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에이저 되는 법: 뇌 노화 늦추고 치매예방까지, 저속노화의 비밀 3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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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에 저희 어머니 친구분 한 분을 뵀는데요,
연세가 여든셋이신데 저랑 이야기하시는 속도나 기억력이 저보다 나으시더라고요.
방금 전에 나눈 이야기도 다 기억하시고, 요즘 뉴스 이야기까지 조리 있게 말씀하시는 걸 보면서
'이게 진짜 나이 든 뇌가 맞나' 싶었어요.
그래서 궁금해서 이것저것 찾아봤더니, 이런 분들을 학계에서는 '슈퍼에이저(SuperAger)'라고 부른다고 하더라고요.
오늘은 저속노화의 비밀 3부, 80대에도 중년의 뇌를 유지하는 사람들의 비밀을 풀어볼게요.
◆ 슈퍼에이저가 뭔가요
슈퍼에이저는 80대인데도 인지 기능이 중년, 그러니까 50~60대 수준을 유지하는 사람들을 말해요.
미국 노스웨스턴대학교 연구팀이 이 사람들 뇌를 MRI로 찍어봤더니 놀라운 결과가 나왔대요.
일반적인 80대 뇌는 위축이 많이 진행되어 있는데, 슈퍼에이저들의 뇌는 위축 속도가 훨씬 느렸고,
특히 기억을 담당하는 부위와 주의력을 담당하는 부위의 두께가 훨씬 두껍게 유지되고 있었다는 거예요.
심지어 일부는 뇌의 특정 부위가 중년층보다 더 튼튼한 경우도 있었다고 하니,
나이는 숫자일 뿐이라는 말이 그냥 나온 게 아니었더라고요.
더 흥미로운 건 슈퍼에이저들의 뇌에서 신경세포 밀도가 유독 높게 나타나는 부위가 있었다는 거예요.
특히 앞쪽 띠피질이라는 부위인데, 이 부위는 집중력이랑 감정 조절을 담당하거든요.
연구팀은 이 부위가 잘 유지되는 사람일수록 기억력 테스트에서도 훨씬 좋은 성적을 냈다고 발표했어요.
그러니까 단순히 '기억을 잘한다'가 아니라 뇌 전체의 네트워크가 젊게 유지되고 있다는 뜻이더라고요.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슈퍼에이저가 특별한 유전자를 가진 극소수의 행운아가 아니라는 거예요.
물론 유전적인 영향도 어느 정도 있긴 하지만, 연구자들이 강조하는 건 생활습관의 차이거든요.
제로 슈퍼에이저 그룹과 일반 노년층 그룹을 몇 년에 걸쳐 추적 조사한 연구에서도,
두 그룹을 가른 가장 큰 차이가 유전자가 아니라 매일의 활동량과 사회적 관계였다는 결과가 나왔어요.
즉 우리가 지금부터 뭘 하느냐에 따라 80대의 내 뇌가 달라질 수 있다는 뜻이죠.
◆ 뇌가 늙는 진짜 이유
뇌 노화라고 하면 그냥 자연스럽게 세포가 죽어가는 거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실제로는 몇 가지 구체적인 원인들이 겹쳐서 일어나요.
첫째는 혈류 문제예요.
나이가 들면서 혈관이 딱딱해지고 좁아지면 뇌로 가는 산소와 영양 공급이 줄어들어요.
고혈압이나 당뇨를 오래 앓으신 분들 뇌 MRI를 보면 작은 혈관들이 막혀서 생긴 미세한 손상들이 꽤 많이 보이는데,
이게 쌓이면 인지 저하로 이어지더라고요.
실제로 혈압 관리를 꾸준히 하신 분들이 그렇지 않은 분들보다 인지 기능 저하 속도가 확연히 느렸다는 자료도 있었어요.
둘째는 만성 염증이에요.
몸속에 염증이 계속 있으면 뇌세포도 서서히 손상을 받거든요.
최근 연구에서는 장 건강과 뇌 건강이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이야기도 많이 나오고 있어요.
장내 미생물 균형이 깨지면 염증 신호가 뇌까지 전달된다는 거죠.
그래서 요즘은 발효식품이나 식이섬유를 챙기는 게 단순히 소화가 아니라 뇌 건강 관리라는 인식이 늘고 있더라고요.
셋째는 사회적 고립이에요. 이건 저도 처음엔 좀 의아했는데,
혼자 지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인지 저하 속도가 빨라진다는 연구 결과가 꽤 많더라고요.
대화를 나누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 자체가 뇌를 계속 자극하는 운동이 되는 거예요.
배우자와 사별하신 뒤 혼자 지내시던 어르신들이 노인정이나 모임에 다시 나가시면서
표정과 기억력이 눈에 띄게 좋아지셨다는 이야기를 주변에서도 종종 듣게 되더라고요.
