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의 산하조직인 공공운수노조연맹 공공연구노동조합(이하 공공연구노조)이 통합진보당(이하 통진당) 사태와 관련, 공개적으로 김영훈 위원장과 집행부를 비판하며 사퇴를 요구하고 나서 파장이 예상된다.
공공연구노조는 24일 성명서를 내고 한진중공업과 쌍용자동차 투쟁 등에서 “한 시인과 일반 시민들에게 투쟁을 맡겨두고선 제대로 투쟁을 조직하지도 않았고 위원장으로서 투쟁을 주체적으로 이끌지도 않았습니다. 조합원들이 “민주노총은, 김영훈 위원장은 도대체 뭐하고 있느냐?”고 물었을 때 우리는 대답할 말이 없었습니다”라며 비판하고 나섰다.
이어 “지난 4월 총선기간 동안에 민주노총과 김영훈 위원장은 이런 투쟁 현안을 내버려 둔 채 통합진보당 지지에만 모든 걸 걸었습니다”라며 김영훈 집행부에 대한 비판의 날을 세웠다.
민주노총 총선방침도 도마 위에 올랐다. 공공연구노조는 통진당이 노동을 대변할 정당인지, 진보의 가치를 지닌 정당인지에 민주노총 내부에서도 엄청나게 논란이 있었고, 수많은 반대의견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조합원들의 의사를 무시하고, ‘닥치고 통합진보당’으로 밀어붙인 민주노총과 김영훈 위원장에게 이번 통합진보당의 막장정치 사태의 근본적인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노동운동의 위기’라는 말이 수년째 회자되는 동안, 민주노총에 대한 비판과 혁신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꾸준히 있어왔다. 최근에는 통진당 사태를 계기로 그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갑용 전 민주노총위원장은 언론 기고글을 통해 “민주노총이 투쟁을 하기보다는 이 권력에서 저 권력으로 바꾸는 것에 총알받이 노릇을 하고 있다. 일부 진보를 자처한 사람들의 개인권력을 잡는 데 민주노총이 표와 돈으로 도와준 꼴”이라며, “민주노총은 정치 그만하고 투쟁하라”며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3자통합당 배타적 지지 반대와 올바른 노동자계급정치 실현을 위한 민주노총 조합원 선언운동본부’(선언운동 본부) 역시 성명서를 통해 “민주노총 집행분파는 이번 총선에서 ‘통진당 원내 교섭단체 확보’를 정치세력화 사업 성패의 핵심 기준으로 삼았다”며 “이 과정에서 자파 세력을 그 주인공으로 만들기 위해 매진했으며, 이를 실현하기 위해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 하는 수준’에 까지 이르게 됐다”고 진단하며, “민주노총은 총선을 앞두고 기승을 부렸던 집행부의 패권적 조직운영을 일대 쇄신하기 위한 성찰과 자숙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공공연구노조는 민주노총의 공식적인 산하조직이라는 점과 김영훈 집행부의 사퇴를 직접적으로 요구하고 나섰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공공연구노조는 “자신들의 책임은 뒤로 숨긴 채 통합진보당을 향해서 쇄신하라고 하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것”이라며 “현 김영훈 집행부의 사과와 사퇴, 통합진보당에 대한 지지를 즉각 철회하고, 올바른 진보정치와 노동자 정치세력화 실현을 위한 구체적인 방침을 수립” 할 것을 요구했다.
이는 ‘비정규직 철폐, 정리해고 철폐, 노동악법 전면재개정’을 3대 쟁취과제로 6월말 경고파업에 이은 8월 총파업에 돌입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는 민주노총 김영훈 집행부의 투쟁의지와 진정성이 현장에서 신뢰받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어 그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사제휴=미디어충청)
출처 http://www.newscham.net/news/view.php?board=news&nid=662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