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에 가면 반복되는 루틴이 있습니다.
먼저 품목별로 한 개씩 카트에 담습니다.
그 카트를 직원에게 갔다줍니다.
직원은 그것을 수량에 맞게 채워줍니다.
차에 실어주기까지 합니다.
하나부터 열까지 알아서 처리해줍니다.
모든 직원이 아주 친절합니다.
이래서 13년 단골이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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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자회를 하면 걱정되는 게 있습니다.
나보다, 후원을 독려하는 사람이 더 걱정합니다.
각 지역의 맘카페 회원들이 움직여줍니다. 중간에서 주도하는 사람이 존재하고요.
“급식소에서 바자회가 열립니다. 빨리 후원해주세요.”라고 글을 올립니다.
이런 사람들 때문에 얼마나 힘이 나는지 모릅니다.
근데 중간역할을 하는 사람이 이렇게 말합니다.
“목사님, 바자회 이야기를 카페에 올렸는데요. 혹시나 아무 쓸모없는 물건이 갈까봐 걱정이에요. 회원들이 다 내 맘 같지 않잖아요. 간혹 쓰레기를 보내는 사람이 있을까봐 걱정입니다.”
그러나 그런 걱정 하지 않아도 됩니다.
지금까지 바자회를 해오면서 쓰레기를 준 사람은 없었습니다.
그러니 안심해도 됩니다.
우리를 사랑해주시고 후원해주셔서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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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급식 초창기 때, 남양로타리클럽 때문에 많이 성장했습니다. 그때 단체가 커졌습니다. 복 많이 받았습니다.
매주 봉사해주었고, 정기후원과 200만원 상당의 취반기까지 사주었거든요.
그래서 절대 잊지 못하겠습니다.
현재는 다른 기관을 돕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풀어준 은혜는 잊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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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론 소문이 이상하게 납니다.
“이곳 무료급식소는 후원을 많이 받고 있어서 안 도와줘도 돼. 다른 곳을 돕자.”
그러나 여러분,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사실과 다릅니다.
복지단체마다 그 뒤에 있는 재단이 있습니다. 그 배경을 봐야 합니다.
천주교재단, 불교재단이 뒤에 있는 봉사처는 후원이 상당합니다. 재정이 빵빵합니다.
그러나 우리 급식소는 그런 재단이 전무합니다. 단연코 한 곳도 없습니다.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목숨 걸고 일하는 겁니다.
1만원의 정기후원자에게 목숨 거는 이유가, 우리 뒤에는 거대 배경과 큰 재단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 사실을 아는 사람이 많지 않습니다. 이게 서글픕니다.
믿음 좋은 사람이 있는데 십일조를 우리에게 합니다.
머리로는 “본 교회에 내야합니다.”라고 지식으로는 알고있지만, 입으로는 “고맙습니다. 정직한 곳에 뜻깊게 사용하겠습니다.”라며 받고야 맙니다.
참 비굴하죠? 비참합니다. 나도 별 수 없는 인간이었습니다.
여러분이 아는 것처럼, 그렇게 후하게 후원받고 있지 않습니다. 절대 넉넉하지 않습니다.
자꾸 벼랑 끝에 몰리니 살아보려고 발버둥 치는 것입니다.
평일, 하루에 한 번씩 글을 올립니다. 아무리 바빠도 씁니다.
글을 올려야 이슈화가 되고 돕는 사람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무료급식, 팔짱 끼고, 느긋하게 하고있지 않습니다.
난 목숨을 걸었습니다.
다시 남양로타리클럽이 우리 쪽으로 돌와왔으면 좋겠습니다.
보이는 게 다가 아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