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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박 13일의 짧은 뉴욕 여행을 끝내고 돌아와 시차도 적응하고 밀렸던 회사일도 처리하였습니다.
다시 평온하고 전투적인 (??) 일상으로 돌아왔네요.
너무 많이 쉬어서 수학에 집중이 되지 않는다는 둘째도 다시 학습모드로 들어갔고
철없는 큰 딸님은 여전히 그림 삼매경입니다.
뉴욕에서 줄곧 숙박하였고, 동안에 워싱턴 하루 보스턴 하루 다녀왔습니다.
뉴욕에서 메트로폴리탄 뮤지엄, 클로이스터스 수도원 (MET의 분관), MoMA, 노이에 갤러리, 구겐하임미술관,
휘트니 미술관, 프릭 컬렉션, 뉴욕 자연사박물관, 바리오뮤지엄, 뉴욕 역사박물관, 인트레피드 박물관, 록펠러센터의 탑오브락, 유엔본부 (버스타고 바깥만 구경), 브루클린 브릿지, 센트럴 파크, 첼시 마켓, 하이라인, 그라운드제로를 돌아보았고
워싱턴에서 내셔널 갤러리와 스미소니언 항공우주 박물관,
보스턴에서 하바드대학과 하바드자연사박물관, 피바디박물관, 보스턴 미술관을 주마간산하였습니다.
애들이 미술관이라면 고개를 내저을 정도로 그림 구경을 신물나게 했습니다.
가장 마지막에 방문한 보스턴미술관에서 1950년대 이후의 패션화보가 전시되어 있었는데
미술전공하는 큰 딸이 하는 말, “ 화가가 아무리 그림을 잘 그려도 잘 찍은 화보만 못해 . 얼마나 아름다운지 보세요. 그림은 질린다 질려....! ” ^^
뉴욕에서 뮤지컬을 두 편 보았습니다. ‘시카고’와 ‘빌리 엘리어트’인데요 다행히 수일전에 예약하여 겨우 봤습니다.
브로드웨이의 그 많은 뮤지컬이 대성황인데 두 뮤지컬 다 만석이었습니다.
두 편 다 영화가 너무 좋았기 때문에 기대만큼 뮤지컬이 재미있지는 않았지만
배우들의 성량이 풍부하여 듣기가 좋았어요.
'빌리 엘리어트'에선 5명의 어린 소년들이 매일 교대로 주연인 빌리를 연기하는데 우리가 본 날엔 미국 퍼포먼스에서 1위를 했다는 라틴계의 발레리노 소년이 대단히 훌륭하게 발레를 하고 노래도 잘 불러 그 재능을 키워 낸 어머니가 존경스러웠습니다.
대사가 우스운지 계속 앞 뒤에서 킥킥대며 즐겁게 관람을 하는데
아...듣기가 딸려서 같이 웃지 못한 아쉬움이 남습니다.
아래 사진은 브루클린 브릿지 위에서 월가가 있는 로워맨하탄을 배경으로 두 딸이 서 있습니다.
이 위대한 다리는 1883년에 개통된 당시 세상에서 가장 긴 현수교인데요,
독일계미국인이 설계 시공한 다리로 공사중 다리를 다쳐 파상풍으로 사망하자
아들이 뒤를 이어 건설하다가 교각건설중에 잠함병으로 일을 못하게 되니 며느리가 나서서 완공한 대단한 내공을 지닌 다리입니다.
길이 486m인데 세계최초로 철선(iron-wire)을 사용한 현수교랍니다. 남편이 일한지 2년만에 와병하자 아내가
남편의 조언을 들어가며 고등수학을 연구하여 건설한 다리라고 하니 그 가문의 뚝심에 감동하였습니다.
위 사진에선 보이지 않지만 아래사진의 한 중앙에 큰 애 뒤로 자그만하게 자유의 여신상이 보입니다. 사진 속 우편의 어느 빌딩에 저희 숙소가 있었습니다. 다리의 오른 편에서는 엠파이어 스테이츠 빌딩과 크라이슬러 빌딩이 잘 보입니다.
숙소는 한인민박으로 이름이 인뉴욕 innewyork 인데 매우 친절한 미남 디자이너 청년이 운영하고 있었고
깨끗하고 쾌적하여 호텔보다 훨씬 좋았습니다. 세탁기 건조기가 있어서 매일 향내나는 보송보송한 옷을
입을 수 있어서 기뻤어요. 전 옷이 없어서 입은 옷 포함 딱 2벌의 상하의만 가지고 갔는지라 정말 편했습니다.
