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은 없다” 내셔널 리그 선수노조 대표인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톰 글래빈이 회의장을 빠져나오며 한 말이다. 마침내 구단주측과 선수노조가 새로운 단체 노사협약에 대해 합의를 이끌어냄에 따라 올시즌은 물론 이후로도 메이저리그는 중단 없이 이어지게 되었다.
AP에서는 31일 오전 1시 5분(미국 동부시각으로 30일 낮 12시 5분)선수측과 구단주측이 노동 협약에 대해 임시로 합의를 함에 따라 파업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피하게 되었으며 2000시즌 남은 경기와 포스트 시즌 등도 모두 정상적으로 소화할 수 있게 되었다고 공식 발표했다.
협상 타결은 선수측과 구단주측이 고루 양보하며 이루어질 수 있었다. 우선 구단주측은 2006년까지 메이저리그의 구단 축소가 없을 것이라고 확약했다. 지난시즌 종료 후 퇴출 위기에 몰렸던 몬트리올 엑스포스와 미네소타 트윈스 등은 2006년까지 존속하게 되는 셈이다.
2002시즌 20만 달러로 책정된 선수 최저연봉은 2003시즌에 10만 달러가 오른 30만 달러로 결정되었으며 500만 달러 규모의 선수들을 위한 수익사업 계획도 수립할 예정이다. 또 지금은 단체협약의 기간이 4년으로 되어 있는데 이 4년의 기간도 점진적으로 단축시키기로 합의했다.
선수들 역시 양보를 했다. 스테로이드 복용에 대해 무작위 검사 조건을 수용했으며 전세계 야구선수들을 대상으로 하는 드래프트 제도의 도입에도 합의를 보았다고. 하지만 전세계 드래프트의 경우 세부조건에 대한 합의는 없었고 이 제도를 도입한다는 기본 원칙에만 합의했다고 한다.
가장 큰 쟁점이었던 사치세와 수익 분배 문제도 타결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구단주측과 선수노조, 리그 사무국은 향후 공식 기자회견을 열고 자세한 내용을 밝힐 예정이지만 아직 완전히 공개되지는 않았는데, 사치세 경계선은 2003년에 1억 1,700만 달러이고 2006년에는 1억 3,700만 달러 정도이고, 수익 분배 문제의 경우 33%~36% 사이 정도가 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메이저리그가 이처럼 파업 위험에 직면한 후 실제 파업까지 가지 않고 타결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어느때보다 팬들의 항의가 거세기도 했지만 미국 입장에서 잊을 수 없는 9.11 테러 1주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점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파업 위험이 사라짐에 따라, 각 팀은 다시 분주하게 움직인다. 오늘의 유일한 낮경기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시카고 컵스전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두 팀 모두 상당히 바빠졌으며 원정경기가 잡혀 있던 각 팀들도 비행기를 타고 얼른 원정경기가 열리는 도시로 이동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