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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일 인천지방경찰청 대회의실에서 열린'학교폭력 근절 시민 토론회'에 참석한 박천화 인천경찰청장, 나근형 인천시교육감, 인천시 공무원, 학부모, 학생 등이 진지하게 토론을 벌이고 있다. |
학교폭력을 뿌리 뽑기 위해서는 학생들에 대한 '따뜻한 관심'이 필요하다.
8일 인천경찰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학교폭력 근절을 위한 시민토론회'에선 다양한 의견이 쏟아진 가운데 이와 같은 결론이 모아졌다.
홍철기 부평서 형사과장은 자신을 중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라고 소개하면서 "그동안 학부모와 경찰, 학교 등 모두가 학교폭력에 무관심한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며 "모두의 관심이 학교폭력을 뿌리 뽑을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금선 사단법인 청소년육성회 소속 평생교육원 원장은 "학교폭력은 가장 먼저 부모가 그 다음에 교사가 관심을 갖는 게 중요하다"며 "가해학생도 우리가 먼저 관심을 갖고 접근하면 변화시킬 수 있다"고 자신했다.
학교폭력에 물든 학교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도 나왔다.
장정은 제물포여중 전교회장은 "아직도 자퇴한 언니들을 중심으로 재학생들이 껴있는 일진회가 아지트를 두고 몰려다니면서 학생들의 돋을 뜯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박호성 청천중 1학년 학생은 "교실에선 덩치 큰 학생이 약한 학생에게 주먹을 휘두르거나 욕을 하는 광경을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학교폭력과 일진회 등 자극적인 용어에 대한 지적도 잇따랐다.
김광범 서부교육지원청 교육장은 "학부모들은 학교폭력이란 단어만 들어도 불안해한다. 경찰과 언론이 용어 사용을 자제했으면 한다"고 말한데 이어 이준선 영선고 3학년 학생은 "학교에서 조금 튀는 학생들의 모임에 대해 일진회라는 과한 표현을 사용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경찰이 학교폭력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것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이동원 청학중 학생부장은 "학교폭력이 터질 때마다 경찰이 개입하는 건 잘못됐다고 생각한다"며 "우선 학교가 가해학생을 상대로 선도 조치를 한 뒤 학교폭력이 재발했을 때 경찰이 나서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정남 강화중 학생부장은 "예전에 학교에서 흔히 일어날 수 있었던 일들도 지금은 학교폭력에 해당된다"며 "학교 선생으로서 어디까지를 학교폭력으로 봐야 하는 지 걱정된다"고 솔직한 심정을 털어놨다.
이날 김진산 동산중 학생회장은 "경찰이 가해학생 처벌에 집중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며 "처벌 보다는 예방이 중요하다. 학생들이 학교폭력 예방에 관심을 갖게 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