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일: 2016년 1월 23일 (토) 밤 11시 5분
부제: 굿바이 칠드런
원제: Goodbye Children / Au revoir, les enfants
감독: 루이 말
출연: 가스파르 마네스, 라파엘 페이토, 프랑신 라세트, 필리프 모리에-주누
줄거리:
1944년 1월, 독일 나치가 점령한 프랑스의 어느 한적한 마을에 위치한 가톨릭 기숙학교로
열한 살 소년 쥘리앙 캉탱이 성탄절 방학을 마치고 돌아온다.
신부님과 선생님들에게 모범생으로 인정받지만 학교생활에서 별다른 즐거움을 찾지 못하던 쥘리앙은
새로 전학 온 친구 장 보네와 옆 침대를 쓰게 되면서 그에게 관심을 갖는다.
수학, 문학, 음악에 재능을 보이고 또래들에 비해 남다른 구석이 있는 장은 급우들에게 따돌림과 괴롭힘을
당하면서도 의연한 태도를 보인다.
그런 장에게 쥘리앙은 호기심과 경쟁심을 느끼면서 다가가지만 장은 좀처럼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지 않는다.
그러나 함께 피아노를 치고, 독서라는 취미를 공유하면서 둘은 서서히 가까워진다.
보이스카우트 활동으로 숲 속에서 보물찾기를 하던 중 같이 길을 잃은 둘은 인근을 지나던 독일군들의
도움으로 무사히 학교로 돌아오고, 이 일이 계기가 되어 둘의 관계는 더욱 돈독해진다.
하지만 장은 여전히 밤에 혼자 기도를 하거나 음식을 가리는 등 특이한 행동을 하고,
쥘리앙은 그런 장에게 숨겨진 비밀을 파헤치고 싶어 한다.
그리고 마침내 쥘리앙은 장의 성이 < 보네 > 가 아닌 < 키펠슈타인 > 이며 그가 유대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어느 날 누군가의 밀고로 비밀경찰이 학교에 들이닥쳐서 장을 비롯한 세 명의 유대인 아이들과
이들을 학교에 숨겨줬던 신부를 끌고 간다.
쥘리앙을 비롯한 다른 학생들은 그 광경을 멍하니 바라보며 작별인사를 한다.
그 뒤로 쥘리앙은 유대인수용소로 이송된 그들을 다시는 보지 못한다.
주 제 :
1944년 겨울, 프랑스에서는 나치가 세운 비시 정권이 유대인 탄압에 앞장서고 있었다.
이 작품은 당시의 참상을 순진한 어린 아이의 시선을 통해 고발하고 있는데,
루이 말 감독이 자신의 어린 시절 경험을 바탕으로 각본을 쓰고 연출했다.
주인공 쥘리앙은 바로 감독 자신의 모습이며 장 보네와 장 신부는 모두 실존인물이었다.
감독은 당시의 사건은 자신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긴 동시에 이후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고 말한다.
그러나 자전적 작품이라고 하기에는 허구적 요소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도 분명히 밝히고 있다.
2 차 세계대전을 소재로 한 많은 영화들과 달리 충격적인 장면이나 파란만장한 사건의 전개는 없다.
하지만 외딴 기숙학교를 주요 무대로 삼아 유대인과 관련된 나치의 만행뿐만 아니라 전력공급 중단,
식량 부족, 통금, 폭격과 공습경보 등 전쟁이 바꿔놓은 일상의 모습을 조용히 보여준다.
아울러 이 작품을 통해 괴뢰 정권과 나치에 대해 당시 사람들이 취한 다양한 입장도 엿볼 수 있다.
적극적인 부역자로부터, 심정적 동조자, 소극적 저항자, 생명의 위협을 무릅쓰고 유대인들을 보호하려 한
의인들에 이르기까지 각양각색의 태도가 그려진다.
끝으로 이 작품은 두 소년의 우정에 초점을 맞추어 감상할 수도 있다. 쥘리앙과 장이 만나 서로를 알아가고
마음을 열고 우정을 쌓고 자신들의 의지와 상관없는 이별을 맞기까지의 과정이 섬세하게 묘사되어 있다.
다만 감독의 인터뷰에 따르면, 실제로는 영화의 주인공이 된 유대인 급우와 별로 친분을 쌓지 못했었고
그 점이 못내 아쉬웠기에 영화에서 일부러 부각시켰다고 한다.
