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빛 5월의 창가에 앉아있네.
커피 한 잔과 오선지 놓여 있는 오두막
지붕을 음울하게 때리는 빗방울아
그 곡을 들으며 마시는 감미로움을,
그러나 내 옆의 불화들이여
방금 벌목한 트럭이 지나며
마지막 남았을 수액을 흘리고 가네.
그렇게 스쳐갔다는 것은
누군가의 깊은 한숨
감미로움은 가장 깊은 한숨이
거기 있었다고
뒤집어 하는 말
악보를 얼마나 치댔으면
달콤해지기까지 했겠는가, 여기까지 온 건
그 많은 한숨들이
어느 한 지점에 앉아 있을 사람을
겨냥한 것 아닌가, 몇 월 며칠 창가에 앉아
빗방울 소리에 몰입하라는 내역이
달력의 숫자로
그렇게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찾아오는 것 아닌가
언제부터 시간에 휘둘려왔을까,
그가 잠시 비켜준
이 음울한 무덤 앞처럼 은빛 적막 그래도
내 옆의 불화들이여
모든 작품은 격정의 표시였네.
죽어가는 그에게 어쩌자고
빗방울 전주곡을 재촉하는가
감미롭다며 아무렇게나 퍼질러앉아
듣는 둥 마는 둥 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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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빗방울 전주곡/ 안정옥
시너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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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2.21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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