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내 삶의 주인공은 바로 나!”
자유롭게 상상하고 꿈꾸며 행복을 누리기 위해
스스로 ‘보호종료’를 선택한 십 대들의 찬란한 행진
마음먹은 만큼 행복해질 수 있다고 믿고 자기 삶의 나침반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아이들……
그들만의 미래를 향한 발걸음이 시작된다! 삶의 주인공이 되기 위한 십 대들의 고민과 갈등, 담대하고
용기 있는 도전과 선택을 담아낸 윤혜숙 작가의 첫 단편소설집. 서유재 청소년문학선 바일라의 11번째 책.
목차
사라진 얼굴 7 | 돌멩이 49 | 보호종료 83 | 로드 스쿨러 125 | 스카이콩콩 159 ∥ 글쓴이의 말 197
책 속으로
세상은 말야, 1등이 아니면 기억해 주지 않아. 피를 섞은 가족한테조차 1등 아니면 밟히는 세상이라고.
---「사라진 얼굴」중에서
‘눈썹이 없어지는 것도, 얼굴이 없어지는 것도 난 괜찮아. 난 너처럼 1등이 될 거니까.’
---「사라진 얼굴」중에서
“방학 일기 대신 써 준 것, 시험지와 올림피아드에서 이름 바꿔 쓴 것……, 잘 생각해 봐. 그거 네가 먼저 시작한 거잖아? 내가 해 달라고 한 적 있어?”
---「돌멩이」중에서
바람 때문인지 눈가가 서늘했다. 후들거리는 다리, 떨리는 입술, 터지기 일보 직전의 심장! 그때 돌멩이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돌멩이를 잡은 내 손에 땀이 고였다.
---「돌멩이」중에서
“만 열여덟 살이 되면 살던 보육원을 나와야 된다고 그러더라고요. 한마디로 다시 고아로 돌아가는 거죠.”
---「보호종료」중에서
“네가 보고 있다는 생각이 드니까 막 힘이 생기더라. 그런 마음은 처음이라…….”
---「보호종료」중에서
“물론 힘들겠지. 그래도 적성에 안 맞는 공부하는 것보다는 나을 것 같아. 나침반만 있으면 길 잃을 걱정도 없고.”
---「로드 스쿨러」중에서
적당한 때란 없어. 지금이 바로 적당한 때라는 거지. 친구들, 모두 힘내자고.
---「로드 스쿨러」중에서
“그런데 언제부턴가 아빠가 안산에 계실 때 외계인을 만난 게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드는 거야. 마지막 날 나한테 외계인이 있다는 걸 믿냐고 물으셨거든. …… 어떤 행성에 계시든 아빠가 행복했으면 좋겠어.”
---「스카이콩콩」중에서
“맞아. 이 은하계에 존재하는 어떤 외계 종족은 스카이콩콩을 타고 행성 간을 이동하는 점프 능력이 있을지도 모르지. 그러니까 지구인은 다른 은하계로 가는 데 수백 년이 걸리는데 그 외계 종족은 몇 초 만에 가는 거야. 이렇게 말이야.”
---「스카이콩콩」중에서
줄거리
「사라진 얼굴」
1등만 할 수 있다면 자신의 얼굴이 사라져도 상관없다는 유진. “가족한테조차 1등 아니면 밟히는 세상이라고”
여기는 유진은 동갑내기 사촌 유신과 성적을 비교당하자 이룸 기숙 학원에 등록해서 성적을 올리기로 한다.
수강생들은 학습 멘토 수연의 ‘만점 노트’를 얻기 위해 신경전을 펼치는데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정체 모를
괴담이 퍼지기 시작한다. 수연의 룸메이트로 뽑혔다가 정신과 치료를 받게 되는 민지와 그 뒤를 잇게 되는
혜나까지 이룸 기숙 학원에서는 기묘한 일들이 벌어진다. 작가는 마지막까지 팽팽한 긴장감이 느껴지는 전개로
수험생들의 강박 의식을 예리하게 묘파하는데, 수연이 자신의 정체를 밝히는 순간에도 1등만을 내세우는
유진의 모습은 섬뜩할 정도이다. 어른들의 그릇된 일등주의 교육으로 아이들이 경쟁의식에 시달리는
현실을 작가 특유의 생동감 있는 언어로 보여 준다.
