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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 더 많은 분들 계신것 같아서 퍼왔습니다.
오늘도 많은 연락을 받았습니다. 3번으로 답하신 분들이 제게 도움을 요청해오고 있습니다. 본의 아니게 이번 수능 파문의 한 당사자가 되어버린 사람으로서 수능에 대하여 이러저러한 말을 안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 생각되어 그 동안 간접적으로 의견을 피력하였습니다. 그러나 답답하기도 하여 몇 말씀 드릴까 합니다. 이것은 2점 상승이나, 하락의 문제가 아니라 수능의 근본적인 취지를 허무는 것이기에 그냥 이야기하여 볼까 합니다. 5번을 택한 수험생이나 학부모들에게는 듣기 싫은 소리일지 모르나 저는 분명히 17번 문제의 답은 3번이라고 봅니다.
실은 저도 수능 문제에 이의를 제기했던 한 사람이었었습니다. 인천문일여고 교사로 근무하던 시절입니다. 그러니까 1998학년도 수능 언어영역 20번 문항이었습니다. (이 내용은 한샘 올인A 26페이지에 실려 있습니다) 신석정의 [아직 촛불을 켤 때가 아닙니다]라는 시에서 '촛불'의 기능을 묻는 문제였습니다.
그 때는 이번 상황과는 정반대의 논리가 있었습니다. 즉, 최선의 답을 찾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 때 저는 EBS 교육방송에서 강의를 할 때였으므로, 방송강사가 문제를 제기하면 곤란할 것이라는 말씀과 함께 평가원과 교육방송에서 PC통신에 올린 글을 삭제하여 달라는 요청도 받았고, 당시 출제담당자와 설전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최선의 답'이라는 말에 무릎을 꿇었지요..
하지만 이번에는 양상이 다르네요..
결론적으로 제 견해를 말씀 드리자면 저는 평가원에서 당초 발표한 정답이 3번이 이유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왜냐하면 저도 그와 똑같은 생각으로 3번을 정답으로 골랐기 때문입니다. 그러면서 '아, 출제자의 의도는 이것이겠지'하였지요.. 탐구형, 수행형 문항을 강조하는 최근의 수능 분위기를 봐서도 그리하였습니다.
특히 저는 두번 나오는 '실'중에서 전자인 ''실 끝을 미궁의 문설주에 묶어 놓은'의 '실'에 밑줄을 긋지 않고, 후자인 '실 을 따라 무사히 밖으로'라는 '실'에 밑줄을 그은 것을 보고 더욱 그런 생각을 하였습니다.
다시 한 번 이번 수능에 3번, 혹은 5번으로 답을 하여 마음 고생을 하는 수험생들의 처지를 가슴 아프게 생각합니다.
참고로 제가 전적으로 동의하였던 평가원의 글을 옮깁니다.
---------- 1. 언어영역에서 문학 지문을 놓고 문제가 출제되는 경우, 모든 판단은 선행 배경 지식이 아니라 주어진 자료들(지문, 문제, 보기, 답지 등)에 근거해야 하며, '답안들 가운데 문제의 의도에 가장 근접한 것' 즉 최선답을 정답으로 해야 합니다. 또한 17번 문항은 다른 상황에 유추 적용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상황 조건의 완벽한 일치를요구할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확대 해석은 곤란하며 과도한 배경 지식에 의거해서도 안 됩니다. 오로지 주어진 텍스트 내의 조건과 맥락 속에서만 다루어야 합니다. 2. 17번 문항은 백석의 시 '고향'에서 '의원'의 기능과 유사한 것을 <보기>의 신화에서 고르라는 것입니다. 문제가 요구하는 것은 '기능' 상의 비교이지, 그 내용이나 이미지의 비교가 아닙니다. 따라서 '의원'은 긍정적이고, '미궁'은 부정적이라는 지적은 기능과는 무관하므로 ③이 답이 아니라는 데 대한 반론이 될 수 없습니다. 이 문제 해 과정에서 유의할 점 중의 하나는, <보기>가 다양한 방식으로 형성되고 존재해 온 개별 텍스트 중의 하나이기 때문에 다른 텍스트의 구성과 내용을 염두에 두고 접근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즉 그리스 신화를 그대로 옮긴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보기>는 테세우스가 미궁에서 나와 아테네를 향하는지에 대해 전혀 언급하고 있지 않습니다. 따라서 ''고향'과 '아테네'가 대응되므로 '실'이 매개 역할을 하고, 그래서 답이 된다.'는 논리는 타당하지 않습니다.
