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레데비지에 우승. 암스테르담 컵 우승. 챔피언스 리그 4강.
04-05시즌 PSV 멤버들이 일궈낸 성과이다. 태극 듀오라 불렸던 박지성, 이영표 선수는 그 중심에 있었다. 많은 국내 팬들로 하여금 본격적으로 유럽 축구에 관심을 가지게 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고 피스컵을 통해 한국도 방문 했기에 꽤나 친숙한 멤버들이다.
사실 04-05 시즌이 개막하기 전 PSV의 전망은 그리 밝지 않았다. 팀내 간판 스타였던 마테야 케즈만과 아르연 로벤이 당시 개혁을 준비하던 첼시로 떠났고 측면 한 축을 담당했던 데니스 롬메달까지 찰튼으로 이적했기 때문인데 이 공백을 메운것은 역시 거스 히딩크였다. 히딩크는 애제자 코쿠를 비롯하여 알렉스, 고메즈 등의 알짜영입을 통해 탄탄한 전력을 갖추었고 그 전 시즌 후반부터 좋은 모습을 보여준 박지성은 기존 주전 선수들이 떠난 새 팀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맏는다.
--------------하셀링크--------------
박지성 -----------------파르판(비즐리)
----------코쿠--------봄멜----------
----------------보겔----------------
이영표----보우마----알렉스----오이에르
감독 : 히딩크
04-05 시즌 PSV 스토리도 좋은 이야기거리가 되겠지만 아무래도 정보가 달리니 다음 기회로 미루고 이 글에서는 그로부터 3년이 지난 지금 당시 멤버들의 행보를 추적해 보려 한다.
1. 하셀링크(PSV-->셀틱)
Jan Vennegoor of Hesselink. 긴 풀네임을 가지고 있는 하셀링크는 주전 원톱으로 뛰면서 탄탄한 하드웨어를 바탕으로 한 좋은 제공권을 가진 선수였다. 시즌 내내 좋은 모습을 보이며 리그 28경기에서 19골을 넣었다. 홈에서 벌어진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에서의 활약으로 산시로 원정에서의 부재를 더욱 아쉽게 했는데 아마 감기였던 걸로 기억한다. 그 경기에서멋진 시저스 킥으로 말디니의 머리를 강타한 장면은 '하셀타' 라는 이름으로 '을용타', '천수타' 등 '타' 시리즈의 계보를 잇고 있다. 2002년 월드컵의 이천수 선수와 연결시켜 "말디니의 머리를 치면 필승한다" 같은 우스개소리가 나오기도 했었다.
(하셀타)
PSV에서 한 시즌을 더 보낸 하셀링크는 06-07 시즌에 스코틀랜드의 명문, 셀틱으로 자리를 옮긴다. 기록을 보니 셀틱에서도 괜찮은 활약을 보여준 듯 하다. 챔피언스리그 조별 예선 이었을 것이다. 수비진으로부터 날아온 롱볼을 그대로 잡아 리오 퍼디난드를 바보로 만들며 올드 트래포트에서 선제골을 넣기도 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까지도 계속 셀틱에서 뛰고 있다. 워낙 좋은 선수들이 많은 네덜란드 국가 대표팀에서는 중용 받지 못하고 있다.
2. 박지성(PSV-->맨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날아와 백돼지와 개콜스를 룬희와 생강왕자로 만들었다. 박지성의 맨유 첫 시즌인 05-06 시즌은 맨유에게는 최악의 시즌이었으나 박지성에게는 괜찮은 시즌 이었다. 팀내 중앙 자원이 파토난 상황에서 박지성은 주전급으로 플레이하며 좋은 활약을 보여주었다. 적지 않은 부상 특히 큰 수술을 거치며 조금 주춤한 모습도 있었다. 하지만 경기에 나올 때마다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07-08 시즌 챔피언스리그 8강, 4강전에 모두 선발 출장하며 팀을 결승으로 이끄는데 크나큰 역할을 했다.