「돌멩이」
영원할 줄 믿었던 친구와의 우정이 성적 문제로 아무렇게나 발끝에 차이는 돌멩이에 불과해진다면 그 우정은
진짜일까? 태석은 ‘수학 천재’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일찍부터 수학에 영재성을 보여 온 아이다. 그런데 태석과
유치원 때부터 친구인 강우가 성적이 우수한 친형과 비교되며 열등감에 시달리자, 태석은 시험지를 바꿔치기
해서 강우의 성적을 올려 준다. 둘은 잘못된 행위임을 알면서도 우정이라는 이름 아래 성적 조작을 계속하던
중, 고등학교 진학 문제로 둘 사이에 금이 가기 시작한다. 강우는 태석의 노력을 ‘우정 놀음’으로 치부해 버리고,
태석은 ‘종잇조각보다 가벼운 사이’가 돼 버린 현실을 자각하며 강우의 뒤통수를 겨냥한 돌멩이를 집어 든다.
우정도 성적순으로 평가되는 현실을 비판하며 진정한 관계맺기란 무엇인가를 성찰하게 해 주는 작품이다.
「보호종료」
보육원에서 생활하는 성복은 보호종료아동이다. 보호종료아동이란 보육원 등의 아동양육시설로부터 보호종결
되어 만 열여덟 살이 되면 자립 수당 500만 원을 받고 독립해야 하는 아이들을 말한다. 독립을 준비해야 하는
처지인 성복은 다린의 엄마가 운영하는 미용실의 쪽방 임대를 조건으로 미용 일을 돕게 된다. 다린은 엄마 몰래
입시 학원이 아닌 메이크업 학원에 다니면서 대학 진학을 계획하는데 성복이 이런 사실을 눈치채고 있는 듯해
불편하다. 그러던 중 다린은 우연히 곤경에 처한 상황에서도 당당함을 잃지 않는 성복을 보게 된다. 또 결정적
인 순간에 성복의 도움을 받게 되면서 성복과 다린은 서로의 미래를 진심으로 응원하고 지지하게 된다.
「로드 스쿨러」
장우는 절대 음감을 타고난 천재 기타 소년이었지만 엄마의 바람대로 학업에 몰두한다. 고2 여름방학을 앞두고
편의점에서 알바생으로 일하던 은철을 만나면서 장우의 일상에도 변화가 생기게 된다. 은철은 학교를 자퇴하고
내셔널지오그래픽의 사진 기자가 되겠다는 포부로 여행 경비를 마련 중이다. 자신의 삶을 스스로 개척해 나가
는 로드 스쿨러, 세상의 모든 곳이 배움터라고 생각하는 은철을 부러워하며 장우는 자신을 돌아본다. 여행 중인
은철로부터 부산에서 열리는 기타 페스티벌 일자를 확인한 장우는 자신의 꿈을 좇아서 무작정 부산으로 향한다.
자기 삶의 나침반이 가리키는 방향대로 용기 있게 발을 내딛는 아이들이 저마다 꿈이라는 이름의 화살을
자유롭게 쏘아 올리길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다.
「스카이콩콩」
우성은 아빠가 자신의 고향으로 간다며 UFO의 등장과 함께 아홉골계곡에서 사라진 이후 외계인의 존재를
믿으며 아빠를 기다린다. 우성과 함께 학교 동아리 ‘외찾지’(외계 행성을 찾는 지구인들의 모임)의 회원인 은하
역시 5년 전 자외선 노출에 고통받다가 갑자기 사라진 은수 언니의 행방을 쫓고 있다. 은하는 은수 언니의
닉네임인 ‘블랙버젯’으로 카페 활동을 재개하며 언니의 귀가를 바라지만 우성은 은수 누나가 자외선이 없는
행성을 찾아 떠났음을 예감한다. 우성과 은하는 실종된 가족을 되찾기 위해 외계 행성의 존재를 직접 밝히기로
마음먹고 함께 길을 나선다. 마음먹은 대로 꿈꾸고 자유로울 권리에 관한 사이언스픽션.
