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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천안토요산악회 원문보기 글쓴이: 그대로
날씨가...
날씨가 이상하다.
입추가 지나고 처서도 지났으면 애국가 말씀대로
'가을 하늘 공활한데 맑고 구름 없어~ ' 로 가야 하는거 아닌가?
여름내내 그 정도 내려 주었으면 되었지 뭐가 부족하다고 틈만 나면 비가 내린다.
오늘은 야산이 있는날......아침부터 굳세게 비가 내린다.
그래도 천토산 야산은 강행된다.
그뫼님은 일부러 비오는 날 산행을 즐긴다니 할말을 잊었다.
난 어려서 부터 구질 구질한 거 딱 질색이다.
사실 말이야 바른 말이지 내가 산행질 잘해서 특별횐 된건가?
이건 순전히 후기루다 된거 여러분도 다 아시잖은가?
그래도 어쩌랴~
날씨는 구질구질해도 간다고 했으니 간다......(이래서 약속은 함부로 하는 것이 아니다)
7시 30분 태조산 야영장.
어둑 어둑에 비마져 부슬 부슬인데 웬걸?
주차장엔 사람도 많다.
날도 궂은데 웬 사람은 이리 많은가?
족히 30명은 되 보인다.
이정도면 주간이나 야간이나 쪽수엔 밀릴 것두 없다.
산행도 산행이지만 야산은 야산만이 갖는 매력이 있다.
야산은 오시는 분만 오신다.
접근성 때문이다.
주로 태조산에 가고 어쩌다 광덕산에 가니까 아무래도 그 주변분들이 오시게 마련.
또 시간이 허락해야 가능하다.
주말이 아니고 주중인데다가 밤시간이 바쁜 분들을 오실 수가 없다.
그러니 홀인원같은 분들은 오고 싶어도 못 온다.(오죽하면 지난 번 휴가엔 두번이나 했을까!)
이렇게 야산에 몇번가다 보면 반이상은 늘 뵙는 분들이다.
그래서 자주 보면 곰보도 보조개로 보인다고 알게 모르게 정이 들어 버린다.(그러면 보조개는 자주 보면 뭘로 보일래나...^^?)
결국 산을 매개로 사람 만나러 오는 것이다.
오늘만해도 그렇다.
말이 야등이지 산을 핑계로 파티를 연다.
첨엔 파티를 여는 줄도 몰랐었다.
부메랑형님을 만나고 보니 짐이 한가득이다.
전부 먹을 거라면서 나보고 지구 가란다.(어쩐지 보자마자 그렇게 반기더라니.......)
알고보니 산행은 여벌이고 주차장위에 있는 팔각정에서 파티를 한단다.
그래서 다들 준비를 단단히 하고 오신 모양이다.
산행 준비가 아니고 파티 준비다.
오늘 파티의 메인메뉴는 부추지지미.
미리 만들어 온 것이 아니고 아예 재료를 가져와서 즉석에서 붙친다.
주차장 위에 커다란 정자가 있다.
여기가 오늘의 최종 목적지이자 파티장소가 된다.
몇몇분은 산행을 못해서 아쉬운 눈치다.
사람을 좋아하고 노는 거 좋아해도 이름이 산악회인데 어찌 이런 분이 없으랴~
천둥이님을 비롯 아쉬운 몇분은 유황골까지 갔다 온다고 한다.
소요시간을 물어보니 1시간이면 충분하단다.
나두 여기서 잠시 갈등을 때렸다.
갈까 말까?
비가 내려 억지로 왔지만 막상 산을 보니 오르고 싶어졌기 때문이다.
사람 마음이 화장실에 갈때 마음하고 일 치루고 나올때 마음이 다르다더니 내가 그렇다.
이래서 諸法이 無常이다.(道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
멤버엔 천둥이님하고 그뫼형님도 있다.
좋아하는 분들이 간다는데 더이상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더구나 산행을 가시는 분중엔 첨 천토산에 오시는 분도 계신데 이분들은 누가 보살필건가?