넷째는 대사 건강이에요.
혈당이 자주 오르내리면 뇌세포가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지 못해서 쉽게 지치거든요.
특히 인슐린저항성이 있는 경우 치매 발생률이 더 높다는 연구도 있어서,
요즘은 알츠하이머병을 '제3형 당뇨병'이라고 부르는 학자들도 있을 정도예요.
◆ 슈퍼에이저들의 공통된 습관 5가지
1. 꾸준한 걷기 운동이에요.
헬스장에서 땀을 뻑뻑 흘리는 격렬한 운동이 아니라, 매일 30분 정도 걷는 걸 거르지 않는 분들이 많았어요.
걷기는 뇌로 가는 혈류를 늘려주고, 새로운 뇌세포가 자라는 걸 돕는 물질(BDNF)을 늘려준다고 알려져 있거든요.
특히 실외에서 걸으면 빛 노출과 방향 감각을 계속 사용하게 되니까 실내 운동기구보다 뇌 자극 측면에서 더 좋다는 이야기도 있어요.
2. 새로운 걸 배우는 습관이에요.
외국어를 배우거나, 악기를 새로 시작하거나,
요리 레시피를 새로 익히는 것처럼 익숙하지 않은 걸 계속 시도하는 분들이 많았어요.
뇌는 익숙한 일만 반복하면 자극을 덜 받는데, 새로운 걸 배울 때 신경 연결이 활발하게 만들어지더라고요.
슈퍼에이저 연구 대상자들 중에는 80대에 새로운 언어를 배우기 시작한 분도 있었다고 하니,
늦었다고 생각할 시기가 사실은 없는 것 같아요.
3. 사람들과의 관계를 놓지 않는 거예요.
가족, 친구, 이웃과 정기적으로 만나고 대화하는 걸 중요하게 여기시는 분들이 대부분이었어요.
종교 모임이나 동호회 활동을 오래 유지하시는 분들도 많았고요.
단순히 사람을 만나는 횟수보다 대화의 깊이가 중요하다는 분석도 있었는데,
얕은 안부 인사보다 서로의 근황과 생각을 나누는 대화가 뇌에 더 좋은 자극을 준다는 거예요.
4. 목적의식이에요.
"내가 왜 오늘도 일어나야 하는가"에 대한 답이 분명한 분들,
예를 들어 손주를 돌보거나 봉사활동을 하거나 작은 텃밭을 가꾸는 것처럼 매일 해야 할 이유가 있는 분들이 인지 기능 저하가 느렸다고 해요.
목적의식이 없으면 뇌가 굳이 활발하게 움직일 이유를 못 찾는다고 설명하는 학자도 있더라고요.
5. 수면과 스트레스 관리예요.
잠을 충분히 자야 뇌가 낮에 쌓인 노폐물을 청소하는데,
이 과정이 제대로 안 되면 치매와 관련된 물질이 뇌에 쌓인다는 연구도 있어요.
스트레스를 오래 받으면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가 실제로 작아진다는 이야기도 있고요.
그래서 잠자리에 들기 전 스마트폰을 멀리 두고 조용히 하루를 정리하는 습관만으로도 도움이 된다고 하더라고요.
◆ 오늘부터 시작할 수 있는 것들
거창한 걸 시작하지 않아도 돼요.
오늘 저녁 식사 후에 15분만 동네를 걸어보는 것,
오랫동안 연락 안 한 친구에게 안부 전화를 걸어보는 것,
자기 전에 스마트폰 대신 책을 몇 페이지 읽어보는 것부터 시작해도 충분해요.
저희 어머니도 요즘 동네 도서관에서 하는 그림책 모임에 나가시는데, 다녀오시면 표정이 훨씬 밝아지시더라고요.
처음엔 그냥 시간 때우기라고 생각하셨는데,
몇 달 지나니까 새로운 이웃도 사귀시고 이야깃거리도 많아지셨다고 좋아하시더라고요.
작은 습관들이 쌓여서 80대의 뇌를 결정짓는다는 걸 생각하면,
지금 이 순간부터 하나씩 바꿔보는 게 제일 빠른 방법인 것 같아요.
◆ 영양 관리도 함께 챙기시면 좋아요
식단으로 챙기기 어려운 부분은 영양제로 보완하시는 것도 방법이에요.
오메가3는 뇌세포막을 구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마그네슘글리시네이트는 신경 안정과 수면의 질에 도움을 준다고 알려져 있어서 저도 요즘 챙겨 먹고 있어요.
눈 건강과 관련된 루테인도 인지 기능과 연관이 있다는 연구가 있어서 같이 챙기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세 가지를 한꺼번에 다 챙기기 부담스러우시면,
본인이 평소 부족하다고 느끼시는 것부터 하나씩 시작해보시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