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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구제금융 도입 앞둔 가나, 부채 재조정 조치 착수
가나 EMERiCs - - 2022/12/30
☐ 가나, 여섯 차례 기준금리 인상에도 해결되지 않는 인플레이션
◦ 가나, 21년 만에 최고 수준 인플레이션 기록
- 12월 14일 가나 통계청은 2022년 11월 가나의 인플레이션이 50.3%로 2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약 80%를 기록한 주택, 가스, 수도, 전력 부문의 인플레이션이 전체 인플레이션을 견인했으며, 이어 가구와 가전제품이 65.7%, 운송비와 연료비가 63.1%, 식품이 47.9%의 인플레이션을 기록했다.
- 인플레이션을 초래한 요인 중 하나는 가나 세디화 가치 하락이다. 2022년 달러화 대비 세디화 가치는 전년 대비 50% 넘게 하락, 11월에는 2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며 아프리카 통화 중 가장 큰 폭락을 보였다.
-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conomist Intelligence Unit)은 가나의 2022년 평균 인플레이션이 아프리카 국가 중 다섯 번째로 높은 32%를 기록할 것이며, 2023년에도 평균 인플레이션이 20% 선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 기준금리 인상에도 인플레이션 지속, 정책에 대한 비판과 시위 발생하기도
-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가나 중앙은행은 2022년 한 해에만 총 여섯 차례 기준금리를 인상, 2022년 1월 14.5%였던 기준금리는 12월에는 27%까지 뛰었다. 그럼에도 인플레이션 문제가 해결되지 않자 에마뉴엘 아모아다크와(Emmanuel Amoah-Darkwah) 정부 소속 경제학자는 인플레이션이 생산비용 증대에 따른 공급 측면에서 발생하는 문제라고 지적하며 기준금리 인상이 인플레이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 11월에는 수도 아크라(Acra)에서 물가 상승과 경제난에 항의하며 나나 아쿠포아도(Nana Akufo-Addo)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가 일어나기도 했다.
☐ 일부 외채의 상환 중단에 가나의 채무불이행 우려 고조
◦ IMF와의 구제금융 도입 협상, 실무진급 논의에서 합의 도달하며 막바지 접어들어
- 물가 상승과 부채 증가에 따른 재정난 등의 위기가 겹치며 가나는 지난 7월 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했고, 12월 14일 가나와 IMF 사이 30억 달러(한화 약 3조 8,295억 원) 규모의 구제금융 도입 협상이 실무진급 논의에서 합의에 도달했다고 발표되었다. 앞서 12월 13일 켄 오포리아타(Ken Ofori-Atta) 가나 재무부 장관은 2023년 1월에는 구제금융이 도입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 실무진급 합의 도달 소식이 알려지자 12월 14일 달러 대비 세디화 가치는 12% 반등해 10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12월 15일에도 15% 상승세를 이어가 7월 기준 가치를 회복했다. 이에 따라 주요 외화 대비 세디화 환율은 2022년도 초 수준의 60%까지 회복되었다.
◦ 일부 외채의 상환 중단 발표에 가나의 채무불이행 가능성에 대한 우려 제기
- 12월 19일 가나 정부는 임시 비상 조치를 시행하고 유로채권, 기업 대출과 양자간 대출 등에 대한 이자 지급을 일시적으로 중단한다고 밝히며, 외부 채권자와 채무에 관해 논의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가나의 총 대외 부채 규모는 284억 달러(한화 약 36조 2,384억 원)에 달하며, 이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유로채권 규모는 131억 달러(한화 약 16조 7,156억 원)다.
