으로 다시 한번 부에노스 아이레스에 있는 모든 축구장을 돌아다니기로 했다.
전에도 한번 해본일이지만 정말 사람이 할 짓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가장 많이 가보았던 축구장에 몇몇 클럽소속임을 방불케하는 소년들끼리 축구를 하고있었다. 하도 많이 그 축구장에 왔기 때문에 어떤 사람들이 그 축구장에서 축구를 하는지를 외울 정도였다. 하지만 그 아이들은 처음이었다. 그런데 어린이로써는 처음으로 돋보이는 아이를 보게 되었다. 녀석 플레이를 난 계속 지켜보았다. 전문가의 입장으로 볼 때 뛰어난 실력을 가진듯 했지만 아무도 녀석에게 조언같은 것을 해주는것 같지 않았다. 그 어느 유소년 팀에도 속하지 않은 말그대로 돌이었다. 어느샌가 나 자신을 전문가라고 칭하고있다니... 정말 많이 컸다...
난 녀석들의 시합이 끝나기를 기다리기로 했다. 시간은 자꾸 가는데 녀석들의 시합은 끝날줄을 몰랐다. 나른 녀석들의 플레이도 수준급이었지만 내 눈을 그 녀석이 아닌 다른 녀석에게로 돌아가게 한 녀석들은 없었다.
잉글랜드나 또 내가 자란 세르비아나 어린이들은 매 한가지로 똑같았다. 아무리 요즘시대에 어린이들이 컴퓨터만 한다고 해도 축구를 하는 아이들은 예전처럼 항상 많았다.
그렇게 기다린지도 몇시간이 흘렀다. 저녁을 먹을때가 되자 아이들은 서로 뿔뿔히 흝어졌고 난 그 소년에게 다가가 3개월간 배운 서툰 스페인어로 말을 걸면서 나의 명함을 주었다. 명함에는 똑똑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로고와 함께 나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그 명함을 어린이게 내밀면서 정말 자랑스러웠다.
하지만 그 녀석은 내 얼굴을 한번 쳐다보도 또 명함을 쳐다보더니 약간 놀라면서 내게 머라머라 되 묻는것이었다.
“난 또박또박하게... 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스카우터다! 널 스카웃하려고 온거야!” 하고 말했다.
“너 잠깐 나있는 호텔로 따라올래?”
녀석 알아들었는지 못 알아들었는지 몰라도 고개를 끄덕거린다. 녀석과 대화를 해야 했기 때문에 난 호텔에서 일하는 사람에게 통역을 부탁했다.
“이 소년과 대화 하려고 합니다만... 좀 도와주셨으면 합니다.”
“네 그렇게 하지요.”
“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스카우터고 유소년팀에 입학을 시키고 싶다고 말해주세요.”
종업원이 소년에게 말하고 다시 소년이 종업원에게 다시 말한다.
“맨체스터의 스카우터라는 것을 잘 안다고 합니다. 하지만 별로 가고싶지 않다고 하는군요.”
아니... 유나이티드에서 관심을 보였는데 그게 싫다고? 이곳에 있는 녀석들은 대체 어떻게 된건지...
“이유가 무엇인지 물어봐 주시겠습니까?”
둘은 또 대화를 했다.
“자기는 맨체스터의 유소년팀에 입학할만한 돈이 없다고 하는군요.”
나는 웃음을 짓고 다시 종업원에게 말했다.
“스카우트 제의를 받게 되면 모든 것이 학비는 필요없다고 말해주십쇼.”
종업원이 말을 들은 소년은 그제서야 웃음을 지었다.
“이름이 무엇이냐고 물어봐 주시겠습니까?”
소년은 대답했다.
“하비에르 호세 로드리게스”
많은 재능을 가지고있던 소년의 이름은 하비에르 호세 로드리게스... 그저 그런 평범한 이름이었다.
그리고 종업원을 통해 내가 1년간 이곳에 머물러야 한다는 것과 또 부모님의 허락을 받아야 하니 집으로 가자고 말을 했다.
하지만 소년은 혼자 가서 허락을 받겠다고 말했고 호텔을 나갔다.
호텔에서 기다리고 있은지 3시간이 지났을 때 녀석은 짐을 싸가지고 내가 있는 방으로 올라온것이 아닌가? 누가 짐을 가져오라고 했나?? 이런.... 녀석의 모든 비용까지 내가 다 지불하게 생겼다.... 난 출국할때 녀석을 데려가려 했는데....
녀석은 내게 배가고프다는 시늉을 했다. 참 넉살도 좋은녀석이었다.
집에서 먹고 오면 되지.....
나도 저녁을 하지 않은터라 같이 호텔밖으로 나가게 되었다. 이곳에 있으면서 먹어본 아르헨티나 음식은 타말레스나 아사도, 엠빠나다 정도였다. 그다지 거부감이 들지 않는 맛있는 음식이었기 때문이다.
난 녀석이 내가좋아하는 타말레스를 먹기를 원했지만 녀석은 로크로(우리나라로 치면 부대찌개??)를 자꾸 먹자고 한것이다.
P.s: * 유럽인들은 국물요리는 싸구려요리다는 인식이 되어있습니다. 국물요리는 가난한 사람들이 많이 먹기위해 양을 늘린음식이라고 생각하는 유럽인들은 집에 혼자 있을 때 이외에는 절대로 남과 같지 먹으려 하지 않고 손님을 대접할 때 국물요리를 대접할 경우 다시는 그 사람과 친하게 지내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답니다. 케빈도 유럽사람이니 그렇겠죠…. 하지만 포도주를 넣고 끓인 스프 같은 경우는 예외이겠죠?*
결국 녀석은 로크로를 먹었고 난 타말레스를 먹었다.
저녁을 먹고 같이 호텔로 가던 도중 난 잠시 고민에 빠졌다. 녀석을 맨체스터에 데려다 주어야 하나 아니면 같이 데리고 다녀야 하는것이다. 하지만 난 돈이 많이 들더라도 데리고 다니기로 결심을 했다. 혼자 다니는 것은 너무 심심하고 또 난 나 아직 스페인어에 서툴렀기 때문이다.
전화가 왔다. 난 퍼거슨경인줄 알았다.
“여보세요.”
“아 로마노비치인가?”
낯익은 목소리... 전무이사 가드너경이었다.
“아... 네...”
“일이 어느 정도 진척이 되었는지 알고 싶어서 말이네.”
“네... 현재...”
난 적합한 1명을 찾았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그렇다고 말하지 않았다.
“아직입니다만...”
“알았네... 내가 아직 자네에게 말하지는 않았지만 2명정도의 적합한 녀석들로 데려다 주길 바라네. 그리고 기간은 1년에서 9개월로 단축시켜야 될것 같네”
“알겠습니다.”
젠장... 이사라는 작자가 이런일에 까지... 너무 관심을 갖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간은 밤10시를 넘어섰다.
다음날 나는 하비에르와 함께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조금 떨어진 로사리오로 향했다.
로사리오는 아르헨티나 제3의 항만도시로써 부에노스 아이레스보다는 떨어지지만 상당히 발전한 도시였다. 센트럴 레일웨이의 연고지인 로사리오 역시 부에노스 아이레스처럼 길거리에서 축구를 하는 아이들이 많았다. 하지만 부에노스 아이레스에 비교한다면 그 수는 더 적은 것 같았다. 하지만 축구에 대한 열정만큼은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많은 사람들에 비해 뒤 떨어지지 않았다.
하비에르의 말에 의하면 보카와 센트럴의 경기가 아로이이토 스타디움에서 열릴때면 거의 폭동수준이라고 한다.
로사리오에 사는 사람들이 아마 전 아르헨티나 중에서 가장 거친사람들이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자꾸 훌리건 훌리건~ 하고 내게 말해주고있다.
로사리오를 거쳐 남은 시간동안 산타페, 코르도바, 라플라타 등을 거쳤지만 로드리게스같이 눈에 들어오는 아이는 없었다.
아르헨티나를 떠나야 할 시간은 다가왔고 결국 2명이라는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하고 로드리게스 1명만 데려가게 되었다. 다른 새로운 재능을 찾는데에는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에 난 녀석을 데리고 공항으로 데려갔다.
녀석이 잉글랜드 살려면 비자가 필요했다. 난 아르헨티나 주재 영국대사관으로 찾아갔고 레지던스 퍼밋(Residence Permit) 발급을 요청했다. 여권은 4일이면 금방 나오지만 비자는 3주정도 기다려야 한다는것이었다. 나는 급하다며 사정을 이야기 했고 내가 맨체스터의 스카우터라고도 이야기를 해보았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결국 나는 3주를 더 호텔에서 보내야했다.
하비에르는 이곳 아르헨티나에서 학교도 다니지 않았다고 한다. 집안에 아버지의 농장일을 도왔고 또 그것을 물려받으려고 했다는것이다.
“너도 다른 아이들처럼 리버에서 선수생활을 하고 싶니?”
녀석은 서투른 영어와 스페인어를 섞어가면서 내게 답했다.
“아뇨... 전... 리버.. 의 팬.. 아니라 보카... 팬이에요. 지금... 은... 그럴수... 가... 없잖아요... 하지.. 만... 반드... 시 커리어는... 보카.. 에서 마감할꺼.. 에요.”
역시 리버의 팬과 보카의 팬은 나뉘어져있다. 부유층은 리버를 좋아했고 빈민층은 보카를 좋아했다. 바람의 아들 카니자 그리고 황제펠레와 비교되는 마라도나, 팔레르모, 리켈메, 카바에로... 전부 어렸을적에 가난했었다.
