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혼일기 *
우회전을 하는데 뒷자석의 손이
픽~ 하고 옆으로 쓰러진다.
놀라 차를 세우고 손을 일으켜 앉혔다.
괜찮냐고 했더니 담배를 한대 달란다.
길게 연기를 내뿜고 운전하는 나를 부른다.
술도 안마셨는데 왜 대리를 부른지 아냐구 말한다.
낸들 알리?
체력이 딸려서 불렀단다.
핸들 잡을 힘도 없단다.
결혼한지 딱 한달째란다.
신혼이라 좋겠다며 웃었다.
손이 그런소리 말란다.
결혼전...
와이프는 수줍음 많은 처자였단다.
신혼여행을 다녀오고 다음날부터
수줍음 많던 모습은 달나라에 쏘아 올렸는지
이상한 짓을 하기 시작했단다.
라디오의 볼륨을 줄이고 나는 경청했다.
하루는 퇴근하고 집에 도착하니
세일러문 복장의 코스프레를 하고 있단다.
새색시가 남편 즐겁게 해주는가보다 하고
껴안고 잤단다.
그 다음날은 짧은 치마의 간호사 코스프레...
코스프레가 있는날은 그냥 자기 힘들었단다.
아니 잠을 안재웠다고 해야 맞겠단다.
차가 다시 우회전을 하는데 손이 또 쓰러진다.
다시 내려 손을 바로 앉히고 운전을 했다.
어떤날은 레이싱걸...
어떤날은 한겨울인데 비키니 차림으로
귀가하는 자신을 반겼단다.
언젠가는 퇴근했더니 선풍기를 바닥에 뉘이고
침대에 올라가서 섹시한 포즈를 하고 있었단다.
마를린몬로 코스프레였단다.
자기도 어이가 없어 이상한 짓좀 그만하라고 했단다.
코스프레 의상을 구입하는데 카드값만 삼백에 달한단다.
또한 그로인해 자신의 노동력이 심각히 착취되고 있다며
다시 내게 담배를 구한다.
교복 복장은 물론 코르셋복장과 바니걸 복장까지도...
지금껏 하루에 2시간 이상 자본적이 없단다.
얼마전엔 서양 여자 갱스터 옷을 입고 있었단다.
제발 잠좀 재워달라는 자기를 침대에 묶었단다.
다음은 알아서 상상하란다.
그날은 밤을 샜단다. -_-
간간히 흐르는 코피를 닦으며 손이 훌적거린다.
이번에도 우회전 해야하는데 차를 세웠다.
길가 공사장에서 길다란 각목 두개를 집어왔다.
손의 허리와 어깨에 받치고 우회전을 했다.
뒤를 보니 쓰러지지 않고 잘 버티고 있었다. -_-
최홍만이 뛰어다녀도 튼튼했던 침대가
한달도 안돼 뒤틀림과 균열이 곳곳에 나타났단다.
다시 연기를 내뿜으며 하소연이 이어진다.
일주일 전에는 웨이츄레스, 경찰복장까지
그나마 양호한건 백설공주 컨셉이었단다.
친구들을 불러모아 얘기를 했더니
행복한 비명이라며 자기 뒤통수를 때렸단다.
결혼전 90키로에 달하던 몸무게가
이젠 60을 버티기도 힘들단다.
심각히 고민하다 법원에 판단을 맡기기로 했단다.
집에 다 도착하니 손의 얼굴이 어두워진다.
다리가 후들거린다며 집까지 부축해달란다.
초인종을 누르니 문이 열린다.
베트걸 복장을 한 와이프가
한손에 묵직한 납덩이가 달린 채찍을 들고 서있었다.
손에게 두번 반 절을 올리고
마지막이 될지 모르니 담배를 입에 물렸다.
문을 닫으며 계단을 내려오는데
채찍소리와 비명소리가...
조간신문 사회면을 펼쳐보니 그동네에서 변사자가 나왔단다.
혹시??
* 쿨하게 원나잇 *
러시아에서 왔다는 제인...
한쿡남자는 이기적이라며 서툰 한국말을 꺼낸다.
쑬집에서 일하는데 차키(자기)를 너무 막대한단다.
먹고사는게 뭔지...
제인의 넋두리를 들어주다보니 목적지에 다왔다.
차에서 내리는 늘씬한 그녀의 모습이 졸린 나를 깨운다.
금발에 글래머에...
속칭 백마... 인천의 백마장이 아니다.
이순간에 왜 백마탄 왕자가 떠오를까? -_-
제인과 빠이빠이를 하고 오더를 쫀다.
갑자기 술도 못하는 내가 술이 당긴다.
아마 제인의 넋두리에 일하기가 싫어졌나보다...
근처 술집에 들어갔다.
바텐더가 메뉴판을 보인다.
데낄라를 시켰다. 나도 양주에 취해보고자...
아.. 독하다.
이 쓰디 쓴 술을 왜 마실까?
취기가 일시에 오른다.
옆자리가 비었엇는데 언제 앉았는지
긴 머리를 늘어뜰인 아가씨가 나를 바라본다.
내 허벅지에 손을 올린 아가씨...
기분이 나빠 손좀 치우라고 말했다.
갑자기 얼굴을 내게 바짝 디민다.
나보고 오빠라며 쿨하게 원나잇 어떠냔다.
쿨하게?
그녀 얼굴을 자세히 봤다.
알딸딸한 상태였는지 이쁘게 보인다.
튕겼다. 싫다고...
남자도 튕겨야한다. -_-
그러자 그녀가 더 밀착하며 진하게 스킨십을 한다.
아나... -_-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그녀의 손에 이끌려
술집 계단을 내려왔다.
뒷골목에 싼 모텔이 있다며 나를 끌고간다.
무심코 내가 나온 술집의 간판을 봤다.
'트랜스클럽'
술이 확 깬다.
모텔 입구에서 실강이가 벌어진다.
안들어가겠다고 발버둥치는 나와
쿨하게 원나잇 하자는 그녀...
힘도쎄다. -_-;
겨우 그녀의... 그놈의??
손아귀에서 빠져나왔다. '하악하악~~'
숨을 몰아쉬며 택시에 탔다.
아 근데 우라질...
택시기사도 내 허벅지에 손을 비비는게 아닌가.
피디에이로 기사의 면상을 후려치고
삶에 찌들린 발걸음을 집으로 옮긴다.
첫댓글 택시기사... 아래 어느 회원님이 쓰신 회원님이 맘에 든다던 남자손님 예기가 생각 나네여 ㅋㅋㅋ 코스프레...돈이 얼마안들고 폭력만 없다면... 아~부럽당 ^^;;
부럽긴요.....!무엇이든 정도껏 해야지죠...? 남자의 노동력중에 제일 힘든것중 하나가 거시기인데 .....빨리 해어져야 하는것이 목숨을 연장 시킬수있는 방법 이기도 하군요.....^^
넘 재밌어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ㅎㅎㅎㅎㅎㅎㅎㅎ
부럽삼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