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여성 상위시대 / 正道 김민환
그전에 누런 월급봉투를 받아들면 두둑하니 묵직했었고 그야말로 어께에 힘이 들어가곤 했다.
남자들은 가슴팍을 떡 벌리고 어께에 힘을 주고 목을 빳빳하게 세우고 마치 개선장군처럼 힘차게 집엘 들어가곤 했다.
들어가면 마눌님이 마치 이 도령을 만난 춘향이 같이, 싹싹 녹아나는 나주 배처럼 낭랑한 목소리로 “서방님 왔어요?” 라고하며 반기었다.
월급봉투를 내밀면 입이 귀에까지 벌어지며 함박웃음을 짓고 돼지고기찌게에 막걸리를 한주전자 받아놓고 따라주곤 했다.
봉투를 받아들면 자기가 무슨 은행원의 출납원이나 된 것처럼 연신 돈을 세곤 한다.
적금 떼고, 계돈 떼고, 아이들 학원비, 연탄 비, 쌀값 등을 세느라고 잠을 잘 줄도 모르고 입이 귀에 걸려 싱글벙글했었다.
젊으나 늙으나 돈이 없으면 힘이 없는 법, 이제는 급여를 손에 쥐어 볼 수 가 있나
통장으로 직행한지가 옛날이 됐고 용돈을 타려면 삭감 삭감이 예사로 됐다.
급여가 통장으로 직행하고 있으니 쩔쩔매는 것은 당연한 일, 이제는 고개 숙인 남자들의 수난사가 계속 되어가고 있다.
그렇다고 앞으로는 급여를 봉투에다 담아달라고 얼토당토 한 말을 한다는 것은 시대적으로 한참 뒤떨어진 이야기가 된다.
그전엔 남성이 많이 배우고 실력이 강했었는데, 이제는 여성도 많이 배우고 수준이 높아졌다.
장관도 여성들이 점령했고, 국회의원들도 여성들이 쳐들어갔으며, 무슨 지점장도 여성이 앉아있고, 어느 회사의 사장도 여성이 자리를 잡고 있으며, 국무총리, 대통령도 여성들이 하는 나라도 많이 있다.
여성들이 아기를 낳아 품고 있으니 뭐라고 따지거나 건들 수도 없고, 돈까지 쥐고 있으니 더욱더 힘이 막강해졌다.
자녀들의 성도 마음대로 짓고, 재산도 똑같이 분배를 하고, 발언권도 여성에게 똑같이 주어졌고 웬만한 결정권은 모두 여자들의 몫이다.
남자들이 뭐라고 싫은 소리를 했다가는 밥도 못 얻어먹고 쫓겨날 판이다.
그전엔 여성들이 보따리를 쌌는데 이제는 남성들이 가방을 챙기게 됐다.
마누라한테 큰 소리를 치는 남자는 간 큰 남자로 알고 있는 세상이다.
시대의 흐름은 막을 수가 없는가? 도도히 흐르는 물결을 어찌 막으랴
불쌍하구나 한국의 남성들 어디 가서 누구한테 하소연을 한단 말인가?
축 처진 어께, 마치 서리 맞은 호박잎처럼 오만상을 찡그리고 쭈그려 앉아있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집 쫓겨난 야생의 늙은 고양이처럼 암팡진 야성도 다 잃어가고 있으며, 이빨 빠진 늙은 사자 같이 늙어만 가고 있으니 한심한 일이다.
박력은 세상을 바꾼다.
남성들이어 축 늘어진 어깨를 활짝 펴고 용기 있게 그리고 힘차게 걸어라.
호랑이가 하루에 천리 숲속을 달려도 가랑잎 하나 스치지 않는다고 하는데, 밀림의 맹수 같은 도전의식을 가져라.
남성들이 주권을 장악 할 땐 힘 있는 사람은 一夫多妻제를 행사했었는데, 이제 여성들이 주권을 장악하게 되면 一婦多男제의 실력 행사는 하지를 마소
언제 또 세상이 변할지 모르니까ㅎ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