(후 후 이말은 뻥이다. 누가 누굴 보살핀단 말인가...^^? 그냥 해본 소리다)
그래서 정상침투조는 모두 9명
천둥이님을 산행대장으로 모시고 그뫼형, 민맘마, 보조개,구름하나,낭만,청경,나그네,그리고 나 ....
이쪽 코스는 한시간에 불과하지만 대머리바위까지 그대로 치고 올라가야 한다.
가파른 길이 이어지니 땀도 나고 따라서 기분도 상쾌해 진다.
비는 더이상 오지 않았다.
과연 짧긴 짧은 코스다.
쫌 힘들만 하니까 대머리바위가 나온다.
비온 뒤끝이라 오늘따라 천안시야경이 선명하기 이를데 없다.
이런날 사진한장 박아줘야 예의인데.....
올때 마다 찍는 거지만 오늘 따라 아쉬운 맘이다.
전속 사진작가 젊은 그대님이 밑에 계시니 암만봐도 그림의 떡!
핸폰으로나마 찍자는 소리가 나오는데 낭만님이 한마디 던진다.
"여기 카메라 있는데요...?"
오메 반가운거 ....
십자가에선 두두리면 열린다더니 이건 숫제 두두리기도 전에 알아서 열린다.
덕분에 오붓하게 몇장 찍엇다.
사진을 찍고 천둥님이 좀 속력을 내잔다.
밑에서 기다리는 분들에게 미안해 그런다는 걸 안다.
나두 그렇다. 빨랑 가자.
의도는 다르지만 결론은 같다.(그래야 남은 거라두 맛좀보지....^^ )
걸음을 재촉하니 어느새 유황골약수터....
예까지 오고 보니 어째 아쉽다.
정말 약수물만 마시고 가야 하나?
이때, 그뫼님이 내 귀에 대고 슬쩍 한마디 한다.
'막걸리 한잔 할까?"
또잉~ 이게 웬 복음송?
그러자 마자 나그네님도 거든다.(맞나? 하두 오래(?)된 일이라 가물가물하다.....틀리면 지송이다)
'나도 아주 특별한 술을 가져왔는데 맛 좀 보세요..."
'무슨 술인데요?"
'스님이 특별히 담은 술인데 한병 얻어왔어요"
허~ 그스님 ... 나처럼 전생에 술과의 인연을 많이 만들고 이생에 오셨나 보다.
술은 해결(?)되었는데 이젠 안주가 아쉽다.
물에 빠진넘 건져 주었더니 보따리 내 놓으라는 격인가?
그런 생각이 들자마자 이번엔 민맘마님이
'저기....저도 족발 가져왔는데 꺼낼까요?"
원 세상에.....어떻게 생각만 하면 원 하는것이 술 술 쏟아져 나오지?
하여간 돈은 꼬여두 술만큼은 술 술 풀리는 것이 나 그대로 인생이다.
시원한 막걸리에 족발 한첨을 입에 넣고 씹으니 더이상 바랄 것이 없다.
그래...인생 뭐 있나? 등 따숩고 배부르면 그만이지....
스님에게 얻어왔다는 술은 빛깔도 곱다.
맛은 뭐랄까..... 순하면서 과일향이 은은하다.
주거니 받거니... 막걸리도 동이 나고 족발은 천둥이님이 뼈채 마무리 지었다.
자! 이제 가자.
밑에서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다.
비록 얼덜결에 여기까지 쫒아 왔지만 마음은 콩밭에 가 있는거 어찌 부인하랴~
설마 벌써 다드시지는 않앗겠지.....
부지런을 떨며 발걸음을 재촉한다.
천둥이님은 얼마나 태조산을 다니셨는지 어둔 산길인데도 서슴없이 발걸음을 옮긴다.
그럭 저럭 저멀리 팔각정 붗빛이 보인다.
유황골에서 먹고 노니라 예정보다 30분 늦었다.
어째 느낌이 가출했다가 돈 떨어지니 집에 돌아오는 기분이다.
늦게 왔건만 모두 반갑게 상을 다시 차려 준다.
나도 모르게 십자가말씀중 '돌아온 탕자'란 대목이 생각났다.(나름대로 할꺼 다 하구 와서 미안했나 보다)
먹고 마시고 .....