녀석의 마음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단지 보카 주니어스로 향해가는 정거장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녀석을 맨체스터로 데려가는데에 대한 나의 마음은 변하지 않았다. 바로 저런 아이들처럼 더 크게 될 보석이라는 것을 잘 알고있었기 때문이었다. 아주 잘........
그렇게 3주는 훌쩍 지났고 9개월이라는 예정시간을 넘긴채 나는 맨체스터에 도착했다. 난 맨체스터에 도착하자 마자 가드너경이 날 급히 찾는다고 하여 가드너경을 찾아갔고 내가 1명밖에 데려오지 못한 것을 예상외로 생각하였다.
예정으로 2명을 데려오지 못했단 이유로 질책을 받지 않았다. 하지만 난 기한을 넘긴것에 대해 질책을 받았고 이번이 처음이니 벌금은 내리지 않겠다고 했다. 다행이다.... 얼마받는다고....
난 이사가 유망주 하나 찾는데 이런 관심을 갖는것에 대해 놀랐다.
난 가드너경과의 면담을 끝난후 감독실로 찾아갔다.
퍼거슨경은 내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고 한다.
“그래 이녀석이 그 아인가?”
“네. 아직 왼발을 아주 잘쓰는 아이입니다. 이름은 하비에르 호세 로드리게스입니다.”
“비자 같은 문제는 잘 해결했나?”
“네 레지던스 퍼밋 발급을 받아왔습니다. 그것 때문에 조금 더 시간이 걸렸고요.”
“알았네. 녀석의 나이는...”
그렇고 보니 그것을 물어보지 않았다.
“녀석은 제 나이를 묻는 영어대화를 듣고 12살이라고 대답을 했다.”
“12살? 그래... 그럼 13세이하 반 아이들의 교실로 집어 넣게! 그런데 문제인걸... 기숙사는 15세 이상의 아이들만 사용할 수 있게 되어있네만....”
“그럼 제가 데리고 있겠습니다.”
“그럼 그렇게 하게.”
퍼거슨경은 녀석이 공다루는 모습을 보지도 않았다. 그냥 나를 전적으로 믿고있던 퍼거슨경은 녀석을 데리고 13세이하 반 아이들의 교실로 데려갔다.
다시 돌아온 나는 피곤함에 이끌려 집으로 갔다.
집에 돌아가는 길에 걱정되는게 한두가지가 아니었다.
과연 냉장고 속은 어떻게 되었을까...?
불안감에 도착한 나의 집… 정말 수준이하였다. 곧있으면 하비에르가 우리집에 올텐데...
난 힘든 몸을 이끌고 집 청소를 시작했다.
9개월동안 아무도 들어오지 않아서 그런지 먼지는 쌓일대로 쌓여있었고 냉장고 안은 정말 엉망이었다. 냉장고를 새로 사야 할것 같았다.
한참을 걸려 집청소를 끝내자 기다렸다는 듯이 벨울리는 소리가 들렸다.
“누구세요?”
“저에요 아저씨! 페르난도입니다.”
이시간에 카베나기가 왠일일까? 문을열자 페르난도와 함께 하비에르가 있었다.
“하하.. 감독님이 하비에르를 이곳으로 데려다 달라고 하더군요. 어떻게 애 한테 집을 안알려줍니까?”
“깜빡했어. 가르쳐 줄 틈도 없이 교실로 데려간건 그 영감이라고!”
“마침 저녁때인데 밥 안줍니까?”
“냉장고에는 9개월간 묵혀둔 썩은 음식들 지금 싱크대에 두고 아직 안버렸는데... 그거라도 먹을래?”
“사양하겠습니다!”
“그렇게 열 낼 필요없어. 9개월간 출장으로 이번에 보너스도 나올 테니 오늘은 내가 저녁한번 사도록 하지. 아르헨티나인이 2명이니깐 아르헨티나 음식을 먹으러 가는 것이 좋겠군.”
난 그렇게 카베나기와 로드리게스를 데리고 교외 아르헨티나 전문 음식점을 향했다.
“오늘 내가 풀코스로 살 테니 사양들 말고 먹도록 해!”
페르난도와 하비에르... 입이 찟어지는 모습이 보기가 좋아보였다.
비록 페르난도는 리버의 선수였고 하비에르는 보카의 팬이었지만 서로 같은 국적의 아르헨티나 사람과 타국에 있어 서로에게 적지않게 의지가 되는 것 같았다.
페르난도의 차를 타고 도착한 곳은 맨체스터에서 가장 유명한 아르헨티나 전문 음식점이었다.
음식점에 들어서자 술렁이기 시작했다. 그럴만도 했다. 프리미어리그 득점랭킹2위인 페르난도가 들어섰는데 당연한 것 아니겠는가? 그렇게 우리는 식사를 마치고 나가려는 순간 적지않는 수의 사람들이 페르난도에게 사인을 받느라 차에서 한참을 기다려야 했다.
페르난도의 차를 타고 집에 오면서 나도 차를 사야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다음날 나는 하비에르를 유소년학교에 데려다 주고 사무실로 향했다.
녀석을 데려다 주면서 한 생각은 빨리 영어를 배워 대화가 가능했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집에 있으면서 필요한 말 이외에는 거의 대화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무실에서 별일없이 TV를 보고있던 내게 누군가가 찾아왔다.
- Sir의 후계자 -
나를 찾아온 사람은 코치 프란시스코였다.
“아... 여기까지는 무슨일로?”
“자네에게 부탁하고 싶은 일이 있어서 그렇네...”
“무슨 일이신지?”
프란시스코는 내가 맨체스터와 계약을 맺을 때 이후로 처음 보았다.”
“이제 시즌은 막바지에 이르고있네. 그리고 내 나이는 60을 훌쩍 넘어서 버렸어. 머랄까... 이제 현재의 축구에 흥미를 잃었다고나 할까? 퍼거슨경에게 난 유소년팀 코치를 하고싶다고 말했지. 그런데 대신에 후임자를 찾아오라는거야... 자네가 내 후임자가 되어주었으면 하네.”
“유나이티드의 코치에... 제가 말입니까?”
과연 프란시스코가 내게서 그런 재능이 있다고 판단한 것인지... 아니면 그냥 적당히 회피하려 하는건지 의중을 알수가 없었다.
“자네가 맡았단 파르티잔 베오그라드 유소년팀이 이번 24개국 유소년팀 세계 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네... 그걸로 자네는 자격이 있다고 판단되네만...”
파르티잔이... 준우승?? 난 정말 놀랐다. 파르티잔이 24개국 유소년팀 대회에서 준우승을 할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잘 알고있네. 자네가 퍼거슨의 신임을 아주 투텁게 받고 있다는 것을... 올시즌과 그리고 내년시즌인 05/06시즌을 끝으로 퍼거슨은 맨체스터와 계약을 끝낸다네... 그리고 축구계에서 은퇴하겠다고 하더군...”
“그런데요?”
“아마 후계자는 자네가 될걸세... 처음부터 자네는 차기 맨체스터의 매니저였어.”
- New Coach KEV!! -
“제가... 후계자라고요?”
“해럴드 우드를 알고 있겠지?”
“네... 그분의 빈자리를 제가...”
“선수경력도 그러하거니와 아마 선수시절때부터 자네를 쭉 지켜본 모양이야.”
“퍼거슨경이 말입니까?”
“아니! 우드가 말일쎄. 자네가 그 심각한 십자인대 부상만 안당했어도 아마 지금도 선수생활을 하고 있겠지.”
“그럼 제가 이 스카우터 자리를 그분에 추천으로….”
“퍼거슨경에게 요청을 한 모양이야... 퍼거슨경도 자네를 선수시절부터 지켜보았지. 자네가 부상당했던 아... 첫 부상이었지... 마르세유전때 자네의 부상을 보고 꽤 안타까워했네... 부상당한 자네는 메디컬테스트를 통과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지. 10개월만에 자네가 다시 그라운드에 섰다는 소식을 접했지만 자네가 예전의 기량을 찾을수 있을거라 확신했던 그는 자네의 영입을 구체화 시키고 있었을때에..... 이 이야기는 그만하도록 하지”
그때 조금 더 조심했어야 하는데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자네가 내 빈 자리를 대신해 주게...”
“제가... 말입니까?”
“아마 자네라면 퍼거슨도 별말 없이 내 뜻을 받아 줄걸세. 나의 뜻 그리고 퍼거슨의 뜻이라면 이사회도 그다지 머라 할수 없을꺼야.”
“알겠습니다. 프란시스코 코치님의 빈 자리... 제가 대신하겠습니다.”
그렇게 프란스시코 코치와 이야기를 끝내고 난 퍼거슨경을 찾아갔다.
“감독님 저 케빈입니다.”
“아... 자넨가? 들어오게.”
퍼거슨경... 날 기다렸다는 듯 한 표정이다.
“프란시스코가 자네를 찾아갔던가?”
“네.”
“그럼 이야기는 다 끝났군. 내가 자네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또 자네가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지 잘 알걸세...”
“감독님 코치직은 몰라도... 내후년에 있을 시즌에 전...”
“그러니깐 배우라는 것 아닌가... 내 옆에 있으면서 프리미어리그의 구단의 특성. 그리고 그들의 장점과 단점들을 배워서 하라는거 아닌가? 무작정 자네에게 감독직을 내주고 떠난다면 나만 무책임하다는 소리를 들을거 아닌가? 그래서 자네를 배우게 하려하네.”