감상 포인트 :
루이 말 감독은 이미 1974년작 < 라콩브 뤼시앙 >에서 같은 역사적 시기를 소재로 삼은 바 있다.
한 프랑스 청년이 나치 부역자로 변모하는 과정을 다룬 이 작품은 큰 파문을 일으켰고,
루이 말 감독은 논란을 피해 미국으로 떠난다.
그 로부터 십여 년 후 프랑스로 돌아와 내놓은 첫 작품이 바로 < 굿바이 칠드런 >이다.
이 작품은 개봉 당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며 평론가들의 호평을 받았고 흥행에도 성공한다.
1987년 베니스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했고 세자르 영화제에서 최우수 영화상, 최우수 감독상뿐 아니라
각본, 촬영, 미술, 음향, 편집 부문에서 최고상을 거머쥐었으며 루이델뤽상을 받았다.
1988년 아카데미시상식에서는 최우수 외국어영화 부문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청순한 마스크가 인상적인 주인공역의 두 소년은 오디션을 통해 선발되었는데
이 작품 이후에는 배우로서 이렇다 할 활동이 없고 현재는 영화와 무관한 길을 걷고 있다.
피아노 선생 다벤 역을 맡은 이렌 야곱은 이 작품이 데뷔작으로
몇 년 후 크지슈토프 키에슬로프스키 감독의 < 베로니카의 이중생활 >(1991)에서 주연을 맡으면서
스타덤에 오른다.
한편 다벤 선생님 앞에서 장 보네가 연주해 보이는 슈베르트의 피아노곡, 아이들의 합창 등
음악의 적절한 삽입도 작품의 아름다움을 더하고 있다.
끝으로 찰리 채플린의 무성영화 < 이민선 >(1917)을 피아노와 바이올린 연주를 곁들이며 함께 감상하는 장면도 인상적이다.
감 독 :
1932년 프랑스 북부 튀므리의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난 루이 말(Louis Malle) 감독은
파리에서 정치학을 공부하던 중 영화에 대한 열정을 쫓아 프랑스 국립영화학교 IDHEC(현 FEMIS)에 들어간다.
재학 중 해양탐험가이자 다큐멘터리 감독인 자크 이브 쿠스토를 만나 조감독으로 일하며 연출 실무를 배운다.
1955년 쿠스토와 함께 연출한 해양다큐멘터리 <침묵의 세계(Le monde du silence)>로
칸 영화제 다큐멘터리 부문 황금종려상을 받으면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다.
1957년 스물다섯이라는 젊은 나이에 첫 장편영화 < 사형대의 엘리베이터(Ascenseur pour l'échafaud) >를
발표하여 흥행에 크게 성공하고 루이델뤽상을 받으면서 일약 세계적 감독으로 부상한다.
잔 모로가 주연을 맡고 마일스 데이비스의 재즈곡이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이 영화는
프랑스 누벨바그의 전조를 보여주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후 사회의 관습과 윤리를 깨는 주제들을 예리한 시선으로 다루며 30여 편의 영화와 다큐멘터리를 선보였다.
1958년 발표한 < 연인들(Les Amants) >은 유부녀와 낯선 청년의 불륜을 다루면서 종교계의 비난을 받았고
레몽 크노의 소설을 영화화한 < 지하철의 소녀(Zazie dans le métro) >(1960)는
자유롭고 실험적인 연출로 주목을 받았다.
1974년에는 2차 세계대전 중 프랑스 젊은이가 나치 부역자로 변모하는 모습을 그린
< 라콩브 뤼시앙(Lacombe Lucien) >을 발표하여 논란이 일자 이를 피해 미국으로 건너가게 된다.
미국에서도 1978년 브룩 쉴즈를 주연으로 10대 매춘을 소재로 삼은 < 프리티 베이비(Pretty Baby)> 를
발표하는 등 작품 활동을 계속 했으나 예전과 같은 인기를 누리지는 못했다.
그러다가 프랑스로 돌아와 < 굿바이 칠드런 >(1987)을 내놓으면서 각종 상을 휩쓸면서 화려하게 복귀한다.
중년 남성과 아들의 여자친구 사이의 사랑을 다룬 < 데미지(Fatale) >(1992)는
우리나라에서 한동안 수입금지조치를 당하기도 했다.
첫댓글 좋은 영화인 듯..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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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 revoir, les enfants 또 보자! 아이들아!
au revoir는 이후 다시 만나기를 기대하며 하는 작별인사, 반면 adieu는 더 이상 만나지 못하는 경우에 사용함. adieu, 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