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브온의 화친 수9:1~15절 2024.4.28. 오전예배
* 오직 살길은 하나님께
오늘 본문은 기브온 거민들이 이스라엘을 찾아와서 거짓말을 하면서까지 이스라엘과 화친하는 내용을 보여줍니다. 기브온이 스스로 이스라엘을 찾아와서 멀리서 온 것처럼 거짓으로 꾸며 가면서까지, 그리고 스스로 종이 되겠다고 자처하면서까지 이스라엘과 화친하고자 한 이유가 무엇일까요? 그것은 이스라엘에 대한 소문을 들었기 때문입니다. 9:24절에 기브온 거민들은 하나님이 자기들의 땅을 모두 이스라엘에게 주신 일에 대해서 들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그 일이 사실로 드러나고 있는 것을 여리고와 아이 성의 멸망을 통해서 확인했습니다. 그런데 이스라엘에 대한 소문은 기브온 거민만이 들었던 것이 아닙니다. 1,2절에 이스라엘에 대한 소문은 가나안의 주변 지역의 거민들도 다 같이 들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함께 연합해서 이스라엘을 대적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기브온 거민들은 그 연합에서 벗어나서 스스로 종으로 자처하면서까지 이스라엘과 화친을 맺은 것입니다. 기브온 거민의 이러한 행동은 세상적으로 볼 때는 본명 배신입니다. 힘을 하나로 모아서 이스라엘을 대적하자는 계획에서 벗어나 오히려 하나님에게 굴복하기로 한 것은 가나안 거민들의 사고방식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대처한 것이었습니다.
오늘 본문에서 거짓으로 화친을 하도록 조장한 기브온 거민들이 과연 옳으냐는 것입니다. 본문은 단지 화친을 통해서 살아난 기브온 거민을 통해서 신앙이란 무엇인가를 가르쳐 주고 있는가를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 만약 여호수아가 하나님께 묻지 않은 것을 제멋대로 결정한 잘못으로 규정한다면 그에 대한 하나님의 징계가 있어야 마땅한데 본문에서는 여호수아의 잘못에 대해서는 전혀 말하지 않고 있습니다. 오히려 하나님께 묻지 않고 기브온과의 화친을 결정하고 '그들을 살리리라'15절 는 언약을 맺고 족장들까지 맹세한 것으로 인해서 결국 기브온 거민이 이스라엘에게 연합되고 살아나게 된 것을 통해서 오늘 우리에게 신앙에 대해서 가르치고 계심을 볼 수 있습니다. 결국 본문의 내용이 기브온 족속이 가나안의 연합에서 탈퇴하여 이스라엘로 연합된 것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 역시 관심을 여호수아의 잘못이나 기브온의 거짓말에 둘 것이 아니라 거짓말을 하면서까지 이스라엘과 화친하려고 했던 기브온 거민들의 태도에 두어야 할 것입니다. 기브온 거민들의 모습은 라합과 같은 차원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기브온 거민들은 살아남기 위해서 여호수아에게 거짓말을 했고, 라합은 살아남기 위해서 자기 동족들에게 거짓말을 했습니다. 기브온 거민들이 이스라엘의 하나님에 대해서 소문을 듣고 여호수아를 찾아온 것처럼 라합 역시 이스라엘의 하나님에 대한 소문을 듣고 이스라엘의 정탐꾼을 영접했습니다. 그리고 기브온 거민들이 하나님 편에 연합되기 위해서 같은 가나안 거민들과의 연합을 탈퇴했고, 라합은 자기 동족들을 배신한 것입니다. 여기서 알 수 있는 것은 기브온이나 라합이나 똑같이 살아날 수 있는 길은 오직 하나님께 있다는 것을 알았다는 사실입니다. 기브온 거민들은 여호와가 이스라엘에게 하신 것들에 대해서 들었습니다. 가나안 땅을 이스라엘에게 주고 가나안 땅 모든 거민을 멸하라고 하신 것에 대해서 분명히 들었던 것입니다.
* 세상의 힘이 아닌 하나님의 편이 되는 것
그래서 기브온 거민들이 생각한 살길은 이스라엘과 대항하여 싸우는 것이 아니라 여호와 편에 연합되는 것임을 알게 된 것입니다. 그 앎이 곧 삶으로 연결되었습니다. 그래서 다른 거민들과의 연합을 거부하고 이스라엘에게 연합되고자 한 것입니다. 비록 종이라고 할지라도 하나님께 연합되는 것이 곧 살길임을 안 것입니다. 하나님에 대해서 들었다고 해서 모든 자가 그 같은 행동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나님에 대한 소문은 기브온만 들은 것이 아닙니다. 다른 가나안 족속들도 다 같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다른 거민들은 힘을 합해서 대항하면 이길 수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세상입니다. 조직이라는 것도 힘을 뭉치는 것을 의미합니다. 힘을 모으면 뭐든지 할 수 있고 이길 수 있다는 사고방식입니다. 그렇다면 오늘날 교회는 어떤 사고방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까? 기브온이 보여준 사고방식입니까 아니면 다른 가나안 족속이 보여준 사고방식입니까? 즉 힘을 모아서 이기자는 방식으로 모이는지, 아니면 우리 힘 모으기를 포기하고 종으로라도 하나님 편에 연합되는 것만이 사는 것이라는 방식인지 돌아봐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렇게 볼 때 교회는 기브온 족속이 아니라 다른 가나안 족속의 사고방식으로 모이고 있다는 말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 교회의 모습은 연합입니다. 그리스도의 몸으로 연합이 아니라 단지 힘 모으기에 불과한 연합에 지나지 않습니다. 노회, 총회가 바로 힘 모으기입니다. 각 교단이 연합된 교단의 힘을 과시하는 것들이 바로 그 증거입니다. 노회 총회는 조직이라는 힘을 교회에 또는 목사에게 과시합니다. 그래서 목사도 노회를 돕고 노회를 위하는 목사로 존재해주기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만약 노회가 추구하는 사고방식에 위배되는 목사라면 가차없이 조직의 힘을 가합니다. 목사는 목사라는 위치를 유지하기 위해서 노회나 총회가 바라는 요구대로 움직이려고 합니다. 왜냐하면 목사라는 위치를 자기의 살길로 여기기 때문에 살길을 유지하기 위해서 노회나 총회에 연합되지 않을 수 없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조직을 통해서 자신을 지키고 보호하려는 사고방식에 지나지 않습니다. 결국 이것이 죄일 수밖에 없는 것은 하나님을 의지한 것이 아니라 세상 힘을 의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간의 힘을 연합해서 자기 이름을 내고 발전하고 높아지고자 하는 것은 바벨탑입니다. 십자가와 원수 된 삶의 태도입니다.
