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저를 슬프게 했던 것이 있습니다. 다른 사람으로부터 저의 형, 누나를 닮지 않았다는 말을 들었을 때입니다. 그리고 어른들이 종종 놀리며 하는 말, “너는 사실 다리 밑에서 주어왔어.”라는 말이 정말 듣기 싫었습니다. 실제로 제 진짜 부모님이 그곳에 있는 것이 아닐까 싶어서, 동네에 있는 다리 밑을 살펴보기도 했었습니다. 그러나 조금씩 나이 들어가며 이런 말을 듣게 되었습니다.
“너희 형제는 어떻게 다 똑같이 생겼니?”
사랑하는 가족을 닮았다는 것, 그들을 사랑하기에 행복했습니다. 이렇게 사랑하는 사람을 닮으면 기분이 좋아지고 행복해집니다. 그렇다면 주님을 닮았다는 말을 들으면 어떨까요? 만약 사랑하는 주님이라고 고백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 말에 커다란 행복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주님을 닮기 위해서는 먼저 그분을 알아야 하고, 그분의 뜻을 철저히 따라야 합니다. 즉, 그분 말씀에 순명해야 합니다. 만약 학생이 교칙을 지키지 않으면 어떨까요? 학교를 제대로 다닐 수 없게 됩니다. 회사원이 사규를 따르지 않으면 어떨까요? 예를 들어 출근 시간을 어기고, 자기 마음대로 퇴근한다면 어떨까요? 이 사람은 회사를 제대로 다닐 수 없게 됩니다.
이렇게 세상 사람들은 자기가 소속되어 있는 곳에 순명합니다. 그렇다면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기 위해 주님 뜻에 순명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주님 닮은 삶은 이런 것입니다. 분명 행복의 길로 우리를 이끌어 줍니다. 따라서 주님 닮은 삶을 사는 데 주저해서는 안 됩니다.
오늘 복음에서 주님께서는 세상 종말에 악한 자들을 가려내어서 불구덩이에 던져 버릴 것이라고 하십니다. 그리고 그들은 거기에서 울며 이를 갈 것이라고 하시지요.
불구덩이는 하느님을 거부하고 악을 선택한 자들이 맞이할 최종적인 파멸을 상징합니다. 그리고 그들이 ‘울며 이를 갈 것’이라고 하신 것은 단순한 고통 표현으로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그보다 통회가 늦었다는 후회, 이제 이곳에서 하느님을 영영 잃게 되어 절망에 빠졌다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후회가 우리의 모습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너희는 이것들을 다 깨달았느냐?”(마태 13,51)라고 말씀하시면서, 단순히 이해하는 것을 넘어 자기 삶으로 받아들여 진정한 변화를 이루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주님께 순명하는 삶이고, 이로써 진정으로 주님을 닮은 삶을 살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오늘의 명언: 사랑은 단순한 감정을 넘어서는 힘입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미움과 갈등 속에서 사랑만이 그 모든 어둠을 막아내고 서로를 이어주는 유일한 빛입니다(마틴 루터 킹 주니어).
첫댓글 빠다킹(조명연 마태오)신부님 강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