- 부채 재조정을 구제금융 지원 조건으로 밝힌 IMF와의 협상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이번 발표가 나왔다는 점에서 이번 조치가 부채 재조정과 관련된 것일 가능성도 있다. 가나 정부는 앞서 12월 17일에도 국내 채권자와 협상하여 2023~2039년에 만기가 도래하는 105억 달러(한화 약 13조 3,959억 원) 규모의 국내 채권을 2027~2037년 만기인 신규 채권으로 대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일부 채권자는 이번 조치가 가나가 채무불이행으로 나아가는 단계일 수도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Fitch)는 가나 정부의 발표 이후 가나의 장기외화표시채권의 발행자 신용등급을 CC에서 채무불이행 직전 단계인 C로 하향하며 가나의 채무불이행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고 진단했다. 로이터(Reuters)는 이번 조치가 사실상 채무불이행이라고 보도했으며, 익명을 요구한 다른 채권자는 자세한 정보가 없다는 점이 채권자들의 우려를 키운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 부채 위기 놓인 가나 정부가 부채 재조정에 나설 것이 예상 가능했다는 분석
◦ 가나, 재정 문제 해결 위해서는 부채 재조정이 급선무
- 2022년 9월 기준 가나의 총 공공부채 규모는 가나 국내총생산(GDP)의 100%에 육박하는 374억 달러(한화 약 47조 7,111억 원)에 달한다. 이 중 42%가 국내 부채, 58%가 대외 부채다. 가나는 정부 재정 수입의 70~100%를 부채 상환에 투입하고 있으며, 오포리아타 장관은 지난 11월 가나가 심각한 부채 위기에 놓여 있다고 인정한 바 있다.
- 재정 악화는 가나의 외환보유고 감소에서도 드러난다. 2021년 말 97억 달러(한화 약 12조 3,704억 원)였던 가나의 외환보유고는 2022년 9월 기준 66억 달러(한화 약 8조 4,169억 원)까지 떨어졌으며, 3개월 뒤면 수입 대금을 결제할 외화가 모두 소진되게 된다.
- 2023년도 예산안에서 가나 정부는 현재 12.5%에서 15%로 부가가치세율 인상, 고위공무원과 공기업 임원의 급여 삭감, 탈세 행위 및 불법적 외화거래에 대한 규제감독 강화, 공공부문 임금 상승폭 제한 등의 재정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대책을 내놓았다.
◦ 가나의 부채 재조정, 예상된 조치였으며 다른 신흥국보다 용이할 것이라는 분석
- 한편 가나의 부채 상황이 스리랑카나 잠비아와 같은 채무불이행을 선언한 국가 사정보다는 낫다는 분석도 있다. 신흥시장 전문 투자기업인 그리머시(Gramercy)의 국채담당팀장인 카트린 액섬(Kathryn Exum)은 대(對)중국 부채가 적다는 점에서 채권자 사이의 협의가 채무위기에 놓인 다른 신흥국보다는 쉬울 것으로 보았다.
- 가나의 유로채권을 보유하고 있는 국제 자산운용사 누버거 베르만(Neuberger Berman)의 신흥시장 채권 전문인 롭 드라이커닝언(Rob Drijkoningen) 또한 가나 정부가 채권자들과 부채 재조정에 나설 것은 이전부터 예상되었던 점이라고 지적하며 이번 조치가 결코 의외의 행보는 아니라고 분석했다.
< 감수 : 이진상 한국뉴욕주립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Myjoyonline, Ghana’s inflation will average about 20% in 2023 – EIU, 2022. 12. 22.
Business Insider Africa, Ghanaian Cedi has regained 61% of its value after 54% drop all year round, 2022. 12. 21.
Fitch, Fitch Downgrades Ghana's LTFC IDR to 'C', 2022. 12. 21.
Reuters, Ghana to default on most external debt as economic crisis worsens, 2022. 12. 20.
Reuters, Ghana extends domestic debt exchange registration deadline, 2022. 12. 17.
Reuters, Ghana cedi rallies 15% to 5-1/2 month peak, 2022. 12. 15.
Reuters, Ghana cedi firms more than 12% after $3 bln IMF staff level agreement, 2022. 12. 14.
Al-Jazeera, Ghana inflation soared to 21-year high above 50% in November, 2022. 12. 14.
Reuters, Explainer: Who holds Ghana's debt and what restructuring is planned?, 2022. 12. 10.
Quartz, How Ghana plans to tame runaway inflation, 2022. 12. 05.
Ghana Web, Increasing monetary policy rate won’t reduce Ghana’s inflation – Economist advises, 2022. 12. 01.
Zawya, Ghana central bank raises lending rate again to 27%, 2022. 11. 28.
Al-Jazeera, Ghana protesters say Akufo-Addo ‘must go’ as inflation worsens, 2022. 11. 06.
[관련 정보]
1. IMF, 가나에 30억 달러 구제금융 지원 승인 시사 (2022.12.22)
2. 가나, 국제통화기금의 구제금융 협정에 따라 일부 외채 지급 중단 (2022.12.21)
3. 가나 화폐, IMF와 협상 이후 가치 12% 상승 (2022.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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