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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다린다는 것은 힘든일이다. "
[21]
그럭저럭 식사 준비가 다 끝났다.
찌게가 좀 탄거 같기는 하지만, 이 정도는 애교지 뭐..
사실 지글거리는 소리와 코끝을 찌르는 찌게 탄내가 아니였으면
아마 나는 놈이 사라진 후로도 계속 멍하게 있었을께 분명했다.
좀 전일이 생각나자 다시 놈이 키스를 해오던 손이 저릿저릿한게
간지러운 느낌이 들어왔다.
그 이상한 느낌에 나는 손을 앞치마에 쓱쓱 문대버렸다.
놈은 핸드폰을 들고 방으로 들어가 버린 후 나올 생각을 않고 있었다.
밥 먹으라고 또 내가 모시러 가야겠어? 그냥 나 혼자 먹을까보다.
사실은 놈과 얼굴을 마주치는 것이 겁이 났다.
놈의 얼굴만보면 이상한 생각 밖에 안드니 원.
한동안 고민하던 나는 마음을 굳히고는 놈의 방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래 그건 그거고 밥은 밥이지..
놈의 문 앞에 멈추어선 나는 노크를 하려 손을 뻗었다.
그런데 그 순간 놈의 통화소리가 나무문을 통과해 귀를 울려왔다.
“혜영이한테 들은 겁니까?”
분명 놈의 약혼녀라 우기던 내 뺨을 후려친 그년의 이름이 분명했다.
나는 좀더 자세히 듣기위해 문 쪽으로 귀를 바짝 가져다 대었다.
“거기까지 어떻게 아셨죠? 아, 또 사람을 풀으셨나보군요.
어디까지나 제 사생활입니다.
회사는 다음주부터 착실히 나갈 테니 더 이상 관여하지 말아 주십시오.“
누구와 통화 하는걸까?
왠지 놈의 가족 중 하나일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역시 부자는 부자인가보다 사람을 풀고 말고 하는 거 보니..
그때 이제 놈을 불러야겠다는 생각에 문 쪽으로 손을 옮기던 나는 놈의
비웃는듯한 웃음소리에 다시 멈칫하고 말았다.
“농담하십니까? 결혼이요? 그냥 잠시 만나는 여자일 뿐입니다.
그러니 더 이상 할아버님께서 신경 쓰실 필요는 없을 겁니다.
그럼 하실 말 없으면 이만 끊겠습니다.. 네.”
몸이 움직이질 않았다.
이 기분은 무얼까 알 수 없는 원망과 실망감이 온몸을 맴돌았다.
저 통화 내용에 여자가 나라는 것쯤은 쉽게 알 수 있었다.
물론 나도 놈과 결혼이란 단어를 연관지어 생각해본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오히려 놈과 얽히기도 싫어하는 판에 결혼이라니 당치도 않았다.
게다가 잠시 만나는 여자라는 말이 틀린 것도 아니였다.
그런데 이 기분을 뭘까?
나는 복잡한 머리를 감싸 안고 부엌으로 돌아와 식탁 앞에 털썩 주저앉았다.
어느새 부엌으로 들어온 놈이 내 맞은편 의자로 안는 것이 보였다.
“왜 안 먹고 있었어?”
나는 놈이 걸어오는 말을 무시한 채 담담한 표정으로 숟갈을 들었다.
잠시 나를 의아하게 쳐다보다 씨익 웃으며 입을 열어오는 놈.
“보기엔 그럴듯한데 맛도 괜찮을라나 모르겠네.”
그렇게 말하며 숟갈을 들고는 열심히 먹기 시작한다.
나는 그런 놈의 모습을 멍하게 쳐다보고만 있었다.
그러자 곧 입안 가득 음식물을 담은 채 나를 의아하게 쳐다보는 놈.
입안에 음실들을 꾸역꾸역 넘기더니 곧 다시 말을 걸어왔다.
“왜 안 먹고 구경만 하는데? 아까 배고프다며.”
“마저 먹어라, 나는 피곤해서 들어가서 쉴래.”
그렇게 말하며 나는 한 수저 밖에 뜨지 아는 밥그릇을 두고는 몸을 일으켰다.
미친거야 주가혜. 저 아까운 밥들을 왜 남겨?
