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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비 --
제23회 조선일보 국악대공연
국립창극단 제110회 정기 공연
제비의 눈물.
아픈 역사 속에 피어난 숭고하고 아름다운 사랑
현해탄을 사이에 두고 나누어야 하는 사랑과 이별이 창극으로 거듭난다.
창작창극 <제비>
2004. 10. 29- 11. 3.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Ⅰ. 공연 개요
공연명 : 국립극장 새단장 기념
<2004~2005 평화와 상생의 축제 개막공연> 창작 창극 ‘제비’
일 시 : 2004년 10월 29일(금)~11월3일(수)
평일 오후 7시 / 토 오후 3시, 오후 7시 / 일 오후 3시
장 소 :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관람료 : 으뜸석(5만원), 버금석(3만원), 딸림석(2만원).
집들이석(1만원), 창극사랑석(5천원, 3층)
공연 문의 및 예매: (02)2280-4115~6(국립극장 고객지원센터)
www.ntok.go.kr(국립극장)/티켓링크, 티켓파크
주 최 : 국립극장 / 조선일보
후 원 : 주한일본대사관공보문화원, MBC
협 찬 : SK
시대를 초월하고 영원을 넘어선 ‘제비의 사랑이야기’를
국립창극단의 절절한 ‘소리’와 ‘연기’로 만나보는
2004년 국립창극단의 창작 창극 <제비>
주요 스탭
연 출 : 이윤택
작 창 : 안숙선(중요무형문화재 제23호 예능보유자)
원 작 : 제임스 미키
번 역 : 전황
음악(작곡) : 원일
수성음악구성 : 박종선
무대디자인 : 이태섭
소품디자인 : 박은혜
안 무 : 하용부
조명디자인 : 조인권
의상디자인 : 송은주
제 주 굿 : 정공철
조연출/액팅코치 : 서상권
조 연 출 : 박성환 주호종
조 안 무 : 이선경
주요 배역
특별출연 : 이광수, 하용부, 이광수
제 비 : 안숙선, 김지숙, 박애리
이경식(한국인 남편) : 왕기철, 남상일
젠 조(일본인 남편) : 왕기석, 김학용
세 쯔(일본 시어머니) : 김경숙, 임향림, 김금미
붕 고 : 윤석안, 우지용
고유끼(시누이) : 유주현, 김미진, 서정금
한베이 : 윤충일, 김형철
여우길(조선통신사) : 최영길
경 섬 : 이영태
정호관 : 허종렬
서정중 : 박성환
도우에몽 : 주호종
묘가사이 : 이광원
Ⅱ. 공연 특징
국립창극단(예술감독 안숙선) 제110회 정기공연인
창작창극 <제비>(이윤택 연출)가 10월 29(금)일부터 11월 3일(수)까지
6일 동안 새롭게 단장한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무대에 오른다.
이 작품은 이 시대에 필요한 ‘창극’의 정체성을 타진해 볼 수 있는 무대로,
창극역사 100년을 넘어선 요즈음, 진정한 ‘한국적인 음악극’의 자리매김과
좌표를 만들 수 있는 중요한 공연이 될 것이다.
제임스 미키 원작인 ‘제비’는 일본에서 이미 와라비좌의 뮤지컬을 통해서
일본 전역에 널리 알려진 바 있으며, 시대와 역사 그리고 문화의 차이를
뛰어 넘어 인간 본래의 감성과 운명을 다루었다는 점에서 한 ․ 일간의
아픈 역사를 다루었으면서도 보편적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특히, 이번에 제작되는 ‘창극’은 소리와 음악의 세계적 보편성을 획득하기
위하여 치밀하게 계획된 작업을 진행하였다.
또한 이 작품의 주인공 제비, 이경식, 젠조 세 사람의 진실된 사랑을 통하여,
이 시대의 젊은이를 비롯한 한국인들에게, 사랑의 진실된 의미와 아픈 역사의
진실을 되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창작의 영원한 소재 ‘사랑’
또 하나의 ‘사랑’의 획을 긋는 가슴 아픈 사랑이야기 ‘제비’
모든 사람의 가슴속에 응어리로 남아있는 사랑의 불씨를
다시금 소중히 꺼내보게 하는 사랑이야기가
국립창극단의 드라마틱한 작품으로 거듭난다.
