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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등산 정보 스크랩 불이야 용인 한화리조트 새벽
황종원(중앙대) 추천 0 조회 621 11.06.18 13:09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용인 한화 리조트는 조촐하고 낡았다.

 

 

 여기는 거실.

 

 

화장실 문을 여니 훅 끼치는 냄새로 비위가 상한다.

바닥에 물청소를 제대로 하여야 겠다.

사용자 가운데 사내들이 으례 이런 흔적을 남기니...

 

 

거실엔 소박한 테이블.

 

 

 거실을 나와 왼쪽으로 산 산 산

 

 

 오른 쪽으로 골프장 쪽.

 

 

 주차장이 부족하여 길에다 주차를 하나 아는 사람만 아는 숨은 주차장에는 이렇게 빈자리가 있다.

 

 

 아래를 내려다 보면  계단은 수영장으로 이어지고...

 

 

 수영장 너머에는 골프장...

 

 

 수영장, 노래방, 식당이 어울려 있다.

 

 

 

 엄마들은 어딜 가나 늘 짐을 푼다.

 

 

 그리고 밥상을 차린다.

 

 

 집집마다 들고 온 반찬 두어가지를 푸니 밥상이 밥상 답다.

 

 

 해는 져서 어두워 가고.

 

 

 밥 먹고 밖으로 나서나 갈 곳이 없다.

 

 

 달이 중천에 뜨고...

 

 

 손바닥 만한 공원에 잠시 머물기도 하면서.

 

 

 뭔가 이야기에 골돌하고...

 

 

 불이 난 320호에 관계자들이 웅성 웅성. 차마 카메라를 들고서 현장에 가서 찍기는 주저된다.

 

 

 

집을 나서면 어디서나 잠자리가 불편하다.
여기 용인 한화 리조트 방에서도 역시 그렇다.
나 혼자 자는 방의 바닥은 냉골, 이불 요가 한기를 막기는 한다.
베개가 물렁 팥죽이라선가.
거실에서 엄마들 수런수런하는 소리에 밤은 깊어가는데.
콘도나 리조트는 윤이 엄마 덕을 평생 본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나 우리의 세월이 중년과 노년을 넘어서도 늘
윤아 엄마의 신세를 진다.  그런 옛세월이 시시콜콜 떠오르기도 하면서
잠이 들었는가 깼는가.
아침인가 시간이 한참됐나.
아이들이 뛰고 웅성대고.
잠자리가 시끄러워졌다.
도대체 몇 시안가. 4시를 좀 넘었구나.
도대체 여기가 군대인가.
아이들 소리만인가. 어른 소리가 난다.
어느 직장에서 무리져 와서 교육을 받더니 그들인가.
내가 할 일은 이불을 가슴위로 끌어 당기는 일뿐이다.
나만 시끄러웠나.
거실서 자던 윤이 엄마가 출입구를 열고 나가는 기척이다. 금세 들어 온다.
" 불이 났었대요. 여기 저 끝방에요. "

 

 

불이야 하면 놀랠 일이나 불이 끝났다면 덜하다.
옷을 챙겨 입고  불난 방에 가니 출입구까지 물이 흘렀다. 소방차가 밖에서 경광등을 돌리며 섰다. 그 방에서 탄내가 확 난다.
소방관이 누군가를 잡고 뭔가를 묻는다.

 내가 카메라를 잡고 선 위치는 우리가 머믄 방 앞이다.

 

 

 불난 현장 320호 문 앞이 물로 젖어 있다.

 

자세한 이야기는 윤이 엄마가 다 듣고 왔다.
" 저 방에 젊은 이들이 밤 11시에 왔대요. 자기들이 한 일은 인젯션에 주전자를 올려 넣은 것 밖에 없다고 해요. 누군가 불난 걸 알고서 방마다 두드리고 다녔대요. 우리 방은 빼 놓았봐요. "

 

불이 번지지 않았으니 행불행을 따질 것이 없구나.
아이를 데리고 온 젊은 부부들은 방에 못들어 가고 로비에서 주춤대고 있다.
어떤 이는  접수계에 가서 불난 일을 방송 안 했다고 항의하고
어떤이는 잠을 못잤다며 이런 일을 일을 겪고 돈내게 됐나고 그냥 가버린다.

2011년 6월12일 아침 5시 경.

 

 

 화재가 나면 불에 타야 죽는 거더냐. 연기 마시고 정신 나가면 떠나는 거지.
이 방 저 방 불 붙고 모르다 보면 가스 먹고 가는 거지.

 불이 꺼진 걸까.
내가 있는 곳이 이승인가. 저승인가.

새벽의 소동이 지나가고 리조트에서 밤을 보내고 떠나기 앞서 아이들이 왁자지껄 한다.

 

 

아침을 먹고 숙박비는 윤이 엄마가 잠 못잤다고 반을 깍으니 계산 요원은 꼼짝 못하고 받는다.
길을 나선다.
이윽고 '한국민속촌' 이정표가 보인다.
여기가 이승의 어느 길임에 틀림없으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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