“감독님...”
“자네같이 역경을 딛고 일어선 사람들은 말이야... 정말 강하거든... 자신이 못다한 꿈을 다른곳에 표출하게 되있어... 자네는 세르비아의 바죠 아닌가?”
“알겠습니다. 감독님. 그럼 코치직을 맡도록 하겠습니다.”
“좋네.. 그럼 이사회를 찾아 가도록 하지.”
가드너경은 그다지 반가워하지 않는 것 같지만 위대한 유나이티드의 코치였던 프란시스코의 적극적인 추천과 퍼거슨의 강력한 지원으로 코치직으로 계약을 연장할수 있었다.
“난 가드너경과 더 이야기를 해야겠네... 자네는 먼저 가게.”
“네.”
퍼거슨경은 다시 가드너경이 있는 이사회실로 들어갔다. 둘은 무슨 이야기를 할까? 난... 정말 Sir의 뒤를 이을수 있을까? 사무실에 도착하자마자 전화가 울렸다.
“여보세요.”
“나야...”
“누구십니까?”
“그새 내 목소리를 잊은거냐? 니가 맨체스터 스카우터가 됐다는 소식도 마테우스 감독에게 물어 알았다.”
“너!!”
“오랜만이다. 케빈.”
“너였구나... 너 올시즌 끝으로 라치오에서 은퇴한다고 들었다...”
“그래... 그런데 어떻게 나한테 그렇게 연락이 없었지?”
“그래... 미안하게 됐다. 태어나 이렇게 바쁘게 살아본적이 없어서... 미안하게 됐다.”
“나 이번에 라치오 감독직에 계약하기로 되었네. 이제 같은 직종에 근무를 하게 된건가?”
“그래? 축하한다.나도 이번에 맨체스터 코치직에 계약했거든... 연락하려고 했는데...”
“아냐... 너 바쁜 것 안다... 다음에 또 연락하지...”
“항상...”
“응?”
“항상 너의 그림자만 쫓아왔다...”
“............”
“이제 더 이상 너의 뒤를 쫓는 일은 없을거다. 우리 둘중 먼저 챔피언스리그 타이틀을 쥐는 사람은 바로 나다!! 그리고 이제 네가 내 그림자를 쫓게 될거다 시니사!!!!!!!”
그렇게 전화를 끊었다. 항상 시니사에게는 열등감만을 가지고 있었다. 더 이상... 그에게 열등감을 느끼고 싶지 않았다.
그때 내 누군가 내 방문에 노크를했다.
“케빈!! 가자고! 지금 주전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기다리고 있으니깐...”
“네!”
드디어... 내가 원하던 진짜 꿈을 펼칠수 있게 되는 순간이었다.
세계 최강클럽 중의 하나...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난 이제 그들의 코치다... 세계 최고 베테랑들의 코치...
“다들 모인 것 같군... 자! 다들 이렇게 모이라고 한 것은 프란시스코의 후임자를 소개하기 위해서다...”
“새 코치라면...?”
“얼마전 까지 스카우터로 활동했던 케빈 로마노비치다!”
선수들은 웅성웅성 하기 시작했다.
“아저씨! 아저씨가 이젠 코치가 된겁니까?”
카베나기도 적지않게 놀란눈치다.
“음... 그렇게 됐다.”
“이젠 아저씨가 아니라 코치라네! 카베나기!”
퍼거슨경 중간에 껴들어 페르난도를 질책한다.
“자 케빈... 간단하게 소개를 하게...”
너무 떨리는 것 같았다... 내가... 이제 이들을 지휘하는 코치인가??
“반갑습니다. 케빈 로마노비치입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여러분과 좀 더 가깝게 지내게 되어 정말 기쁘군요. 퍼거슨경을 도와 올 시즌에 맨체스터가 더 좋은 성적을 거둘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궁금한게 있다면 질문을 해주시죠..”
모두들 조용하다. 내게 관심이 없다는듯... 이때 키노가 내게 질문을 했다. 상당히 뼈아픈...
“선수시절... 어느 소속이었습니까?”
난 잠시 머뭇거렸다.
“레드스타 베오그라드에서 선수생활을 했습니다.”
“국가대표로 활약하셨습니까?”
국가대표... 아직도 한 이 남아있는 국가대표...
“아니... 난 그런적이 없습니다.”
순간 키노의 얼굴에는 나를 비웃는듯한 얼굴을 하며 내게 말했다.
“그렇군요...”
순간... 부끄럽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했다.
“자 여기서 끝내도록 하지... 올시즌에 로마노비치는 그다지 훈련에 관련하지는 않을것이다~! 다만 내년 05/06시즌에는 본격적으로 너희들의 전술코치가 될것이다. 자 해산하도록!”
계속 같은 생각을 되내이며 경기장을 빠져나올 때 누군가가 나를 불렀다.
“코치님~!”
역시... 나를 아는 선수는 페르난도 뿐이었다.
“왠일이냐?”
“너무... 너무 신경쓰지 마세요.”
“하하하 걱정이 되겠지... 로이가 맨체스터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잘 알고있어. 그런걱정이 생기는 것은 당연한 거겠지. 그럼 다음에보자!”
당연한일이다. 내가 국가대표 커리어는커녕... 클럽팀 커리어도 변변치 못한 주제에 맨체스터의 코치라니... 가당치도 않다.
그날밤... 난 퍼거슨경을 찾아갔다.
“그만 두겠다는 이유가 그건가?”
“...............”
“왜 도망 치는건가? 키노에게… 자네를 보여줄 용기가 나지 않는건가?”
“면목 없습니다.”
“갑자기... 그런생각이 드는 것은?”
“아무래도 저하고는 어울리지 않는 것 같습니다.”
“멍청 한 소리는 그만둬! 더 이상 자네에게 남은게 먼가? 아직도 그 알량한 자존심이 남은건가? 그래서 부끄러운가? 로이에게 당당해 져 볼 용기는 나지 않는겐가? 그는 선수들을 휘잡고 있는 주장이야! 그를 휘잡지 못하면 자네가 휘잡혀 휘둘려지게 되있어. 아직 시련을 덜 맛본건가? 그래서 그 썩어빠진 자존심이 남아 있는게로군.”
“........................”
“내일 자네의 진면목을 로이에게 보여줄 필요가 있어. 무슨말인지 알겠나?”
“알겠습니다.”
그렇게 퍼거슨경의 방을 나왔다. 난... 시련을 맛볼만큼 맛봤다. 커리어를 두고 이야기한다면 키노와 나는 비교가 되지를 않는다. 하지만... 난 그보다 훨씬 많고 힘든 역경을 견뎌왔다.... 그에게서 눌린다면 코치가 아니라 내후년부터 이곳의 감독으로 취임한다 해도 휘둘리게 되있어... 그럴수는 없다!!
난 다시 사무실로 돌아왔다. 누군가가 안에 있었다.
로이 킨이었다.
“왠일인가?”
“아... 이제는 코치님이라 불러야겠군요.”
“용건만 간단히 하도록 하지.”
“당신이 처음 스카우터로 왔을때도 솔직히 그다지 내키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난 진심으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좋아합니다. 당신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위해 있다고 생각치 않습니다.”
“나보고 어떻게 해달라는 건가?”
“사퇴해 주십쇼.”
“사퇴라... 그게 자네가 원하는건가”
“그렇습니다.”
“미안하지만 그렇게는 못할 것 같네.”
“.................”
“자네 시련을 겪어본적 있나?”
“시련...?”
“나는 정말 많은 시련을 겪었지... 그것 때문에 선수생활도 아주 짧았고 말이야. 나와 비교한다면 자네는 정말 탄탄대로를 걸은 셈이지.”
“그게 무슨말입니까?”
“지금 자네가 내 눈에 어떻게 보이는줄 아나?”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겁니까?”
“철부지... 난 자네가 철부지로 보여... 어미의 품에서 곱게자란 철부지... 시련이란것도 모른체 이 자리까지 올라온 철부지... 난 자네가 그렇게 보여.”
“내가 철부지로 보이던 어떻게 보이던 그만 둬 주십쇼. 전 할말 다 끝났습니다. 이거 실례를 했군요. 나가지요.”
“아니 그렇게 못해. 나 같은 사람은 말이야... 결코 그냥 포기 못하거든... 자네가 내게 무어라 지껄이던 나는 그만둘수가 없어. 내가 여기서 그만둔다면 난 정말... 지금껏 겪었던 그 어떤 시련보다도 더 아픈 시련을 겪게 되거든...”
키노는 내 말에 아랑곳 하지 않고 방을 나갔다.
내가 무엇을 해야하는지 또 어떻게 해야 내가 그들에게 인정 받을수 있을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수가 없었다. 귀찮음을 느낀 나는 집에 가기로 맘을 먹었다. 그때......
“계십니까?”
“들어오세요”
누군가가 내 방을 찾아왔다.
주전 공격수 루드였다.
“아... 루드로군... 왜? 자네도 날 설득하러 온건가?”
“무슨 말씀이신지?”
“아니야... 거기 앉게...”
“드릴 말씀이 있어 왔습니다.”
“나한테? 무슨말인가?”
“키노가 코치님께 한 말은 잊어주십쇼.”
난 깜짝 놀랐다. 어떻게 루드가 그것을 알고 있었을까?
“죄송합니다. 우연히 지나가다 엿듣게 되었습니다.”
“신경쓰지 말게 키노가 내게 머라고 하든 상관없어. 유나이티드의 전술코치를 맡은 이상 난 내가 맡은 임무를 할 뿐이야. 그게 곧 내 이상이기도 하지만...”
