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가 담배를 피울때 그때의 이야기를
우리는 구수한 된장국 냄새를 맡는 기분으로 접 하게 된다
그런 이야기는 할머님의 말씀으로
등잔불 아래서 펼쳐 지는데 그때에 가슴 졸이며
나쁜 사람을 욕하고 선한 사람 잘되기를 기도 하는 마음이
등잔불의 그을음 처럼 모락 모락 가슴으로 피어 오르곤 했다
그런 이야기 들을 모아모아
할머님의 옛날 이야기를 듣던 그 시절을 생각 한다
우리 동네는 첩첩 산중안에 있는 작은 동네 이었다
이맘때면 저녁 에는 나무를 엮어 만든
울타리 옆으로 승냥이가 곡 곡 소리를 내며 돌아 다녔었다
그럴대 무서운 마음으 들었고
등잔불의 심지를 한껏 높여 불의 밝기를 더하곤 했었다
어느날 아침에 닭장문을 열고
계란을 모으려고 닭장 안으로 들어 가셨던 어머니 께서
많이도 놀라운 소리를 내셨다
닭털이 뽑혀 있고 닭이 한마리 없어 졌다
아버지와 우리들은 닭털이 떨어져 있는 곳을
추적 하기 시작 하여 산으로 올라 갔는데 처첨하게 죽은
우리집 닭은 그곳에 반정도의 몸집만 보전 되어 있었다
그를 주어다가 닭 국을 끓여 먹은적이 있었다
그때 아버지 께서 말씀 하셨다
몸쓸놈의 살쾡이가 그랬다
그놈들이 닭을 잡아 갔네....이런....
그렇게 말씀을 하셨다
나도 닭장에 들어가 남아 있는 닭들에게 이렇게 말을 했다
얘들아 친구가 잡혀 가는데 너희들은 뭐 하고 있었냐?
못 잡아 가게 합동으로 그를 쪼아내고 발톱으로
할퀴면 그놈이 도망을 갔을것 같은데...
그 때 나는 등잔불을 꺼 놓고 꿈나라 여행 중이었으니
닭장 안에 난리를 알아 차리지를 못했었다
그러면서 아쉬움이 남는다
등잔불을 더 켜 놓고 공부라도 좀더 했었으면 닭을 잃어
버리지 않을수도 있었을 텐데....
한심한 놈들 친구를 그렇게 보내면 어쩌란 말이냐?
라고 그네들을 야단을 쳤지만 쇠귀에 경 읽기 인듯
까만 눈만 깜빡 거리고 있었습니다
우리집은 등잔불이 야간의 조명 이었다
그 등잔불 밑 엎드려 숙제를 하곤 했었다
만화책을 등잔불 아래서 읽다가 깜빡 졸았는데
지지직 소리가 나길레 얼릉 정신을 차리고 보니
앞 이마에 머리칼을 그을렸더라
에이
큰일 날뻔 했구나 이렇게 중얼 거리면서 대야에 물 받아 놓고
얼릉 세수를 하고는 읽던 그 만화책을 더 읽었다
어느날 잠을 자고 있는데
두런 두런 소리가 들려서 일어나 보니
등잔불 아래서 책 읽으시는 아버지의 목소리를 들을수 있었다
그때 장화가 홍련이 엄마인 계모로 부터
이런 저런 시달림을 받고
있는 그런 대목을 청(聽)을 높여 가시면서 읽고 계셨는데
아버지 주변에는 동네의 아주머니들 께서
그 소리를 들으면서
아!