다시 강조하지만 <보기>와 다른 텍스트(그리스 신화 원전)를 배경 지식으로 삼는 것은 앞에서 말한 언어 영역의 원칙과 관례에 어긋나는 것입니다.
3. 그렇다면 17번과 같은 유추형 문항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나'의 '고향'에 해당하는 것이 <보기>의 무엇인지부터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테세우스가 '나'에 해당한다면, <보기>의 문맥에서는 '비밀의 방'이 '고향'에 대응될 수 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문제는 '나'가 '고향'에 이르는 데 매개 역할을 한 '의원'처럼, 테세우 스가 비밀의 방을 가기 위해 필요로 했던 것이 무엇이냐로 압축됩니다. 기능상으로 본다면 <테세우스-미궁의 문-비밀의 방>은 <나-의원-고향>과 일치합니다. '미궁의 문(의원)'을 거쳐서 '비밀의 방(고향)'에 이르는 관계이기 때문입니다.
4. 시 '고향'에서의 '의원'은 '나'로 하여금 고향에 대해 생각하고 느끼게 해주는 매개자 역할도 하지만, 단순히 거기서 그치는 것이 아닙니다.
시의 결말 부분,
'의원은 또다시 넌지시 웃고 말없이 팔을 잡아 맥을 보는데 손길은 따스하고 부드러워 고향도 아버지도 아버지의 친구도 다 있었다' 에서 보듯이, 의원은 화자에게 고향 그 자체로도 인식되고(여겨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의원'은 화자로 하여금 고향에 이르게 해 주는 통로 혹은 매개자이자 고향 그 자체의 의미로 확장해 이해해야만 할 것입니다. 그러나 <보기>에서 '실'은 미궁 자체거나 그 부속물이 될 수 없습니다. 더구나 주어진 <보기> 어디에도 실을 따라 테세우스가 미궁에 들어갔다는 판단을 할 수 있는 부분이 없습니다.
자신의 예지와 본능으로 더듬어 미궁의 문을 찾았고 미궁에서 나올 때 그 실을 이용했다는 진술은 발견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미궁 자체이면서 주인공을 미궁으로 들어가게 해주는 통로를 다른 데서 찾아야 하는데, '미궁의 문'이 그 역할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5. 한편 <보기>에서 '실'은 테세우스가 미궁을 빠져 나오는 수단에 불과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원=실'을 주장한다면, '의원'은 화자로 하여금 고향에 이르게 했다가 거기에서 빠져 나오게 하는 기능을 해야 하는데 이것은 넌센스에 가깝습니다. '의원'은 환자의 향수를 치유하는 존재로 보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6. 요컨대 ⑤의 '실'은 매력적이긴 하지만 정답이라 할 수 없고, ③의 '미궁의 문'이 '의원'과 유사한 기능을 가진 것입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수능관리부입니다. 17번 문항에 대해 11.12(수)에 이미 답변을 하였으나, 여러 수험생의 문의가 많이 들어와 출제위원의 답변을 다시 한번 올려드립니다. 백석과 이 문항에 대한 관심을 가져 주신 데 대해 감사 드립니다. 백석의 [고향]은 시인의 감정이 절제된 좋은 시입니다. 백석은 자기 감정을 있는 그대로 표출하는 것을 제한하고, 사물의 객관적인 외양이나 형태를 어쩌면 무미건조하게까지 제시, 나열하거나 보여주는 시를 쓰곤 했습니다. '고향' 하면 떠올리는 센티멘탈리즘, 향수병, 지나친 감읍벽 같은 것이 이 시에는 거의 없습니다. [고향]은 북관에서 혼자 앓아 누운 시적 화자의 외로움과 고독감이 깊은 울림을 주는 시입니다. 시적 화자의 병은 깊고 깊어서 매우 위태로워 보이지만 이 시에는 절규나 비명이 없습니다. 자신의 내면을 바라보는 화자의 시선은 평상심인 듯 보일 정도입니다. 그러나 이면에 숨겨진 그의 향수병은 이미 측정치를 넘어서 있었을 것입니다. 시인은 고향 정주와 가족에 대한 그리움이 뼈에 사무치는 경험을 했을 것입니다. 시인은 오래 혼자 앓다가 의원을 찾습니다. 옛 한의들이 그러하듯 의원의 풍채는 신선처럼 그려져 있습니다. 약이 아니라 마음으로 병을 고친다는 동양 의법을 증명이라도 하듯 병자의 맥을 짚는 의원의 손길은 섬세하고 따뜻합니다. '새끼손톱 길게 돋은 손'은 분명 신선의 손이지요. 그는 병의 원인과 치유법에 대해 말하는 대신 병자에게 고향을 묻습니다. 그리고는 한참의 대화가 이어집니다. 