“어떻게 들리실지 모르겠지만 페르난도가 저와 라이언에게 이야기 해 주었습니다. 코치님의 과거를...”
“페르난도가 쓸데없는 말을 지껄였군. 미안하네만 루드... 그 이야기에 관한 이야기라면 듣고싶지도 않고 또 하고 싶지 않아... 그게 다 동정이라는것도 알고있어. 그런말을 듣고싶지 않아... 난 내가 불쌍한 처지에 있다고 생각치 않거든...”
“동정이 아닙니다!! 제가 하고픈 말은... 힘내라는 말이 아니라... 유나이티드의 코치를 맡은 이상 최선을 다 하시라고 말씀 드리고 싶었습니다. 전 키노만큼 유나이티드를 좋아합니다. 유나이티드의 명예를 더럽히지 말라는 말... 그말을 해주고 싶어 왔습니다... 나가보겠습니다.”
두 어깨가 무거워지는 것을 느꼈다. 집에 가려고 준비를 하고있었던 나는 한참을 멍하니 창문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원래 04/05시즌 도중부터 전술코치로써 일을 하려했던 나는 05/06시즌부터 전술코치를 하게 되었다. 기존 스카우터 시절 받던 4만8천달러의 연봉에서 10만달러에 4년의 계약기간을 2010년까지 3년을 연장시키면서 계약금으로 30만달러를 받을수 있었다.
내가 입단했던 03/04시즌에는 리그우승과 챔피언스리그 4강을 이루어 냈지만
올 시즌에는 리그우승 그리고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을 이끌어 냈다.
03/04시즌에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결승행 티켓을 빼앗아간 바이에른 뮌헨이 우승컵을 들었고 올해 04/05시즌에는 결승전에 진툴하여 6년만에 타이틀 재 탈환을 노렸지만 유벤투스에게 우승컵을 내주고 말았다.
05/06시즌... 그렇게 내 축구인생에서 최고의 전환점이 다가오고 있었다.
- 퍼거슨경의 방 -
“이제 자네의 무대가 곧 가다 오는구만 그래...”
“무엇을 말씀하시는겁니까?”
“올 시즌 전술은 자네에게 맡기겠네. 내가 말이 감독이지 자네가 다 맡아줘야 겠어.”
“하지만...”
“하지만이 아니야! 그냥 감으로라도 하게... 이것만큼 비싼과외는 없을꺼야. 기존의 맨체스터는 반 니스텔루이와 카베나기 그리고 스콜스가 삼각편대를 이루어왔네. 키노야 이미 노쇠화로 인해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기로 했고 그를 뒷받쳐줄 젬바-젬바가 있지만 여지껏 팀의 주축맴버였던 스콜스와 긱스가 30대를 훌쩍 넘겨버렸어.”
“제가 생각하기에도 그 둘을 뒷받쳐줄 선수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 이사회에서도 올 시즌이 시작하기 전에 그 둘을 대체할 선수를 찾고있어. 어떻게 했으면 좋겠나?”
“왼쪽이라면 저는 PSV의 로벤, 그리고 스콜스를 대신할 선수로는 아약스의 반 더 바르트나 AC밀란의 피를로 정도로 꼽고 싶습니다.
“로벤이나 반 더 바르트는 지금껏 유나이티드가 주목해왔던 선수네… 그런데 피를로를 꼽는 이유는 먼가?”
“지금 밀란의 플레이메이커는 카카입니다. 루이 코스타가 은퇴한 이 시점에서 그 자리는 누가 머래도 카카의 자리일것입니다. 그리 많지 않은 이적료에도 그를 얻을수 있을껍니다. 밀란이 그를 백업으로 쓰기에는 많은 부담이 드니까요.”
“그렇겠군... 알아본 바로는 피를로의 연봉이 2백만달러가 넘는다고 들었네. 지금 스콜스의 하지만 많은 이적료가 들더라도 반 더 바르트 같은 선수가 낫지 않겠나?”
“최종결정은 감독님께서 하시는겁니다. 저는 의견을 말씀드린 것 뿐이죠.”
“알았네. 그럼 이사회와의 결정을 내려 보겠네. 그럼 왼쪽은 로벤뿐인가?”
“레에스가 팀에 있기는 하지만 왠지 긱스의 스타일과는 다르다고 생각되서요… 따로 공격수로 써도 괜찮을 듯 싶습니다.”
“알았네. 그럼 이사회와 의견을 조율해야겠군. 내일 오후3시에 회의를 열기로 했네. 자네도 참석해야 할걸세.”
“알겠습니다. 그럼 나가보겠습니다.”
그렇게 퍼거슨경의 방을 나올 때 그다지 마주치고 싶지 않는 선수와 마딱뜨렸다.
캡틴 로이 킨이었다.
“오랜만에 뵙는군요. 코치님.”
“열심히 해야 할거야. 마지막 시즌이라고 해서 퍼거슨경과 내가 자네를 항상 선발출장을 시킬거라는 그런 일말의 기대감은 버리는게 좋을걸세”
- 처음이자 마지막 -
“무슨 말 인지 잘 알겠습니다.”
“자네...”
“아직 하실 말씀이 남았습니까?”
“아니야... 들어가보게...”
내 인생에 있어 이보다 더 좋은 기회는 없다. 다시는 오지 않은 기회... 아니... 어쩌면 내 인생에 더 이상 기회란 단어는 없을지도 모른다. 캡틴이라 해도... 아니 그 이상의 선수라 해도 내 앞길을 막을수 없다.
- 다음날 오후3시 회의실 -
“PSV의 로벤은 여지껏 우리가 쭉 지켜봐왔던 선수입니다. 반드시 올시즌에 영입해 놓을 필요가 있습니다.”
퍼거슨경 자신의 뜻을 유감없이 밝힌다.
“하지만 말이오 퍼거슨경... PSV에서도 로벤은 꼭 필요한 존재요. 너무 많은 이적료가 들 뿐더러 또 그가 이곳에서 성공할 것이라는 확실한 보장또한 없소.”
또하나의 Sir. 가드너경... 항상 퍼거슨경이 하는일을 못마땅하게 여긴다. 하지만 맨체스터에서 퍼거슨경의 뜻대로 되지 않는일은 거의 없었다. 특히 선수를 영입하는것에 대해서...
“하지만 레에스에게 전문적으로 왼쪽을 맡기기에는 어딘가 부족한 감이 있습니다. 레에스는 쉐도우스트라이커가 더 어울립니다.”
“퍼거슨경... 로벤말고 다른 레프트윙을 찾아보는 것이 어떻겠소?”
“모든 이사님들... 최근들어... 저의 눈을 많이 의심하시는 것 같군요. 로벤과 피를로는 제가 여기계신 이사님들에게 드리는 마지막 선물이 될껍니다.”
“알겠소. 무슨말인지. 허면 올 시즌에는 로벤과 피를로 뿐이오?”
“그렇습니다.”
“좋소... 그럼 이제 피를로 문제요.”
“퍼거슨경... 내가 볼 때 피를로는 당신이 여지껏 지켜봐왔던 선수는 아닌 것 같소.”
지미 라이언 이사가 퍼거슨경에게 물었다.
“그렇습니다. 피를로는 여기있는 새 전술코치인 케빈 로마노비치 코치의 뜻이었소. 그리고 피를로는 나도 제격이라 생각하고 있소.”
라이언 이사와 가드너경은 나를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피를로를 꼽는 이유가 머요?”
가드너경이 의아하다는 듯이 내게 물었다.
“그럼 감히 한 말씀 올리겠습니다. 현재 스콜스는 나이 30을 넘겼습니다. 아직 은퇴를 하지 않았지만 체력에 한계를 느끼고 있다는 것은 모두 아실껍니다. 로테이션 체계로 돌릴 필요가 있다는 거죠. 현재 밀란은 루이 코스타가 은퇴한 이루 카카가 주전을 꾀차고 있습니다. 그 때문에 피를로는 그다지 많은 출장기회를 부여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실력이 뛰어남에도 불구하고요... 다른 세리에A팀이 데려가기전에 우리가 잡아야할 필요가 있습니다.”
“피를로라... 그 말고 다른선수는 생각해 놓은게 없소?”
“전 피를로가 제격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존에 스콜스가 받던 5백만달러의 연봉보다 절반 이상 적은 2백만달러의 연봉을 받고있는걸로 알고있습니다. 주전경쟁에서도 밀린 상태라 이적료도 그다지 많이 줄 필요도 없죠. 다른 그 어떤 선수도 피를로보다 더 경제적일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돈을 떠나 실력도 괜찮은 선수지 않습니까?”
“로마노비치 코치의 말도 일리가 있군요. 알겠소. 우리 이사들이 투표를 통해 로벤과 피를로가 과연 우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타당한지 결정을 내리겠소. 그럼 우선 퍼거슨경과 로마노비치 코치는 돌아가 보시오.”
가드너경의 마음을 움직인 듯 하다. 이제 피를로의 영입은 거의 사실화 된 것이나 다름 없었다.
“알겠습니다.”
그렇게 나와 퍼거슨경은 방을 나왔다.
“자네 앞으로 힘들어 질꺼야?”
“네?”
“아... 감독이 된 이후에 말일세.”
“.............”
“저들은 아주 고지식하지… 특히 선수영입을 하는데 있어 관여하는 것에 있어 말이야. 맨체스터의 선수가 되고 싶으면 저들의 눈에 띄는게 더 빠를정도니깐..”
