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아내의 형제자매에 대한 호칭은 우리말 중 가장 까다로운 부분이다. 우리말 존대어 체계가 복잡한 데다 가족 관계가 변하면서 예전에는 섞일 일이 없었던 이들끼리 터놓고 만나는 일이 많아져서다. 지역·가풍에 따라 호칭이 다른 일도 다반사다. 호칭에 관한 국립국어원(www.korean.go.kr)의 『표준화법해설』과 지난해 국어원이 실시한 실제 사용 화법에 관한 설문을 바탕으로 주요 가족 간 호칭을 정리했다.
오빠의 아내는 나이가 어려도 ‘언니’
국립국어원은 형의 아내에 대한 호칭으로 세 가지를 제시했다. ‘아주머님’ ‘아주머니’ ‘형수님’이다. 전통적으로는 앞 두 가지를 주로 썼으나 최근 들어서는 ‘형수’ ‘형수님’이 압도적으로 많이 쓰인다. 남자가 남동생의 아내를 부를 때는 ‘제수씨’ ‘계수씨’로 부른다. 누나의 남편은 지역별로 다양하지만 ‘매부’ ‘매형’ ‘자형’이라 하면 된다. 남자가 여동생의 남편을 부를 때는 ‘매부’나 성을 넣어 ‘○서방’으로 한다.
오빠의 아내를 부를 때는 자신보다 나이가 어려도 ‘언니’ ‘새언니’라 한다. 여자가 남동생의 아내를 부를 때는 ‘올케’로 한다. 언니의 남편은 ‘형부’다. 여자가 여동생의 남편을 부를 때는 성을 넣어 ‘○서방’, 연상이면 ‘○서방님’으로 부르도록 권고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제부’가 가장 많이 쓰인다.
남편의 미혼 남동생은 ‘도련님’
남편의 형에 대한 호칭은 ‘아주버님’이다. 그 아내에 대한 호칭은 ‘형님’이다. 친정 사람과 타인에게는 ‘큰 동서’라 칭한다. 남편의 남동생에 대해서는 미혼이면 ‘도련님’, 기혼이면 ‘서방님’이다. 친정 사람과 타인에게는 시동생이라 한다. 일부 지역에서는 ‘되렌님’이라 하나 잘못된 말이다. 여럿일 경우 혼동을 피하기 위해 ‘첫째’ ‘둘째’처럼 서열을 넣어 구분하면 된다. 그 아내에 대한 호칭은 ‘동서’다.
남편의 누나에 대한 호칭은 ‘형님’이다. 남편의 누이동생은 ‘아가씨’ ‘아기씨’라 부른다. 미혼이든 기혼이든 같다. 누나든 여동생이든 친정 사람과 타인에게는 ‘시누이’ ‘○○고모’라 칭한다.
시누이의 남편과 처남의 부인은 예부터 엄격히 내외했다. 그래서 부르는 말도 없었다. 현재 쓰이는 말 중 고려해 정한 것이 남편 누나의 남편은 ‘아주버님’과 ‘서방님’, 남편 누이동생의 남편은 ‘서방님’이라 부르면 된다. 아직 호칭이 어색해서인지 실제로는 ‘고모부님’이라고 부르는 경우가 가장 많다.
아내 오빠의 아내는 ‘아주머니’
아내의 오빠에 대한 호칭은 연상이면 ‘형님’, 연하면 ‘처남’으로 권고한다. 하지만 모두 ‘처남’으로 부르자는 의견도 있다. 그 아내에 대한 호칭은 더 까다롭다. 원국립국어은 ‘아주머니’를 제시하고 있지만 여전히 ‘처남의 댁’이라 부르는 사람이 가장 많다. 아내의 남동생은 ‘처남’이라 하고 아주 어리면 이름을 부를 수도 있다. 그 아내에 대한 호칭이 ‘처남의 댁’이다. 흔히 ‘처남댁’이라고도 한다. 아내의 언니를 부를 때는 ‘처형’이라 한다. 그 남편은 연상이면 ‘형님’, 연하면 ‘동서’라 한다. 아내의 여동생은 ‘처제’다. 그 남편은 ‘동서’나 성을 넣어 ‘○서방’이라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