시인과 한의의 대화가 이어지는 시간은 시인이 고향을 떠올리고 그로 인해 마음의 안정을 얻기 위한 시간이기도 한 것입니다. 여기서 의원의 기능에 대해 우리는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보기> 지문에서 테세우스의 목표는 분명 비밀의 방에 이르는 것입니다. 이 시에서도 시적 화자가 이르고자 하는 것은 '고향'입니다. 고향으로 가기 위해서는 고향으로 가는 어떤 계기가 있어야 합니다. 그것이 없어 화자는 앓아 누웠던 것이지요. 화자는 의원을 찾습니다. 의원과의 대화를 통해 화자는 고향으로 가는 길을 얻게 됩니다. 의원은 고향으로 가는 길을 열어주는 입구, 문과 같은 기능을 한 것이지요. 의원은 화자의 병이 향수병이며 그 병을 치유하는 것이 바로 대화라는 것을 알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의원은 그 계기를 제공해 줍니다. 시에서도 '북관/고향'이 선명하게 장면 전환되는 것도 바로 '의원'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북관', '고향' 사이의 '막'(거울)과 같은 존재인 것입니다. 즉 '북관'에서 '고향'으로 가는 '문'의 기능이지요. 의원을 만나지 않았다면 화자는 고향을 찾지 못했겠지요. 그리고 고향도, 아버지도, 친구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갖지 못했을 것입니다. '북관/고향'은 이원적으로 존재해 있지만 '의원'은 이 공간을 연결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해 준 것입니다. 계기만 주어지지 그 길을 통해 고향을 찾는 것은 전적으로 시적 화자의 몫입니다. 테세우스가 비밀의 방에 이르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것은 미궁입니다. 미궁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미궁의 입구인 문을 찾아야 합니다. 핵심이 여기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비밀의 문은 들어가고자 하는 사람에게만 존재하고 열린다'고 했습니다. 그 문을 찾고 나면 테세우스 저 스스로 지혜와 본능으로 미궁을 더듬어 비밀의 방에 이르러야 합니다. 의원의 기능도 마찬가지로 그 길을 발견하게 하는 데 있습니다. 의원이 질문하고 시인이 대답하는 시간은 바로 시적 화자가 그 길에 들어서기 위한 마음의 준비이며 의지의 확인인 셈이지요. 여기서 실이 문제가 됩니다. '실'은 '구명줄', '인도' 같은 이미지가 있습니다만, 그것은 우리의 머리 속에 선지식으로 남아있는 어떤 잔상 때문인 것 같습니다. 테세우스의 신화에서도 '실'은 미궁으로 들어가 비밀의 방을 찾는 역할을 하는 데 강조가 주어지기보다는 나중에 미궁을 빠져나오는 데 필요한 것으로 그려지고 있습니다. 혹은 아리아드네와의 사랑의 성사 여부나 테세우스에게 버림받은 아리아드네의 슬픔이라는 모티프를 활용하기 위해 쓰이고 있습니다. 문제의 <보기>에서 실은 분명 비밀의 방에 이르는 과정에서의 역할보다는 나중에 나오기 위해 필요한 것으로 제시되고 있습니다. 비밀의 방에 이르기 위해 테세우스는 '자신의 예지와 본능으로' 미궁을 더듬어 가고 나중에 실을 따라 밖으로 나온다고 되어 있습니다. 제시문에서 '실'은 목표를 성취하는 데 주기능이 있지 않고 목표를 성취한 이후의 또 다른 장면에서 부수적이면서 도구적인 기능을 하는 것으로 설정되어 있습니다. 어떤 과제를 해결하는 데 실마리가 되는 문(입구)의 중요성은 다음과 같은 우리의 설화에도 자주 등장합니다. '지하 대적 퇴치 설화'의 유형이 그것인데요. 지역마다 약간의 변용이 있습니다만, 핵심은 그 과제를 해결하는 관건이 무엇인가 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동굴로 가는 문을 찾느냐 아니냐에 달려 있습니다. 들어갈 때 들고 가는 밧줄은 나중에 동굴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필요한 도구이지요. 단지 수단일 뿐입니다. 과제를 해결하는 과정에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다시 한 번 백석의 시에 관심을 가져 주셔서 감사 드립니다. 이 답변이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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