“그렇습니까?”
“있잖나... 노인이 되면 사사건건 간섭 하는 것을 좋아하는... 뭐 그런걸세. 골치가 많이 아플꺼야. 나도 베론 때문에 상당히 쓴맛을 많이 봤거든”
“첼시의 베론 말씀하시는겁니까?”
“처음에 그의 영입을 성공했을 때... 이사들은 거의 열광을 했어. 하지만 그가 맨체스터에서 실패하자 비난의 화살은 내게 몰렸지. 난 그를 몇시즌 더 두려했지만 첼시에게 오퍼가 들어왔을 때 그들에게 있어 내 의사는 거의 무시를 당했어. 그 가격에라도 팔아야한다며 베론을 첼시에 넘겼지. 하지만 거짓말처럼 베론은 첼시에서 가장 무서운 존재가 되버리더군. 그 때문에 내가 다시 선수영입에 대해 큰 소리를 칠수있었지. 저들에게서 말이야.”
“그렇군요..”
“어쩌면 자네에게 나의 짐을 맡기고 도망치려 하는 것 일지도 몰라…. 그들은 절대로 손해를 보려고 하질 않지… 당연한거 겠지만 특히 금전적인 것에서 말이야. 아직도 페르디난드의 4500만달러 이적료는 맨체스터 사상 최고액이야. 아마 페르디난드가 잉글랜드 국가대표가 아니었다면 이정도 이적료를 받아내는건 어려웠을꺼야. 당시 리즈의 구단사정도 한 몫했지.”
“그건 그렇고 요즘 리즈는 너무 무서워요.”
“알-칼리파가 리즈의 구단주가 된 이후로 그렇게 됐지.”
“갈수록 리그 타이틀을 따내는 것은 힘들어지고 있군요.”
“하지만 잉글랜드 축협으로써는 좋은 일이지. 첼시 이후에 그런 클럽이 생겼다는 것은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계속 프리미어리그로 몰려드는 것을 의미하니까. 또 그건 나의 즐거움이도 하지.”
“네?”
“내가 최고의 경지에 이르렀다고 생각치는 않아. 하지만 아직도 내가 젊다는 것을 인식할때가 언제인줄 아는가?”
“글쎄요. 대충 짐작을 가는군요. 지금 그런말을 하시는 것 보면.”
“그래... 바로 그거야... 상대가 강하면 강할수록 정말 재미있고 할맛이 나지.. 항상 내게 있어 리그에서 적은 아스날과 리버풀이었거든... 물론 리즈나 첼시는 그 전에도 강했지만 리그 타이틀을 따내는데 위협을 주었던 클럽은 아스날과 리버풀 뿐이었어. 너무 주저리가 길었군. 내일 훈련장에서 보세. 새로운 시즌을 맞이하는 이때에 자네가 날 많이 도와야지.”
“알겠습니다.”
그렇게 시즌은 다가왔다. 처음으로내가 추구하는 축구를 할 생각을 하니 기쁘기도 했지만 마냥 기뻐할 수 만은 없었다. 퍼거슨경의 시험대에 오른 이상 그것은 절대로 마냥 기뻐해야 할 만한 일은 아니었다.
PSV의 아르엔 로벤은 이적료 2800만달러라는 엄청난 금액에 맨체스터에 안착했고 AC밀란의 안드레아 피를로는 이사회투표에서 합당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지미 라이언 이사는 끝까지 반대를 했는데 반대사유는 아주 단순했다. 단지 밀란에서 주전에 밀려난 선수가 우리 맨체스터에서 주전을 차지 한다는 것이 자존심 상한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생각하는 이사가 상당수였다는 것이 조금 실망스러웠다.
“이제 다가오는 것이 느끼나?”
“네 솔직히 두려움보다 기쁨이 앞서는군요.”
“그래야지 Q.P.R과의 친선경기가 있네. 1주일앞으로 다가왔어. 자네의 첫 시험무대야. 디비전2의 팀이지만 만만하게 보지는 말게.'
“알겠습니다.”
“그럼 대충 전술을 짜서 내게 가져와 보게.”
“네.”
사무실에서 거의 몇시간동안 포메이션과 개인전술을 연구했다.
공식경기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베스트 일레븐을 짜내어 보낸다는 것은 그다지 좋은 수는 아니다고 판단한 난 새로영입한 로벤과 피를로를 주축으로 한 포메이션을 짜보기로 했다.
대 Q.P.R전 예상 포메이션
------다니엘로----------팀------
로벤----피를로(?)----스튜어트----플래쳐
P.네빌----폰타나----오셔----브라운
------------하워드--------------
작성자: 케빈 로마노비치
난 작성한 포메이션과 개인전술 그리고 이동범위등을 짠 후 퍼거슨경에게 보고하였다.
“음... 리시브 팀과 유소년팀의 선수들도 눈여겨 본 것 같아 기분이 좋군 그래..”
“제 견해로는 후에 루드를 대신할 선수를 찾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다니엘로와 팀은 정말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는 것 같습니다.”
“맞아... 특히 다니엘로는 정말 출중한 녀석이지. 어쨋던 보고받은 이 포메이션과 개인전술은 내가 잘 생각해 보겠네. 얼추 내가 생각했던 것과 거의 비스무리하게 맞아 떨어지거든.”
“알겠습니다.”
“어쨋던 로벤은 맨체스터에 입성했지만 문제는 피를로야... 자네의 말대로 밀란에 오퍼를 넣었네. 지미 라이언이 끝까지 반대하는 바람에 이적료는 1000만달러를 겨우 넘은 수준이네. 아마 크게 기대하지는 말게.”
“정말 어처구니가 없는건... 단지... 주전경쟁에서 밀렸다는 이유만으로...”
“규모가 크고 전력이 강한 팀을 운영할때에는 다 그런걸세. 그런 쓸때없는 자존심을 따지지. 머 걱정말게 어차피 반 더 바르트라는 카드가 있지 않나?”
“아닙니다. 피를로는 지금 절정의 기량을 과시할 시기입니다. 26세... 축구선수로써 이름을 날릴 시기로도.... 그리고 팀에 끼치는 영향도 말입니다.”
“알고있네... 나도 알고있어.. 하지만 지미 라이언은 가드너경과 함께 최고의 권력을 쥐고있어. 그의 반대는 우리에겐 상당히 큰 타격이지... 피를로만 있는게 아닐쎄. 어쨋던 이번 시즌에 우리는 로벤이라는 훌륭한 선수를 얻었지 않는가? 그리고 스콜스 대신에 레에스도 있잖나?”
“물론 저도 레에스가 훌륭한 선수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 두 시즌동안 레에스는 정말 기대한 것 만큼 해주지 못했습니다. 이적료가 850만달러에 달함에도 불구하고 솔직히 그 값을 해냈다고 생각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두 시즌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영어가 서투르다는 것은....”
“나도 모르는 바는 아니야. 솔직히 내가 그에게 너무 큰 기대를 한 것 일수도 있지. 아직은 지켜볼 필요가 있어... 어린선수들은 기량이 들쭉날쭉 하기 때문에 말이야... 자네는 선수들 개인신상이나 최근 세 시즌동안의 기록을 살펴보게.”
“네.. 알겠습니다. 그럼..”
그렇게 퍼거슨경의 방을 나왔고 선수들의 신상카드를 살피기 시작했다.
이름: Jose Antonio Reyes
백넘버: 14번
03/04시즌 맨체스터 입성. 이적료: 850만달러, 연봉: 80만달러에 계약. 현재연봉: 80만달러.
03/04시즌 리시브경기 7경기출전 2골 3도움 기록. 평점: 6.56
03/04시즌 정규리그경기 교체출전 포함 19경기출전 3골 2도움 기록. 평점: 5.87 04/05시즌 리시브경기 13경기출전 5골 7도움 기록. 평점: 7.11
04/05시즌 정규리그경기 교체출전 포함 18경기출전 4골 3도움 기록. 평점: 5.92
03/04시즌 정규리그경기 511분출전 풀타임 소화경기 1경기.
04/05시즌 정규리그경기 542분출전 풀타임 소화경기 없음.
* 크로싱과 스피드가 뛰어나나 순간순간 잦은 실수가 흠. 팀에 마이너스 요소가 돋보이는 경우가 있음. 체력에 약간 문제가 있음. 순간 번뜩이는 천재성으로 경기장의 분위기를 주도함.
이름:Arjen Robben
백넘버: 8번
05/06시즌 맨체스터가 긱스의 노쇠화로 왼쪽보강을 위해 영입한 레프트 어택커.
17세부터 네덜란드 FC그로닝겐에서 주전선수로 활약.
02/03시즌 네덜란드 명문 PSV에 이적료 450만달러에 입단.
21세가 되는 05/06시즌 이적료 2800만달러에 맨체스터 입성, 연봉: 130만달러에 계약.
아직 비공식경기도 치루지 못한 상태라 정확한 현 상태 파악 불가능.
- PSV시절 자료 -
02/03시즌 정규리그경기 33경기출전 12골 6도움 기록. 평점: 6.58
03/04시즌 정규리그경기 31경기출전 13골 10도움 기록. 평점: 6.88
04/05시즌 정규리그경기 34경기출전 10골 11도움 기록. 평점: 6.90
03/04시즌 네덜란드 왕립 축구협회 올해의 선수에 선정.
04/05시즌 네덜란드 왕립 축구협회 올해의 선수에 선정.