푸른 하늘의 맑은 빛은 오래도록 잊었던 사랑하는 사람의 눈망울처럼,
문득문득 우리들 가슴을 여울지게 한다. 오랜 세월 잊고 살았던,
그러나 결코 잊을 수 없었던 제비의 사랑, 꿈같이 그리던 사람과의 운명적인 만남..
그러나 이미 또 다른 사람과의 새로운 삶은 시작되었고,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의 여인의 선택은 이승에서 차마 다하지 못한 한 편의 시로 승화된다.
역사적 비극을 사랑으로 해결하기에 진부하지 않은 사랑이야기
창작창극 ‘제비’는 한국과 일본의 숙명적인 관계를 다시금 인식하게 하는
소중한 역사의 산물이며 영원히 이어질 삶의 테마인 ‘사랑’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작품으로, 현시대인들에게 색다르면서도 잔잔한 ‘사랑의 진실’을 전달해 줄 것이다.
판소리와 한국의 모든 소리가 어우러지는 음악극
연출가 이윤택은 이번 작업을 통해 지난 해 유네스코 세계 무형 문화유산
걸작으로 선정된 한국의 소리 ‘판소리’를 바탕으로, 정가, 범패, 서우제 소리, 굿 등
다양한 한국의 소리들을 소리가 지닌 미학과 무대 언어로 새롭게 엮어가게 된다.
이러한 시도는 창극이 동시대인들의 정서와 상호 교감하여 보편성을 획득할 수 있어야
진정한 의미에서 한국적 음악극으로 자리매김이 가능하다는 인식에서 출발한 것이다.
이에 따라 안숙선 명창의 작창 역시 전통 판소리의 토대와 정서를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보다 관객과의 소통과 전달이 잘 될 수 있도록
세심하게 계산된 작업이 되었다.
소리와 음악이 관객과 함께 어우러지며 한 발 더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는 소리극의 전형이 될 것이다.
Ⅲ. 특별한 기획과 연출,
그리고 음악으로 만들어진 창극
연출가의 이야기
창극은 판소리를 원형으로 근대 대중극의 한 양식으로 계발되고
지금에 이르기까지 그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그러나 창극이 가장 한국적인 음악극으로
독자적인 공연미학을 지니고 있다는 것, 그리고 그 독자적 미학은 분명 세계성을 지니고
있음을 믿고 실천하는 전문 공연예술가가 존재하지 못하고 있는 듯 보인다.
여기서 전문 공연예술가란 창극 극작가, 창극 연출가, 창극 이론가, 그리고 창극 전문 배우를 뜻한다.
지금까지 창극은 판소리에 예속된 장르로 놓여 있었고, 그로 인해 독자적인
연기술과 무대술이 발전하지 못한 듯 여겨진다. 내가 생각하는 창극은 판소리를 모태로 하되,
판소리와 분명 다른 공연예술 쟝르로 발전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판소리는 한국 전통 1인 소리극으로 독자적인 공연미학을 세계적으로 입증 받고 있다.
그러나 창극은 1인극이 아니다. 각자의 역할이 분화되고 객관적인 극구조로 짜여진 음악극인 셈이다.
여기서 창극의 극 구조가 서구 근대극 구조를 그대로 도입하면서
신문화 이식사의 오류와 자체 모순을 안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서구 근대극 구조는 근본적으로 서구연극사에서 춤과 음악에서
분리된 언어 연극 구조이다. 그러므로 애시당초 음악극적 특징을 지니는 창극은
서구 언어 위주 근대극 구조와는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서구 근대극 구조는
서구 소설의 발전에 편승하여 읽는 능력을 갖춘 소설 독자를 대상으로 발전한
연극양식이었다. 그래서 논리적인 구성을 필요로 하고, 감성의 분출 보다 절제된 이성과
지적 사유를 필요로 한다. 이런 서구 리얼리즘 극 구조로 짜 맞춘 창극은 특유의
운문성과 장단이 억압받고 제한 당하는 오류에 떨어지고 만다.
이것이 창극이 해결해야 할 숙제였던 셈이다. 고(故) 허규 선생은 판소리와
다른 창극 특유의 구조와 공연미학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믿었고,
이를 위해 실천한 극작 연출가였다.
