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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날의 단상
저희 시골집과 주위의 풍경입니다 하늘, 땅, 나무, 풀(예쁜 풀꽃과 성가신 잡초) , 꽃, 텃밭의 채소 아! 호랑나비도 한마리...
무더운 여름날 이글거리는 햇살을 피해
시골집에 가서 시원한 바람을 맞고 왔습니다. "집아, 안녕? 잘 있었니? 집의 정령들이 반갑다고 여기저기서 "슉 슉, 난리들입니다."
숲 속에선 종달새, 뻐꾹이, 꿩들이 반갑다고 쪼로로~~롱, 뻐~꾹 뻐꾹, 꿩~ 꿩~ 얘네들은 우리집 주위의 나무들에 둥지를 틀고 사는 텃새들입니다.
"알았어, 그래 너희들도 안녕?"
깨끗해진 집을 보니 기분이 그만입니다. 그리고 가지고 온 짐을 정리하고 남편은 집 주변의 풀을 깎고 나는 점심 준비를 합니다. 텃밭에 나가니 가지와 고추, 아욱, 부추가 먹을 만큼 자라 있었습니다. 상추는 장마 지기 전 모두 따 먹고 뒤 엎었지요. 방금 따온 가지로 나물 무치고, 아욱국 끓이고 고추와 부추는 생으로...
그리곤 숯불을 피워 석쇠를 올려 놓고 장에서 사온 싱싱한 오징어와 고등어를 굵은 소금을 술술 뿌려 굽습니다. 소시지와 그 옆에 마늘도 올려 놓고 이만함 대왕님 밥상입니다. 아, 참! 쐬주가 빠지면 안되죠. 우리 부부만의 가장 행복한 만찬의 시간입니다.
저희는 시골집에 오면 집안에서 밥을 먹지 않고 반드시 밖에서 푸른 하늘과 나무들과 공기와 지저귀는 새들과 풍성한 하느님의 자연들과 벗하여 함께 식사를 합니다. 여기까지는 아주 낙원이지요.
그러나 식사 후의 상황은 그렇게 달콤하지만은 않습니다. 시골이란 곳은 그림 같이 예쁘게 앉아 있을 수만은 없는 곳입니다. 왜냐하면 잠시도 쉬지 않고 자라는 풀들, 자고나면 어느새 어제 키만큼 자라 있는 풀을 보면 정말 기가 찹니다. 걔네들은 사람들이 게으름을 필까 얼마나 잘 자라는지 자라는 소리가 들릴 정도입니다. 또 풀이 이렇게 많으면 벌래 역시 많습니다. 온갖 나비, 벌, 나방, 온갖 종류의 딱정벌래, 메뚜기, 개구리, 잠자리, 모기, 파리, 거미, 하루살이 이루 셀 수가 없을만큼 많은 종류의 곤충과 해충들, 이런 것들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답니다. 땅 속에선 두더쥐란 놈이 터널을 만드느라 바쁩니다. 가끔 땅이 불룩 튀어나오거나 움푹 들어가거나 했을 때는 영락없이 이놈들이 계획없이 무허가로 터널 공사를 했을 때입니다.
제 옆지기는 풀을 깍다 벌에 쏘이는 것은 다반사 말벌에도 두 번이나 쏘였으니.. 가끔 신문에 벌초하다 말벌에 쏘여 #&@... 나오는 것을 보며 얼마나 놀라는지 모릅니다. 어제도 또 벌에 쏘였는데 바로 짜내고 입으로 쏘인 부분을 빨고 했더니 괜찮아 지더군요. 하도 쏘여서 아마 벌의 항채가 몸 속에 있나 봅니다. 그렇더라도 이곳은 조금 한적한 곳이어서 해충이건 성간신 놈들이건 잡초건 한데 어울려 삽니다. 그들과 대화하며 가끔은 물리기도하고, 쏘이기도하고, 산토끼가 와서 상추를 다 먹어버리든, 그냥 웃지요. 태초에 주님은 다 이렇게 어울려 살라 하신것 아닙니까?
사실 이건 비밀인데 때에 따라선 우리는 원시인이 되어 산답니다. 인적이 드문 곳이므로 나체족으로 살아도 아무도 모른답니다. 옷을 안입고 살면 얼마나 편한지 아십니까? 아, 이건 정말 비밀인데, 정말 비밀인데, 더 말할 수도 없고 어쩌지?ㅎㅎㅎ 그래요. 이렇게 시골 생활은 태초의 근원으로 돌아갈 수 있는곳이지요.
이런 잡다한 일상이 기다리는 시골집에 오면 그렇게 마음이 평화롭고 여유로울 수가 없습니다. 몸은 도시에 있을 때 보다 훨씬 고단합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이 고단함이 그렇게 달콤하고 여간 기분이 좋은 것이 아니랍니다. 작은 땅에서 얻어지는 수고한 만큼의 적은 소출이 그렇게 풍요로울 수가 없고 그렇게 감사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그 주심에 저절로 감사 기도를 올리게 되지요.
하느님은 하늘에 계시고 우리는 그분의 한없는 자비하심을 믿어 의심치 않으며 오늘 일용할 양식을 주심을 언제나 감사할 수 있음에 또한 감사합니다.
푸르른 초록 잎들로 시원한 그늘을 드리운 커다란 나무처럼 여름 한나절의 정직한 농부의 마음을 배움으로서 그들을 닮아가는 제가 되기 위해 하느님께 겸손히 청해봅니다.