그깟 놈의 말 때문에? 그 말이 뭐가 어떻다고, 너 답지 않게 왜 이래?
혼자 질책을 해보는 나이지만 놈과 다시 얼굴을 마주칠 자신은 없었다.
아니 지금 이순간은 놈의 머리털 하나라도 보고 싶지 않았다.
방에 들어선 나는 널따란 침대에 쓰러지듯 몸을 눕혔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화가 날만한 일이 아니였다.
그래 사실 놈에게 몸이 동하는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육체적인 문제였다.
놈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상처 받을 필요가 없단 말이다.
상처? 내가 놈의 말에 상처 받은 거였나?
머리가 점점 복잡해져왔다.
결국 이대로 있으면 안 되겠다 싶어 나는 몸을 일으켰다.
나가서 바닷바람이라도 쐐야겠다. 이대로 있으면 미쳐버릴 것 같아.
그렇게 생각하며 문 쪽으로 향하는데 별안간 문이 벌컥 열려왔다.
그리고 그 문사이로 들어오는 놈.
“왜 그러는데. 어디 아픈거야?”
“신경 쓰지 마.”
그렇게 말하며 놈을 지나쳐 나가려는데 놈이 내 어깨를 붙들고는 돌려 세운다.
“또 왜 그래? 나한테 뭐 화난일 있어?”
“그런 거 없으니까 이거 놔.”
“그럼 갑자기 왜 이렇게 쌀쌀 맞은데? 아까 네 손에 키스한 것 때문에 그래?”
“이거 놓으라고!”
버럭 소리를 지르며 놈을 밀쳐냈다.
놈의 눈이 순간 번뜩이며 불길이 일었지만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
그렇게 몇 발자국 떨어진 놈을 지나치는데 놈의 잔뜩 가라앉은 목소리가 내 발목을 잡았다.
“말해. 왜 그러는지.”
놈의 말에 나는 어의없다는 듯 헛바람을 내뱉으며 놈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이봐, 내 기분이 어떤지 내가 왜 이러는지 너한테 말해줄 이유는 없어,
우리는 친구도 연인사이도 아니잖아? “
“..통화내용을 들었나보군.”
놈의 말에 잠시 나는 움찔했지만 여의치 않고 몸을 돌려 방을 빠져 나왔다.
바라를 보자.. 바다를 보면 한결 나아질 거야.
그렇게 도망치듯 별장을 나와 바다가 보이는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별장 바로 옆이 모래사장과 바다인지라 얼마 걸을 필요도 없었다.
나는 파도가 바로 앞까지 넘실거리는 모래사장 위에 자리를 잡고는 털퍽 주저앉았다.
주가혜 잘 생각해보자. 너 정말 화나있어?
응.
곧바로 나와 버리는 대답에 나는 다시 머리를 부여잡고 괴로워 해야했다.
어째서? 왜? 그놈은 그냥 제멋대로에 눈웃음이나 쳐대는
돈만 많은 회사말단직원일 뿐이였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답은 나오지 않았다.
놈을 좋아하는 것일 리는 없었다.
놈의 눈웃음이 짜증나고 놈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얄미워 죽겠는데
어떻게 좋아할 수가 있을까.
그렇다고 사랑은 더더욱 아니였다.
코웃음만 나오는 생각 이였다.
내가 뭐 때문에 나보다 4살이나 어린 바람둥이를?
스물여섯 살 이나 먹도록 사랑한번 해본 적 없는 나였다.
이제 와서 저런 놈에게 사랑이란 걸 느낄 리가 없어, 암.
결국 아무런 답도 찾지 못한 채 별장으로 향하는 나였다.
솔직히 놈이 있는 별장으로 돌아가기 싫었지만 아직 봄인지라
해가 져오는 바다에 있기에는 바람이 너무 찼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니 쇼파에 앉은 채 이쪽을 노려보고 있는 놈이 보였다.
“이제 오는군.”
놈이 건네 오는 말에 나는 대꾸도 하지 않고 방 쪽으로 향했다.
그러나 어느샌가 다가온 놈이 내 팔목을 잡아 세우는 통에 놈을 피해
방으로 향하려던 내 계획은 무산되고 말았다.
