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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쭉빵카페 todolist
신호 위반, 과속, 위법 등등 말 많아서 진짜 답답해서 잠이 안 와..
분명 나는 배달대행으로 신호 위반과 과속을 신나게 해서 돈을 많이 벌어서 행복하다!고 쓴 게 아니라 그러고 싶지 않은데 그럴 수밖에 없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기 때문에 힘들다고 썼던 거고, 도대체 어디서 내가 "전시"를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었겠다 싶은 부분에 대해 내가 설명이 부족했었나 싶어서 불편하다고 했던 부분 덧붙여서 글 다시 썼어 그리고 전의 글에서는 언급하지 못했던 정보 담겨져 있으니까 막생 와도 괜찮겠다 싶었어
<< 남자 배달대행들 다 옹호하고 돕자는 글, 대신 청원 넣고 응원해달라는 내용 아님>>
<< 이런 시스템 남자들은 잘 이용해먹으면서 (힘든 점도 있지만 비교적) 쉽게 돈 버는데 여자들만 못하는 건 억울해서 글 쓰는 거임>>
<< 남배달원들의 문제를 나에게 따지지 말자 배달 업종 자체를 옹호하고 대변하려고 쓰는 글 아님 맥락 파악 부탁>>
일단 이걸 이해하려면 아예 기초부터 설명을 해야 될 거 같아
1. 배달 대행이라는 게 왜 생겨났냐?
- 배달을 원하는 개인사업주가 자기 가게 소속 배달원 쓰면 유류비, 퇴직금, 보험금, 산재, 오토바이 값, 그에 따른 감가상각, 각종 소모품비 등등 신경 쓸 게 많다 보니 돈도 너무 많이 들고 배달원의 수가 한정되다 보니 배달 구역도 좁음
-> 이 모든 걸 개선(?)한 "오로지 사업주를 위한" 그리고 "배달 업체"를 위한 시스템이 구축됨
-> 이 시스템 하에서는 그 어떤 책임도 사업주나 업체가 지지 않으며 모든 비용은 라이더가 부담
-> 라이더가 돈을 벌든 말든 배달 대행 업체는 사람 뽑아놓고 오토바이 위에 앉혀놓으면 그만이라 배달원은 점점 많아지고 그러다보니 배달 구역도 가게 소속 배달원 쓸 때보다 넓어져서 사업주에게 이득임
2. 그럼 그 라이더들은 얼마를 벌어야 되냐?
- 당연히 일반 가게 배달을 할 수가 없는 (자리 자체가 많지 않음) 수많은 라이더들은 대행을 택할 수밖에 없게 되고, 그러면 본인 급여 자체가 (그 어떤 누구도 보장해주지 않는) 유류비, 퇴직금, 보험금, 산재, 오토바이 값, 그에 따른 감가상각, 각종 소모품비 등등을 포함해서 벌어야만 남는 장사이게 됨
- 심지어 오토바이 배달용 보험은 일반 보험에 비해 3배 이상 비쌈.. 그 값을 모두 라이더가 부담하는 거임
- 그래서 가게 소속 배달원들은 '배달 대행' 배달원들보다 비교적 안전하게 운행하고 신호도 비교적 잘 지키는 편이야 나갈 돈이 없거든
3. 그러니 구조 자체가 문제이고 라이더는 "을" 중의 "을"
- 죽고 싶은 사람이 어디 있겠어? 그리고 사람을 죽이고 싶은 사람도 얼마나 있겠어? 나는 매일 저녁 아무도 다치지 않게 한 것과 나 스스로 죽지 않고 무사히 돌아온 거에 감사하게 생각해
4. "을"인 라이더에게 발생하는 여러가지 문제들
1) 강제 배차
- 욕심 때문에 몇 배차씩 잡고 과속하는 거라고 하지만 이전 글에 달린 댓글에도 썼듯이 내가 안전운전하고자 1배차씩 잡아도 "강제배차"라는 게 들어와 대행 업체 관리자들은 라이더가 1개씩 들고 움직이는 걸 "단발 배차"라고 해서 ㅈㄴ 싫어해 왜 싫냐고? 바쁜데 콜 안 빠지니까.. 라이더의 안전, 보행자의 안전, 다른 운전자들의 안전은 어쩌려고 그러냐고? 그건 업체에서는, 사장님들은, 고객은 알 바 아니지
최대한 싼 값에 최대한 빨리 배달이 가야 하니까.. 그러다 사고 나면 뭐 어차피 라이더 책임인데 나몰라라 하면 그만이야
그래서 배달원들 중의 상당수가 "강제 배차"가 없는 업체를 너무나 가고 싶어해 "강제 배차"라는 건 "단발 배차"를 하고 있거나, 아니면 쉬고 있거나, 멀리 가기에는 시간이 모자라서 안 잡고 있는 콜이 있으면 그냥 나한테 배정해버리는 거야
나만 해도 오늘 강제 배차를 수도 없이 많이 받았어 한가지 사례를 들자면 차가 많은 퇴근 시간대라 차간 주행도 너무 피곤하고 긴장돼서 1배차 하고 이동 중인데 갑자기 시간 촉박한 배차 4개 몰아 넣어서 급히 움직일 수밖에 없었어 이거 늦으면? 다 내가 물어내게 되거나 음식을 늦게 받을 고객의 짜증과 언제 도착하냐는 상점 주인의 전화 독촉.. 그런 거 다 내가 감당하게 될 테니 최대한 빨리 움직여서 빨리 쳐내고 싶어지지 않겠어? 이런 상황에서도 여유롭게 안전운전 하며 늦은 음식값 다 물어주고 일할 수 있는 사람이 세상에 존재하기는 할까?
