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0월, 국내 최고병원이라 평가 받는 연세대학교 세브란스 병원에서 갑상선 수술을 받았습니다. 수술 전 시술방법 상담 시, 절개 수술에 비해 로봇시술이 흉터가 남지 않고, 더 정확하며, 회복 속도도 빠르다며 로봇시술을 권고하였습니다. 수술 비용은, 입원비 제외하고, 대략 절개수술 100만원, 로봇시술 700만원 수준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설명과 달리 수술 직후, 출혈이 심하게 일어났고, 출혈로 인한 기도 압박이 심해지면 다시 수술을 해야 하는데, 수술을 하면 로봇 수술 본래 목적과 달리 절개 수술을 해야 한다고 들었습니다. 이 부분에서 어이없다고 느끼시는 분도 많을 거라 생각됩니다. 다행이 출혈이 어느 정도 진정돼서 수술까지는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가슴 전 부분, 배, 좌우 옆구리, 등, 목, 팔꿈치 등 상반치 전체가 진한 자주빛 피멍으로 뒤범벅이 되었습니다. 특히 겨드랑이부터 시작하는 가슴과 목 부위 까지는 엄청나게 부어 올랐을 뿐 아니라, 나무토막으로 받쳐 놓은 듯 뻣뻣하고, 종종 숨쉬기 조차 곤란한 상태가 되었습니다. 덕분에 입원 일자는 초기 3일로 예상했으나, 4일 연장된 7일간 입원하게 되었습니다. 또 한가지 어이없는 부분은, 목 부위가 뻣뻣하고 부자연스러운 현상은 1년 또는 그 이상 유지될 수 있다는 의사의 설명이었습니다. 수술 상담 시 로봇수술의 장점만 설명하고, 이 같은 보편적인 후유증 조차 한마디 설명해 주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다른 분 들은 어떻게 판단하실 지 모르겠으나, 저 개인적으로 사실상 사기 행위와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부은 부위가 심각하여, 퇴원 전날 간호사가 절개된 겨드랑이 부위로 마사지 하듯 젤리 상태의 피떡을 상당량 뽑아주었고, 퇴원 날에는 의사가 주사기로 다시 피를 뽑아주었습니다. 그리고, 퇴원 후 3주간 매주 1회 병원을 방문하여 주사기로 피 봅기를 반복하였고, 3주째는 살짝 빠지는 듯 했으나, 사실상 큰 차이 없는 상태에서 몇 달간 아주 완만하게 완화되었습니다. 수술 후 8.5개월 지난 현 시점의 상황은 다른 부위는 그나마 정상화 되었으나, 로봇팔이 들어갔던 겨드랑이 부터, 목 부위까지 라인이 굵고 선명하게 불뚝 쏫아있고, 또 목선이 마치 오리 물갈퀴처럼 완만하게 이어지는 근육이 생겼습니다. 병원으로 다시 방문하니, 주사기로 상당량 피를 다시 뽑아 주어, 그나마 억지로 부은 부위를 가라 않혔으나, 목 부위는 불편하면 성형수술을 해야 한다고 들었습니다. (당일 2명 의사가 진단했는데, 첫 번째 의사가 성형수술을 언급했고, 두 번째 의사는 지금은 판단할 수 있는 시기가 아니라며 말을 피하려 했고, 그래서, 언제쯤 판단할 수 있느냐고 물으니, 한사코 지금은 그것을 애기할 상황이 아니라며 말을 피했습니다)
저는 병원을 믿고 병원에서 권고하는 최선의 방법을 따랐습니다만, 그것도 총 1천만원이 넘는 비용까지 지불해 가며,,, 수술 후 8.5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수시로 기도 부위가 심하게 압박 받는 고통, 수술 부위가 따갑고 찌르는 듯한 고통, 목선이 땡기는 고통을 겪어왔습니다. 그런데, 끝내 이제는 성형 수술을 해야 할 지도 모르는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저는 그 동안 몸 상태가 너무 힘들어, 세브란스 병원 외, 다른 병원에서도 10여 차례 진료를 받았고, 병원에 가기 위해 개인 휴가까지 거진 다 소진했고, 추가적인 의료비까지 계속 지불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과연 정상적인 경우인가요? 병원에서 시술법의 차이에 대한 정확한 설명(특히, 보편적으로 겪게 되는 합병증)을 해 주어야 할 의무가 있었음에도, 비싼 시술법의 장점만 설명하고, 불리한 부분은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퇴원 시점 병원으로 이의 신청을 하였습니다만, 정상적으로 진료가 진행되었다는 답변만 돌아왔고, 이 후 다시, 내용증명을 발행하니 아예 답변 조차 보내주지 않았습니다. 왜 답변이 없는지 전화로 물어보니, 이전에 보내 준 이의제기에 대한 답변서로 대신한다는 짤막한 답변뿐이었습니다. 이거 다른 분들은 어떻게 받아들이실지 모르겠지만, 저는 완전히 무시당하는 기분이었습니다.
갑상선 로봇 수술,,, 다른 병원에서 몇몇 의사 분들에게 문의해 봤는데, 갑상선 수술에 로봇수술을 시행하는 것은 너무 과한거 아니냐고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저는 닭 잡는데 소 잡는 기구를 쓰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했습니다.) 그리고, 갑상선 로봇 시술이 객관적으로 더 낳다고 판단할 근거가 부족하다! 라고 얘기해 주시는 분도 계셨습니다. 저는 병원 입원 당시, 갑상선 환자 수십 명을 보아왔고, 방사선 치료 시에도 여러 명의 환자를 보아 왔지만, 저 같이 고생하는 사람은 단 한 사람도 보지 못했습니다. 물론 그들은 모두 일반적인 절개 시술을 받은 환자였습니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과연 로봇시술이 더 낳은 방법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이게 권고할만한 방법일까요? 저는 멀쩡하던 제 몸이 망신창이로 망가진 기분이고, 제 몸이 예전 상태로 제발 되돌아 갈수 있기만을 바라고 있습니다. 하찮은 수술 상처 정도는 이제 아무렇지 않게 감수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저와 같이 피해를 입는 분이 없었으면 하는 바램, 그리고, 또 현재 병원은 옛날과 같이 순수하지 않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이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아무쪼록, 주변에 갑상선 수술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이 있다면, 꼭 이 글 공유해 주시기 바랍니다.
첫댓글 로봇수술의 후유증이 심하군요.
그 의사의 의료 실수가 아닌가 우려되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