* 크로싱은 긱스에 비해 높이 살만한 능력이 못됨. 스피드와 드리블이 인상적임. 특히 드리블은 왼발만을 이용하는 것이 특징으로 수비수들이 알고도 속을 정도로 기발함. 어린나이에 동년배를 비롯 에레디비지에 최고의 레프트윙으로 부각됨.
퍼거슨경에게 보고한 예상 포메이션에는 로벤이라 적어내기는 했지만 아직도 로벤과 레에스를 두고 고민하고 있었다.
그렇게 나의 첫 경기인 Q.P.R전은 다가왔다.
대 Q.P.R전 D-6
밀란에서는 최종적으로 거부 의사를 밝혔다. 피를로를 백업요원으로 쓰겠다는 의지였다. 당초 2백만달러라는 금액을 버거워 할 것 같았던 밀란이 그를 잡아두기로 결심을 한 것이었다. 이에 지미 라이언이라는 늙은이는 날뛰며 좋아했고 결국 퍼거슨경은 스콜스를 대체할 선수로 반 더 바르트를 주시하기 시작했다.
아직도 미련이 남은 것 같았다. 전술을 머리에서 하루내내 짜내어도 부족한 이 판국에...
비공식적이지만 매니저로써의 첫 데뷔전이 아닌가? 아직도... 피를로에게 미련이 남은건가? 카베나기가 처음에 잉글랜드행을 거부했을때에도 이러지는 않았다. 피를로는 진정 카카의 그림자에 가려 밀란에 남기를 원할까? 어쩌면 우리같은 클럽을 기다리고 있지는 않을까?
“자네 왜 이렇게 시무룩한 얼굴인가?”
복도의 창문을 바라보고 있을때 퍼거슨경은 내게와 말했다.
“아닙니다...”
“아직도 피를로가 걸리는건가?”
“이사님에게 다시 간청해주십쇼. 라이언 이사를 설득시켜 보겠습니다.”
“쓸떼없는 짓이야.”
“부탁입니다. 제발...”
“도대체 무슨생각인가? 피를로만 있는 것이 아니질 않는가?”
“제가.. 스카우터시절 감독님이 가르쳐준 것을 그대로 하고 있는 것 뿐입니다.”
“미안하지만 이미 내손을 떠난 일이야.”
“감독님. 부탁드립니다. 제발...”
“후우....... 자네가 그리 원한다면 다시 한번 회의를 하도록 해주겠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큰 소득은 없을거라는 거야.”
“맡겨주십쇼. 반드시 피를로에게 맨체스터의 유니폼을 입히고 말껍니다!”
그렇게 호언장담을 했다. 퍼거슨경은 한참동안 말없이 나를 바라보다 이사회실로 향했다.
안드레아 피를로... 결코 카카에게 밀릴 선수도 아니다. 분명히 스콜스를 대체할 훌륭한 선수가 될 수있어... 아직 26살... 발전의 여지가 있다...
나의 간청에 회의는 다시 하게 되었다. 짜증스러운 표정을 짓고있는 이사들의 얼굴이 내게 크나큰 부담으로 다가왔다.
“케빈! 아직도 할 이야기가 남았나?”
지미 라이언이 거칠고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내게 물었다.
“존경하는 이사님. 그럼 감히 한 말씀드리겠습니다.?”
“해보시오.”
“라이언 이사님 말씀대로 피를로는 어쩌면 맨체스터의 위신에 좀 떨어지는 선수일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분명 그는 훌륭한 선수입니다.”
“그가 뛰어나다는 것은 알고있소! 하지만 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우리 이사들만의 구단이 아니오. 이곳은 모든 Red Devil의 것이오. 위신을 생각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하오.”
“전 스카우터 경력이 짧았습니다. 스카우터를 하면서 많은 것을 이루지도 못했습니다. 말 그대로 애송이죠. 하지만 장담할수 있습니다. 만약... 만약... 피를로가 이곳에서 실패하여 라이언 이사님의 마음에 들지 못했다면 모든 것을 제가 책임지겠습니다.”
순간 회의실이 조용해졌다.
“잠깐... 방금 로마노비치 코치는 모든 것을 책임지겠다고 했소?”
“그렇습니다.”
“그 책임이라는게 무슨말인지 알고있소?”
“알고있습니다.”
라이언 이사의 눈이 번뜩거리고 있었다.
평소의 나를 눈에가시처럼 여기던 라이언 이사와 가드너경은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좋소. 그 책임을 지겠다면 나도 더 이상 왈가왈부 하지 않겠소. 좀 더 성의있게 밀라노에 스카우터를 파견하겠소. 그럼 이야기는 이걸로 마무리 짓겠소.”
그렇게 회의를 끝마치고 나가던 도중...
“이보게 케빈! 도대체 무슨일을 벌인건가?”
“전 확신합니다.”
“지금 자네가 한 일이 얼마나 큰 일인줄 아는가?”
“알고있습니다. 어쩌면 저들에 의해 축구계에서 매장당할수도 있겠죠.”
“대체 무슨생각인가?”
“감독님... 전 맨체스터 유니폼을 입은 피를로를 보려고 이러는게 아닙니다.”
“뭐라고?”
“전 맨체스터에서.. 좀더 가까운 거리에서.. 그가 발전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서 입니다.”
그렇게 퍼거슨경을 뒤로하고 회의실을 빠져 나왔다.
- 모든 사람이 빠져나간 회의실 -
“드디어 정당한 명분으로 녀석을 쫓아낼수 있겠군요.”
“그렇소 지미... 더불어 퍼거슨도 올시즌이 마지막이오. 이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확실히 우리 이사들의 손으로 넘어 들어왔소... 안그런가 로이?”
“그렇습니다.”
회의실의 뒤에 있는 문에서 주장 키노가 나오고있다.
“그럼 이제 저자를 쫓고 비어있는 전술코치 자리는 로이 자네의 것이군?”
“나도 로이 자네라면 적극적으로 지지하겠네.”
“감사합니다. 라이언 이사님.”
“이보게 키노.. 자네의 협조가 절실하게 필요한 것은 알고있겠지?”
모종의 계략... 킨과 가드너는 서로 이렇게 서로가 원하는 것을 주고받게 되었다. 킨의 눈엣가시 케빈... 유나이티드의 유일한 Sir이 되고픈 가드너.
“이건 미친짓이네... 케빈... 유나이티드에 다시는 들어올수 없는 것은 물론이고...”
“압니다. 어쩌면 예전보다 더 큰 구덩이로 떨어질지도 모르죠.”
“알면서 그건 도대체 무슨짓이야!!!!”
“말했잖습니까... 이곳에서 발전하는 피를로의 모습을 보고싶었을 뿐이라고...”
- 맨체스터 입성!! 안드레아 피를로 -
“알았네. 하지만 말이야. 그건 조금 있은 후에 해도 결코 늦지는 않았을꺼야.”
난 대답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잠시마나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과연 내 축구인생을 걸 만큼 큰일인가? 그들에 의해 아주 매장을 당할수도 있는데....
물론 큰일이지만 감행할 만큼의 가치는 있다고 생각했다. 유럽축구에서 풋내기인 나를 알릴수 있는 방법...
반드시... 네녀석이 델 피에로의 뒤를 잇는 판타지스타가 되도록 만들어주마!!
자기전에 한 나의 맹세였다.
대 Q.P.R전 D-5
밀란에 파견된 스카우터에게서 처음으로 전화가 걸려왔다.
“코치 로마노비치입니다. 상황은 어떻습니까?”
“아? 코치님이십니까? 피를로의 현재 몸상태는 아주 좋은 상태고 메디컬테스트는 무난하게 넘길것으로 보이더군요. 안첼로티 감독은 우리가 제시한 1900만달러의 이적료에 만족해 하는 것 같습니다.”
“그럼 계약서에 사인을 한겁니까?”
“밀란은 현재 피를로와의 협상을 허락한 상태입니다. 지난시즌에 많은 경기에 출전하지 못해서인지 그다지 많은 연봉을 바라지는 않았습니다. 4년계약에 계약금 250만달러 일시불, 연봉은 250만달러 정도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아마 그정도는 지불해야 할껍니다. 우선 시간을 하루정도 끌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퍼거슨경과 그리고 이사회 사람들과 상의한 후에 저희가 먼저 연락을 드리겠습니다.”
“알겠습니다. 그럼..”
이제 나는 가드너경과 원하는 것을 한가지씩 주고 받았다. 난 원했던 피를로의 영입을 성공시켰고 그는 내게 책임을 지게 할 수 있는 권한을 얻었다. 이미 퍼거슨경도 그 정도 수준을 피를로가 원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스카우터는 아마 가드너경에게 가장 먼저 보고했겠지? 따로 그 에게 알릴 필요는 없었다. 어쩌면 내 인생의 마지막 카드가 될지도 모른다. 안드레아 피를로...
피를로... 네가 다시 아주리의 유니폼을 입게 만들 수 있는 사람은 밀라노엔 없다. 이곳 맨체스터에서 내가 너를 다시 아주리 유니폼을 입게 만들어 주겠다.
한편 이사회의실
“무슨 근거로 그런 말을 하는거요? 에드워드?”
“전술코치가 영입하고픈 선수를 영입하는데 대하여 우리 이사회는 타당한 근거가 없다면 반대를 해오지 않았소. 우리가 돈에 인색해 하였던 것은 사실이나.....”
“근거라고 하였소? 사실 그가 우리 맨체스터에 어울리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오?”
“가드너경... 많은 착각을 하고 계시는 것 같소?”
“무슨 말이오?”
