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2월 5일 월요일 · 성녀 아가타 동정 순교자 기념일
-이영근 신부
복음;마르6,53-56<예수님의 옷자락 술에 손을 댄 사람마다 구원을 받았다.> 그때에 예수님과 제자들은 53 호수를 건너 겐네사렛 땅에 이르러 배를 대었다.54 그들이 배에서 내리자 사람들은 곧 예수님을 알아보고,55 그 지방을 두루 뛰어다니며 병든 이들을 들것에 눕혀, 그분께서 계시다는 곳마다 데려오기 시작하였다.56 그리하여 마을이든 고을이든 촌락이든 예수님께서 들어가기만 하시면, 장터에 병자들을 데려다 놓고 그 옷자락 술에 그들이 손이라도 대게 해 주십사고 청하였다. 과연 그것에 손을 댄 사람마다 구원을 받았다. <'예수님의 옷자락 술에 손을 댄 사람마다 구원을 받았다.'>
오늘 독서는 솔로몬이 ‘계약 궤’를 주님이 집에 모시고 ‘새로운 출발’을 알린 이야기이고, 복음은 예수님의 일행이 호수를 건너 온 곳, 곧 겐네사렛 땅에서의 ‘새로운 창조 이야기’입니다. 오늘 우리도 ‘새로운 출발’과 ‘새롭게 창조된 삶’을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복음은 이렇게 전합니다. '예수님의 옷자락 술에 손을 댄 사람마다 구원을 받았다.'(마르 6,56)
성 아우구스티누스는 말합니다.(설교집) “그분을 밀쳐대는 이는 많지만, 믿음으로 만지는 이는 적다.”
그렇습니다. ‘예수님의 옷자락 술에 손을 댄 사람’이 새롭게 창조된 사람입니다. 그들은 ‘열 두 해 동안 하혈증을 앓고 있던 여인’(마르 5,5-25)처럼, 믿음으로 예수님께 접근해 그분의 옷에 손을 댄 이들입니다. 그들이 바로 예수님의 권능으로 새로 태어난 이들입니다. 곧 ‘믿음’으로 창조된 이들입니다.
예수님께서는 토마스에게 이렇게 말씀하신 적이 있습니다. “네 손가락으로 내 손을 만져보아라. 또 너 손을 내 옆구리에 넣어보아라.”(요한 20,27)
사실 손을 댄 이는 우리지만, 만지신 분은 우리가 아니라 예수님이셨습니다. 그렇습니다. 예수님의 권능이 우리를 매만진 것입니다. 예수님의 사랑이 우리를 더듬은 것입니다. 당신 손으로 우리의 발을 씻어주시고, 우리의 영혼을 쪼물딱거리시고, 육체뿐만 아니라 영혼을 낫게 하십니다. 이처럼 우리는 손을 대었을 뿐, 우리를 붙잡으시는 분은 그분이십니다. 우리를 당신 심장으로 끌어당기신 분은 그분이십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을 알아본 이들’이 병든 이들을 들것에 눕혀 그분이 계신 곳으로 데려왔습니다. 예수님께서 어디를 가시든 그들은 병자들을 데려다 놓고 그분의 옷자락에 손이라도 대게 해 달라고 청하였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의 청을 들어 주셨고, 과연 그분의 옷에 손을 댄 사람마다 구원을 받았습니다. 그들은 모두 믿는 이들의 표상입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믿음으로 예수님께 중재하는 이가 되어야 하고, 또한 믿음으로 예수님의 옷자락을 만지는 이가 되어야 할 일입니다. 자기 자신만이 아니라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예수님께 데려와 그들을 위해 간청하고, 또한 직접 예수님을 만지며 그분 사랑의 손길을 반겨 맞아야 할 일입니다.
오늘 우리는 예수님의 옷을 만지듯, 말씀 속에 현존하시는 예수님을 만져야 할 일입니다. 말씀을 통하여 예수님을 만지고, 예수님의 능력이 우리 안에 흘러들게 해야 할 일입니다.(민수 15,37-41 참조)
사도 바오로는 말합니다. “십자가에 관한 말씀이 ~ 구원을 받을 우리에게는 하느님의 힘입니다.”(1코린 1,18)
그렇습니다. ‘말씀’이 구원이 흘러나오는 예수님의 옷자락입니다. 사실 오늘도 우리는 옷자락이 아니라 당신 몸을 통째로 내어주시는 예수님의 몸을 받아먹습니다. 그러니 사랑의 전류가 만땅 충전된 몸이 되어야 할 일입니다. 아멘.
<오늘의 말·샘 기도> '예수님의 옷자락 술에 손을 댄 사람마다 구원을 받았다.' (마르 6,56) 주님! 당신은 옷자락뿐만이 아니라 당신 몸을 통째로 내어주십니다. 손을 내미는 이는 제가 아니라 당신이며, 저를 붙드신 분도 당신이십니다. 손을 대기만 하면 먼저 어루만지시고, 찾기만 하면 먼저 찾아오시는 분도 당신이십니다. 하오니, 주님! 제 마음이 항상 당신을 향하여 있게 하소서. 아멘.
-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도회 양주분회/이영근 아오스팅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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