이제 뒷정리를 할 시간이다.
언제나 천토산의 뒤정리는 귀신이 왔다 간것처럼 자취를 남기지 않는다.
이름하여 虛空飛鳥! (허공을 나는 새는 자취를 남기지 않는다... 찾아봐도 안나온다. 그대로구라다...^^)
다시 주차장에 모였다.
'오늘은 즐겁게 파티를 햇지만 다음 주 부터는 산행 열심히 합니다...."
오늘 야등을 주선하신 청산님의 말씀이다.
그러고 보니 오늘의 세레모니는 청산님과 부메랑형님에 힘 입은바가 크다.
미리 예정이 되었는지, 기분이 좋으셨는지 부랑님이 2차를 제안한다.
장소는 두정동에 위치한 아~ 띠바! 이름은 까먹었다.
천토산 수경님이 운영하는 곳이라고 하던데.....
그런데 수경님...뵙고보니 미인이다.
나와 산행을 한적이 있었는데도 나는 몰랐었다.
이런 불민함이 모다 밤에 만나서 그렇다.
렌턴 불빛이 밝다한들 어디 전등불빛만 하겠는가?
딸기겅주님 미모야 이미 시산제때부터 알아봤지만
아리님이나 슈퍼우먼님도 밝은 사제불빛에 보니 보통 미모가 아닌다.
미인의 기본이 하얀 피부아니던가?
이분들 산다니면서도 어떻게 관리를 했는지 백옥생이란 화장품 이름이 생각날 정도다.
내 일찌기 천토 10대 미인을 선발 한적이 있지만 이제 10대미인 서열을 바꾸던지
20대미인으로 늘리던지 해야지 천토산 왜케 미인들이 많은건가?
청천하늘엔 별들도 많다지만 우리 천토산엔 미인도 많다.
따라 천토산 싱글들은 수심도 많겠다....흐 흐
그러면 천토산에 미남은 없냐고? 물론 미남도 많다.
누구냐고?
미친나? 그런걸 공개하게?
가뜩이나 그양반들 만나면 나도 모르게 주눅이 드는 판에 대 놓고 광고질 할일 있나?
2차는 부메랑형님이 내신다.
2차에도 20여분이 오셨다.
부메랑형님이 사주는 꽁짜술....그뫼형을 마주하고 옆엔 주량이님과 시원하게 마셨다.
중간에 부메랑형님이 자리에 일어나 오늘의 취지에 대해 한말씀 한다.
그러게.....한두명도 아니고 20여명이면 작은 인원은 아니다.
누군간 한마디 언급이 필요하긴 하다.
그런데 ...... 길다.
건배하자는 줄 알고 든 술잔이 무거워지도록 일장연설(?)을 한다.
좋은 말만 골라서 하셨겠지만 대구리가 나쁘니 술잔 때문에 팔 아픈거 외엔 기억에 없다.
뿐인가?
이번엔 나 까지 불러내서 결국 춤까지 추게 만든다.
천토산에서 큰엉아 잘(?)만나 '그대로' 신세 '제대로' 되버렸다.
결국 3차 노래방은 내가 쏘기로 하고 끝났다.
2차를 마치고 작별인사를 하면서 젊은 그대님과 초이드레곤님과 굳은 악수를 교환 했다.
싸나이들끼리 서로 인정(?)한다는 그런 악수다.(내 생각이 그렇다는 거다....^^)
나같은 넘도 알아주는 분이 계시니 그져 고마울 뿐이다.
따르르릉~
갑자기 전화 벨소리가 울린다.
'시간은 자정넘어 새벽으로 가는데' 웬 전화?
아까 태조산에서 선배 생일이라고 오라했는데 못간다고 했더니 아직도 마신단다.
어쩌랴~
3차를 내기로 했으니 빠질수도 없는 노릇!
전화를 끊고 돌아와 보니 몇 분 남지도 않았다.
다들 노래방 가는줄 알고 인사도 제대로 못했는데....
이제 남은 사람은 5명.
젊은오빠 부메랑님과 절대동안 그뫼님, 천토산 앰프 보조개, 아직 별호가 없는 카스님 그리고 나.