“우리 유나이티드가 명예를 중시하여 왔다는 것은 사실이오. 지금의 유나이티드가 있을 수 있었던 데에는 가드너경이 매우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하오. 허나 퍼거슨경 만큼은 아니질 않소? 그리고 여지껏 그는 매가 먹이를 낚아채듯 훌륭한 유망주를 발굴하고 키워 팀의 버팀목으로 세워왔소. 바로 그것이 우리 유나이티드가 전 세계 모든 클럽중 가장 많은 이윤을 남긴 팀이 되었다고 생각하오. 이에 이견이 있소? 그는 퍼거슨경이 지목한 사람이오. 그걸로 자격은 충분하오.”
“이보시오 에드워드.. 나는..”
“우리 이사회가 언제부터인지는 몰라도 너무 많이 퍼거슨경의 일에 끼어들었다는 생각을 하게되는 것 같소. 결정적으로 베론을 이적시켰을때도 그러하오. 그의 말대로 딱 한 시즌만 참고 기다렸다면..... 다들 아시지 않소?”
“에드워드... 지금 이사들의 자격을 논의하자는 거요? 지금 우리가 이야기 하려했던 것은 이런 이야기가 아니잖소?”
“아 그리고... 방금전에 하신말... 지금 시인을 하신거요? 근거가 없다고 말하시더니 자신의 입으로 그 근거를 말하셨군요? 맨체스터와 어울리지 않는다? 그럼 당신은 어울린다고 생각하오? 그 기준은 무엇이오? 비열함이오? 어울리지 않는다고? 지금 우리는 퍼거슨경이 만든 유나이티드에 얹혀있는 것 뿐이오.”
“이보시오! 최소한의 예의는 지켜가며 말합시다. 가드너경은 대영제국의....”
에드워드 이사가 라이언 이사의 말을 자른다.
“우리가 지켜온 유나이티드의 명예는 어쩌면 가드너경의 비열함으로 만들어진 그 칭호를 가리기 위한 수단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건 대체 어떤 이유에서인지 모르겠소? 나만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거요? 어쨋던 나는 이야기를 더 이상은 하고싶지 않소. 내 이야기만 하고 가는 것 같아 미안하지만... 나같은 사람과 이야기하기엔 바쁜 것 같아서 말이오. 혼자서 유나이티드의 명예를 지켜나가시는데.... 시간을 빼앗아야 쓰겠나?”
그렇게 마틴 에드워드 이사는 회의실을 빠져나갔다.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사들의 지분 소유자 -
1위 Sir 로이 가드너 18.4%
2위 지미 라이언 10.8%
3위 던컨 스튜어트 10.5%
4위 마이클 놀란 7.6%
5위 마틴 에드워드 5.5%
참고로 Sir 알렉스 퍼거슨은 약 1.2%정도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답니다.
대 Q.P.R전 D-2
따르르릉~ 따르르릉~
“여보세요?”
“로마노비치 코치입니까?”
“네 그렇습니다만..”
“피를로가 사인을 했습니다. 좀더 있다가 맨체스터로 출발하겠다고 하지 않고 오전 11시 맨체스터행 비행기를 탔습니다.”
난 스카우터에게 아무 말 조차 하지 않은체 전화를 끊었고 주섬주섬 옷을 챙기기 시작했다.
지금 시각 오후1시... 점심을 먹어야 한다는 생각조차 잊은체 나는 공항으로 향했다.
도착한 공항에는 이미 나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어떻게? 어떻게 유나이티드의 관계자인 나보다 기자들이 먼저 와 있을수가 있지? 세계 어느나라이건 마찬가지인 것 같다.
기자들은.... 저렇게 뛰지 않으면 먹고 살수가 없다. 어쩌면 가장 불쌍한 사람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들이 인터뷰해야 할 대상은 피를로였지만 기자들은 나를 보자마자 달려들었다.
과거 이적료 85만달러의 코치인 나를 모를 리가 없었다.
아직 그들은 피를로가 확실하게 유나이티드행이 확정되었는지는 모르는 것 같았다.
잉글랜드 최고의 기자!! 특종냄새를 맡는대에 천부적인 재능이있는 MBD의 데이비드 오리코!! 그는 나를보자마자 다가왔고 다짜고짜 묻기부터 시작했다
“오리코입니다! 아시죠?”
“네...그렇습니다.”
“피를로가 온다는데 사실입니까? 그렇죠? 밀란의 그 피를로 맞죠?”
“지금 기다리는 중입니다.”
그에게 말한 것이 실수였을까? 그는 더 들뜨기 시작했고 자사에 연락을 하기 시작했다. 그 뿐만 아니라 다른 신문과 방송사의 기자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나는 수행원 하나 없이 급하게 왔기 때문에 많은 기자들에게 둘러쌓였고 그들의 질문에 대답하기에 바빴다. 무서움을 느꼈다... 이것이... 기자들의 무서운 압박력인가? 꼭 아주리의 수비라인 같은 압박감이었다.
왜? 나는 그들의 질문에 꼬박꼬박 대답해야하지? 갑자기 화가 나는 것이 아닌가?
그들에게 한방 크게 먹이려고 하는데 밀라노발 비행기가 공항에 도착했다.
많은 사람들이 비행기에서 내렸다. 잠시 뒤에 보이는 남자! 안드레아 피를로였다.
그가 등장하자마자 나에게 몰려있던 기자들은 피를로에게 돌진하기 시작했다.
“영어를 할줄 아십니까?”
“이번에 유나이티드와의 계약은 성사가 되었나요?”
“밀라노를 떠난 배경은 무엇입니까?”
“유나이티드와는 얼마의 연봉에 계약했습니까?”
얼씨구? 연봉까지 물어보네? 지 줄려고 여기 왔는줄 알어? 머가 그렇게 궁금한거야?
밀라노에 파견되었던 스카우터와 수행원 그리고 나는 피를로를 데리고 기자들과 긴 몸싸움 끝에 그를 데리고 사무실까지 데려올수 있었다.
“우선 입단식부터 치룹시다.”
“그러죠.”
뜻밖이었다. 그가 영어를 하는 것 이었다.
“영어를 할줄 아는거요?”
“그렇습니다.”
약간 의외였지만 잘돼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좀더 편안하게 다룰수 있을테니....
“아마 준비가 다 되었을껍니다. 갑시다.”
나는 피를로를 데리고 퍼거슨경 그리고 몇몇 이사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피를로가 입단식장에 등장하자 수많은 카메라들의 셔터가 터졌다. 그가 그만한 관심을 받는 것은 어쩌면 당연할지도 모른다. 이탈리아 국가대표들중 프리미어리그에 진출한 선수는 손에 꼽을정도로 그 수가 적다. 잉글랜드에서는 딱히 이탈리아 국가대표가 아니라 이탈리아 국적의 선수들도 찾아보기 힘들정도니까...
먼저 피를로는 웃는모습으로 Pirlo라고 새겨진 유니폼을 퍼거슨경과 함께 들고 사진을 찍었다. 그의 배번은 베론 이후 그 누구도 달지 않았던 4번이었다.
그리고 그는 기자들의 질문을 받기 시작했다.
“이곳에 온 기분은 어떻습니까?”
“글쎄요. 잉글랜드의 날씨는 생각보단 좋군요.”
“유나이티드에 입단하시게 된 소감은 어떻습니까?”
“밀란에서보다 더 열심히 할껍니다.”
“퍼거슨경에게 질문을 드리고 싶군요. 피를로를 영입하게 된 배경은 무엇입니까?”
퍼거슨경은 그 질문에 상당히 난감해 하였다. 피를로는 자신의 대안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전술코치인 케빈 로마노비치의 안건이었소. 그는 폴 스콜스를 대신할 선수로 안드레아 피를로를 꼽았고 이 안건은 이사회 투표를 통과하였소.”
퍼거슨경... 피를로가 실패할 경우를 대비하여 탈출구를 마련한 것인가? 아니... 그 정도로 속이좁고 그릇이 작은 사람이 아니다. 이 유나이티드를 이정도까지 끌어 올린 것은 바로 저 사람이다. 하긴... 그럴리는 없을것이다. 이 유나이티드에서 전폭적으로 나를 지지해주는 사람 아닌가?
“그럼 로마노비치 코치에게 묻겠습니다. 피를로를 영입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나는 이 질문에 기다렸다는 듯이 대답했다. 나의 뜻을 확고하게....
“나는 피를로가 적절한 대임자라고 생각했을 뿐입니다. 그래서 그를 영입하는데 앞장섰죠. 저는 모든 것을 걸었습니다. 여기있는 이 이탈리안에게요. 이곳 잉글랜드에서 그가 성공한다면 그것은 곧 나의 성공이기도 합니다. 전 실패하지 않기위해 피를로를 영입한거고 이제 성공만 남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그들은 피를로에게 계속 질문을 하고 답을 요구했다. 시종일관 웃고있었던 그는 아주 짧게 대답했고 결국에는 짜증스러운 표정을 남발했다. 이탈리아나 잉글랜드나 기자들은 다 똑같기 때문이다. 심지어는 여자친구가 있냐고 묻는 기자도 있었으니 말이다. 아주 짧은 대답으로 일관한 그에게서 더 이상 얻을것이 없다는 것을 느낀 기자들은 얼마안가 모두 떠나버렸다. 아마 내일 스포츠지의 일면에는 엄청난 소설이 올라와 있을지도 모른다.
나와 퍼기슨경 그리고 피를로는 함께 복도로 나갔다.
퍼거슨경이 물었다.
