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의 생각은?] 음주 운전에 거짓말까지 한 슈가 BTS가 어찌 이런 행동을…
이영규 기자 lyk123@chosun.com 입력 : 2024.08.12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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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마시고 '킥보드' 타면
안 되는지 몰랐다" 사과 후
'스쿠터' 운전으로 밝혀져
전 세계 팬들 "실망했다"
▲ 작년 서울 송파구 KSPO DOME에서 공연을 펼친 BTS 멤버 슈가.
▲ 8월 6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서 지인들과 술을 마신 뒤 전동 스쿠터를 운전하는 슈가. /JTBC
8월 6일, 서울 용산의 한 도로. 늦은 밤인 오후 11시 15분쯤 한 남성이 전동 스쿠터를 타고 도로 위를 '쌩' 질주합니다. 목적지에 도착한 남성은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고 넘어졌는데요. 이를 본 경찰이 남성을 부축하기 위해 남성에게 가까이 갔지만, 남성의 몸에선 술 냄새가 진동해 경찰의 코를 찔렀습니다. 경찰은 그를 음주 운전(飮酒 運轉)으로 붙잡았습니다. 남성의 정체는 BTS 멤버 슈가였어요. 이 소식이 알려지자 슈가는 팬 커뮤니티에 사과문을 올리며 음주 운전을 인정했어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아이돌 BTS는 전 세계에서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로 인기가 많아요. 슈가가 음주 운전했다는 소식을 영국 BBC와 미국 CNN이 보도할 정도였죠. 이에 국내에선 수많은 10대 팬을 보유했음에도 모범적이지 않은 모습을 보인 슈가를 꾸짖는 목소리가 커요. 또 슈가가 현재 사회복무요원이라는 점을 꼬집는 이들도 있는데요. 사회복무요원은 몸이 아파 군대를 가는 대신 법원·구청 등 공공 기관에서 출퇴근하는 사람이에요. 사회복무요원 규정에는 '항상 복장과 용모를 단정히 하고, 품위를 유지해야 한다'는 내용이 있죠. 이 규정은 근무 중에만 적용되는 탓에 퇴근 후 음주 운전한 슈가는 규정을 어긴 건 아닌데요. 일각에선 "사회복무요원도 군인처럼 평소에도 바른 생활을 유지해야 한다" "퇴근하면 범죄를 저질러도 되냐"는 비판이 나옵니다.
슈가가 팬 커뮤니티에 올린 사과문엔 "술을 마신 뒤 전동 킥보드를 운전하면 안 된다는 사실을 몰랐다"는 내용이 담겼는데요. 그가 사과문을 올린 지 몇 시간 뒤, 슈가가 운전한 건 전동 킥보드가 아니라 전동 스쿠터란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이에 그가 처벌을 덜 받으려 거짓말한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와요. 전동 킥보드는 최고 속도 25㎞ 미만, 총중량 30㎏ 미만의 개인형 이동 장치예요. 전동 스쿠터는 이에 해당하지 않아요. 또 전동 스쿠터도 전동 킥보드처럼 도로교통법상 자동차로 분류되지만, 처벌이 다르답니다. 전동 스쿠터를 음주 운전하면 최대 2년 동안 감옥에 갇힐 수 있어요. 그에 비해 전동 킥보드 음주 운전은 벌금형을 받아요.
BTS의 전 세계 팬은 1800만 명 이상이에요. 그만큼 BTS 멤버들이 국내는 물론 세계에 끼치는 영향이 크죠. 예컨대 BTS로 한국에 호기심을 가진 외국인도 많은데요. 이번 슈가의 음주 운전으로 우리나라에 대한 이미지를 안 좋게 생각할 수 있죠. 영향력이 큰 아이돌이라면 평소에도 책임감 있는 행동을 해야 하지 않을까요?
용어풀이
전동 스쿠터:
생긴 건 전동 킥보드와 비슷하지만, 사람이 앉을 수 있는 안장(鞍裝)이 달렸다. 술을 마신 채 운전하면 면허정지·취소에 더해 1년 이상 2년 이하 징역(懲役)에 처할 수 있다.
/위키미디어커먼스전동 킥보드: 안장이 달려 있지 않은 채 서서 운전하는 이동 수단. 전동 스쿠터와 달리, 음주 운전하면 면허정지·취소 혹은 벌금 부과만 적용된다.
김호중, 김새론… 음주 운전으로 사고 낸 연예인들
음주 운전으로 사고를 낸 연예인들도 있어요. 트로트 가수 김호중은 지난 5월 9일, 음주 상태로 운전하다 반대편 차선에 있는 택시를 들이받았어요. 음주 운전도 문제지만 김호중은 자신이 사고를 냈음에도, 다른 사람이 운전했다고 거짓말을 해 비판의 목소리가 더욱 컸죠.
출근·등교 시간에 음주 운전 사고를 낸 배우도 있어요. 2022년 5월 18일, 배우 김새론은 평일 오전 8시에 술에 취한 상태로 운전하다 도로의 가드레일과 가로수 등을 여러 차례 들이받았어요. 심지어 사고 직후 현장에서 도망친 사실도 알려지면서 더 무거운 처벌을 받게 됐죠. 음주 운전자는 도로 위의 무법자(無法者·법을 무시한 채 함부로 행동하는 사람)라고 표현되기도 하는데요. 교통안전은 물론 사람의 목숨까지 위협하기 때문입니다.
▲①2023년 4월 5일, 음주 운전 사고를 낸 배우 김새론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재판을 받고 나왔다. ②2022년 5월 18일, 배우 김새론이 술을 마신 채 운전한 차량이 사고를 낸 모습이 찍힌 CCTV 장면. /뉴스 1·TVCHOSUN 유튜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