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찰력공부하기
서울역 낭만시인
관찰력은 사물의 대상을 면밀히 파악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집착력은 사물에 대한 소유욕에서 출발한다. 관상학의 출발은 사물에 대한 관찰력과 이해력을 우선으로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물에 대한 판단력이 떨어진다. 가령 어떤 일을 배움에 있어서 옛날에는 어깨너머로 배웠다. 똑같은 일을 해도 금방 적응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맨날 그날이 그날이고 새로운 사람들이 있다. 똑같은 일을 해도 금방 적응하는 사람은 눈썰미도 뛰어나지만 어깨넘이, 또한 발달되어 있다. 어떤 일에 건성인 사람은 시간만 축낸다. 반면에 야심이 넘치는 사람들일수록 일거수일투족을 허투루 넘기지 않는다, 예전에는 트럭운전수들은 조수를 기용해서 데리고 다녔다. 온갖 허드레 일을 시키면서 오랜 시간을 데리고 다니면서 요긴하게 부려 먹었다. 달리 배울 수 있는 학원이 없던 시절이니 어쩔 수 없긴 하다.
알고 나면 쉬운 법이다. 원리와 기초는 그래서 중요하다. 수박겉핥기식은 아무리 핥아봐야 단맛은커녕 매끈한 껍질은 아무 맛도 느낄 수가 없다. 눈에 보이는 것이 다는 아니다. 그렇다고 독학이 능사는 아니다. 현대는 도처에 배움의 장이 늘려있다. 늘린 게 학원이고 대학은 400개도 넘는다. 학원을 다니고 인터넷 강의를 신청하는 것이 꼭 점수취득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공부는 혼자서 할 수 없다. 검정고시 출신자들이 대우를 못 받는 이유는, 점수가 능사가 아님을 보여준다. 학교교육이 필요한 이유는 학교는 공부만 하는 곳이 아니기 때문이다. 학교는 사람들과의 교류의 장소다. 물론 이로 인한 폐해가 지연, 학연으로 변질된다. 우리가 남이가. 같은 학교출신, 같은 지역으로 단일화를 한다.
대한민국이 망해도 살아남을 3대 단체가 있다. 호남향우회, 해병전우회, 고려대신우회라는 우스개소리가 있다. 그만큼 끈끈하다는 거다. 정치 또한 친박이니 진박이니 비박이니, 친노니 친문이니 적폐니 하는 뿌리 깊은 나무가 존재한다.
무릇 평범한 사람들은 겉모습만 본다. 일전에 동료와 편의점 앞에서 저렴하게 알코올 섭취를 나누었다. 한참을 마시다 보니 옆에 젊은이가 혼자서 외롭게 알코올 섭취를 하다 슬그머니 끼어들어 하기에 합석을 시켰다. 주거니 받거니 대화가 섞인다. 짓궂은 질문을 던졌다. 우리 두 사람이 뭐하는 사람같이 보이느냐고. 그 친구 왈, 동료를 보고는 ‘교수 아니면 목사님’처럼 보인다고 했다. 그럼 나는,,,우물쭈물 말을 더듬는다. 음, ‘형님은 조폭 같은데요.’ 이런 C8. 그 친구의 대답에 실소를 금치 못했다. 나의 동료는 마른 체격에 안경을 썼다. 머리숱은 적당히 많으면서 위로 치켜들지 않고 내려 순수하게 보였다. 몸은 적당히 날렵하다. 머리는 텅텅 비어 깡통소리가 난다. 나야 일전에 본 사람도 있거니와 찢어진 눈과 강호동 비스무리한 퉁퉁한 몸집을 자랑한다. 전형적인 노가다 스타일이다.
현장에서도 마찬가지 이긴 하다. 첨 들어오는 사람들은 나를 공장장쯤으로 안다. 하긴 팀장으로 현장을 큰 목소리로 주도 하다 보니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다. 생긴 것도 좋게 말해 현장소장스탈이고 소도둑 같이 생겼다. 겨우 3년 남짓 굴러먹은 곳인데. 이쯤이면 나의 길이 잘못 들어선 건 아닐까 생각이 들기도 한다. 어린 시절부터 그려온 만화실력에 미대에서 동양화를 전공하고 애니메이션작가로 한 20년을 보냈다. 그러다 진로를 바꿔 다시 방송대에서 국어국문학을 전공하고 글쟁이로 나섰지만 보는 이들은 전혀 믿지를 못한다. 그림 그리는 화가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외모하며, 글과도 전혀 어울리지 않고, 공부와는 담쌓고 사는 사람처럼 보이나 보다. 늘 손에 책이 들려있고 한 달이면 10권의 독서 주파력을 자랑하는 나에게 이 무슨 노가다 땅 파는 소리인지.
