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의 힘
24. 12.18
조금씩 안정을 찾아가는 아내의 모습을 보면서
가족의 힘이 크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특히 손녀의 존재가 큰 힘이 되었습니다.
우리 부부에게는 자식이 딸 하나뿐입니다.
그리고 손녀도 결혼한 후 8년 만에 얻은 귀한 손녀입니다.
오랫동안 간절한 기도끝에 얻었기에
아내는 늘 손녀생각을 합니다.
병원에 입원해 있으면서 몇 번의 어려운 고비를 넘길 때 마다
병원을 찾아와 재롱을 떨며 할머니를 위로한 모습에
기운을 내고 이겨낸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어린 딸을 데리고 수시로 서울집과 제주병원을 오간 딸과
집에서 혼자 숙식을 해결하며 직장을 다니고
딸 혼자 제주에 있을 땐 손녀를 돌본 사위도 큰 힘이 되었습니다.
그 동안은 경황이 없어서 그런 고마움을 느끼지 못했는데
이제야 단출한 가족이지만 모두가 협력한 결과라는 것을 깨닫습니다.
매일 손녀와 화상통화를 하면서 아내는 힘을 얻습니다.
12월 24일 제주에 온다는 말을 듣고는
아기 예수의 탄생을 기다리며 손녀도 함께 기다리고 있습니다.
우리 인생에서 부모에게 효도하는 기간은
4살 까지가 전부라고 하지요.
갓난아기 때 웃는 모습을 보면서 가족들이 즐거워하고
걸음마를 하고 말을 배우고 이것저것 호기심으로 묻고
재미있고 관심있는 말은 '한번 더' 해달라고 조릅니다.
손녀 요안나가 그런 시기인 것 같습니다.
가끔은 고집을 부리며 애를 먹이기도 하지만
그것은 기쁨을 주는 것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지요.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에서 모리 교수는 말합니다.
가족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드네.
가족이 없다면 사람들이 딛고 설 바탕이,
안전한 버팀대가 없겠지.
병이 난 이후 그 점이 더 분명해졌네.
가족의 뒷받침과 사랑과 애정과 격려가 없으면,
많은 걸 가졌다고 할 수 없겠지.
사랑이 가장 중요하네.
가족이 지니는 의미는 그냥 단순한 사랑이 아니라,
지켜봐주는 누군가가 거기 있다는 사실을
상대방에게 알려주는 것이라네.
우리 가족은 아버지가 든든합니다.
전지 전능하시고 사랑이신
하느님을 모시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어려운 시련이 닥치더라도
지켜봐 주시는 하느님이 계시기에
기뻐할 수 있고
이겨내리라는 희망을 갖습니다.
아내와 많은 시간을 가지면서
부부의 정을 뒤늦게 나누고 있습니다.
나태주 시인의 시 몇 편으로
나의 마음을 대신합니다.
선물
하늘 아래 내가 받은
가장 커다란 선물은
오늘입니다
오늘 받은 선물 가운데서도
가장 아름다운 선물은
당신입니다
당신 나지막한 목소리와
웃는 얼굴, 콧노래 한 구절이면
한 아름 바다를 안은 듯한 기쁨이겠습니다
행복
있잖아,
지금 내가 아주 행복하다는 걸
너는 모르지?
지금도 네가 나를 보고
웃어주고
말을 걸어주고
지나가면
난 행복하다.
지금도 내가 너를 위해
뭔가를 할 수 있어서
난 참 행복하다.
이런 걸
너는 모르지?
아끼지 마세요
좋은 것 아끼지 마세요
옷장 속에 들어 있는 새로운 옷 예쁜 옷
잔칫날 간다고 결혼식장 간다고
아끼지 마세요
그러다 그러다가 철 지나면 헌옷 되지요
마음 또한 아끼지 마세요
마음속에 들어 있는 사랑스런 마음 그리운 마음
정말로 좋은 사람 생기면 준다고
아끼지 마세요
그러다 그러다가 마음의 물기 마르면 노인이 되지요
좋은 옷 있으면 생각날 때 입고
좋은 음식 있으면 먹고 싶은 때 먹고
좋은 음악 있으면 듣고 싶은 때 들으세요
더구나 좋은 사람 있으면
마음속에 숨겨두지 말고
마음껏 좋아하고 마음껏 그리워하세요
그리하여 때로는 얼굴 붉힐 일
눈물 글썽일 일 있다한들
그게 무슨 대수겠어요!
지금도 그대 앞에 꽃이 있고
좋은 사람이 있지 않나요
그 꽃을 마음껏 좋아하고
그 사람을 마음껏 그리워하세요.