숙소위치가 매우 좋아서 월가를 밤에도 안전하게 걸어 다닐 수 있고 교통이 매우 편하며
뉴요커의 삶을 들여다 볼 수 있어서 대만족하였습니다. 인터넷 검색하시면 예약가능합니다.
(이 자리를 빌어서 인뉴욕 주인장에게 감사를 표합니다.)
민박은 이번이 3번째인데 작년에는 오사카에서 한인이 운영하는 민박, 교토에서 일본인이 운영하는 민박에서 각각 머물렀었는데 3곳 다 정결했고, 교토의 집은 전형적 일본서민가옥인데 불편하고 좁았어도 무지무지 재미있었어요. 그 좁은 집에 연령분포가 다양한 세계각지인과 머물렀는데 비좁은 부엌에서 다른 나라 사람들과 웃어가며 음식도 만들고 거실에서 수다 떠는 것이 엄청난 즐거움이었거든요. 이후 호텔은 심심해서 가기가 싫습니다. 단 현지인민박을 하려면 영어나 그 나라 말을 조금은 할 수 있어야 설명을 들을 수 있습니다.
아래 사진은 보스턴 미술관입니다. 키작은 애가 큰 딸이고 키큰 애가 둘째입니다.
보스턴미술관은 미국의 4대미술관에 속할 정도로 소장품이 많지만 현재 공사중이어서 부분전시하고 있습니다.
이 미술관의 자랑거리인 폴 고갱의 ‘우리는 어디에서 왔는가? 우리는 무엇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옆에서
둘째가 포즈를 취하고 있네요. 카메라 ...바꿔야 겠네요.
보스턴은 아담하고 깨끗하여 마음에 들었는데, 뉴욕에서 새벽버스를 타고 가던중 냉방이 지나쳐서 감기에 걸리고
잠도 못자서 어찌나 힘든지 하바드대학의 메모리홀 옆에서 의자를 늘어놓고 2시간 가량 잤습니다.
해가 환하게 떠있고 지나가는 사람이 가끔 있었는데 아침부터 남의 학교에서 자려니 좀 우스웠지만 쉬어야만 했습니다. 하바드 교정에는 곳곳에 토론 하기 좋게 의자들이 여러 개 놓여있었어요.
아래 사진은 하바드 메모리홀인데 벽돌을 다양하게 쌓아 예쁜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런던 자연사 박물관의 건축양식을 본딴 것 같습니다.
아래는 참고로 런던 자연사 박물관. 건물색은 황색톤입니다. 이 건물을 하바드에서 본딴 듯. 매우 아름다운 건물입니다.
하바드 설립자라는 소문이 나있는 존 하바드의 동상앞에서 인증 샷 ! 옆에 바리바리 비닐 주머니는 싸들고 간 과일들 ^^
더워서 걸어다니기 싫었는데요 다행히 하바드 자연사 박물관이 열려 있어서 들어갔습니다.
다른 자연사 박물관처럼 동물박제도 많고 환경에 대한 것도 있었지만 특이한 것은 유리꽃 (glass flower) 전시관이었습니다. 대대로 유리세공에 종사했던 가문에서 한 父子가 하바드 주위의 들꽃들을 유리로 만들었는데 씨방, 암술, 수술, 열매 등은 확대하여 만들어 자연공부 하기 좋게 세공하였습니다. 대단한 관찰력과 솜씨입니다. 아래 사진에 보이는 풀과 확대한 부속기관 모두 유리로 만든 것입니다. 보석 세공하듯 섬세합니다. 이런 작품이 수백점 전시되어 있습니다.
하바드와 MIT는 바로 붙어 있어서 사진만 대충 찍고 보스턴 미술관을 들렀다가 퀸시마켓으로 갔습니다.