2) 수시로 일어나는 연락 두절
- 그냥 문도 안 열고 전화도 안 받음.. 그럼 나는 전화 5통 넘게 하고 가게에 전화해서 대신 전화해달라고 하고 또 그 전화 안 받으면 관리자한테 연락하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시간만 흘러감 이 경우는 너무 많아서 몇 번인지 세지도 못함
- 회사 건물이라 1층에서 받겠다고 하고 도착하면 전화달라더니 전화하니까 10분 이상 안 내려옴.. 이런 경우도 오늘만 3~4번 이상 있었음
-> 이런 상황에 배달 대행 업체에서는 난데없이 있는 줄도 몰랐던 원칙을 이야기하며 "1배차 원칙이니 연락 두절이면 무작정 기다리세요^^"라고 답변이 와.. 그러면 뒤에 잡은 콜들 다 밀리겠지? 다시 빨리 움직여야겠지? 그래도 이 모든 게 2~3개 이상씩 콜을 잡으니까 문제인 거지! 라고 하고 싶다면 그 다음 내용도 봐 주라
3) 애초에 배달 시간 자체가 매우 촉박함
- 차가 밀리는 러시아워 시간대이든, 경찰이 쭉 깔리는 (특히 요새 심함) 시간대이든, 비가 오든 눈이 오든 뭐든 상관없어 배달 시간은 매일 똑같아 (업체마다 다르겠지만 대부분 그래) 픽업 후 무조건 일정 시간 안에 전달인데 네비로 25분 혹은 그 이상 걸리는 거리도 15~20분 주고 가라고 해.. 거리가 멀다고 이동 시간을 더 주는 거 절대 아니야 돈 몇 백원 더 줬으면 줬지.. 만약 정해진 시간 안에 도착 못해서 고객이 배달 늦는다고 취소하면? 자 이제 그거 내 저녁밥 되는 거야 무조건 내 돈으로 물어내야 하고 다음에 그 상점 갈 때 사장님의 매섭고 따가운 눈초리와 훈계까지 받아야 됨
-> 그런 콜은 안 잡으면 되지 않냐고? 그러면 이 배달 대행 사무실에서 나를 쓸까? 가까운 것만 나다니는 애 그냥 자르고 말지..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0.06.21 17:52
그냥 뭐라고 하는 사람들 배달 시켜먹지 말던가
지 음식은 안늦었으면 좋겠는데 과속은 하지말고
사회부터 욕해
극남초분야에서 있는 소수 여자 패지말고
쭉빵 도덕성 대단하죠? 남초 직업군에서 고군분투하는 여자분이 여자인 우리도 할수있단걸 알려주는 신박하고 너무 유익한 글이라 생각했는데 비난댓글 진짜 예상치도 못했음 ㅋㅋㅋㅋ 맥락읽길 제발;;
게녀야 오늘도 무탈하게 안전한 하루보내! 글 너무 잘 읽었어~😄😄
삭제된 댓글 입니다.
아니 진짜 그런 곳 못 봤어 절대로 그럴수가 없는 구조임.. 업주가 업체 바꾼다고 하면 그만이라 절대로 그런 일이 생길 수가 없음
맞아 배달대행보단 소비자랑 시스템 부터 바껴야하는 건데 속도위반 욕하는건 현실성없는거지
주문들어오고 음료베이커리 포장하고 만들고 배달까지 딱 30분만 넘어가도 배달 느리다고 리뷰 올라옴 전화로 환불 요청 하는 사람도 있음
그리고 배달하면 무시하는거 존나 많아
난 차타고 다녀서 도로위에선 그런거 없는데 가끔 배달갈 때 아파트나 학교 경비들이 배달왔다하면 존나 무시함
나도 해보고싶다 ㅠㅠ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0.07.27 15:48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0.07.27 16: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