저런 몹쓸년
쯔쯔 아휴 불쌍도 해라
라고 하시며 맞장구를 치시던 동네 아주머니들의 소리를
들을수 있었다
홍련을 향해서는 저런 어린것이 언니를 못살게 구는구나
라고 눈물을 흘리시며 하시던 그말씀들이
귀에 들려 오는듯 하다
소설책이 귀하던 그 시절
아버지 게서 장날 길가에서 파는 책을 사 오셨고
그 책의 낭송회를 그렇게 동네 아주머니들께 하셨었다
어머니는 같이 들으시면서 야참으로 고구마를 깍아 오셨고
동네 아주머님들 께서는 그를 손에 들고 드시면서
그 책의 내용을 듣고 계셨었다
아버지의 모습은
동그란 안경을 쓰셨었고 안경의 다리는 하나는 성했으나
한 곳은 부러져 있어 실로 묶어서 쓰셨었다
그러한 아버지의 모습은 등잔불 아래 에서 글을 읽고 계셨고
낭낭한 그 목소리는 오늘도 나의 귀에 들려 온다
어둑 어둑 어둠이 내리는 가을 저녁
마당에서는 벼 타작이 한창 진행 되고 있었다
그런 마당에 어둠이 내리면
나는 이런 저런 등을 모아 놓고 램프를 닦아야 한다
기인 막대에 헝겁을 감고 비누를 묻히고서
물을 한 바가지 세수대야에 받아 놓고 닦아 내기를 시작 한다
날카로운 유리에 손을 베지 않도록 조심 해야 하고
얇은 유리가 깨어지지 않도록 조심 해야 한다
검은 검정이가 군데 군데 묻어 있었는데
이를 털어 내야 하고 이를 잘 닦아서 얼룩이 없어야 한다
그렇게 닦아놓은 등 에 석유를 적당량을 붇고
불을 붙여서 요소요소에 걸어 놓으면
하던 일을 계속 하실수가 있다
볏가마에 벼를 가득 담아 등허리에 얹어서
차곡 차곡 싸이는 타작 마당을 보면 안 먹어도
배가 불러옴을 느길수 있는 타작 마당
거기에는 땀과 힘듦이 함께 하지만 반짝이는 등불 아래
올해의 농사에 대한 기븜과 만족함을 느끼게 된다
아버지 께서는 함께 일 하시던 이웃집 아저씨들과
마루에 앉아 저녁을 함게 하시면서 막걸 한사발로
타작의 어려움 농사의 어려움을 털어 내시고 계셨다
그런 아버지의 머리 위에는
내가 닦아서 불을 밝힌 등이 반짝 이고 있었다
그렇게 등불은 우리들의 광명이었고
유일한 우리집의 태양 이었다
팔락이는 등불 아래 검은 그을음이 올라 오고
바람은 더 힘차게 불어 올때 우리는 양손을 모아
불 거짐을 막아 내는 훌륭한 병사가 되었다
요즈음은 휘황찬란한 전등불 아래 살아 가고 있다
촛불은 성당에서 볼수 있고
상가에 조문을 갔을때 접하게 된다
그리고는 광장에서 외치는 소리를 들을때 촛불을 보게 된다
우리를 밝혀 주는 등잔북 과 촛불
그들의 마음을 밝혀 주는 마음의 등대로 자리매김 되고 있다
나는
다른이의 마음을 밝혀 주는 작은 등잔불의 역할에 충실 하고
있는건가를 돌아 보게 된다
깜빡 거리는 등잔불....
검은 그을음을 토해 내는 그 등잔불
그 아래서 나는 커 왔고 그 불을 보면서 엄마 아버지의
포근하심을 느끼며 오늘로 이어 왔다
아랫목에서 바라 보던 그 등잔불의 추억이 아련 하다
그 등잔불 불꽃 안으로
엄마의 자상 하신 모습과 아버지의 책 읽으시는 모습이
아련히 비춰 지는건 이맘때 돌아 가신 아버지의
기일이 다가옴을 알리는 신호인가 보다.
첫댓글 옛날 호야등 유리를 닦아 봤군요
어두워지면 나도 조심스럽게
그 유리램프 닦던 생각이 나네요
특별한 일이 없으면 등유가 덜
소모되는 등잔불을 켜고 ~
손님이 오던지 책이라도 보려면
그 호야등을 켰었는데~~
정말 옛날 이야기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