3. 파르판(PSV-->샬케)
당시 히딩크가 이천수 선수를 영입하지 못해서 파르판이 PSV로 왔다는 말이 있었는데 사실인지는 잘 모르겠다. 왠지 귀여운 동물 이미지가 나는 페루의 젊은 윙어이다. 박지성, 이영표 선수의 활약이 국내에서 관심을 받던 당시 한국에서 촬영차 간 PD가 "박"씨였는데 왜 이름이 박지성이랑 같냐면서 의아해하며 "이름이 뭐야? 왜? 왜?" 하던 귀여운 모습이 방송되었던 기억이 난다.
지난 시즌(07-08)까지 계속 PSV를 지키고 있었다. 기록을 살펴보면 05-06, 06-07 두 시즌 동안 각각 21골 씩을 넣었다. 박지성을 비롯한 주축 선수들이 떠난 이후 팀내 공격진에서의 에이스 역할을 잘 수행 했던 것 같다. 그리고 이번 시즌(08-09)에 드디어 PSV를 떠나 분데스리가의 샬케로 이적했다. 마침 토트넘에서 도르트문트로 쫒겨가듯 이적한 이영표 선수의 첫 선발 출장 경기를 시청한 국내 팬들은 생각지도 않게 반가운 얼굴을 봤을 것이다. 분데스리가의 최고 더비전 이라는 도르트문트와 샬케의 경기에서 이영표와 파르판은 적으로 조우한다. 여담이지만 이 경기는 정말 흔히 볼 수 없는 경기였다. 3:0으로 끌려가던 도르트문트가 다시 3:3까지 쫒아가며 무승부로 끝났는데 그 과정에서 샬케 선수가 3명이나 퇴장당하는 피튀기는 승부였다. 앞으로 파르판 선수의 살케에서의 좋은 활약을 기대한다.
4. 비즐리(PSV-->맨시티(임대인듯)-->레인저스)
작은 왼발의 빠른 미국인. 이 선수를 떠올리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영상은 잔디에 앉아서 쉬누는 영상.
5. 코쿠(PSV-->알자지라)
98년 월드컵. 대한민국이 5:0으로 발렸던 경기에서 첫 골을 먹었을때 자막으로 뜨던 이름 '코퀴'는 나이가 들어도 머리에서 잊혀지지 않았다. 그 이름이 어린 나이에는 참 괴상하게 다가왔었나보다. 바르샤에서 주장까지 하시며 활약하다 말년에 PSV로 돌아온 정신적지주. 어딘가 명보형 생각나게 하는 선수다. 리옹 원정에서 팀이 죽쓰던 중에 터진 회심의 동점골로 지성이에게 어시스트도 추가해 주시고, 밀란전 절망적인 상황에서 3번째 골을 넣고 하프라인으로 뛰어가면서 새벽에 찜질방을 감동의 도가니탕으로 몰아 넣었었다. 적절하게 자리잡은 캡 멋진 콧날. 그 눈망울. 쫙뻗은 다리. 루드, 반더사르에게 지성이 잘 봐달라고 말해주는 정도의 아름다운 센스. 그리고 개념칼럼.
딩크형이 세계올해의 선수상(?) 같은 투표에서 표를 줄 정도로 딩크형의 사랑도 받았던 선수다. 물론 자기 팀 선수에게 써서 무효표(난 히딩크가 그걸 정말 모르고 썼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특정 선수를 칭찬하는 인터뷰를 잘 하지 않는다는 히딩크지만 코쿠에 대한 애정은 이미 여러번 느낄 수 있었다. 어쨌든 은퇴전에 기름국에 돈벌러 갔다.
6. 봄멜(PSV-->바르샤-->뮌헨)
양성애자라는 말이 나왔을 정도로 박지성과 찐한 장면을 자주 연출했던 PSV의 주장(당시 나도 반 재미로 그런 주장을 했었다).
네덜란드였기에 조금은 설득력이 있기도 했고...
박지성이 처음 갔을때 비판적인 인터뷰도 했지만 나중엔 아름다운 인터뷰를 남발하는데 대강 이런식.
