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현이가 올해 교장 자격연수 받는 이들이 교육장과 함꼐 식사한다고 오란다.
퇴직한 내가 그런 자리에 낄 필요나 이유가 있을까 하면서도
사양않고 응한다.
빗방울이 떨어지는 길을 차끌고 나서며 술 마실 일을 걱정한다.
차를 벌교에 둘까 과역에 둘까?
벌교에 두고 벌교읍내를 걸으며 놀다 시간 맞춰 직행버스 타고 갈까,
과역에 두고 가산마을 이여재나 한번 더 들를까?
과역으로 가기로 하고 운전하다가 노송리에서 노일족으로 벗어난다.
도야마을이 보여 들어가 본다.
논 가운데 너른 길이 뚫려있다.
오른쪽에 큰 비석과 오래 되니 비석이 하나씩 서 있다.
길 가에 차를 멈추고 비석으로 가 본다.
고려말 고흥을 부곡에서 현으로 승격시킨 류청신의 부친 비다.
비석은 한참 후 세웠다. 풀을 베어 길이 드러난 산길을 몇 걸음 걸으니 묘지가 나타난다.
묘지도 최근 다시 세워 옛비를 설명하고 있다.
이 동네 사람들 자부심이 있겠다.
류비였다가 청신으로 이름을 바뀐 그의 출생지는 풍양의 청용인가로 알고 잇었는데
여기에 그 부친 묘가 있다.
고흥군내버스가 오길래 내 차를 비켜줘야 내려다보는데 차는 속력을 늦추지 않고 갔다가 금방 돌아온다.
차를 끌고ㅗ 교회가 보이는 마을로 들어가다 보니 솟을 대문이 있는 기와지붕이 보인다.
논가 길을 돌아 가니 문은 닫혔고 담장 너머 솟을대문에 백세문이 걸려 있다.
길을 보며 눈치를 보다가 낮은 담장을 넘는다.
만종재다. 이름이 크다. 동재와 서재의 이름도 큰 글씨로 붙어 있다.
문은 닫혀있고 오른쪽에 서 있는 공로비 등을 한꺼번에 찍고 나온다.
마을 뒷길을 돌아가다 교회 앞에 덩굴에 묻혀있는 창년조씨효열비를 본다.
마을 뒤 바닷가로 가지 못하고 돌아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