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장 시빅에서 아침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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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찰구를 나와 손목시계를 보자, 두 개의 바늘은 오후 8시 반을 조금 지난 곳을 가리키고 있었다. 이상하다고 생각하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역시 시각표 위에 붙어있는 시계는 8시 45분을 가리키고 있다. 나미야 다까유끼는 입꼬리를 찡그리며 혀를 찼다. 이런 고물 시계, 또 망가졌군.
대학 합격 축하로 아버지로부터 받은 시계는 최근 갑자기 멈추는 일이 잦아졌다. 이십년도 넘게 사용했으니 당연한 건가. 슬슬 수정시계로 바꿔야 할까하고 생각했다. 수정발진방식의 획기적인 시계는 예전에는 경차 수준의 가격이었지만 지금은 급속히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
역을 나와 상점가를 걸었다. 이 시간이 되었어도 아직 열려있는 가게가 있다는 것에 놀랐다. 밖에서 본 바로는 어떤 가게도 꽤 번성하고 있는 듯하다. 뉴 타운이 만들어지고 새로운 주인이 늘어나 역전 상점가의 수요가 증가했다고 들은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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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지방의 대단찮은 거리에 라고 다까유끼는 의외라고 생각하지만, 태어나 자란 곳에 활기가 돌아온다는 이야기를 듣는 것은 기분이 나쁘지 않다. 그렇기는커녕 적어도 우리 가게도 이 상점가에 있었더라면 하게 된다.
상점이 늘어선 거리에서 옆길로 들어가 잠시 동안 곧 바로 걸었다 곧 주택이 늘어선 구역으로 들어섰다. 이 근처는 올 때마다 경치가 조금씩 변한다. 새 집이 계속 지어지기 때문이다. 그들의 주인 중에는 여기서 동경까지 통근하는 사람도 드물지 않다. 특급전차를 사용해도 2시간은 걸릴 것이다. 자신은 도저히 할 수 없다고 다까유끼는 생각했다. 그가 현재 살고 있는 곳은 도내의 임대맨션이다. 좁은 방 2칸짜리 집이지만 아내와 10살이 된 아들과 셋이서 살고 있다.
하지만하고 다시 생각했다 여기로부터 다니는 것은 무리지만 입지조건으로는 어느 정도는 타협할 필요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인생은 자기 생각대로 되지 않는 일이 많다. 통근시간이 늘어나는 정도의 일은 참아야 하겠지.
주택지를 벗어나자, T자길이 나왔다. 오른쪽으로 돌아 더 걸어갔다. 완만한 오르막이다. 이 근처라면 눈을 감고도 걸을 수 있다. 어느 정도 걸으면 길이 어느 정도 휘었는지 몸이 기억하고 있다. 뭐라 해도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다녔던 길이다.
얼마 후 오른쪽 전방에 작은 건물이 보였다. 가로등은 켜져 있었지만 간판의 글자는 낡고 찌들어 읽기 어렵다. 셔터는 닫혀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