"당시엔 내가 바보였다. 완전히 다른 세계에서 왔기때문에 적응하는데 시간이 걸리는건 당연한데 내가 어리석었다. 이젠 바르샤로 이적해서 새로 적응해야 되기 때문에 내가 당시의 지성같은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 나의 BEST11을 꼽는다면 오른쪽은 박지성이다"
그러고보니 봄멜이 박지성 추천해서 뮌헨이 박지성 영입하려 한다는 소리를 예전에 들었던거 같다. 단순 루머였겠지.
7. 보겔(PSV-->밀란-->베티스-->블랙번)
봄멜과 함께 계약기간 채우고 기세좋게 밀란으로 갔는데 자리 못잡고 베티스로 갔다. 블랙번에서 입단테스트 받고 계약 했던것 같은데 휴즈가 떠났으니. 요즘 어쩌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 PSV를 떠날때 봄멜이랑 경기장에 자식들 데려와서 공식적으로 인사했던 기억이 난다. 월드컵 전에 딩크형이 한국와서 스위스 핵심선수들에 대해 설명하면서 "좋은 패스. 조율. 하지만 수비적으로 약하다" 라고 했었다. 0506때 맨유 중앙 미드필더 완전 파토났을때 임대설이 떠서 살짝 기대했던 기억이 있다.
8. 이영표(PSV-->토트넘-->도르트문트)
왼쪽에서 공을 잡으면 "Lee~ Lee~"
9. 보우마(PSV-->AV)
PSV에서는 영표형을 왼쪽에 두고 센터백으로 나왔는데 당시 PSV 경기를 해설했던 해설위원이(아마 박문성위원나 서형욱위원) 알렉스랑 비교해서 보우마를 다소 못 미더워 하는 발언들을 좀 해서 그런지 개인적으로도 약간 그런 이미지를 갖고 있다. 하지만 빌라에서 완전히 자리를 잡고 아주 중요한 선수가 되었다. 계속 레프트백으로 나온다. 잘 나가던 와중에 08-09 프리시즌에 큰 부상을 당했고 팀은 쇼레이를 영입했다. 복귀후에도 험란한 주전 경쟁을 피할수 없다.
10. 알렉스(PSV-->첼시)
첼시 입성. 인상파 두목. 한국 왔을때 귀여운 모습도 보여주었다. 수비적으로는 물론이고 챔스에서 중요한 골들까지 쏟아내며 4강까지 올려놓은 진짜 1등공신이다. 당시 해설자로부터 칭찬을 참 많이 들은 선수. 그래서 그런지 개인적으로도 호감.
11. 고메스(PSV-->토트넘)
귀엽다. 가끔 요정같다. 손으로 던져서 하프라인 그냥 넘긴다. 대박 세이브를 여러번 보여주었다.
12. 히딩크(PSV-->+호주-->러시아)
거스 히딩크. 가는데마다 성공중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06월드컵에서 재차 이탈리아를 쓰러뜨릴 뻔도 했었다. 유로예선에서 잉글랜드를 밀어내고 유로2008에서도 4강. "매년 선수들을 새로 꾸려야 하는데 지쳤다" 라고 하며 PSV를 떠났는데 정말 그럴만도 하다. 보다시피 열심히 새 팀 만들어 놔봐야 바로 다 떠나는데 뭐. 박지성이 떠날때 분노했다는 고백도 했던 딩크형. 좀 봐주세요 재단에 기부도 해줬응게.
+추가 13. 오이에르(PSV-->블랙번)
11명이 차서 빼먹고 넘어갈뻔한 오이에르. 이 선수를 보면서 짐캐리를 떠올리는건 나뿐일까? 되게 성격 좋아보이는 모습을 여러번 봤었다. 블랙번 와서 초반엔 삽질좀 한거 같더니만 자리를 확실히 잡았다.
