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푸르렀던 나뭇잎들은 빨강으로 노랑으로... 그리고 또 갈색으로.
11월10일 토요일 오후.
지난 9월1일의 만남이 막바지에 취소되었던 터라 근 5개월만에 만나게 될 친구들.
그리고 며칠 전 국민 메신저 카톡으로 여인들의 수다를 통해 이번 모임에 새로운 친구들이 대거(?) 참석할 거란 소식에
두루두루 반가움과 설레임이 섞인 마음으로 들어선 동대구역 제이스호텔은 방금 파했을 결혼식의 여파로 하객들이 북적거렸다.
우리의 성실한 총무 경원이가 예약해 놓은 커피숍의 예약석 열자리는 아직 텅~ 비어 있다.
오늘은 우리 친구들 두 자리 수 참석이 가능할까?
잠시 후, 경원이가 도착,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중,
성옥이, 현숙이 그리고 누구시더라... 같이 동행한 친구 - 친구 이름은 박인순.
현숙이의 오랜 친구이고, 중등부때 현숙이가 인도해서 서현교회에 나오기 시작했다는...
일찌기 내려온 현숙이랑 만나 시간을 가지다가 남편이 중국 출장 갔다가 돌아오는 6시경까지 시간이 되어 함께 왔단다.
환영. 방가방가. 건강이 좋지 않다는데, 친구들 기를 받아서 쾌차하길.
거의 동시에 함께 나타난 새로운 친구들 이양희 그리고 최성미.
양희는 척 보는 순간, 시간은 순식간에 삼십 몇년 전 고등부 시절로 돌아간 듯 그 시절의 모습이 오버랩되어 기억이 살아난다.
근데, 성미는... 중등부 시절만 서현교회에 다녔던 터라 처음 본 모습.
양희는 진해에서, 성미는 대전에서 오늘 모임에 참석키 위해 멀리서 와 주었단다.
암튼 둘 다 너무 반갑고, 이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 '친구'라는 이름으로 만날 수 있음에 참 감사하다.
일이가 안 보여서 전화를 했더니, 갑자기 일이 생겨서 오늘은 못 나올 것 같다는 아쉬운 답변이다.
최 일이 없는 모임은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약방의 감초였는데...
경원이가 준비해 온 업데이트 된 주소록의 친구들 이름을 보며 보고싶은 친구들 얘기를 하다가
현숙이는 오지 않은 친구들을 불러낸다며 여기저기 전화를 돌리다가 한창 진료 중인 명수와 통화에 성공...
현숙이의 앙큼한 협박(?)에도 명수는 꿋꿋이 버티기만^^
알고보니~~~ 명수가 예전에 있던 병원 환자가 바로 인순이였다는군.
세상은 넓고도 좁아...
수 십년만에 만난 친구들과 오손도손 그 시절 얘기로 꽃을 피우면서 시간여행을 계속하다가
일이에게 문자를 보내본다. '중등부때 친구들이 너 보고싶어한다. 일 때려치고 온나.'
신기하게도, 일이가 좀 있다가 등장한다.
문자 때문일까?
친구들 때문이겠지..^^
최 일이가 등장하자마자 분위기는 급상승... 성미가 다음 모임에 일이는 절대 빠지면 안된다고 못을 박기까지.
우리 모임의 대들보 순희... 구미에서 교회 바자회에 김천에서 장례식에... 대구에서 우리 모임에... 하루 세탕!
어쩔 수 없이 커피숍 모임은 스킵하고 저녁 장소로 바로 온다고.
우리 모임의 단골 손님인 동갑이는 주말에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아 참석할 수 없다고 했고
도원이는 주일 준비하느라,
춘삼이는 어머님 댁이 이사해서,
병태는 인천에서 한의원 진료 중이어서,
등등의 사유로 함께 할 수 없음이 너~~~어무 아쉽다.
멀리 온 친구들 귀가편 버스 예약시간 때문에 조금 일찍 식당으로 이동하기로 했고,
인순 친구는 남편을 만나러 먼저 가느라 커피숍에서 헤어지고,
두 대의 차량에 나누어 타고 우리는 저녁 식사 장소인 안압정으로...
커피숍에서부터 달아오른 그시절 그얘기가 안압정에서도 이어지는 동안,
부랴부랴 달려온 순희는 우리 모임 방에 오기도 전에 화장실에서 성미와 해후를 하고,
이어서 반갑게 친구들과 악수를 한다.
박현숙권사의 모임 감사 및 식사기도로 가격이 오른만큼 조금 더 풍성해 진 한정식 메뉴로 맛있는 식사를 시작했고
곧 이어 역시 바쁜 미정이 등장.
오늘은 완죤 여초현상~! 좋~~은 현상!! ^^
언제 시간이 흘렀는 지 모르는 사이에 점점 헤어짐의 시간은 다가오고
뒤늦게 다른 모임에 참석했다가 부랴부랴 우리 모임에 얼굴을 비친 버섯돌이 박진영장로.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오랜만에 함께 할 수 있어서 얼마나 감사했는지.
아쉬움 속에 다같이 인증샷을 찍고...
다음 모임은 2013년 2월 16일 대전에서 모이기로 결정하고
뒤늦게 참석한 박장로의 축복기도로 모임을 폐한다.
8시 막차를 타고 성남으로 떠나야하는 현숙이가 먼저 일어나고,
조금 있다가 양희와 성미도 가고
남은 일곱 명의 친구들은 못내 아쉬움에 자리를 뜨지 못하고
먼저 떠난 친구들은 귀가 버스 안에서 카톡으로 못다한 수다를..ㅎㅎ
비록 우리와 한자리에서 함께 하지 못했지만
멀리서 도원이는 사이버 공간에서 하나가 되고...
그렇게 갈보리 27대 동기들의 정은 두터워만 간다.
모임 일주일 뒤,
날씨는 한결 차가워졌지만,
삼십여년 전 십 대의 친구들이
이제 오십 대가 되어 서로를 위하여 기도하고 위로하고 기대면서
이 겨울을 따뜻하게 보낼 수 있기를...
사랑한다. 친구들아.
석 달 뒤 2월16일 대전에서 추웠던 겨울의 따뜻했던 이야기를 실컷 나누자꾸나.
2013년 회비 10만원 아래 계좌로 입금하는 것 잊지말고...^^
농협중앙회 1159-02-099554 (예금주 최경원)
이럴 때 듣고 싶은 노래가 있지... "Lean On Me" sung by Bill Withers
익숙한 리듬과 가슴에 닿는 가사를 생각하면서...
샬롬~!!
태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