아참! 산딸기 따다 술 담아야 하는데...근데 산딸기가 언제더라? 제 작년 담은 신딸기 술이 얼마 안남았는데,,, 솔 술도... 시몬님의 땅 속 술처럼 좋은 벗들 청해서... 쉼터님들, 오시면 코가 삐뚤어지도록...ㅋㅋㅋ 자셔도 좋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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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록은님....시골 햘기가..물씬 풍겨와유^^....풀냄새가 좋아유..ㅎㅎ ...그런데...비밀...이 부분에서..그만 걸렸어유^^........무엇인디유??????............
그렇게 찌인 하지 않은 선에서 니 맘대루 상상 하세염
그림이 바뀌는걸 열심히 토끼풀, 상치, 파꾳, 노란, 하얀수국 하면서 헤아렸는데 록은님 대왕밥상 구경하니 배에서 꼬르륵^^ 두분이 원시인으로 돌아가 누드로 농사짓는 상상을 하곤 웃음이 푹 났어요^^ 사실 자연에 파묻혀 옷만 안입고 섞여있으면 우리도 자연의 일부이니 표가 안나잖아요 큰 웃음을 선사해주셔서 감사해요 시골집이 참 아담하고 사랑스러워요
원시인 차림 하시믄..모기가 젤 좋아할거여유..오우~~나의 일용할 양식..하믄서 동네잔치 할지 모릉께 옷..입으셔야해유...
맞아요. 그거이 무서버서 재미는 있는데 자주 몬해요.
사실 이곳에 가면 치장이아무 소용이 없어요. 자연으로 돌아가 마냥 애도 됐다. 선머슴도 됐다. 멱 감고 우리가 태초엔 이랬을텐데...
더우면 마당에서
아침부터 술땡기네요^^ 록은님 잘 숙성된 글에 푸욱 취합니다~
비밀 지켜드리고 말고요^^ 말씀안하신 비밀도요^^^^
우헤헤헤 우린 그렇고 그런 비밀이 있답니다. 술이건 밥이건 언제든 오셔서 바닥 비우고 가시길
두분만의 호젖한 여름휴가 멋지네요. 자연속에서 푸짐한 웰빙 식사... 자연인의 모습... 겁네요. 두분 행복해 보이네요. 멋진 여름 보내세요.
생각만 해도
쉼터식구들 거기서 한번 모였으면 좋겠네요.
그래요. 언젠든 좋습니다. 역적모의 한번 하시죠. 제 친구들은 몇번 왔었다우...
록은님네 시골집에서 산딸기주 마시는 상상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요. 그러데 제작년 담으신 신딸기 술은 너무 시큼하지 않을까요? ㅎㅎ ...시골풍경 참 멋져요. 저기서는 세상 걱정 다 잊을 수 있을 듯도 하네요. ...
산딸기주가 포도주 보다 감칠맛이 난답니다. 그리고 묵을 수록 더 맛있어요. 걱정 붓들어 매시고 남겨 둘탱게 뱅기 타고 오세염. 음주가무에 난리 굿을 해도 모릅니다.하느님만 아시죠. 세상 걱정할 일이 다 없어져요.전혀 세상 생각은 깡그리 잊는답니다. 그래서 좋아요
록은님 어제 태풍으로 옥수수나무가 다 쓰러져서 지금 대충 따서 들통에 찌고 있네요. 옆지기님이 계셔 다 일을 해 주어서 좋구만요. 저는 잉~~! 어디가서 옆지기도 만나지 못하고...! 아름다운 글 제가 그곳에 있는 기분입니다요. 언제 그곳에서 모임을 하자구요.
저도 이번에 가서 다 따왔어요. 첨으로 심어 봤는데 어찌나 찌질한지 전부 이빨 빠진 못난이들이예요. 그래도 농사지었다고 쩌서 맛나게 먹었답니다. 그쵸 우리 여기서 한번 만나면 참 좋겠죠 언젠가 그날이 오길 고대한답니다.
별장과 *은 있어서 괴롭다고들 하지만..록은님네는 형제님께서 전적으로 도와주시니 참 행복하실것 같아요~수고뒤에 오는 기쁨과 즐거움을 어디다 비하겠어요..부지런하심에 감탄이 절로 나오네요.원시인으로 살면..음..빨래도 화장실가는 번거로움도 아! 배드민턴을 해도 아조 자유로울것 같습니다요~ㅎㅎㅎ
네, 스텔라님 다운 발상 임다. 베드민턴 좋죠 화장실까지 거기까지는 생각 안해봤는데...그쪽은 원시인 안해요그럼 낭중에 발디딜 틈 없으면 안 되니깐요내가 괜한 원시인 소리는 해같고 님들의 상상의 나래를 한없이 펼치게 했네요.이제 그만하
피정 합시다요. 신부님 모시고요.고등어가 왜 ? 제눈에는 소고기 등심으로 보일까요? 며칠전 금산 쪽에서 하늘 물빛 정원 찜질방 갔는데 주변 풍경이 너무 좋아서 여기서 숨터 식구들 한번 모여도 좋겠다 싶었는데 록은님의 그린게이블즈의 집이 딱이네요.
그래요, 까짓것 얼마든지...얼마전 우리 신학원동기들도 1박2일 피정 했답니다. 눈이 하얗게 온 겨울에...밤에 나와 체조도 하고 밤 새도록 지껄이느라 새벽 4시에 잤다우 날쌘돌이님, 언제든 대환영이예요.
캐더린님, 웃지마세요. 그렇게 찐한 상상은 하지 마시길 제가 쪼매 주책을 부린 것 같기도 하고
럽네요.
행복함이 흘러나오네요~~~^^* 쉼터식구들이 모두 모인 느낌인데요. 한 잔씩하고...
그래요 제가 돌릴께요.모두 받으시와요.
근데 그곳이 어디일까요
가까워요. 수지에선 1시간 거리 서울에선 1시간 반이면 충분한 아산이랍니다. 평택에서 20분 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