그러나 허규 선생의 뒤를 이어 창극의 공연미학에 지속적인 관심을 지니고
실천한 극작 연출가의 노력은 지금까지 그 성과가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음악극은 근본적으로 소설적이라기 보다 시적이고, 일상적이기 이전에
환상적이며, 이성적이라기보다 감성적이다. 그리고 리얼한 사유의 극이라기보다
로맨틱한 대중극적 특성을 지닌다. 복잡한 추리력이나 사고를 필요로 한다기 보다
단순 명백한 갈등을 사이에 두고 어떤 입장에 서서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가
관객의 관심사가 된다. 이런 대중 음악극적 공연미학을 염두에 둔 창극의
양식 개발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믿는 것이다. 이번 나의 첫 창극 연출 작업은
이런 대중 음악극적 공연양식 개발이란 측면에서 시도될 것이다.
미래지향적 창극은 어떤 방향으로 전개되어야 할 것인가.
나는 창극이야 말로 서구의 오페라에서 뮤지컬에 이르는 대중 음악극과
비견될 수 있는 우리의 자산이라고 믿고 싶다. 창극의 미덕은 풍부하고
다양한 화법에 있다. 일상적인 대사에서 ‘아니리’를 거쳐 구구절절하게
산을 넘고 강을 지나 바다로 향하는 우리의 소리짓은 그 어떤 타 민족의
음악극 보다 다양한 언어 표현양식을 함유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다 시조 가곡 범패 굿소리 등 다양한 우리의 소리미학을 곁들인다면
미학적 독자성과 예술성 또한 가장 한국적인 문화 상품으로 계발될 수 있으리라
기대해 보는 것이다.
하여튼, 오페라에 푸치니의 <나비부인>이 있다면, 창극에는 그에 당당히
비견될 수 있는 <제비>가 있다는 허풍(虛風)을 떨면서 연출 작업이 시작되고 있다.
허풍이 허풍으로 끝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으로......
또 다른 음악극으로서의 창극
창작창극 ‘제비’는 음악적으로 다양한 실험의 무대가 될 것이다.
원작이 일본작품인 만큼, 일본음악이 나오는 부분은 한국의
정가와 범패풍의 음악으로 대체하여, 독특한 한국음악의 멋스러움을
최대한 발휘하였다. 또한 국립창극단의 음악모토인 ‘판소리’는 다이얼로그와
모놀로그로 사용하면서, 주인공의 노래를 비롯한 주요 아리아에 사용된다.
이밖에도 코러스와 효과음 등은 주로 범패와 가곡을 활용한
한국적인 노래들로 만들어져 한국적인 음악극의 모범적인 형식을 재창조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제주도의 서우젯소리를 비롯한 칠머리당굿 등 무속음악을 활용한
이국적인 분위기 등을 음악을 맡은 작곡가 원일은, 이미 한국 전통음악을
바탕으로 연극이나 무용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경험한 음악인으로,
가장 한국적이면서도 독창적인 한국 음악극, 소리극을 만들어내는데
손색이 없는 음악을 만들어 낼 것으로 기대된다.
최고의 출연진, 뛰어난 배역으로 꾸며질 새로운 창극 - <제비>
천부적 광대, 비나리의 명인 이광수
북 장구 징, 꽹과리 모두에 통달한 최고의 광대를 꼽으라면 바로 이광수라 할 것이다.
혼신을 다해 두드리되 시끄럽지 않으며 정신없이 두드려도 산만하지
않은 것이 이광수의 꽹과리이다. 듣는 이들은 어느 순간 숨을 멈추어야만 한다.
이 시대의 최고의 꽹쇠는 두말의 여지없이 이광수라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이광수는 비나리의 명인이다. 타고난 성음과 음악성를
통하여 우리는 그가 독특한 개성으로 창출해 내는 풍부하고 심오한
소리와 가락을 듣노라면 이광수와 동시대를 살고 있다는 것에 행복해 짐을 느끼게 된다.
어느 작품을 보던지, 주인공이 차지하는 비중은 실로 높을 수밖에 없다.
이번 국립창극단의 창작창극 ‘제비’에서 주인공 ‘제비’는 모두 세 명이 맡았다.