“왜이래?”
“왜 이러냐고? 그러는 너야 말로 왜이래? 네 말대로 우린 아무 사이도 아니야,
그런데 그 말 가지고 왜 이러는 건데? “
놈의 말에 나는 입을 꾹 다물 수밖에 없었다.
오늘 내내 나에게 물은 질문 이였다.
물론 답을 찾지 못한 나는 놈의 말에 대답할 수가 없었다.
“피곤해, 이거 놔줘.”
지친 듯한 내 말투에 놈의 손에서 힘이 풀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곧 느슨해지며 내게서 손을 거두는 놈.
안도의 한숨을 쉬며 다시 몸을 움직이려는데 놈의 낮은 목소리가 내 몸을 옭아매 왔다.
“네가 다가 올 때까지 기다리려 했다.”
놈의 말에 나는 놈의 얼굴을 의아스럽게 쳐다보았다.
무언가 잔득 흐려진 눈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는 놈.
저 눈에 비치는 것은 분노일까 슬픔일까. 그것도 아님 욕망일까?
“처음엔 오기로 시작했어. 그런데 이제는 못 끊겠다.
너라는 여자 한번 맛보고 난 후로 못 끊겠어.“
“지금 무슨..”
“통화 내용에 대해 변명은 안 하겠어 사실이니까. 하지만 지금 내가 말하는 이것도 사실이야,
지금 당장은 너만 원해.... 미치도록..“
놈의 시선에 나는 손끝하나도 움직일 수 없었다.
온몸을 쇠사슬로 옭아매어 오는 느낌..
안돼 주가혜 놈의 눈을 쳐다보지 마, 이 자리에서 벗어나야해.
생각은 하는데 몸은 따라주질 않았다.
놈의 짙은 시선에 심장은 점점 속도를 올려 달음박질치기 시작했다.
숨소리만이 거실을 울려오는 그때 놈의 낮은 목소리가 귀속으로 파고 들어왔다.
“이제는 못 기다리겠다. 아니 안 기다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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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현이가 드디어 터졌습니다! 흘흘
담편이 아마 므흣편이라죠..ㅎㅎ 작가는 대단한 결심을했습니다!
19금 안붙일꺼에요!ㅎㅎ 그것만 보고 오는 님들이 계셔성..흘흘ㅠㅠ
우리님들만 보셔용~ㅎㅎ
!소중한 꼬릿말 남겨주신 우리 예쁜님들!
체리쥬빌레qq 은댕임 remem-ber_ 긔별보아
함l먹고파--a 이뻐ㅎㅎ 카스피 ll강한여자ll
기사(綺巳) 하늘색밤하늘 봄햇살 미서니니니닝
유치빤스♡ 딸기Juliet 연약한 어린이.. 한아안데니
へㅓさㅏ 공태자 사랑에목마름
화이팅v 바람난윤계♡ 뽀뽀하까
qaaa 인소닷-ㅂ-* 언l절lLOVE
레몬~ ㄴЙ곁어ıØı.. 따뜻한콜라
사랑이정말있니. ↘MOKKO♪ 샤방~*^^*
아도니스★ 엔젤ˇ메론♥ 귀여분준수
별이워니- 리틀쥬얼 내곁에있어줘
입흔냥이 엠플로보아 내싸랑로미요
쿨한여자Zz 애교로커버 지대간지우핫
휴~ 님들아 싸랑해요~~~~^^
답글들은 일일이 못달았네요..ㅠㅠ
참 행복한 고민~~후후 꼬릿말 보니 작가 기운이 불끈불끈!
울님들 계속 이런식으로 나오면~ 작가 두편 올립니다! 으하하!!ㅋㅋ
작은 꼬릿말은 작가에게 큰 힘이됩니다^^!!
재밌어요..흐흐
아너무재밋어여 담편기대여
너무재밋어요 ㅜ ㅜ
꺅. 님아사랑
정말 재밌어욯ㅎ
히히히 잼이써요!!!!
+ㅁ + 빨리 하렴,
꺄 재밌어요+_+
꺄얼ㄹㄹㄹㄹㄹㄹㄹㄹㄹㄹㄹㄹㄹㄹ
ㄲㄲ넘재밌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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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