인간의 존재 근거는 힘의 연합이 아니라 하나님에게 있습니다. 기브온 족속들은 하나님에 대한 소문을 통해서 그것을 알았고, 다른 거민들은 몰랐던 것입니다. 1절에 이스라엘과 대적하기 위해서 연합한 족속이 모두 여섯입니다. 여섯 나라의 왕이 힘을 연합한다면 그것은 사실 무시할 수 없는 힘입니다. 따라서 얼마든지 눈에 보이는 뭉쳐진 힘을 더 의지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스라엘에 대한 이야기는 단지 소문일 뿐입니다. 가나안 땅을 이스라엘에게 줬다는 것도 그들이 직접 하나님으로부터 계시 받은 것이 아니라 다만 소문으로 들린 것뿐입니다. 여리고와 아이 성을 이겼다고 하지만 여섯 족속이 힘을 모은다면 여리고나 아이 성의 힘보다는 더 강할 것입니다. 그러기 때문에 단지 가나안 땅을 이스라엘에게 줬다는 소문만 믿고 연합된 힘을 포기하고 이스라엘에게 종으로 연합되기 위해서 화친을 맺고 한 것은 분명 세상적인 시각에서는 어리석은 것이고 비굴한 것으로 보여질 수 있는 행동입니다.
* 지혜는 하나님께 항복
기브온 거민이 해어진 전대와 다 낡아서 기운 신발을 신고 낡은 옷을 입고 곰팡이 핀 떡을 가지고 여호수아에게 와서 거짓으로 멀리서 온 것처럼 가장을 해서까지 이스라엘과 화친을 하고자 했던 것은 기브온 거민들이 소문으로만 들은 하나님은 이미 그들 가슴속에 절대자로 군림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렇게 볼 때 사실 기브온 거민들의 거짓 화친은 이스라엘에게 많은 부끄러움을 주고 있습니다. 기브온 거민은 단지 소문으로 들은 하나님이지만 이스라엘에게 하나님은 직접 계시하시고 하나님이 함께 하심을 홍해를 통해서 요단을 통해서 그리고 광야에서의 여러 가지 기적과 삶을 통해서 능히 나타나신 바 된 하나님입니다. 그런데도 이스라엘에게 있어서 하나님은 절대적인 분으로 존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당장 아이 성의 전투만 해도 하나님이 절대적인 분으로 자리하고 있었다면 결코 자기들의 힘을 과시하면서 제멋대로 아이 성을 공격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따라서 기브온 거민이 이스라엘에 연합되어서 함께 산다는 것은 앞으로 이스라엘이 가나안 땅에서 살아갈 때 교훈 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23절에 "그러므로 너희가 저주를 받나니 너희가 영영히 종이 되어서 다 내 하나님의 집을 위하여 나무 패며 물긷는 자가 되리라"고 합니다. 기브온 거민의 입장에서는 영영히 이스라엘의 종이 되어서 하나님의 집을 위해서 나무를 패고 물긷는 자가 된다는 것은 분명 자존심 상하는 일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기브온 거민은 25절 "보소서 이제 우리가 당신의 손에 있으니 당신의 의향에 좋고 옳은 대로 우리에게 행하소서 한지라" 합니다. 즉 우리는 당신들 손에 있으니 당신들 마음대로 행하라는 것입니다. 기브온 거민들은 오직 하나님께 속한 자가 되었다는 것만이 좋았을 뿐입니다. 그리고 하나님께로의 연합이란 오직 그리스도의 피를 통해서만 가능합니다. 그리스도의 피로 하나님께 연합된 자로만 살아갈 수 있다면 하나님이 나에게 어떤 일을 하셔도 좋다는 그런 마음이 곧 신앙입니다. 오늘날 성도들이 신앙생활을 못하는 것은 인간의 연합된 힘을 의지하기 때문입니다. 가장 지혜로운 것은 하나님께 항복하는 것입니다. 비록 종으로 산다고 해도 하나님께 속해있는 것을 기쁨으로 여기고 마음 든든히 여기는 것이 신앙입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