국립창극단의 예술감독이며 영원한 프리마돈나인 안숙선 명창을 위시하여
김지숙, 박애리가 그 주인공이다.
안숙선 명창은 그 동안 국립창극단의 주요 작품에서 늘 주인공을 맡아 왔는데,
특히 창작극에서의 주인공으로서의 역할은, 새로운 인물에 대한 뛰어난 연기와
소리연기로,국내 최고의 창극배우로 인정받아 왔다.
이번 작품에서는 그동안 여러 경험을 통하여 겹겹이 내제된 내면의 연기를
‘제비’를 통하여 발휘하게 될 것이다.
또 한 명의 주인공 ‘김지숙’은 안숙선명창의 제자로, 대학시절부터
이미 소리로 두각을 나타낸 실력꾼으로, 국립창극단의 완판 장막 창극 ‘심청전’과
‘춘향전’에서 주인공을 맡았고, 지난 5월에 있었던 전통창극 ‘심청전’에서
‘심청’을 맡아 열연한 바 있다.
이번 ‘제비’에서는 전형적인 한국여인의 이성적인 면을 적절히 연기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가장 어린 ‘제비’ 박애리는, ‘제비’라는 여인의 ‘사랑’에 관한 내면의 연기를
가장 잘 소화해 낼 것으로 기대되는 주인공으로, 소리와 연기, 그리고 작품에
나오는 여러 춤사위를 멋스럽게 소화해 낼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인 남편 이경식역할은 수려한 외모와 소리를 겸비한 왕기철과
국립창극단의 막내 남상일이 맡았다.
왕기철명창은 전주대사습놀이 판소리 명창부 장원을 비롯하여 그동안 유수 대회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중견명창으로, 창극에서는 주인공으로서의 입지를 굳혀왔다.
이번 작품에서는 올곧은 조선 선비의 이경식 역할을 연기하며,
‘제비’를 사랑한, 변치 않은 사랑을 보여주는 연기를 보여줄 것이다.
촉망받는 젊은 소리꾼 남상일은, 재치있는 연기와 상,하청을 두루 겸비한
타고난 성음의 소유자로, 차세대 명창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재주꾼으로 알려져 있다.
다소 나이에 비해 어른스러운 역할을 소화해야 하는 무리스러운 배역이지만,
능청스러운 연기력과 완벽에 가까운 소리를 소화함으로서,
이경식의 조선통신사로서의 역할과 제비에 대한 열정적인 사랑을 보여주기에는
무리함이 없는 연기를 보여주게 될 것이다.
제비와 이경식사이에서 또 하나의 사랑의 아픔을 겪게 되는 사나이, ‘젠조’,
일본인으로서의 우직함과, ‘인간’으로서의 가장 근본적인 심성을 표출하게 되는
‘젠조’역할은 국립창극단의 중견명창 왕기석과 김학용이 맡았다.
왕기석은 국립창극단의 산증인이라 할 정도로, 20여년 동안 국립창극단에
재직하면서, 창극의 대명창들과 고락을 함께 하며, 소리와 연기를 연마 해 온
명실공히 국립창극단의 간판배우이다. 우직한 외모처럼,
착하고 순박한 ‘젠조’의 심성을 가장 적절하게 표현할 수 있는 연기와
우수어린 목소리로서, 평범한 일상을 잃어야 하는 젠조의 슬픈 심정을
담담히 표현해 줄 것이다.
김학용은 ‘재치’라는 한 마디로 대표되는 소리꾼으로,
그동안 가장 대표적인 ‘방자’로 칭송받아 왔다. 소리뿐만이 아니라 뛰어난 연기력으로,
한국의 대표적인 영화 ‘춘향뎐’의 ‘방자’로 직접 출연하는가 하면,
현재 제작중인 드라마 ‘토지’의 ‘주갑이’로 캐스팅되어 열연하고 있다.
이번 ‘젠조’의 이미지에 가장 부합된 소리꾼으로 발탁되어, 국경을 넘어선,
진심으로 제비를 사랑하고, 사랑하는 사람의 사랑까지도 감싸 안는 심성고운
젠조의 인간애를 보여주게 된다.
이외에도 각 배역에 맞는 국립창극단원들의 톡톡 튀는 연기와 소리들로,
창극으로서만이 만날 수 있는 새로운 장르의 창작창극 ‘제비’가 거듭나게 된다.