뉴잉글란드의 명물인 클램차우더를 먹기 위해서였지요. 아담한 시장인데 많은 관광객들이 있었고 저렴한 비용으로
빵속에 들어있는 클램차우더와 삶은 새우를 샐러드와 같이 먹었습니다. 음....맛이 좋았어요. 보스턴의 아름다운 부두를 산책하며 버스터미널로 돌아왔습니다. 클램차우더는 한국에서 가끔 캠벨 캔으로도 사먹지만 찐찐한 조개감자국입니다. (오늘 집에서 해먹으려고 냉동관자를 좀 사두었네요. 흐음....기대 ^^ )
값싸고 안전한 메가버스로 돌아오려 했는데 아뿔싸 뉴욕행 버스의 에어컨이 고장나 2시간 후 출발한답니다. 뉴욕시각 밤 12시에 한국의 대학에 접속하여 큰 애의 2학기 수강신청을 해야 하므로 기다릴 짬이 없어서 중국인이 운영하는 풍화버스를 타고 돌아왔습니다. 차이나타운 버스는 종류가 많은데 풍화버스도 그 중 하나이고 버스비가 그레이하운드의 반값으로 제일 싸며 시간에 잘 대므로 서양인도 애용합니다. 부지런하고 영리하며 실리적인 중국인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 많은 사람들이 중국을 더럽다고 무시하는데 우리 집은 중국을 천재들의 나라로 생각합니다 ^^ )
일본외의 나라에 가면 항상 음식이 문제인데 뉴욕은 근사한 맛집이 너무 많아 먹을 시간이 부족한 것이 문제였습니다. 마트에서도 사먹고 싶은 게 많았지만 참고, 과일과 간단한 빵 정도 사왔는데 그 빵 조차도 시간이 없어 제대로 먹지 못했네요. 숙소의 라운지에서 씨리얼, 베이글, 여러 가지 빵과 과일, 음료가 있는 조식을 무료로 제공했지만 한 번 만 이용했고 이후 줄곳 자체 해결했는데요 마트의 맛있는 과일을 참지 못하고 사왔지요.
망고와 체리가 싸서 많이 먹었습니다. 백화점에서 1개에 38,000원 하는 국산애플망고가 Whole foods (유기농 식품체인)에서 2.99불(3,600원)이라서 두 번 사 먹었어요. 더 먹지 못한 것이 아쉽네요. 아래 사진은 아침에 차린 식탁-망고와 체리, 샐러드, 라면- 이네요. 애들이 찍을 줄 모르고 얼른 먹고 나가려고 대충 차렸지만 질은 좋습니다 ^^
체류 2일째 사놓은 자두며 사과, 자몽을 다 먹지 못하여 씻어서 박스에 넣어 하바드 교정에서도 먹고 귀국일 비행기에 가지고 타서 국제선 비행기 안에서도 먹었다는 사실^^... 우리 집은 여행때 항상 삶은 계란과 과일, 김밥을 준비하여 인천공항에서도 먹고 국제선 비행기 안에서도 먹는데요 이번엔 집에 사놓은 과일이 수박밖에 없어서 가져올 수가 없기에 삶은 계란과 삶은 감자만 가지고 뉴욕행 비행기를 탔어요. 비행 시간이 길고 밤 9시 출발이라 감자가 참 맛잇었어요 ㅎㅎ .
아래 사진은 뉴욕 일류 세프가 운영하는 MoMA 1층 레스토랑의 음식인데 차림이 근사하고 맛있더군요. 사진보다 더 예뻐요. 음식이 비싸므로 팁도 덩달아 올라가서(식비의 15-20%) 지출이......ㅠㅠ
우리가 좋아했던 식당은 르빵 꼬띠디엥 이라는 벨기에 빵집인데요 웰빙에 충실한 뉴요커가 사랑하는 곳입니다.
큰 애 뒤로 록펠러 센터의 건물이 하나 보이네요. 록펠러 센터는 7개 건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우리가 앉아있는 곳도 그 중 하나.
록펠러센터 타임라이프 빌딩에 있는 르빵 꼬띠디엥 에서 먹었는데 웨이트리스들도 미녀들이고 스프와 샐러드가 매우 좋았습니다. 아래사진이 그 곳의 음식입니다. 미국 청년실업률이 높아서 대졸후 웨이터로 일하는 처녀총각들이 많답니다.
뉴욕에서 웨이터를 하면 잘되는 식당에서는 팁수입이 상당하다고 하는군요. 사진 질이 영 아니올시다.
뉴욕에서 제일 좋았던 곳은 메트로폴리탄 뮤지엄의 분관인 클로이스터스 수도원이었습니다. 이 수도원은 중세 프랑스 수도원 5곳에서 가져온 건축물로 만들어졌는데 존 D. 록펠러 3세의 기증입니다. 중세유럽 미술품 콜렉션으로 이루어져 있고 유니콘 사냥 시리즈가 아름답게 보존되어 있습니다. 건물들로 둘러싸인 중정은 중세서적을 참고하여 심은 화초가 아담하게 가꾸어져 매우 아름답습니다.
