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스 팬들이 가지고 있는 오랜 불만 중 하나가 <우리는 젊은 선수를 못 키운다>는 것입니다.
라인업에 젊은 선수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것을 보면 일리 있는 지적입니다.
구자욱-김하성-박민우-최원태-박건우 이런 선수들이 우리는 없으니까요.
그러면 정말로 한화가 유독 젊은 선수를 못 키우는걸까요?
예를 들면 코치가 무능하다거나, 아니면 한화 젊은 선수들은 유난히 투지가 없다거나
그것도 아니면 선배들이 운동 안 하고 맨날 놀러만 다녀서 분위기가 이상하거나
그런 별난 이유가 있는걸까요?
그게 아니면 뭔가 짚어봐야 할 또 다른 이유가 있는 걸까요.
우선 아래 명단을 한번 보시죠
2010년부터 작년까지 지명한 선수 중 1군에 이름을 올려봤던 명단입니다.
2016 : 김재영(1순위) 이동훈(2순위) 김태연(6순위) 강상원(10순위)
2015 : 김범수(1라운) 김민우(1순위) 주현상(7순위)
2014 : 최영환(1순위) 박한길(4순위) 조영우(5순위) 서ㅡ균(8순위)
2013 : 이충호(4순위) 조정원(5순위) 장운호(6순위)
2012 : 하주석(1순위) 임기영(2순위) 양성우(4순위) 엄태용(6순위) 김원석(7순위)
2011 : 강경학(2순위)
2010 : 김용주(1순위) 안승민(3순위) 이태양(5순위) 김경태(7순위)
S급 에이스 선수가 나오지 않은 것은 사실인데
그래도 1군 중심 축으로 성장한 선수와 가능성을 보인 선수들이 비교적 있습니다
하주석은 차세대 리더가 되겠다는 기대감이 있고
김재영-김민우-김범수는 좋은 투수라는 것이 증명됐고
이충호도 양성우나 김원석도 어느 정도 제 몫은 하고 있죠.
붉은색으로 표시한 선수들은 보상선수 혹은 개인적인 이유로 팀을 떠난 선수들인데
이 부분은 구단의 정책(?)과 기타 다른 문제였지
한화 젊은 선수들이 성장 못하는 근거로 보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위 명단을 보고 어떤 판단을 할 것인지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저는 최근 스카우트한 재목들이 비교적 팀에서 잘 성장 중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기회에 비해 성장이 더딘 선수도 보이고
올스타급 선수와 비교하면 아쉬움이 남는 것도 사실이지만
'젊은 선수는 하나도 못 키웠다!'라며 마음 아파할 필요 역시 없다고 봅니다.
정민철-김태균-류현진 같은 신인은 없지만, 그래도 팀에 힘을 제법 보태고 있으니까요.
사실 저는 <주전 평균나이가 높다>는 이슈에 대해 다른 곳에서 원인을 찾습니다.
최근에 지명한 선수들의 성장세 문제가 아니라
2004년~2009년 사이의 지명이 문제였다고 보거든요.
"10년 전 얘기를 왜 지금까지 하느냐?"는 반론이 예상됩니다만
이 기간에 지명된 선수들은 (고졸 기준) 85~90년생들로, 현재 각 구단 주축 선수들이죠.
그 기간 동안 각 구단이 2차지명에서 뽑은 선수 숫자는 다음과 같습니다
삼성_51명
롯데_49명
두산_48명
현대&우리_47명
기아_46명
비룡_45명
엘지_43명
한화_35명
한화가 지명을 포기한 후
양의지-전준우-박정배-이명기-김선빈-문선재-오정복-이영욱-허준혁 같은 선수들이 뽑혔습니다
한화의 육성 성과가 미미한 것은 사실인데
역설적으로, 만일 위 기간 중에 양의지와 이명기가 한화에서 활약했다면 어땠을까요.
그랬다고 팀이 가을야구 단골손님이 되지는 않았겠지만
지금처럼 노장과 신예 사이에 연결고리가 되는 선수들이 없어서 큰 고생을 할까요?
한화가 육성을 못한 것은 팩트에 가깝지만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선수 선발을 적게 했기 때문이며
20대 후반~30대 초반의, 그러니까 지금 전성기를 맞아야 할 나이대의 선수를 많이 확보하지 못해서
그 여파가 지금까지 이어져 왔다고 생각합니다.
최근에는 그래도 다른팀과 똑같은 숫자로 지명하고 있으며
그 선수들 중 일부는 (아직 성에 차지 않으나) 그래도 1군에 이름을 올리기 시작하는 중이죠.
권용관 데려다 주전 유격수로 쓰던 감독이 지난 2년 6개월간 팀을 맡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래도 걱정보다는 좀 나은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맨 위에 언급한 선수들이 앞으로 순조롭게 성장하기를
그리고 앞으로 어린 선수들을 지명하고 입단 시키는데 주저함이 없기를 바랍니다.
질도 중요하지만 양도 중요하고
결국 질도 양에서 나오니까 말입니다.
첫댓글 선수선발이 적었던건 구단이나 프런트의 정책보다는
당시 은퇴,방출선수들을 긁어모으던 현장의 움직임이 크게 영향을 끼쳤다고 봅니다
조급함의 산물이죠.. 장기 성장 플랜이 없었던...
구자욱- 김하성 -박민우- 최원태 라인에 하주석도 들어갈수 있다고 봅니다.
제가 이직을 해서 보니 와이번스 프론트에 다녔던 사람과 동료가 되었어요..
남들도 압니다
한화는 류현진 전에 선수를 안 뽑았다고... 그래서 지금 선수가 없다고
오늘 점심 우연히 두산팬 엘지팬2 sk팬과 점심을 먹으면서 우리팀 얘기가 나왔는데 맞는 말이라 할 말이 없었네요
방출노장 중용하던 김인식 감독이 부임한게 2005년입니다. 신인지명이 적었던 건 2004년부터구요. 프런트에서 투자를 하지 않으니 현장에서 어쩔 수 없이 그러한 움직임을 보였다고 생각됩니다. 물론 젊은 선수들을 군대 보내지 않고 붙잡아 두거나 성적을 위해 한명의 불펜투수만을 주구장창 내보낸 부분은 여전히 비판받을만 하지만 방출노장을 중용할 수 밖에 없었던건 그당시 막장 프런트가 너무 투자를 안해서 생긴 결과라고 보이네요.
2003년~2004년에 한화가 신인지명에 관련해서 여러 사건에 연루된게 직접적으로 나타난게 2004년 드래프트입니다.
그 영향인지 기아,엘지도 눈에 띄게 적게 뽑았죠
그 즈음해서 계약못할 선수는 지명하지 않겠다고 선언도 했었습니다
전 예전 이야기지만 신인드래프트에서 선수 5명 뽑을때만해도 나중에 암흑기는 제대로 오겠다 생각했는데 진짜 오네요. 최영환 선수 내줬을땐 혼자 얼마나 열이 받던지. 너무조급하게 말고 장기적으로 지금이라도 좋은 방법으로 갔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