하긴 현장일 이란 게 별개 아니다. 무슨 숙련된 기술을 요하는 것도 아니고, 세상을 산만큼 눈썰미가 생긴다. 요령부득인 사람이 있긴 하다. 사람에겐 저마다의 주 종목이 있기 마련이다. 백화점 점원이나 보험설계사에겐 경력도 필요하지만 타고난 언변과 사교성이 더 요구된다. 즉 접근성과 적당한 사탕발림이 주효한다. 오랜 시간보다는 타고난 소질이 중요하다. 현장도 마찬가지다. 일정 시간이 지나면 더 이상의 경력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금방 따라 잡을 수가 있다. 머리는 모자 쓰라고 있는 게 아니다. 머리 나쁜 사람들은 머리에 모자만 쓴다.
대부분의 현장 근로자들은 머리가 나쁘다. 지극히 수동적이다. 시키는 일만 한다. 도무지 창의성이라곤 발을 씻고 찾아봐도 없다. 한마디로 머리가 화석처럼 굳어있다. 무슨 콘크리트로 도로를 포장한 것도 아니고. 생활의 달인이라는 프로가 있다. 똑같은 일을 해도 일정시간이 지나면 도사가 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늘 같은 일을 반복하면서도 제자리인 사람이 있다. 현장사람을 비화하려는 건 아니다. 그만큼 열악한 현장은 못 배우고 어린 시절부터 공부보다는 일에만 몰두해서 머리사용을 자제해 온 탓에 두뇌사용에 제동이 걸린 탓이기도 하다.
개중에는 성공한 축도 있다. 소망화장품 사장은 중졸출신이다. 덕수 상고 3년을 중퇴하고 조그만 화장품회사 영업사원으로 일하다 직접 '소망화장품'을 차려 성공한 케이스다. 그렇게 번 돈을 열심히 사회에 환원한다. 번 돈의 99%를 사회에 환원하는 게 '소망'이란다. 그런가 하면 내가 종사하고 있는 화장품 사장은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았다. 현장은 열악하고 사원복지에 대해선 최악이다. 며칠 전엔 천정에 달린 형광등을 엘이디로 교체했다. 엘이디가 밝아서 많은 등이 필요 없다고 그리곤 천장에 달린 형광등을 반만 남기고 없애 버렸다. 대낮에도 어둡다. 절약차원이란다. 지 주머니에 들어갈 돈은 남을지 모르지만 현장 종사자들 눈은 멀어져 갈 뿐이다. 이런 놈이 교회장로다. 키는 5척 단구에 대머리는 가발로 위장을 하고 몸에는 6종류의 지병을 달고 산다. 이런 사람 밑에 일하면 골병만 든다.
50넘어 들어간 제2의 삶의 현장이니 쉽게 관둘 수도 없는 처지다. 그때 관상학에 능통했더라면 빨리 그만두었을 텐데, 오호 통제라. 관찰력은 대중교통을 이용하다 보니 유심히 사람들을 보게 된다. 필부필부요, 장삼이사다. 선입견일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지극히 평범한 외모를 가졌다. 어쩌다 군계일학, 품수가 나은 사람들이 눈에 들어 온다. 고비사막 모래밭에도 사금이 즐비하듯 품수가 뛰어난 사람들은 언젠가 품수 값을 한다. 개천에서 용 나듯이 말이다. 지금이야 개천에서 용 나기 어렵다. 우물물 길어 먹던 시절이 지나고 지하수로 파이프가 관통하니 개천에 물 마른지가 오래다.
자신을 갈고 닦을 일이다. 모자란 지식은 책을 통해서 벌충하고 사람과의 대화는 품위 있게 할 일이다. 요즘 정치판을 보면 가관도 아니다. 어떻게 품수 낮은 국회의원들이 저리도 많은지. 관찰력을 바탕으로 관상학을 제대로 배워 이번에야 말로 제대로 된 대통령을 뽑을 일이다. 제발 닭상은 뽑지 말자.
첫댓글 호동님의 인상: 저는 호동님이 어떤 분야이든 전문가일거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왜냐면, 집중력이 좋아보이셨고, 잘 웃으시면서 여유있어 보이셨거든요.
(저 대충 맞춘거 아닙니까?)
그리고 호동님을 조폭으로 보았다는 그사람은.... 진짜 조폭 못 보았나봐요...
진짜 주먹 쓰는 사람들은
주먹도 작고,
몸도 작고 (대신 민첩하시던데),
마른체형이 많던데...
실은 제 남동생이 호동님같은 인상이예요. 미술전공한 디자이너인데, 미국에서 <art> 전공 했다고 하면, 대부분 <architecture 건축> 말하는 거냐고 되묻는다 하더라고요. 그래서 호동님의 인상에 대한 오해, 남얘기 같지가 않네요. ㅋㅋㅋㅋ
감사합니다. 이런 좋은 댓글은 사람의 마음을 유쾌하게 합니다. 저같은 사람이 조폭이면 그 동네 금방 망합니다. ㅋㅋ. 정모에 한번 나갔지만 마음이 깨끗한 분들이 모인곳이 이곳 같아 정이 갑니다. 또한 제가 동참할 수 있는 글을 올릴 수 있는 좋은 방이기도 하구요. 누군가 자꾸 나를 힘들게 하네요. 나는 그 사람을 힘들게 하고 싶지 않은데 말입니다.
제가 분별하고 있으니 호동님은
분별심을 갖지 마시길 바랍니다
ㅎㅎㅎ,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