클로이스터스는 맨하튼 북쪽에 있어서 버스로 센트럴 파크 옆에서 차를 타고 1시간 40분가량 할렘 가장자리와 콜럼비아 대학을 거쳐 갔는데 고색창연하여 뉴욕이 아니라 중세유럽 한 복판에 있는 기분이 들며 정원에 앉아 있으면 허드슨 강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옵니다. 경치가 멋진 곳입니다. 입장료는 20불이나 기부금형식으로 각자 형편에 맞게 소액만 내고 갈 수도 있습니다. 수도원에서 바라보는 아름다운 경관 유지를 위해 강 맞은 편의 뉴저지 땅까지 사서 록펠러 3세가 기증했다고 하네요.
더할 나위없이 평화롭고 좋았습니다. 여기서 산 책이 제일 많았는데 뉴욕에서 올 때 트렁크 하나는 책으로 가득했습니다. 책외에는 쇼핑에 취미가 없으므로 여행비용이 넉넉하여 조카에게 이모표 향토장학금을 수여하였고 이것은 우리 아이들에게 비밀입니다^^
인상적인 곳이 또 하나 있었는데 쿠퍼 휴이트 디자인 박물관입니다. 전시된 작품들보다 건물이 몹시 마음에 들었는데 철강왕 카네기의 집입니다. 유명한 미술학교 쿠퍼유니온 스쿨의 설립자인 쿠퍼가 카네기의 집을 사들여 개인박물관으로 만든 것을 미국정부가 인수하여 국립디자인박물관이 되었다고 하는데 건물내부의 목조 인테리어가 매우 아름다웠고 (아래 사진이
박물관이 된 저택 내부. 중국계로 보이는 한 여학생이 옆에 앉아 있네요. 좌측 벌집같은 흰 작품은 전시작인데 원래 촬금 )
쿠퍼 휴이트 박물관의 정원은 정말 작은데 맨하튼 한 복판임에도 불구하고 고적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아래 사진에 큰 애가 카네기의 정원에서 그림 책을 보고 있군요. 거부의 집이 작은 것에 깜짝 놀랐고 비싼 나무 한 그루 없이 소박한 화초들에도 불구하고 정원이 참 아름답더군요. 관람객 몇 명이 정원의 여기저기 의자에 앉아 조용히 담소하거나 책을 읽는데 분위기가 우아하였습니다.
센트럴파크 동쪽은 바리오, 뉴욕역사, 구겐하임, 노이에, 쿠퍼 휴이트, 메트로폴리탄, 프릭 뮤지엄이 줄줄이 서있어 뮤지엄 마일(Musium mile )이라고 합니다. 버스와 지하철이 수시로 다니고 있어서 맨하튼 교통은 자가용만 끌지 않으면 외국인이 다니기에도 매우 편합니다. 하지만 뮤지엄 내부는 전시작품이 엄청 나서 머리, 다리가 정말 지치고 박물관들이야 한 거리에 주르륵 있지만 대충 이런 작품들이 있구나 하고 확인하는데는 거의 매일 방문하여 9일이 걸렸습니다. 그러니 박물관은 스쳐보는데 하루에 한곳입니다.
센트럴파크 안에서 쉬는데 퇴근시간이 좀 지나자 많은 시민들이 사이클링, 조깅, 스케이트 보딩을 하며 휙휙 지나가고 애완견을 끌고 걷는 사람도 많았는데 공원이 워낙 크고 길도 넓어 복잡한 줄 모르겠더군요. 차 소음도 들리지 않고 가운데에는 호수가 있어서 보트를 노젓는 사람도 많았구요, 우리 등 뒤에서는 수준급 주자가 바이올린 연습을 하고 저 너머 언덕 건너에서는 드럼을 두드리더군요. 벤치에서 쉬면서 바람도 느끼고 연주 음악도 들을 수 있어 즐거웠어요. 큰 애는 쉬면서도 주변 풍경을 열심히 그리고 있고.
아래 사진은 존 레논의 아내 오노 요코가 남편을 기리면서 기증한 100만 달러로 조성한 스트로베리 입니다. 여기 저기 꽃들이 흩어져 있죠? 사진에는 안나와 있는데 방문객이 매우 많이 주변에 앉아 있어 존 레논과 비틀즈에 대한 끊임없는 사랑을 확인합니다.