정말 추억의 멤버들이다. 많은 분들에게 본격적으로 유럽 축구를 보게 된 계기가 되기도 했다. 챔스 결승전 직전에 한 리버풀 선수가 "PSV가 하는걸 보고 우리도 할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다" 라는 인터뷰를 했던 기억도 난다. 훌륭한 멤버들. 앞으로도 더 활약하는 모습 볼수있길 바란다. 그리구 저 선수들이 지성, 영표랑 좀 자주 부딪혔으면 좋겠다. 만난 경우도 더러 있기는 한데 생각보다 참 못 만난다. 로벤은 영표형이랑 진짜 심하게 친했던걸로 아는데 첼시 vs 토트넘때마다 이런저런 일로 잘 못만나더니 결국 둘다 떠나지 않았나.
(뒤로 갈수록 막썼네요~~ 쓰다보니 너무 귀찮네 ㅋㅋㅋ)
짤방은 제가 좋아하는 세꼬마
첫댓글 네덜란드psv팬들이뽑은 최고의 멤버
앜ㅋㅋ 파르판 그 영상 생각난다.ㅋㅋ 이름이 뭬야?? 왜? 왜?(진짜. 완전 궁금한표정으로) ㅋㅋ 이것도 예전엔 자주 올라왔었는데...
AV를 아스톤빌라로 걍쓰시는게-_-; 야동도 아니고 무슨ㅋㅋㅋ
그게 아스톤빌라의 매력이죠
거의 다들 그렇게 쓰는데..
야동으로 생각하는 님 생각이 더 이상한거 같은데요 -.-
ㅋㅋㅋㅋㅋㅋ
원래 AV라고쓰는데요..?
AV를 야동하나로만 생각하는것도 이상하죠 AV란 단어가 야동에만 쓰이는것도 아니고...
av는 원래 다른뜻으로 쓰였는데....audio visual이라고...오디오 관련그런거임..
아 ㅎㅎ 이거 정말 정성 다해서 글을 쓰셨네요 이야 사진까지 ㅋ 멋지네요. 저때 챔스 새벽에 4강보고 들떴다는.. ㅋ 암튼 추억이 새록새록 하네요
올해초에 썼던거 스크랩인데요 그새 달라진게 있어서 조금 덧붙혔어요. 사실 아래 PSV 멤버들 관련 글이 올라왔길래 예전에 이거 썼던게 생각나서 좀 수정해서 블로그에 올려보려고 했다가 귀찮아서 포기한거에요. 그래서 앞쪽만 내용이 좀 충실하고 뒤쪽은 그냥 그대로. 글구 글투가 좀 그렇져? ㅎㅎ
알렉스 + _+
ㅎㅎㅎ오이에르 짐캐리,,,저두요!!ㅋㅋ
우왕 굿 재밌는 글이네요 글고보면 저도 코리안 듀오의 활약에 PSV를 좋아하게 되고 유럽축구에 관심갖게 되었죠 그 전부터 맨유팬이긴 했지만 ㅎㅎ
멋진 멤버들 ㅎㅎㅎ
봄멜 진짜 캐호감선수.. 진짜 이시절 psv선수들은 다 완소
알렉스 훈훈하네
좋아하는 세꼬마가 나랑 같네 ㅋㅋ
저 433 상당히 탄탄했죠 조직력도 좋고 세꼬마 스콜스 ㅋㅋㅋㅋㅋ
AV보고 조낸놀랐다....배우된줄알고...
아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프리미어선수들은 경기장에서만나면 느낌이 어떨까..
삭제된 댓글 입니다.
루시우스,데용,보겔룬트,본란텐,아펠라이 등등에 대한 추억도 조금씩 있기는 한데 주전이라고 할만한 선수들만 적었어요
욘 데용이 빠졌네여.... 데용도 잘했는데... 비록, 부상으로 은퇴했지만....
저때 잼잇엇지...특히 챔스4강전 ㄷㄷ
내마음속 영웅 코쿠
mms://newsvod.kbs.co.kr/sportsvod/new_sports/world/2005/05/07/300k/050507-10.asf 파르판 동영상이네요 10분30초부터 보세요
진짜 해외축구에 빠지게 됐던게 챔스4강2차전... 운좋게 집에 아무도 없어서 새벽에 볼수잇었는데 지성이형 골에 혼자 집을 뛰어다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네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