“집을 아직 구하지는 못했을텐데? 어디서 지낼 생각인가?”
“근처 가까운 호텔에 있겠습니다.”
“그러게나... 어이 케빈! 몇가지 알려주라고.”
“네 감독님... 이틀후에 디비전2 팀과 시합이 있는데 그 경기가 데뷔전이 될것이오 비공식적이지만.... 몸을 잘 점검해 두는것이.....”
“원하신다면....”
- 위대한 첫 걸음 -
대 Q.P.R전 D-Day
드디어 나의 데뷔전이다. 상대는 비록 약체이지만.. 얕볼수는 없다. 최선을 다해 쓰러뜨려 승리의 깃발을 휘날릴 뿐이다.
“어이~ 케빈~”
“아 감독님..”
“그리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되네. 비공식 친선경기라 관중은 단 한명도 없을 거야 구단에서 그래도 이정도의 배려는 해주는구만 그래.”
“부담도 덜 되고 좋을 것 같습니다.”
올드 트래포트에서의 첫 데뷔전... 거창하게 말한다면 위대한 첫 발걸음이라고 할까? 맨체스터에 도착한지 3일만에 경기에 투입시킨다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겠지만 상대는 솔직히 비교불가능한 약체....... 정상적인 컨디션은 아닐지라도 그 경기를 장악하는데 문제는 없을거라고 생각한 나는 예정대로 피를로를 선발출장 시키기로 마음먹었다. 처음에 퍼거슨경은 간단히 십여분정도 교체출장을 권고했지만 난 좀더 보고싶었다. 그가 이곳에서는 어떤 플레이를 할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선발출장을 시킨건 조금 더 빨리 보고 싶어서 였다.
대 Q.P.R전 포메이션
----------다니엘로-----------팀-------------
로벤-------피를로---------스튜어트----------C.로날도
실베스트레-----폰타나-------브라운------------P.네빌
------------------하워드--------------------------
처음엔 유망주들을 대거 투입하여 경기를 하려고 했지만 돈을 받고 하는 경기라 어느정도 성의를 보여야할 필요가 있었다. 결국 나는 주전맴버를 곁들여 포메이션을 짜내었다.
“아 참! 그거 아나? 케빈?”
“네?”
“이번에 Q.P.R 감독이 바뀌었어. 가차로...”
Q.P.R의 감독 폴 개스코인....
“가차(Gazza)” 라는 별명으로 유명한 잉글랜드 최고의 축구천재였던 사람이다.
번뜩이는 천재성으로 경기장 안의 모든사람의 이목을 휘잡았던 그였지만 지나치게 즐기는 술로인해 이혼을 하였고 이러한 것 때문에 그에대한 소식은 축구소식보다 그의 사생활문제가 신문일면을 장식했던 사람이다. 그를 더 나락으로 떨어뜨렸던 것은 바로 부상이었다. 그것도 당시 동료라고 하기엔 어린 네스타에게...
“그렇군요. 뭐... 별로 상관없습니다.”
“암... 그래야지.... 이건 상대의 예상포메이션이네 별로 눈에 띄는 녀석은 없네. 그래도 훑어보는 것도 괜찮겠지.”
“네... 감사합니다.”
“사실 만약 공식경기라면 이것도 며칠전에 주어야 하지만 사실 오늘경기는 상대가 강팀이라고 해도 별 의미가 없는 경기일세.”
퍼거슨경은 내게 Q.P.R의 포메이션을 같다 주었다.
--------------자일손-----------카루첼스---------------
버켐-----------브루게스--------브룩스---------------갈렌
로스----------바우엔----------시츄-----------------젠킨스
---------------------치오티스-------------------------
“젠킨스나 치오티스, 버켐, 시츄등은 국제경기를 많이 갖은 경험이 풍부한 선수들이네 모두 국가대표로 활약하고 있고 말이야.”
“네....”
“선수들은 전부 그라운드에서 몸을 풀고있네. 우선 자네가 뽑은 11명 이외에 내가 키노와 카베나기, 레에스, 클레베르손을 따로 준비해뒀네.”
“알겠습니다.. 지금 시간이...”
“곧 그들도 도착을 할꺼야~”
난 퍼거슨경과 함께 경기장으로 향했다.
“자자~! 전부주목~! 상대는 약체다. 이겨도 본전인 경기다. 져도 손해날 것은 없지만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최선을 다하길 바란다.”
퍼거슨경이 선수들의 사기를 고무시킨다.
“감독님~! Q.P.R선수단이 도착했습니다.”
“그래?”
다른코치가 퍼거슨경에게 알려왔다.
“자 가벼운 인사라도 하고 와야겠지? 가세~”
난 퍼거슨경과 함께 개스코인이 이끄는 선수단을 만나러 갔다.
“오랜만이네.. 폴”
“저도 그렇습니다.”
퍼거슨경과 가차는 간단한 수인사를 하였다.
“아~ 이쪽은 우리 전술코치 로마노비치네. 인사하게.”
“처음뵙겠습니다. 케빈 로마노비치입니다.”
“아 반갑습니다. 폴 개스코인이라 합니다.”
우리는 같이 그라운드로 향했고 막 도착한 Q.P.R선수들을 배려하기 위해 30분후에 경기를갖기로 했다.
“자네정도면 좀 더 명성있는 구단의 감독이 될 수 있었을텐데 말이야. 왜 디비전2의 팀인가? 적어도 디비전1의 팀을 맡을줄 알았는데.”
“글쎄요. 좀 더 부담이 적기 때문에 그런 선택을 했을지도 모르죠.”
“어쨋던 오늘경기에 양쪽 다 불상사는 없도록 하세.”
“하하하. 당연하죠.”
나는 선수들에게 전술을 지시하기로 했다.
“모든 선수들은 보통경기를 하던대로 하면 된다. 눈여겨 볼 선수라곤 캐나다 국가대표 출신의 마크 버켐이다. 크로스 능력이 꽤 뛰어난 선수라고 알려져있다. 네빌은 다른 선수들보다 더 많이 뛰어야 할꺼야. 나머지 선수들은 모두 그라운드로 나가고 피를로! 잠깐 보지.”
나는 나머지 선수들을 모두 그라운드 안으로 몰아세웠고 피를로만 따로 불렀다.
“이곳에 온지 3일밖에 되지 않아 경기를 치루는데 힘들지는 않나?”
“별로... 그런 것은 못 느끼겠군요.”
“그런가?”
“단지 밀란에서도 오랬동안 경기를 뛰지 못했기 때문에 감각적으로만 약간 문제가 있을 뿐입니다.”
“맨체스터의 플레이메이커가 스콜스는 아니지만 자네는 이제 그의 역할을 대신해야 하네. 그리고 자네의 어깨가 더 무거운 것은 난 자네를 플레이메이커로 기용을 하겠다는 거야. 과거 밀란에서 자네가 아주 잠깐했던 기억을 되살려보라고... 이 경기는 그런 의미가 있어.”
“.................”
“원래 이 경기가 자네의 그런 옛기억을 되살리기 위한 경기는 아니지만 이 경기는... 오직 자네만을 위한 경기라는 것을 알아두도록해. 따로 세부적인 지시는 하지 않겠네.”
“알겠습니다.”
‘자네에게서... 사람들은 지단의 향수를 느끼게 될꺼야.’
선수들은 각기 자신의 위치에 자리를 잡았고 Q.P.R의 선축으로 경기는 시작됐다.
첫댓글 크~~~오~~~~~1~20편까지...완전판이라구 해야하나?ㅡㅡ;;; 다읽었다는...시간 빨리가네요...ㅋㅋ21편두 이제 올려주시지~ㅋㅋ
이렇게 읽어보니 또다르네? ㅋㅋ 21편은 언제?
이제까지 나온것 전부다다!!!!!! 대단해요~!~!~! 이 자서전본지도 오래된것같은데....
와...정말...재밌어요...감동...!!
헐.. 벌써 수정본 나올때가 된건가요?? 헐.. 이렇게 보니까 엄청난 분량임을 실감함.. 21편두 기대합니다 ^^
너무잼있는거 아냐? ㅋㅋ
최고다
http://cafe.daum.net/OnePieceSpecial 제가 만든 원피스 카페입니다. 많이 와서 가입해주세요!
잼땅~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치겠다;; 이거 읽느라고 시간 가는줄도 모르겠네요 ㅋㅋㅋㅋ 분량이 많아서 겨우 다 읽었습니다~~~~~~~~다음편 빨리 올려주세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다시봐도 재미있습니다
21편 빨리 보고싶습니담!
최고에요 최고~~! 갠적으로 Robben을 좋아하는데.. 로벤도 맨유로`~!! 히히 기대되네요.. ^^*
요즘 편의점 알바를 하느라 컴퓨터에 앉아있는 시간이 매우 적습니다. 그래도 빨리 올릴게요. ㅋㅋ
감독자서전/4058 날짜:2004/01/09 21:51
너무나도 유명한 "Giggs-No.①①"님의 케빈로마노비치 입니다 "Giggs-No.①①"님은 지금 군복무 중이라고 들었습니다만 군복무 마치는 날까지 몸건강하시고 즐겁게 생활하시길 기원합니다 본자서전은 59편까지 완성되었으면 미완결 상태이며 본글은 "Giggs-No.①①"님께서 20회까지 모아서 수정한것을 옮겨 왔습니다
오...최고의 자서전^^
어느새 한시간이 지나가 있었다...-_-;;
왜 후속편 안 올라오죠??
군데가써요 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