알찬 무대를 위한 열혈 스태프들
음악이 지휘자에 따라, 같은 악보라 하더라도 다르게 해석되고
전혀 색다른 음악으로 거듭나게 되듯이, ‘창극’ 또한 연출자에 따라
얼마든지 변신할 수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새삼 깨닫게 된다.
연출가 이윤택은 하루에도 몇 번씩, 아니, 순간순간을 바꿔가는 연출가이다.
창작창극 ‘제비’는 그렇게 시간에 따라 계속 바뀌고, 또 바뀌어 갈 창작품인 것이다.
아무도, 그 누구도, ‘제비’라는 작품에 대해서 ‘정답’ 혹은 ‘해답’을 내릴만한
‘문구’를 찾을 수 없을 것이다.
‘어제’의 사랑이 다르듯, ‘어제’의 ‘제비’가 다르고, 오늘과 내일의 ‘제비’가 다른 것이다.
아니 다르게 하기 위해 매일 매일을 몸부림을 치고 있는 것이다.
연출가를 비롯한 모든 스탭들은 이렇게 하루하루, 순간에 몰두하고 있다.
관객과 만나는 그 시간에 만나는 것, 그것이 진짜인 것이다.
연출가 이윤택, 그의 연극에 대한 열정과, 오래전, 국악고등학교에 입학하고자
했던 막연한 ‘국악’에 대한 열정, 그리고 오늘날, 그의 딸이 ‘판소리’에 관심을
가지면서, 게다가 ‘안숙선’이라는 ‘대명창’을 가까이에서 만나면서 더욱 커진
‘판소리’에 대한 호기심이 모여서, ‘창극’에 발을 들여 놓은 것이다.
그로 인해, 그와 연관지어졌던 모든 음악인들이 ‘창극’이란 이름으로,
‘제비’란 작품으로 한데 뭉친 것이다.
작품 전반에 걸친 일본적인 동작과 한국적인 춤사위가 곁들여지는 춤은
영남 덧뵈기의 정적이면서도 신명난 몸짓을 제비에 결부시킨 독창적인 춤사위로,
중요무형문화재 제68호 밀양백중놀이 예능보유자인 하부용이 안무를 맡았다.
하부용은 한국 춤의 전설적인 명무로 전해지는 ‘진쇠춤’의 명무 하보경 선생의 손주로,
현재는 밀양연극촌 촌장으로 활동중이며, 연출가 이윤택과는 오랜 동안 호흡을 맞춰온
사이로, 이번 무대에서는 직접 출연까지 하여, 창작창극 ‘제비’의 유연한 흐름에
윤활유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또한 창작창극 ‘제비’ 곳곳에 새록새록 맛을 더할
제주무속은 실제 제주의 무속인 정공철이 맡았다.
실제 ‘제비’의 눈물같은 노래나, 이경식의 한숨같은 소리,
젠조의 허망한 한탄등 주인공들의 한결같은 애절함의 소리는
주인공을 맡은 안숙선명창이 작창을 하여, 입체감을 더 해 주고,
여기에 원일의 감각적인 음악 옷을 더하고 있다.
지난 해부터 새단장을 시작한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의 무대에 첫 작품을
올리는 무대디자이너에는 용인대학교 이태섭 교수가 전통적인
수묵화적 기법을 도입하여 세련된 무대를 선보이게 된다.
Ⅳ. 줄거리
임진왜란 당시 조선을 침략하여 왜군은 수많은 사람들은 납치한다.
이후 조선은 양국의 국교정상화를 위해서 조선통신사를 파견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조선통신사 자격으로 일본에 간 조선인, 이경식이 우연한 자리에서
납치된 자신의 처를 알아보게 된다. 이경식은 함께 귀국할 것을 종용하나,
이미 일본 무사의 부인이 된 몸으로 어찌할 수 없는 입장에 놓인 제비와
이들의 사이를 지켜보는 일본 무사 미즈시마(水島) 젠조우의 깊은
내면의 고민은 더욱 더 깊어만 가고, 결국 일본인 남편이 떠날 것을 허락하지만,
제비가 떠날 경우, 젠조우가 자결해야한다는 소식을 접한 ‘제비’는 결국 죽음을 택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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