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 일어나보니
발가락 끝이 아려왔다.
찌릿찌릿 저미는 통증을 호소했으나
어디에서도 별반 신통한 치료법을
내어주지 못했다.
문득 문득 잊혀질 만한 때
통증은 시작되었고
잘라버리고 싶을 정도로
심해질 때도 있었다.
밤새 발가락들을 하나하나
잘라버리는 꿈을 꾸기도 했다.
발가락 하나 없어진대서
삶이 달라지진 않을거란 생각에
발가락을 잘라버렸다.
그 이후에 그곳에선
바람이 불었다.
'쉬이~ 쉬이~'
그리곤 발가락들이
발가락들을
그리워하는 꿈을
꾸기 시작했다.
그들이 서로의 이름을 불러대고
그리워해대고
말을 걸어오기 시작했다.
'쉬이~쉬이~'
하고 말이다.
-------------------------------------------------------
밤새 발가락들이 발가락들을 그리워하는 꿈을 꾸고나니
12시,민망한 표정으로 들어서는 강의실
나는 얼마 만큼 저들과 멀리 떨어진 것일까?
멀리 떠밀려 온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래도 낄낄거리며 다시 수다떠는 우리들
다르다고 해서 친하지 않은 건 아닐 것이다.
이해할 수 없다고 해서 사랑하지 않는 것은 더더욱...
아닐 것이다.
카페 게시글
시 좋아해요?
발가락/자작시
참빛
추천 0
조회 43
00.09.18 22:18
댓글 0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