센트랄 파크의 쉽메도우 (sheep meadow) 에 앉아 딸 들도 한 컷. 그런데 치마가 짧아서리...^^ 넓은 수만평 풀밭에 많은 사람이 이런 저런 운동도 하고 담소도 하고 주변은 울타리로 둘러싸여있습니다. 예전에 양들을 놓아 먹이던 방목 습지였다나요. 개가 함부로 들어와 응가를 하면 안되겠죠? 주인이 데리고 오기도 하지만.
클로이스터스 다음으로 좋았던 곳이 하이라인입니다. High Line은 맨하튼을 통과하던 고가철도를 시민공원으로 바꾸어 조성한 곳인데 아직도 일부구간의 공사가 남아있긴 하지만 얼마전 캘빈클라인이 패션쇼도 했다고 하지요. 황폐한 철로길을 나무와 화초, 근사한 목조데크, 돌길로 덮어 시원한 허드슨 바람이 솔솔 불어오게 만들었어요. 거리공연도 여기저기서 행하고 걸어가는데 행복하더군요. 사진은 첼시마켓 옆 하이라인에서. 가운데 동양미녀는 대학원 1년생인 제 조카딸입니다. 뒤족의 건물 아래로 하이라인 (구 철도) 이 쭉 뻗어 있어요.
아래 사진은 항공모함 인트레피드를 1억불 들여 개조한 인트레피드 박물관입니다. 들어가기전 멀리서 한 컷.
인트레피드 호 선상입니다. 맨하튼의 마천루가 뒤로 잘 보이죠? 함상의 flying deck에 전시용 비행기가 몇 대 놓여있는데
워낙 배가 커서 아스팔트 길 위에 서있는 것 처럼 보이나 엄연히 항공모함 위에 올라 타 있는 사진입니다. 무지하게 넓어요.
축구장 몇 개의 넓이 라고 하니. 이 큰 쇠덩어리가 둥둥 물에 떠있다는 게 마냥 신기하죠. 사령부라고 해야 하나요 선장실에도 갔는데 설명을 잘 못 알아듣기도 하고 카메라 밧테리가 다 되어 노 사진...ㅠㅠ
마지막날 인천행 비행기가 밤 12시 30분에 출발하므로 체크아웃후 조카숙소에 짐을 맡기러 브루클린을 가게 되었습니다. 백인들이 사는 길은 치안이 유지되나 흑인들 구역은 총기사고가 종종 난다고 하더군요. 치안 때문에 브루쿨린을 떠나고 싶지만 학교인 프랫 인스티튜트가 브루클린에 있어서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학교근방에 살 수 밖에 없다고 하네요. 조카의 집은 백인구역에 있는데 유태인이 건물주이고 관리인이 따로 있어서 집이 매우 청결하게 유지되고 있어서 안심했네요. 26세 여자애인데 자신이 아파트 한 채를 렌트하여 다른 학생 2명에게 방 1개씩 서브렌트해서 자신의 방값을 저렴하게 해결하고 작품활동도 열심히 하는 또순이여서 칭찬 안해줄 수가 없습니다. 햇빛에 타서 가무잡잡해졌지만 눈이 작아 요즘 흔한 한국의 ‘예쁜 처녀’는 아닌데 미국에선 전형적 동양미녀여서 인기가 많다나요. 유럽에도 친구가 몇 있어서 이번 여름방학에는 로마에서 3달 공부하였는데 친구들이 초대하여 덴마크와 스페인의 시골에도 들렀다 왔다고 하네요.
브루클린을 갔을 때 대로변의 허름한 빌딩들과 지저분한 거리, 초라한 가게들을 보니 씁쓸하더군요. 대도시의 도심이 공동화 슬럼화 되었다는 이야기는 들은 바가 있으나 세계제국의 수도라는 뉴욕에서, 중심부인 맨하튼조차 몇몇 지역을 빼면 허술한 곳이 많고, 맨하튼 바로 옆의 브루쿨린은 더 형편이 없어서 도대체 미국이 가져간 전세계의 부는 어디로 간 것인가 슬펐습니다. 누가 다 가져간 것일까요. 뉴욕의 지하철역은 찜통이고 화장실이 없어서 가끔 철로에 실례를 하므로 여기저기 지린내가 나고 벽과 천장은 페인트가 갈라져있고 역내가 어두워서 말할 수 없이 우중충한데 뉴욕은 재정이 바닥나있다는 소문이 있고. 빈부차가 극명한데 해결은 요원하고, 불황에도 불구하고 재활용은 어디 간 것인지 햄버거 핫도그 집조차 일회용 소비재가 난무하고 그 많은 델리의 그 많은 음식들이 팔리지 않으면 어디로 가는가 궁금해지고....여하간 이상하고 이상했습니다.