출판사 리뷰
‘내 삶의 나침반만 꽉 쥐고 있다면 절대 길을 잃을 일은 없다.’
삶의 주인공으로 거듭나려는 십 대들의 당찬 권리 선언
‘보호종료’란 보육원 같은 아동보호 시설에서 생활하다가 만 열여덟 살이 되어 자립하는 것을 말한다.
물론 일정액의 자립 수당이 주어지지만 기댈 언덕 하나 없이 졸지에 독립하는 데에는 턱없이 부족한 돈이다.
이를 두고 작가는 “알아서 먹고살라며 야멸차게 내쫓기는 것”(글쓴이의 말)이나 다름없다고 말한다. 한 다큐
프로그램을 통해 보호종료아동의 삶을 접하게 된 작가는 ‘어른으로서 부끄럽고 미안한 마음’으로 작품을 구상
했다고 글쓴이의 말을 통해 밝히고 있다. 그리고 이 같은 사회적 용어로서의 ‘보호종료’를 “통제와 규칙으로
‘규격화된 청소년’의 삶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개인, ‘나다운 나’로 서기 위한 자발적 의지”로 새롭게 명명하고
5편의 단편소설 전체를 관통하는 하나의 메시지로 담아 냈다. 입시 교육의 굴레에 갇혀서 사회가 만들어 놓은
일등 제일주의에 내몰린 채, 하나둘 자신의 진짜 얼굴을 잃어가거나 우정이라는 이름으로 성적을 조작하고
엄마가 정해주는 대로 움직이는 속에서도 결국은 사회적 관행과 편견에 맞서 용기를 내는 십 대들의 순정한
고민과 갈등, 도전이 비현실적이고 무모할지언정 아름답다.
우리 시대 이야기꾼 윤혜숙의 첫 단편집
“내 삶의 주인공은 바로 나!”
십 대들의 용기 있는 도전과 선택을 향한 따듯한 응원
어린이청소년 문학가로 매 작품마다 깊이가 남다른 문제 인식과 역사의식을 보여 온 윤혜숙 작가의 첫 단편
소설집이다. 문장가로도 정평이 나 있는 작가는 특히 여러 권의 앤솔로지 작업을 통해 단편 문학 특유의 밀도와
구성을 섬세하게 살려 왔다. 『보호종료』는 그동안 발표한 작품들 중에서 “오롯이 스스로의 선택으로
‘보호종료’를 선언하는 아이들의 이야기”로 골라 새로 고쳐 썼다. 작가는 이 책을 통해 기성세대에 의해 굳게
닫혔던 문을 아이들이 스스로 열어 각자의 꿈을 좇아 힘차게 나아가길 응원하는 마음을 담고 싶었다고 말한다.
“미래에 필요하지도 않은 지식과 존재하지도 않을 직업을 위해 시간을 낭비”하는 한국의 교육 방식을 지적했던
앨빈 토플러의 말처럼, 입시 위주의 교육 환경 아래에서 다양성보다는 차별과 편견, 일등 제일주의에 더 익숙한
것이 우리나라 십 대들의 현실이다. 『보호종료』는 교육의 목표가 출세를 위한 도구가 아닌, 스스로 삶의 목적을
찾아가는 데 중점을 둬야 함을 문학적으로 품위 있게 일깨워 준다.
글쓴이의 말
이 책을 읽는 청소년들이 부모님을 실망시킬까 봐, 돈 많이 버는 직업을 갖지 못할까 봐, 친구들에게 따돌림
당할까 봐 같은 기준들에 얽매이지 않기를, 담대하게 용기 있게 자기 자신을 위한 선택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세상의 모든 선택이 항상 나의 몫이듯 내 인생의 주인공은 바로 나 자신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