이거 넘 단촐한거 아닌가?
하긴 늦은 시간이다.
그래도 지킬건 지킨다. 이런 것이 박카스정신 아닌가?
가자! 노래방으로.....
노래방 이름도 생각이 안나다.
물어보면 알수도 있겠지만 허접한 후기날리며 여기 저기 물어보기도 귀찮다.(그래서 더 허접해 지나...?)
다만 널찍하니 시설도 깨깟하다.
주인장 매너도 좋고....^^(써비스 많이 넣주면 매너 좋은거지 딴거 있던가...^^?)
캔맥을 주문하고 노래도 주문하고....^^
부메랑님 나이가 어찌 되시는지 연신 고를 외친다.
당췌 나이를 잊고 산다. 그래서 젊은 오빠다.
노래도 뽕짝은 안부른다....팝송도 영어가 아니구 칸초네를 부른다.
그뫼형님은 주름하나 없는 동안인데도 노래스타일은 정서가 깃든 복고풍을 주로 부른다.
보조개님이야 다들 아는거 ..... 더이상 얘기하면 사족에 불과하니 생략!
누가 뭐래도 오늘의 카수는 카스님!
노래부르는 것도 다 개성이 있다.
목청이 좋은 분도 있고 성량이 풍부한 분도 있다.
나 같은 넘은 음정 박자 '개무시'하고 부른다. (알게 뭔가? 이래야 담에 안 시킨다...)
그런데 이분, 카스님....뭐랄까?
노래를 참 맛있게 부른다.
노래를 잘 불러도 맛있게 부르긴 어렵다.
그러니 의례적으로 치는 박수가 아니고 진정 우러나와 박수를 치게 만든다.
이게 실력이라면 실력이다.
오랜 세월 연마를 거듭했거나 타고 났다고 인정해 주어야 한다.
카스님 노래를 들으니 모처럼 노래방에 간 보람이 있었다.
핸폰을 열고 시간을 보니 어느새 2시를 훌쩍 넘겼다.
난 노래방 체질이 아니다.
자발적으로 노래방가자는 일이 거의 없다.
한데 이분들은 '고'만 알지 스톱'을 모른다.(고스톱도 안치나? 고바가지 쓰면 따블인거 모르나?)
할수없이 반 강제적으로 자리를 마무리 지었다.(밤을 잊은 그대들이여~ 지발 집에 좀 가자)
카스님을 집까지 모셔다 드리고 청송사앞 다리에서 모두 해산을 했다.
이쯤에서 끝까지 남아 운전을 해주신 보조개님에게 감사를 드려야 겠다.
분명 산행대장이 할일은 아니지만 어쩌다 '코'껴서 폐 많이 끼쳣다.
담에 필히 술 한잔 사겠다.
물론 부메랑형도 책임이 있으니 부르겠다. (술값 좀 줄여보자는 얄팍한 잔머리다....^^)
마지막으로 오늘 파티에 오신 분들에게 감사한다.
또 파티를 주선하고 이끌어주신 분들에겐 더욱 감사드린다.
이런 분들의 열정으로 천토산이 위명을 떨치는 것 아닌가?
일일이 후기에 거론하지 못한 점은 '그대로'의 머리가 나쁜 탓이니 그져 죄송할 뿐이다.
후기의 후기 :
수욜날 야등을 하면서 그뫼형님과 후기를 올리기로 했는데 새벽3시에 귀가.
목욜은 탁구모임인데 끝나고 다른 일로 2시 귀가.
금욜은 맘먹구 쓰고 있는데 오후5시쯤 뜻하지 않게 응봉산등반이 결정.
해서 토욜 12시에 완존 맛탱이가 간 상태로 귀가.
일욜 오후 2시에 가사상태에서 깨어남.
오늘은 의당 응봉산 후기를 써야 하건만 (이거 진짜 쓸거 많다.....^^ )
금욜에 얼추 써 놓은 것이 아까워(?) 늦게 나마 올린다....
신선도가 떨어져도 양해 하시길.....^^
첫댓글 글 재미있게 보구 있씁니다 .고맙습니다 -----------------------@
읽어주시는 분이 계시니 나도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