세계의 가장 좋은 머리를 쓸어가는 미국이, 가장 경쟁력있는 대학교육을 시행한다는 미국이, 엄청난 군사력으로 세계의 경찰국가 노릇을 하며 자원을 장악하고 후진국 경제를 파탄내는 미국이 겨우 이정도 밖에 안되다니 도대체 자원없고 땅덩이 작고 북한과 대립해가며 강대국사이에서 항상 우물쭈물 사는 우리 한국은 왜 이렇게 잘 살며 국민들은 의욕충천하고 자식들을 더 잘 키우려고 몸부림치고 있는 우리 한국은 도대체 무엇이라는 말인가 참 어안이 벙벙하였습니다.
제가 21년전에 미시간 앤아버에서 아주 짧게 공부(?)한 적이 있었는데 그 때는 앤아버가 워낙 좋은 곳이어서 (미시간주립대학이 있는 인구 14만의 대학도시입니다) 미국은 지극히 풍요롭고 평화로운 곳이라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이번 뉴욕은 사실 큰 애를 위해 미술관 방문을, 둘째를 위해 대학교육을 장기적으로 염두에 두고 간 것인데 앤아버와 많이 달라서 여러가지 생각이 오갑니다.
하여 좀 더 이상적 사회를 꿈꾸는 곳을 찾아보기로 하였습니다. 그것이 이번 수박겉핥기 뉴욕여행의 1차 소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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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오.. 이렇게 소상히 정리해두면 여행 다녀오신 분도, 가려고 하는 사람에게도 정말 큰 도움이 되죠.
서울이나 뉴욕같은 메트로폴리스에 관심이 거의 없는 제게도 여행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정성스런 여행기네요~ ^^
다시 한 번 느끼는 '기록'의 힘!
사진과 많은 양의 글을 쓰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덕분에 저도 구경잘햇습니다 감솨!!!
오~~~ 여행기 감사합니다. 따님들이 이쁘네요. 착실한 범생 스탈일 것 같다능 ㅎㅎㅎ 사진으로나마 뉴욕 구경하니 무지 좋네요. 인뉴욕민박집 기억해두겠심다. 다시 한번 감솨~~
기버님~ 와!! 대단한 여행기에요^^
이사 막판 준비로 바빠서 (ㅎㅎ 한달 내내 이사준비중^^;;) 조회를 몇일 쉬었는데 기버님 사진 잠깐 보고 나가려다 ㅎ~ 발음도 잘 안되는 낯선 명칭이 가득한 기록을 흥미진진하게 읽었습니다. 사진 공개와 기버님의 예리한 관점과 표현... 거저 뉴욕에 다녀온 듯합니다. 정리하시느라 수고하셨겠어요. 쓰기야 달인이신데 사진 골라 넣는 거 시간이 좀 걸리지 않나요? 전 그것도 어렵더라구요^^;
따님들 얼굴 봐서 반갑구요 , 둘이 좀 다른데 누가 엄말 닮았을까도 궁금했어요^^
암튼 자매는 좋겠다 여행을 그렇게 함께할 엄니가 계시니~~.
여기 올린 사진들은 뉴욕에서 제일 좋은 곳들입니다. 글쓰기는 매우 간략히 한 것이고 기행문은 다시 개인적으로 정리할까 합니다.
과외비 대신 이렇게 교육을 하는 사람도 있다는 예시로 올렸구요, 모녀간에 좋은 추억이 많다는 것이 참 행복하네요.
둘째가 엄마, 큰 애가 아빠를 닮았답니다. 저는 흰머리 절반 여사이구염 ^^
여행을 하니 사치스러울 것 같지만, 우리 가족은 지극히 간소하게 삽니다. 시간이 부족하여 복잡하게 못 살아요 ㅎㅎㅎ
고맙습니다. 언젠가 가고 싶어요.
기버님, 지구의 반대편도 그렇게 훌쩍 날아갔다 오셨는데... 엎드리면 코닿을 북한 땅에는 언제나 자유왕래가 이루어질까요. 어느덧 성큼 다가온 줄 믿고 기도한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